도쿄 올림픽 야구개막전 후쿠시마 개최…한일전 될 수 있다

입력 2019.07.18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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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올림픽, 내년 7월 24일 ~ 8월 9일 개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부흥 올림픽' 지향
"원전 사고 피해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강조

일본 도쿄 올림픽 개막이 약 1년 뒤로 다가왔다. 도쿄 올림픽은 내년 7월 24일 개막해 8월 9일 폐막한다. 이 가운데, 일본 정부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올림픽을 일본 홍보의 지렛대로 이용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부흥 올림픽'을 기치로 내걸고 후쿠시마(福島) 등 도호쿠(東北) 지방이 동일본 대지진과 원전 폭발 사고 피해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는 중이다.

'올림픽을 통해 이들 지역이 방사능 오염 물질을 다 제거하고 피폭 위험 지역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세계 곳곳에 알리겠다는 취지'가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의 중점 사항이다.

성화 봉송, 내년 3월 후쿠시마 'J 빌리지'에서 출발
야구개막전·소프트볼 6경기 후쿠시마에서 개최
방사선 피해 입은 미야기·이바라키에서 축구 열려….

도쿄 올림픽 성화 봉송은 내년 3월 26일 시작해 7월 24일까지 121일 동안 일본 전국 47개 지역을 순회한다. 그 출발점은 후쿠시마에 있는 축구 경기장 'J 빌리지'이다. 이곳은 원자력 발전 4기가 폭발한 후쿠시마 제 1원전에서 불과 20km 떨어져 있는 곳으로 원전폭발사고 당시 재해 대책 본부가 있었던 곳이다.

이미 알려진 대로 야구와 소프트볼 경기가 후쿠시마 지역에서 열린다. 6개 나라가 본선에 올라 총 16경기를 치르게 되는 야구는 7월 29일 첫 경기가 열리는데, 이 개막전이 후쿠시마 아즈마 경기장에서 열린다.

구글 어스에서 내려다본 후쿠시마 아즈마 경기장. 여기에서 도쿄올림픽 소프트볼과 야구 개막전이 열린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때 방사능 유출 사고가 있었던 후쿠시마 제 1원전에서 90km 거리에 있다.구글 어스에서 내려다본 후쿠시마 아즈마 경기장. 여기에서 도쿄올림픽 소프트볼과 야구 개막전이 열린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때 방사능 유출 사고가 있었던 후쿠시마 제 1원전에서 90km 거리에 있다.

이보다 앞서 소프트볼 경기는 올림픽 개막 이틀 전인 7월 22일부터 하루 3경기씩 이틀 동안 6경기가 후쿠시마 아즈마 경기장에서 열린다. 올림픽 개회식이 열린 뒤, 나머지 경기는 요코하마 경기장에서 진행된다.

야구와 소프트볼 종목 외에 축구 경기가 미야기와 이바라키 등 방사능 유출 피해를 당한 동북 지역에서 열린다.

[2020 도쿄 올림픽 경기 일정-조직위원회 홈페이지]

도쿄올림픽 조직위 "후쿠시마 등 도호쿠 지역 농수산물 선수촌에 공급"

도쿄올림픽 조직위는 더 나아가 후쿠시마 등 지진과 방사능 피해를 보았던 도호쿠 지역에서 생산된 쌀과 채소 등 농수산물을 올림픽 선수촌 등에 식자재로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정해 더욱 큰 논란이 일고 있다.

"2020년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통해 피해 지역에서 생산한 식자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 피해 지역 농수산물의 안전성과 훌륭함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것이 스즈키 슌이치 일본 올림픽 장관의 말이다.

'올림픽 야구 개막전, 한일전 될 가능성 높다'
KBO "생수 등 자체 조달 방안 고려할 수도…."

아직 우리나라 야구와 소프트볼은 본선 진출을 확정하지 못했다. 소프트볼은 오는 9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아시아 대회에서 본선 진출에 도전하고, 야구는 올 12월 서울 구로구 고척 돔에서 열리는 프리미어 12 대회에서 본선 출전권을 따야 한다.

한국야구위원회, KBO는 먼저 본선에 오르는 것이 1차 목표지만, 올림픽 본선에 가게 될 경우 개막전이 한일전이 될 가능성과 함께 그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도 어느 정도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선에 나가는 6개 나라는 3개국씩 2개 조로 나눠 슈퍼라운드 방식으로 경기를 치르는데, 우리나라가 일본과 같은 조에 묶이게 되면 개막전 카드는 한일전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이 KBO의 관측이다.

개막전으로 한일전 카드는 우리나라와 일본 두 나라의 상황에 비춰 여러모로 상징성이 있는 경기다. 올 초 세계무역기구(WTO)는 후쿠시마산 등 일본 도호쿠 지방 8개 현 농수산물의 잠재적 위험성을 인정하며 우리나라의 수입 규제가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KBO는 야구 개막전이 한일전이 될 경우와 도쿄올림픽에 대비해 생수와 전해질 음료 등을 우리나라에서 갖고 들어가는 자체 조달 방안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미 지난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KBO는 현지로 생수를 공수한 경험이 있다.

나아가 선수촌에 제공되는 식자재에 대한 선수단의 불안감이 클 경우, 식자재를 공수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고,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을 공급하는 것이 자유의사라면, 그것을 먹지 않을 의지 또한 선수단의 자유이다.

경기 개최 앞서 방사능 유출 조사 먼저 발표해야…
IOC와 국제환경단체 참여한 공신력 있는 조사 필요

2020 도쿄 올림픽은 지난 2011년 3월 11일 규모 9.0의 강진이 이와테(岩手), 미야기(宮城), 후쿠시마(福島) 등 일본 동북부 3개 현을 강타한 지 채 10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열린다. 후쿠시마는 그중에서도 직격탄을 맞았다.

최대 높이 17m에 이르는 거대한 지진해일(쓰나미)이 해안선을 넘어 도로와 집을 휩쓸었다. 1만 6천여 명이 사망했고, 약 2천6백 명이 실종됐다. 쓰나미의 타격으로 후쿠시마 제1 원전 4기가 폭발하고, 방사능이 대량으로 유출되는 피해를 당했다.

2019년 4월 14일 후쿠시마 제 1원전 방문해 폐로 작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일본 아베 총리. 아베 총리는 후쿠시마 지역이 더 이상 방사선 피폭 위험 지역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방호복이 아닌 양복을 입고 방문했다는 해석을 낳았다.2019년 4월 14일 후쿠시마 제 1원전 방문해 폐로 작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일본 아베 총리. 아베 총리는 후쿠시마 지역이 더 이상 방사선 피폭 위험 지역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방호복이 아닌 양복을 입고 방문했다는 해석을 낳았다.

일본이 주장하는 대로 후쿠시마 지역이 완전히 부활했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IOC와 국제 환경단체를 참여시켜 국제 사회가 인정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공식적인 조사를 거쳐 그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 그러나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단 한 차례도 후쿠시마 지역의 방사능이 어느 정도인지 공신력 있는 조사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 사회가 올림픽에 참가하는 자국 선수단과 취재 방송 인력이 과연 후쿠시마(福島) 원전 방사능으로부터 완전하게 안전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쏟아내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일본 정부와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제 신뢰성과 진정성 있는 답을 제출해야 할 때이다. "도쿄올림픽은 방사능 유출에서 정말 안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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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쿄 올림픽 야구개막전 후쿠시마 개최…한일전 될 수 있다
    • 입력 2019-07-18 19:40:19
    스포츠K
도쿄 올림픽, 내년 7월 24일 ~ 8월 9일 개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부흥 올림픽' 지향
"원전 사고 피해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강조

일본 도쿄 올림픽 개막이 약 1년 뒤로 다가왔다. 도쿄 올림픽은 내년 7월 24일 개막해 8월 9일 폐막한다. 이 가운데, 일본 정부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올림픽을 일본 홍보의 지렛대로 이용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부흥 올림픽'을 기치로 내걸고 후쿠시마(福島) 등 도호쿠(東北) 지방이 동일본 대지진과 원전 폭발 사고 피해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는 중이다.

'올림픽을 통해 이들 지역이 방사능 오염 물질을 다 제거하고 피폭 위험 지역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세계 곳곳에 알리겠다는 취지'가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의 중점 사항이다.

성화 봉송, 내년 3월 후쿠시마 'J 빌리지'에서 출발
야구개막전·소프트볼 6경기 후쿠시마에서 개최
방사선 피해 입은 미야기·이바라키에서 축구 열려….

도쿄 올림픽 성화 봉송은 내년 3월 26일 시작해 7월 24일까지 121일 동안 일본 전국 47개 지역을 순회한다. 그 출발점은 후쿠시마에 있는 축구 경기장 'J 빌리지'이다. 이곳은 원자력 발전 4기가 폭발한 후쿠시마 제 1원전에서 불과 20km 떨어져 있는 곳으로 원전폭발사고 당시 재해 대책 본부가 있었던 곳이다.

이미 알려진 대로 야구와 소프트볼 경기가 후쿠시마 지역에서 열린다. 6개 나라가 본선에 올라 총 16경기를 치르게 되는 야구는 7월 29일 첫 경기가 열리는데, 이 개막전이 후쿠시마 아즈마 경기장에서 열린다.

구글 어스에서 내려다본 후쿠시마 아즈마 경기장. 여기에서 도쿄올림픽 소프트볼과 야구 개막전이 열린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때 방사능 유출 사고가 있었던 후쿠시마 제 1원전에서 90km 거리에 있다.
이보다 앞서 소프트볼 경기는 올림픽 개막 이틀 전인 7월 22일부터 하루 3경기씩 이틀 동안 6경기가 후쿠시마 아즈마 경기장에서 열린다. 올림픽 개회식이 열린 뒤, 나머지 경기는 요코하마 경기장에서 진행된다.

야구와 소프트볼 종목 외에 축구 경기가 미야기와 이바라키 등 방사능 유출 피해를 당한 동북 지역에서 열린다.

[2020 도쿄 올림픽 경기 일정-조직위원회 홈페이지]

도쿄올림픽 조직위 "후쿠시마 등 도호쿠 지역 농수산물 선수촌에 공급"

도쿄올림픽 조직위는 더 나아가 후쿠시마 등 지진과 방사능 피해를 보았던 도호쿠 지역에서 생산된 쌀과 채소 등 농수산물을 올림픽 선수촌 등에 식자재로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정해 더욱 큰 논란이 일고 있다.

"2020년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통해 피해 지역에서 생산한 식자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 피해 지역 농수산물의 안전성과 훌륭함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것이 스즈키 슌이치 일본 올림픽 장관의 말이다.

'올림픽 야구 개막전, 한일전 될 가능성 높다'
KBO "생수 등 자체 조달 방안 고려할 수도…."

아직 우리나라 야구와 소프트볼은 본선 진출을 확정하지 못했다. 소프트볼은 오는 9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아시아 대회에서 본선 진출에 도전하고, 야구는 올 12월 서울 구로구 고척 돔에서 열리는 프리미어 12 대회에서 본선 출전권을 따야 한다.

한국야구위원회, KBO는 먼저 본선에 오르는 것이 1차 목표지만, 올림픽 본선에 가게 될 경우 개막전이 한일전이 될 가능성과 함께 그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도 어느 정도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선에 나가는 6개 나라는 3개국씩 2개 조로 나눠 슈퍼라운드 방식으로 경기를 치르는데, 우리나라가 일본과 같은 조에 묶이게 되면 개막전 카드는 한일전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이 KBO의 관측이다.

개막전으로 한일전 카드는 우리나라와 일본 두 나라의 상황에 비춰 여러모로 상징성이 있는 경기다. 올 초 세계무역기구(WTO)는 후쿠시마산 등 일본 도호쿠 지방 8개 현 농수산물의 잠재적 위험성을 인정하며 우리나라의 수입 규제가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KBO는 야구 개막전이 한일전이 될 경우와 도쿄올림픽에 대비해 생수와 전해질 음료 등을 우리나라에서 갖고 들어가는 자체 조달 방안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미 지난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KBO는 현지로 생수를 공수한 경험이 있다.

나아가 선수촌에 제공되는 식자재에 대한 선수단의 불안감이 클 경우, 식자재를 공수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고,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을 공급하는 것이 자유의사라면, 그것을 먹지 않을 의지 또한 선수단의 자유이다.

경기 개최 앞서 방사능 유출 조사 먼저 발표해야…
IOC와 국제환경단체 참여한 공신력 있는 조사 필요

2020 도쿄 올림픽은 지난 2011년 3월 11일 규모 9.0의 강진이 이와테(岩手), 미야기(宮城), 후쿠시마(福島) 등 일본 동북부 3개 현을 강타한 지 채 10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열린다. 후쿠시마는 그중에서도 직격탄을 맞았다.

최대 높이 17m에 이르는 거대한 지진해일(쓰나미)이 해안선을 넘어 도로와 집을 휩쓸었다. 1만 6천여 명이 사망했고, 약 2천6백 명이 실종됐다. 쓰나미의 타격으로 후쿠시마 제1 원전 4기가 폭발하고, 방사능이 대량으로 유출되는 피해를 당했다.

2019년 4월 14일 후쿠시마 제 1원전 방문해 폐로 작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일본 아베 총리. 아베 총리는 후쿠시마 지역이 더 이상 방사선 피폭 위험 지역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방호복이 아닌 양복을 입고 방문했다는 해석을 낳았다.
일본이 주장하는 대로 후쿠시마 지역이 완전히 부활했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IOC와 국제 환경단체를 참여시켜 국제 사회가 인정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공식적인 조사를 거쳐 그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 그러나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단 한 차례도 후쿠시마 지역의 방사능이 어느 정도인지 공신력 있는 조사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 사회가 올림픽에 참가하는 자국 선수단과 취재 방송 인력이 과연 후쿠시마(福島) 원전 방사능으로부터 완전하게 안전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쏟아내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일본 정부와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제 신뢰성과 진정성 있는 답을 제출해야 할 때이다. "도쿄올림픽은 방사능 유출에서 정말 안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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