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스쿨’에 23억 원?…초등학교의 수상한 계약

입력 2019.07.1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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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서울의 사립 초등학교인 우촌초가 스마트스쿨 구축을 하는 계약을 맺습니다. 계약 금액은 23억 9천만 원. 학생 수 500여 명의 한 사립초에서 하는 사업치곤 제법 규모가 큽니다.

태블릿PC 등 정보통신기기를 사용한 수업을 하는 데 학교 돈 23억 원 이상을 쓰는 계약을 체결한 겁니다.

계약서에는 태블릿PC 등 스마트기기 구매로 약 3억 원을 쓰고, 디지털 교재와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나머지 20억 원을 쓰겠다고 나와 있습니다. 교육과는 거리가 먼, 학교 홍보 촬영을 위한 로봇 구매도 포함돼 있습니다.

스마트스쿨 계약 23억 9천만 원, 영어 교재 개발에 5억 2천만 원스마트스쿨 계약 23억 9천만 원, 영어 교재 개발에 5억 2천만 원

스마트스쿨 사업은 이 학교뿐 아니라 일부 국공립과 사립 학교에서도 합니다만 비용이 전혀 다릅니다.

교육부에 따르면, 태블릿PC 50대 기준으로 한 학교의 구축비용은 평균 2,600만 원 정도입니다. 디지털 교과서는 교육부 등이 제작비용을 지원해 학교에선 비용이 따로 들지 않습니다. 디지털교과서를 보는 프로그램도 교육학술정보원에서 만들어 무료로 배포합니다.

전교생에게 태블릿PC를 지급한다 해도 사업비용이 3억 원을 넘지 않습니다. 23억 원짜리 계약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학교 내부에서 제기됐습니다.

우촌초 관계자
"교재 개발비가 터무니없이 많이 책정됐고, 학교 직원들은 내용을 듣지 못했습니다. 교직원들과 의논 없이 이규태 회장이 설립한 학교 기획홍보실에서 결정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해당 내용을 접수하고 민원감사를 했습니다. 시교육청은 5월, 재단 측에 23억 원짜리 스마트스쿨 계약 취소를 요청했고, 현재 계약은 중단된 상태입니다.

거액의 계약이 진행되지 않자 엉뚱하게도 교장 등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열립니다.

재단 측은 징계 대상 교직원이 품위를 손상하고 근태관리 미비 등을 이유로 중징계를 추진하고 있다지만, 관계자의 말은 다릅니다.


우촌초 관계자
"이규태 회장이 불러서 "내가 (해임안건 관련해) 이야기 잘 해보겠다. 그러니 스마트스쿨 계약 등을 성사시켜라."라고 했어요. 교장 등 일부 교직원이 없어야 스마트스쿨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중징계가 됐다고 봅니다."

재단 측은 관련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재단 업무를 보는 학교 관계자는 "허위 민원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법적 소송 등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무기거래상을 했던 이규태 일광그룹 회장은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이 학교 재단 이사장을 지냈습니다.

이 회장은 우촌초와 유치원 교비를 유용한 혐의로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임원승인을 취소당했고, 재판에서 3년 10개월의 징역형을 받고 복역하다 지난해 11월 말에 출소했습니다.

지금은 이규태 회장의 아들인 이종명 씨가 지난해부터 이사장을 맡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스마트스쿨 계약 등과 관련해 5월부터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KBS 뉴스7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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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스쿨’에 23억 원?…초등학교의 수상한 계약
    • 입력 2019-07-19 17:54:57
    취재K
올해 4월, 서울의 사립 초등학교인 우촌초가 스마트스쿨 구축을 하는 계약을 맺습니다. 계약 금액은 23억 9천만 원. 학생 수 500여 명의 한 사립초에서 하는 사업치곤 제법 규모가 큽니다.

태블릿PC 등 정보통신기기를 사용한 수업을 하는 데 학교 돈 23억 원 이상을 쓰는 계약을 체결한 겁니다.

계약서에는 태블릿PC 등 스마트기기 구매로 약 3억 원을 쓰고, 디지털 교재와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나머지 20억 원을 쓰겠다고 나와 있습니다. 교육과는 거리가 먼, 학교 홍보 촬영을 위한 로봇 구매도 포함돼 있습니다.

스마트스쿨 계약 23억 9천만 원, 영어 교재 개발에 5억 2천만 원
스마트스쿨 사업은 이 학교뿐 아니라 일부 국공립과 사립 학교에서도 합니다만 비용이 전혀 다릅니다.

교육부에 따르면, 태블릿PC 50대 기준으로 한 학교의 구축비용은 평균 2,600만 원 정도입니다. 디지털 교과서는 교육부 등이 제작비용을 지원해 학교에선 비용이 따로 들지 않습니다. 디지털교과서를 보는 프로그램도 교육학술정보원에서 만들어 무료로 배포합니다.

전교생에게 태블릿PC를 지급한다 해도 사업비용이 3억 원을 넘지 않습니다. 23억 원짜리 계약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학교 내부에서 제기됐습니다.

우촌초 관계자
"교재 개발비가 터무니없이 많이 책정됐고, 학교 직원들은 내용을 듣지 못했습니다. 교직원들과 의논 없이 이규태 회장이 설립한 학교 기획홍보실에서 결정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해당 내용을 접수하고 민원감사를 했습니다. 시교육청은 5월, 재단 측에 23억 원짜리 스마트스쿨 계약 취소를 요청했고, 현재 계약은 중단된 상태입니다.

거액의 계약이 진행되지 않자 엉뚱하게도 교장 등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열립니다.

재단 측은 징계 대상 교직원이 품위를 손상하고 근태관리 미비 등을 이유로 중징계를 추진하고 있다지만, 관계자의 말은 다릅니다.


우촌초 관계자
"이규태 회장이 불러서 "내가 (해임안건 관련해) 이야기 잘 해보겠다. 그러니 스마트스쿨 계약 등을 성사시켜라."라고 했어요. 교장 등 일부 교직원이 없어야 스마트스쿨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중징계가 됐다고 봅니다."

재단 측은 관련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재단 업무를 보는 학교 관계자는 "허위 민원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법적 소송 등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무기거래상을 했던 이규태 일광그룹 회장은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이 학교 재단 이사장을 지냈습니다.

이 회장은 우촌초와 유치원 교비를 유용한 혐의로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임원승인을 취소당했고, 재판에서 3년 10개월의 징역형을 받고 복역하다 지난해 11월 말에 출소했습니다.

지금은 이규태 회장의 아들인 이종명 씨가 지난해부터 이사장을 맡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스마트스쿨 계약 등과 관련해 5월부터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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