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식의 건강365] 노년기 정신건강…‘혼자 지낼 생각하지 마세요!’

입력 2019.07.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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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KBS 건강365
● FM 104.9MHz, KBS 3라디오
● 2019.7.21(일) 08:00~09:00/ 16:00~17:00
● 진행: 박광식 KBS 의학전문기자
● 출연: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건강365 박광식의 건강이야기.
행복한 노년, 노인 정신건강을 주제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홍진 교수와 함께 알아봅니다.

◇박광식: 노년에 우울증을 진단하는 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전홍진: 네, 맞습니다. 진단하기 쉽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심각하게 의욕이 떨어지고 잠을 못 자고 식욕도 떨어지고 전체적인 기능이 떨어질 때 이게 혹시 우울증이 아닌지 먼저 의심을 해 봐야 합니다. 또, 우울증과 치매는 증상이 비슷한 경우도 많은데요. 특히 기억력 저하가 비슷해요. 그러니까 기억력이 떨어진다고 무조건 치매라고 해선 곤란하죠. 치매는 주로 기억력 자체를 저장하는 능력이 떨어져요. 그런데 우울증은 좀 산만하고 집중력이 떨어져서 기억을 못 하는 거에요. 치료를 받고 나면 기억이 살아납니다. 그래서 차이가 있습니다.

◇박광식: 어르신, 손자 손녀 봐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어떨까요?

◆전홍진: 자녀들이 맞벌이도 해야 하고 바쁘니까 나이 드신 부모들이 황혼 육아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자녀 집에 가서 아이들을 키워주고 하시잖아요. 자녀들은 그럴 때 부모님을 자세히 봐야 합니다. 부모님이 예전보다 표정이 없어지고 힘들어하거나 여기저기 아프다거나 예민해지는 게 있는지 말입니다. 아이보는 것도 너무 힘들어하신다면 이럴 때 우울증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자녀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무엇보다 육아를 도와주시는 어르신께 쉴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해요. 육아도 24시간 일주일 내내 맡기면 안 되고요. 일주일에 하루 푹 아니면 하루 2~3시간 쉬게 해 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자녀들이 부모님을 자꾸 모시고 나가야 돼요. 나가서 백화점도 한번 모시고 가고요. 물건을 꼭 사는 게 아니더라도 돌아다녀야 합니다. 주로 안 움직이려고 하시거든요. 그렇게 하면 어르신 정신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결국 중요한 건 자녀가 이거를 다 보살필 수 없다는 겁니다. 어르신 스스로 자구책 마련도 중요해요. 같은 나이 또래 분들하고 친하게 지내야 돼요. 여성분들은 어떻게 잘하는데 남자분들은... 글쎄요. 같은 나이 또래 분들하고 일흔이 되어서 친하게 지내라면 그거 쉽지 않습니다.젊을 때부터 어울려 본 사람 아니면 쉽지 않아요. 하지만 그래도 노력해야죠.

◇박광식: 노년기 먹는 약들이 많은데, 정신과 약들이 추가되면 부담스러울 것 같아요.

◆전홍진: 약은 상호 작용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간장약도 먹고 두통약도 먹으면 간에도 좋고 두통에도 모두 좋을 것 같은데 이게 합쳐지면 서로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모르는 반응이 일어나요. 그래서 담당 선생님께 내가 이 약 저 약 다 먹으니까 이거를 종합해서 해 달라고 해야 합니다

먼저 조심해야 하는 게 바로 수면제입니다. 물론 잘 처방을 받아서 먹으면 도움이 되지만, 처방량 이상으로 너무 많이 복용하게 되면 자기도 모르는 행동을 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자기도 모르게 먹는 거에요. 자다가 갑자기 냉장고를 뒤져서 먹고 아침에 일어나서 경찰에 신고해요. 119에 누가 내 냉장고를 털어갔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CCTV를 보면 자기가 먹었어요. 그런 행동을 보이는 거죠. 또, 기억력에도 약간 영향을 줄 수 있어요. 그렇다고 치매가 되는 건 아닌데 그런 문제 때문에 너무 많이 먹지 말라는 겁니다.

또 항우울제 같은 경우 우울증이 있어 병원에서 처방을 받게 되는데, 다른 내과, 정형외과 질환이 있어 치료약물에 항우울제가 포함된 경우가 있습니다. 무릎 통증이 있는데 복용 약 중 하나가 항우울제라든지, 속이 안 좋은데 위장약에 항우울제가 포함됐다든지 말입니다. 환자 본인은 구체적으로 어떤 약을 먹었는지 잘 몰라요. 그런데 이렇게 포함된 항우울제 약물이 기분에 영향을 주는 거에요. 우울증이 아닌 사람이 이런 식으로 복용하면 사람이 급해져요. 짜증이 많아지고. 그렇기 때문에 먹는 약이 어떤 용도로 쓰이는 건지 꼼꼼히 살펴보셔야 합니다.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박광식: 나이 들어 이사를 고려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어떨까요?

◆전홍준: 나이 들어 이사를 하는 분들 많이 봤는데 장단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인지기능이나 기억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이사를 했을 때 그 지역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려요. 내가 원래 화장실이 이쪽에 있었는데 반대쪽에 있으면 밤에 자다가 다른 데로 가기도 하고 그래서 기억력이 떨어지는 분들은 초기에 도움이 필요합니다. 또, 근처에 같이 모시고 나가는 게 좋아요. 여기에 마트가 있고 자꾸 익숙하게 만드는 게 도움이 되고요.s

그다음에 이사를 하면 거기서 예전에 살던 사람하고 다 바뀌잖아요. 그렇게 되면 고립되기가 굉장히 쉬워요. 아파트 같은 데 가보면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고 그래서 거기서 나이 또래 분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어딘지를 잘 살펴서 가족들이 도움을 주는 게 좋아요. 노인복지관이라든지 여러 가지 봉사센터들이 있거든요.

또 하나, 제가 마지막으로 얘기하자면 귀농을 한다든지 아니면 전원주택을 고려하는 분들이 간혹 있어요. 그것도 좋아요. 가는 것도 좋은데 거기서 혼자 지낼 생각을 하면 안 돼요. 가면 거기 사람들하고 현지화해야 돼요. 농촌에 가면 거기 사람들하고 어울려야 해요. 전원주택에 내가 거기 가서 혼자 살겠다고 하면 우울증이 잘못하면 올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런 것들을 미리 생각하고 가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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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21 08:00:23
    박광식의 건강 365
● 프로그램명: KBS 건강365
● FM 104.9MHz, KBS 3라디오
● 2019.7.21(일) 08:00~09:00/ 16:00~17:00
● 진행: 박광식 KBS 의학전문기자
● 출연: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건강365 박광식의 건강이야기.
행복한 노년, 노인 정신건강을 주제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홍진 교수와 함께 알아봅니다.

◇박광식: 노년에 우울증을 진단하는 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전홍진: 네, 맞습니다. 진단하기 쉽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심각하게 의욕이 떨어지고 잠을 못 자고 식욕도 떨어지고 전체적인 기능이 떨어질 때 이게 혹시 우울증이 아닌지 먼저 의심을 해 봐야 합니다. 또, 우울증과 치매는 증상이 비슷한 경우도 많은데요. 특히 기억력 저하가 비슷해요. 그러니까 기억력이 떨어진다고 무조건 치매라고 해선 곤란하죠. 치매는 주로 기억력 자체를 저장하는 능력이 떨어져요. 그런데 우울증은 좀 산만하고 집중력이 떨어져서 기억을 못 하는 거에요. 치료를 받고 나면 기억이 살아납니다. 그래서 차이가 있습니다.

◇박광식: 어르신, 손자 손녀 봐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어떨까요?

◆전홍진: 자녀들이 맞벌이도 해야 하고 바쁘니까 나이 드신 부모들이 황혼 육아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자녀 집에 가서 아이들을 키워주고 하시잖아요. 자녀들은 그럴 때 부모님을 자세히 봐야 합니다. 부모님이 예전보다 표정이 없어지고 힘들어하거나 여기저기 아프다거나 예민해지는 게 있는지 말입니다. 아이보는 것도 너무 힘들어하신다면 이럴 때 우울증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자녀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무엇보다 육아를 도와주시는 어르신께 쉴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해요. 육아도 24시간 일주일 내내 맡기면 안 되고요. 일주일에 하루 푹 아니면 하루 2~3시간 쉬게 해 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자녀들이 부모님을 자꾸 모시고 나가야 돼요. 나가서 백화점도 한번 모시고 가고요. 물건을 꼭 사는 게 아니더라도 돌아다녀야 합니다. 주로 안 움직이려고 하시거든요. 그렇게 하면 어르신 정신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결국 중요한 건 자녀가 이거를 다 보살필 수 없다는 겁니다. 어르신 스스로 자구책 마련도 중요해요. 같은 나이 또래 분들하고 친하게 지내야 돼요. 여성분들은 어떻게 잘하는데 남자분들은... 글쎄요. 같은 나이 또래 분들하고 일흔이 되어서 친하게 지내라면 그거 쉽지 않습니다.젊을 때부터 어울려 본 사람 아니면 쉽지 않아요. 하지만 그래도 노력해야죠.

◇박광식: 노년기 먹는 약들이 많은데, 정신과 약들이 추가되면 부담스러울 것 같아요.

◆전홍진: 약은 상호 작용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간장약도 먹고 두통약도 먹으면 간에도 좋고 두통에도 모두 좋을 것 같은데 이게 합쳐지면 서로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모르는 반응이 일어나요. 그래서 담당 선생님께 내가 이 약 저 약 다 먹으니까 이거를 종합해서 해 달라고 해야 합니다

먼저 조심해야 하는 게 바로 수면제입니다. 물론 잘 처방을 받아서 먹으면 도움이 되지만, 처방량 이상으로 너무 많이 복용하게 되면 자기도 모르는 행동을 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자기도 모르게 먹는 거에요. 자다가 갑자기 냉장고를 뒤져서 먹고 아침에 일어나서 경찰에 신고해요. 119에 누가 내 냉장고를 털어갔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CCTV를 보면 자기가 먹었어요. 그런 행동을 보이는 거죠. 또, 기억력에도 약간 영향을 줄 수 있어요. 그렇다고 치매가 되는 건 아닌데 그런 문제 때문에 너무 많이 먹지 말라는 겁니다.

또 항우울제 같은 경우 우울증이 있어 병원에서 처방을 받게 되는데, 다른 내과, 정형외과 질환이 있어 치료약물에 항우울제가 포함된 경우가 있습니다. 무릎 통증이 있는데 복용 약 중 하나가 항우울제라든지, 속이 안 좋은데 위장약에 항우울제가 포함됐다든지 말입니다. 환자 본인은 구체적으로 어떤 약을 먹었는지 잘 몰라요. 그런데 이렇게 포함된 항우울제 약물이 기분에 영향을 주는 거에요. 우울증이 아닌 사람이 이런 식으로 복용하면 사람이 급해져요. 짜증이 많아지고. 그렇기 때문에 먹는 약이 어떤 용도로 쓰이는 건지 꼼꼼히 살펴보셔야 합니다.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박광식: 나이 들어 이사를 고려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어떨까요?

◆전홍준: 나이 들어 이사를 하는 분들 많이 봤는데 장단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인지기능이나 기억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이사를 했을 때 그 지역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려요. 내가 원래 화장실이 이쪽에 있었는데 반대쪽에 있으면 밤에 자다가 다른 데로 가기도 하고 그래서 기억력이 떨어지는 분들은 초기에 도움이 필요합니다. 또, 근처에 같이 모시고 나가는 게 좋아요. 여기에 마트가 있고 자꾸 익숙하게 만드는 게 도움이 되고요.s

그다음에 이사를 하면 거기서 예전에 살던 사람하고 다 바뀌잖아요. 그렇게 되면 고립되기가 굉장히 쉬워요. 아파트 같은 데 가보면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고 그래서 거기서 나이 또래 분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어딘지를 잘 살펴서 가족들이 도움을 주는 게 좋아요. 노인복지관이라든지 여러 가지 봉사센터들이 있거든요.

또 하나, 제가 마지막으로 얘기하자면 귀농을 한다든지 아니면 전원주택을 고려하는 분들이 간혹 있어요. 그것도 좋아요. 가는 것도 좋은데 거기서 혼자 지낼 생각을 하면 안 돼요. 가면 거기 사람들하고 현지화해야 돼요. 농촌에 가면 거기 사람들하고 어울려야 해요. 전원주택에 내가 거기 가서 혼자 살겠다고 하면 우울증이 잘못하면 올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런 것들을 미리 생각하고 가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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