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먹는 하마 비트코인…스위스보다 많아

입력 2019.07.22 (07:02) 수정 2019.07.22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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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발표하면서 대표적인 암호 화폐인 비트코인의 가격이 최근에 13,000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1비트 코인의 가격은 올해 초 4,000달러 안팎이었지만 최근 3배가 넘게 폭등했다가 지금은 잠시 조정을 받고 있다. 미국 의회와 트럼프 대통령까지 나서 가상 화폐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표명한 것이 한 원인이다. 하지만 여전히 10,00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연초 대비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 오르면 전력 사용량도 늘어

일반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면 비트코인 채굴에 나서는 채굴자도 증가하고 생산량도 증가한다. 이에 따라 최근 채굴 장비의 판매량도 함께 늘고 있다고 한다. 또 기존의 업체들도 더 많은 비트코인을 캐내기 위해 장비 가동률을 최대로 높인다. 이렇게 되면 비트코인 채굴 장비에 들어가는 전력 소모량도 그만큼 증가한다. 최근 1년 동안 비트코인 가격 변동과 전력 사용량의 그래프를 비교해 보면 거의 정비례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출처 : 코인데스크 & 디지코노미스트출처 : 코인데스크 & 디지코노미스트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암호 화폐(이더리움, 라이트 코인 등)의 채굴은 복잡한 암호를 푸는 계산 과정을 마쳐야 발행된다. 암호를 많이 풀수록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참여자가 많아지고 남은 암호 화폐의 수량이 줄어들수록 암호의 난이도는 계속 높아진다. 암호의 난이도가 높아지면 그만큼 고사양의 채굴 장비가 필요하게 된다. 그리고 장비의 사양이 높아질수록 전기 사용량도 함께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비트코인 전력소비 스위스보다 많아

그렇다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비트코인 채굴에 들어가는 전력량은 얼마나 될까? 영국 캠브리지 대학의 저지 비즈니스 스쿨이 개발한 캠브리지 비트코인 전기소비 지수(Cambridge Bitcoin Electricity Consumption Index)에 따르면 1년 동안 비트코인 채굴 네트워크에 들어가는 전력량은 64.63 테라와트시 (TWh)로 추정된다. 이것은 세계 전체 전력 생산량의 0.26%, 그리고 전체 소비량의 0.3 %에 달하는 규모이다.

출처: 캠브리지 비트코인 전력소비 지수출처: 캠브리지 비트코인 전력소비 지수

이 같은 전력량을 전 세계 국가별 전력 사용량 순위와 비교하면 어떻게 될까? 캠브리지 대학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 네트워크의 연간 전력 소비량은 국가로 따지면 세계 41위에 해당한다. 중간 규모 경제를 가진 국가 전체가 사용하는 전력량과 비슷하다.

전 세계 국가 가운데는 유럽의 오스트리아가 연간 전기 사용량이 64.6 테라와트시로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사용량과 거의 동일하다. 오스트리아는 지난해 GDP 규모가 4,600억 달러로 세계 27위 경제국이다. 유럽의 또 다른 강소 경제국인 스위스의 1년 사용량인 58.46 테라와트시 보다 5 테라와트시 이상 많다. 지난해 스위스의 1인당 GDP는 8만 달러를 넘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국민 소득이 높은 국가이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기를 사용하는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은 연간 5564테라와트시의 전력을 소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의 전력 소비량이 많은 이유 가운데 하나는 세계에서 비트코인 채굴을 가장 많이 하는 국가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세계 비트코인 채굴량의 70% 정도가 중국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3,902테라와트시로 2위를 기록하고 있고 인도가 1,137테라와트시로 3위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9번째로 전기를 많이 소비하는 국가이다.


비트코인 채굴, 금 채굴보다 3배 전력 사용

비트코인 채굴에 이처럼 막대한 전기가 소모되는 것은 채굴 농장(mining farm)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중앙 집중형 시스템 때문이다. 초기 가상화폐 채굴자들은 단순히 여러 대의 개인 컴퓨터를 이용해 가상화폐를 캐냈다. 하지만 지금은 암호의 난이도가 훨씬 높아졌고 그 결과 고성능 주문형 반도체(ASIC)와 그래픽 처리장치(GPU)가 장착된 고가의 전문 장비들이 사용되고 있다. 세계 곳곳에 있는 대규모 채굴 농장에서는 수천에서 수만 대의 고성능 장비들이 점점 더 많은 암호 화폐를 캐기 위해 24시간 동안 100% 가동되고 있다.

제네시스 마이닝 채굴 농장, 제네시스 마이닝 홍보 영상 캡처제네시스 마이닝 채굴 농장, 제네시스 마이닝 홍보 영상 캡처

세계적으로 규모가 큰 채굴 농장 한 곳이 사용하는 전기량은 웬만한 도시 전체가 사용하는 전기량과 맞먹는다고 한다. 현재 채굴 농장이 가장 많은 국가는 중국이고 이밖에도 조지아, 미국, 캐나다, 아이슬란드 등에도 대규모 채굴 농장들이 있다. 이런 채굴 농장들의 컴퓨팅 파워는 세계의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 500대를 결합한 것보다 훨씬 크다는 주장도 있다.

지난해 미국 오크리지 과학교육연구소는 비트코인 등 암호 화폐 채굴에는 금과 같은 광물을 채굴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가 들어간다고 밝혔다. 연구소에 따르면 1달러 가치의 비트코인을 채굴하는데 총 17 메가줄(Mega joule)의 에너지가 사용되는데, 이것은 금보다는 3배 그리고 구리보다는 4배 이상 많은 양이다. 금과 구리에는 각각 5메가줄과 4메가줄의 에너지가 소비된다.

비트코인 채굴 전력 사용 계속 증가할 듯

비트코인의 가격이 지금과 같은 추세로 계속 상승하게 된다면 비트코인 채굴에 들어가는 전기소비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비트코인의 가격이 상승할수록 수익을 얻으려는 채굴업체들이 증가하고 이는 전력 수요의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5월에는 채굴자에 대한 보상이 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도 예정돼 있어 그 전에 가능한 한 더 많은 비트코인을 채굴하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전기 사용량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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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기 먹는 하마 비트코인…스위스보다 많아
    • 입력 2019-07-22 07:02:27
    • 수정2019-07-22 13:09:39
    취재K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발표하면서 대표적인 암호 화폐인 비트코인의 가격이 최근에 13,000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1비트 코인의 가격은 올해 초 4,000달러 안팎이었지만 최근 3배가 넘게 폭등했다가 지금은 잠시 조정을 받고 있다. 미국 의회와 트럼프 대통령까지 나서 가상 화폐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표명한 것이 한 원인이다. 하지만 여전히 10,00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연초 대비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 오르면 전력 사용량도 늘어 일반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면 비트코인 채굴에 나서는 채굴자도 증가하고 생산량도 증가한다. 이에 따라 최근 채굴 장비의 판매량도 함께 늘고 있다고 한다. 또 기존의 업체들도 더 많은 비트코인을 캐내기 위해 장비 가동률을 최대로 높인다. 이렇게 되면 비트코인 채굴 장비에 들어가는 전력 소모량도 그만큼 증가한다. 최근 1년 동안 비트코인 가격 변동과 전력 사용량의 그래프를 비교해 보면 거의 정비례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출처 : 코인데스크 & 디지코노미스트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암호 화폐(이더리움, 라이트 코인 등)의 채굴은 복잡한 암호를 푸는 계산 과정을 마쳐야 발행된다. 암호를 많이 풀수록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참여자가 많아지고 남은 암호 화폐의 수량이 줄어들수록 암호의 난이도는 계속 높아진다. 암호의 난이도가 높아지면 그만큼 고사양의 채굴 장비가 필요하게 된다. 그리고 장비의 사양이 높아질수록 전기 사용량도 함께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비트코인 전력소비 스위스보다 많아 그렇다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비트코인 채굴에 들어가는 전력량은 얼마나 될까? 영국 캠브리지 대학의 저지 비즈니스 스쿨이 개발한 캠브리지 비트코인 전기소비 지수(Cambridge Bitcoin Electricity Consumption Index)에 따르면 1년 동안 비트코인 채굴 네트워크에 들어가는 전력량은 64.63 테라와트시 (TWh)로 추정된다. 이것은 세계 전체 전력 생산량의 0.26%, 그리고 전체 소비량의 0.3 %에 달하는 규모이다. 출처: 캠브리지 비트코인 전력소비 지수 이 같은 전력량을 전 세계 국가별 전력 사용량 순위와 비교하면 어떻게 될까? 캠브리지 대학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 네트워크의 연간 전력 소비량은 국가로 따지면 세계 41위에 해당한다. 중간 규모 경제를 가진 국가 전체가 사용하는 전력량과 비슷하다. 전 세계 국가 가운데는 유럽의 오스트리아가 연간 전기 사용량이 64.6 테라와트시로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사용량과 거의 동일하다. 오스트리아는 지난해 GDP 규모가 4,600억 달러로 세계 27위 경제국이다. 유럽의 또 다른 강소 경제국인 스위스의 1년 사용량인 58.46 테라와트시 보다 5 테라와트시 이상 많다. 지난해 스위스의 1인당 GDP는 8만 달러를 넘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국민 소득이 높은 국가이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기를 사용하는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은 연간 5564테라와트시의 전력을 소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의 전력 소비량이 많은 이유 가운데 하나는 세계에서 비트코인 채굴을 가장 많이 하는 국가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세계 비트코인 채굴량의 70% 정도가 중국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3,902테라와트시로 2위를 기록하고 있고 인도가 1,137테라와트시로 3위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9번째로 전기를 많이 소비하는 국가이다. 비트코인 채굴, 금 채굴보다 3배 전력 사용 비트코인 채굴에 이처럼 막대한 전기가 소모되는 것은 채굴 농장(mining farm)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중앙 집중형 시스템 때문이다. 초기 가상화폐 채굴자들은 단순히 여러 대의 개인 컴퓨터를 이용해 가상화폐를 캐냈다. 하지만 지금은 암호의 난이도가 훨씬 높아졌고 그 결과 고성능 주문형 반도체(ASIC)와 그래픽 처리장치(GPU)가 장착된 고가의 전문 장비들이 사용되고 있다. 세계 곳곳에 있는 대규모 채굴 농장에서는 수천에서 수만 대의 고성능 장비들이 점점 더 많은 암호 화폐를 캐기 위해 24시간 동안 100% 가동되고 있다. 제네시스 마이닝 채굴 농장, 제네시스 마이닝 홍보 영상 캡처 세계적으로 규모가 큰 채굴 농장 한 곳이 사용하는 전기량은 웬만한 도시 전체가 사용하는 전기량과 맞먹는다고 한다. 현재 채굴 농장이 가장 많은 국가는 중국이고 이밖에도 조지아, 미국, 캐나다, 아이슬란드 등에도 대규모 채굴 농장들이 있다. 이런 채굴 농장들의 컴퓨팅 파워는 세계의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 500대를 결합한 것보다 훨씬 크다는 주장도 있다. 지난해 미국 오크리지 과학교육연구소는 비트코인 등 암호 화폐 채굴에는 금과 같은 광물을 채굴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가 들어간다고 밝혔다. 연구소에 따르면 1달러 가치의 비트코인을 채굴하는데 총 17 메가줄(Mega joule)의 에너지가 사용되는데, 이것은 금보다는 3배 그리고 구리보다는 4배 이상 많은 양이다. 금과 구리에는 각각 5메가줄과 4메가줄의 에너지가 소비된다. 비트코인 채굴 전력 사용 계속 증가할 듯 비트코인의 가격이 지금과 같은 추세로 계속 상승하게 된다면 비트코인 채굴에 들어가는 전기소비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비트코인의 가격이 상승할수록 수익을 얻으려는 채굴업체들이 증가하고 이는 전력 수요의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5월에는 채굴자에 대한 보상이 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도 예정돼 있어 그 전에 가능한 한 더 많은 비트코인을 채굴하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전기 사용량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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