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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찾은 ‘보수의 책사’ 윤여준…“총체적 난국, 文 대통령 책임 가장 커”
입력 2019.07.22 (17:44) 수정 2019.07.22 (19:19) 취재K
국회 찾은 ‘보수의 책사’ 윤여준…“총체적 난국, 文 대통령 책임 가장 커”
선거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민주주의 정치체제에서 선거판을 좌우하는 '필승카드'는 귀중한 존재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때 '선거의 여왕'으로 불렸듯, 장량이나 제갈량에 비유되며 늘 선거 때마다 거론되는 전략가가 있습니다. 바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입니다.

2000년 16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실질적으로 지휘했던 인물. 각 계파의 수장급이던 중진 의원들을 공천에서 배제하고, 새 얼굴을 대거 등용하면서 열세였던 한나라당에 승리를 안겼습니다. 이를 통해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는 대선 후보의 입지를 탄탄하게 굳혔습니다.

이후 여야를 넘나들며 활약했지만, 지난해부터 언론 노출을 자제해왔던 윤 전 장관, 오늘(22일) 국회를 찾았습니다.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주최한 '미래정치 교양강좌'의 첫 번째 연사입니다. 한동안 "말을 줄이겠다"며 공식 인터뷰를 고사해왔지만 오늘은 작심한 듯, 정치권을 향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 "총체적 난국, 文 대통령 책임이 가장 커"


'총체적 난국 대한민국, 결국 정치가 문제다'라는 강의 제목처럼, 윤 전 장관은 현재 한국 정치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습니다. 특히 "총체적 난국을 만든 책임의 무게를 따지면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정치가 최고의 통치원리이고, 이는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라며 "갈등을 극복하려면 대화와 협상을 해야 하는데 이런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가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했습니다.

윤 전 장관은 국회에서 대화와 타협이 쉽지 않은 이유로 '대통령에 대한 권력 집중'과 '여당의 시녀화'를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 중심의 하향식 정치과정이 그대로 이어지면서 합의를 도출하는 국회의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평했습니다.

또 "'촛불 혁명'이라고 불리는 혁명적 과정을 통해 집권했는데, 적폐에 뿌리를 둔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촛불 시민들이 염원했던 민주주의 가치 복원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윤 전 장관은 "분열과 갈등의 정치를 바꾸겠다는 대통령 취임사와 달리, 야당이란 비판세력을 설득·포용하기보다는 배제·제압하려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며 "특히 지난해 4월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국회 의장단이나 야당 대표를 한 명도 초청하지 않은 것에는 경악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윤 전 장관은 특강 직후 KBS와 통화에서도 "대통령이 협치를 위해 야당 대표를 어느 때든 만나야 한다. 여당도 대통령 눈치를 보지 말고 직언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한국 정치에 대한 기대 사라진 상황"


윤 전 장관은 정치권을 향해서도 따끔한 지적을 쏟아냈습니다. 국제정치나 경제 문제 등 풀어야 할 고차방정식이 쌓여 있는데 고민은 하지 않고 매일 싸우기만 한다는 겁니다. "예전에는 한국 정치가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나 기대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것조차 포기하는 상황"이라며 "좌파와 우파, 보수와 진보 편 가르기에 국민들이 염증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유럽은 생활정치로 돌아갔는데 우리만 이념 대결을 벌이고 있다"며 "정당이 이념을 버릴 수는 없지만, 이념에 매몰되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특히 "내가 추구하는 가치를 절대화하고 절대선이라고 생각하면 상대방은 절대악이 돼 버린다"며, "어떤 정책이 국가 발전이나 국민 행복에 더 효과적인지를 따져보면 금방 결론이 나온다"고 했습니다.

이에 덧붙여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불신 때문에 '직접민주주의'를 무조건 지향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습니다. '원자화된 개인을 지배하는 전체주의'를 초래할 위험성이 있다는 겁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직접민주주의를 지속해서 강조하는 것은 '촛불민심의 절대화'나 '광장민주주의'로 흐를 위험성이 있다고도 했습니다.

윤 전 장관은 "의회민주주의가 작동하지 않으면서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반영해야 하는 욕구가 분출되고 있다"며 "정당법과 선거법 손질은 불가피하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아직은 의회민주주의를 대체할 더 좋은 시스템을 찾지는 못했다"며 "욕구를 반영해 현 제도를 개편하되 전체주의로 흐르지 않도록 여러 장치를 둬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 "바른미래, 가라앉는 배에서 선장 놓고 다퉈"


윤 전 장관은 자유한국당과 황교안 대표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엔 "기사 나올까 봐 겁난다"는 농담을 앞세워 말을 아꼈습니다.

하지만 행사를 주최한 바른미래당은 쓴소리를 비켜가지 못했습니다. 최근 손학규 대표의 퇴진을 둘러싸고 내홍을 벌이고 있는 상황을 겨냥해 "가라앉는 배 속에서 누가 선장석을 차지하느냐를 놓고 싸우는 모습"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의 가슴을 울리게 하는 의제를 전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의제도 없고 이슈도 만들지 못한다"고 질타했습니다.

오늘 특강은 바른미래당 안철수계 의원들이 주최했습니다. 이 때문에 안철수계가 안 전 대표의 9월 복귀에 시동을 거는 것 아니냐, 윤 전 장관이 다시 안 전 대표의 복귀를 돕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습니다. 윤 전 장관은 이미 두 번이나 안 전 대표를 도왔지만, 지난해 6월 안 전 대표에 대해 "정치에서 물러나 본업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실망감을 표시한 적이 있습니다.

윤 전 장관은 KBS와 통화에서 "개인적으로 친분이 깊은 이태규 의원의 제안으로 특강을 수락한 것"이라며 "안 전 대표와 관련성은 전혀 없다"고 밝혔습니다.
  • 국회 찾은 ‘보수의 책사’ 윤여준…“총체적 난국, 文 대통령 책임 가장 커”
    • 입력 2019.07.22 (17:44)
    • 수정 2019.07.22 (19:19)
    취재K
국회 찾은 ‘보수의 책사’ 윤여준…“총체적 난국, 文 대통령 책임 가장 커”
선거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민주주의 정치체제에서 선거판을 좌우하는 '필승카드'는 귀중한 존재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때 '선거의 여왕'으로 불렸듯, 장량이나 제갈량에 비유되며 늘 선거 때마다 거론되는 전략가가 있습니다. 바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입니다.

2000년 16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실질적으로 지휘했던 인물. 각 계파의 수장급이던 중진 의원들을 공천에서 배제하고, 새 얼굴을 대거 등용하면서 열세였던 한나라당에 승리를 안겼습니다. 이를 통해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는 대선 후보의 입지를 탄탄하게 굳혔습니다.

이후 여야를 넘나들며 활약했지만, 지난해부터 언론 노출을 자제해왔던 윤 전 장관, 오늘(22일) 국회를 찾았습니다.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주최한 '미래정치 교양강좌'의 첫 번째 연사입니다. 한동안 "말을 줄이겠다"며 공식 인터뷰를 고사해왔지만 오늘은 작심한 듯, 정치권을 향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 "총체적 난국, 文 대통령 책임이 가장 커"


'총체적 난국 대한민국, 결국 정치가 문제다'라는 강의 제목처럼, 윤 전 장관은 현재 한국 정치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습니다. 특히 "총체적 난국을 만든 책임의 무게를 따지면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정치가 최고의 통치원리이고, 이는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라며 "갈등을 극복하려면 대화와 협상을 해야 하는데 이런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가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했습니다.

윤 전 장관은 국회에서 대화와 타협이 쉽지 않은 이유로 '대통령에 대한 권력 집중'과 '여당의 시녀화'를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 중심의 하향식 정치과정이 그대로 이어지면서 합의를 도출하는 국회의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평했습니다.

또 "'촛불 혁명'이라고 불리는 혁명적 과정을 통해 집권했는데, 적폐에 뿌리를 둔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촛불 시민들이 염원했던 민주주의 가치 복원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윤 전 장관은 "분열과 갈등의 정치를 바꾸겠다는 대통령 취임사와 달리, 야당이란 비판세력을 설득·포용하기보다는 배제·제압하려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며 "특히 지난해 4월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국회 의장단이나 야당 대표를 한 명도 초청하지 않은 것에는 경악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윤 전 장관은 특강 직후 KBS와 통화에서도 "대통령이 협치를 위해 야당 대표를 어느 때든 만나야 한다. 여당도 대통령 눈치를 보지 말고 직언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한국 정치에 대한 기대 사라진 상황"


윤 전 장관은 정치권을 향해서도 따끔한 지적을 쏟아냈습니다. 국제정치나 경제 문제 등 풀어야 할 고차방정식이 쌓여 있는데 고민은 하지 않고 매일 싸우기만 한다는 겁니다. "예전에는 한국 정치가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나 기대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것조차 포기하는 상황"이라며 "좌파와 우파, 보수와 진보 편 가르기에 국민들이 염증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유럽은 생활정치로 돌아갔는데 우리만 이념 대결을 벌이고 있다"며 "정당이 이념을 버릴 수는 없지만, 이념에 매몰되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특히 "내가 추구하는 가치를 절대화하고 절대선이라고 생각하면 상대방은 절대악이 돼 버린다"며, "어떤 정책이 국가 발전이나 국민 행복에 더 효과적인지를 따져보면 금방 결론이 나온다"고 했습니다.

이에 덧붙여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불신 때문에 '직접민주주의'를 무조건 지향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습니다. '원자화된 개인을 지배하는 전체주의'를 초래할 위험성이 있다는 겁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직접민주주의를 지속해서 강조하는 것은 '촛불민심의 절대화'나 '광장민주주의'로 흐를 위험성이 있다고도 했습니다.

윤 전 장관은 "의회민주주의가 작동하지 않으면서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반영해야 하는 욕구가 분출되고 있다"며 "정당법과 선거법 손질은 불가피하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아직은 의회민주주의를 대체할 더 좋은 시스템을 찾지는 못했다"며 "욕구를 반영해 현 제도를 개편하되 전체주의로 흐르지 않도록 여러 장치를 둬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 "바른미래, 가라앉는 배에서 선장 놓고 다퉈"


윤 전 장관은 자유한국당과 황교안 대표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엔 "기사 나올까 봐 겁난다"는 농담을 앞세워 말을 아꼈습니다.

하지만 행사를 주최한 바른미래당은 쓴소리를 비켜가지 못했습니다. 최근 손학규 대표의 퇴진을 둘러싸고 내홍을 벌이고 있는 상황을 겨냥해 "가라앉는 배 속에서 누가 선장석을 차지하느냐를 놓고 싸우는 모습"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의 가슴을 울리게 하는 의제를 전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의제도 없고 이슈도 만들지 못한다"고 질타했습니다.

오늘 특강은 바른미래당 안철수계 의원들이 주최했습니다. 이 때문에 안철수계가 안 전 대표의 9월 복귀에 시동을 거는 것 아니냐, 윤 전 장관이 다시 안 전 대표의 복귀를 돕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습니다. 윤 전 장관은 이미 두 번이나 안 전 대표를 도왔지만, 지난해 6월 안 전 대표에 대해 "정치에서 물러나 본업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실망감을 표시한 적이 있습니다.

윤 전 장관은 KBS와 통화에서 "개인적으로 친분이 깊은 이태규 의원의 제안으로 특강을 수락한 것"이라며 "안 전 대표와 관련성은 전혀 없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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