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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돋보기] ‘대화거부’ 日 민낯 폭로…韓 대표단의 WTO 전략 ‘적중’
입력 2019.07.25 (11:31) 수정 2019.07.25 (18:41) 글로벌 돋보기
[글로벌 돋보기] ‘대화거부’ 日 민낯 폭로…韓 대표단의 WTO 전략 ‘적중’
2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TO 일반이사회에 참석한 우리 대표단의 핵심 전략은, 대화 거부로 일관하는 일본의 태도를 있는 그대로 세계 대표들에게 보여주자는 것이었습니다.

얼마 전 같은 WT0에서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분쟁'을 역전승으로 이끈 우리 정부 대표단의 이 같은 전략은 적중했다는 평가입니다.

■ 공개적 '대화 제의' … 허를 찌른 전략
우리 측 수석 대표로 참석한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은 이날 오전 이사회에서 안건에 따른 공개 발언 도중, 이례적으로 분쟁 상대국인 일본에 대화를 제의했습니다.

이사회 의장에게는 '일본이 국장급 협의 요청을 거절·무시하고 있어 평범하게 전달하면 기존과 같은 태도를 보일 게 확실하기 때문에, 일반이사회의 모든 회원국이 있는 자리에서 의장을 통해 전달한다'는 설명도 공개적으로 덧붙였습니다.

예상대로 일본은 여기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이하라 준이치 주제네바 일본 대표부 대사는 대화 제의에 대한 답은 건너뛴 채, '수출 규제는 국가안보를 위한 조치이고, WTO에서 거론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안건'이라는 기존 주장만 되풀이했습니다.

국제기구 회의에서 어느 한쪽의 관료가 공개적으로 상대국 관료를 지목해 양자 대화를 제안하는 것도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파격적인 데다, 대화 제의를 받은 쪽에서 구체적인 이유나 설명 없이 이를 거부하는 것도 매우 드문 일입니다.

■ 일본 '아뿔싸!' … 대화 거부 '민낯' 공개돼

이하라 준이치 주제네바 일본 대표부 대사 발언 장면 (사진 출처 : 연합뉴스)이하라 준이치 주제네바 일본 대표부 대사 발언 장면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실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점심시간이 지나 오후에 재개된 회의 때 다시 한 번 '아직 일본 측 답을 듣지 못했다'고 밝히고, '일본이 대화 제안에 답하게 해달라'고 의장에게 요청했습니다. 국제기구 회의에서는 요청사항을 의장을 통해 전달하는 것이 관례입니다.

이때 이하라 일본 대사는 이유는 말하지 않고 한국의 제안을 거절하면서, 기존 일본 정부의 입장을 또다시 되풀이했습니다.

곧장 마이크를 다시 잡은 김승호 실장은 "일본 대표의 지금 저 행동이 이제까지 우리 정부의 대화 요청에 일본 정부가 보였던 행동과 일맥상통한다"면서, "상대국 최고위 관료가 제안한 논의마저 거절하는 것은 자신들 행동의 결과를 직시할 수도 없다는 것"이라고 일갈했습니다.

■ "국제사회가 명확히 볼 수 있도록 확실한 근거를 남기고 싶었다"

현지시간 24일, 스위스 제네바 WTO 이사회장현지시간 24일, 스위스 제네바 WTO 이사회장

김승호 실장은 이날 이사회가 모두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일본이 얼마나 비협조적인지 일본의 행위를 통해 입증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우리의 파격적인 공개 제안부터 일본의 이례적인 거절 상황까지 모두 우리 대표단의 전략이었던 것입니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을 맡고 있는 김승호 수석 대표는 WTO에서 위원회 의장을 지냈고, 최근 후쿠시마 수산물 관련 한일 분쟁에서 극적인 승소를 이끈 책임자입니다. 이 때문에 회의 전부터 NHK 등 일본 주요 언론에선 "후쿠시마 분쟁에서 일본에 역전패를 안긴 '통상통'이 온다"며 주목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대표단의 전략이 맞아떨어지면서 WTO 일반이사회 소속 각국 대표들은, 한국의 거듭되는 요청에도 똑같은 주장만 반복할 뿐, 대화는 거부하고 회피하는 일본의 태도를 생생히 목격한 셈이 됐습니다. 김승호 실장은 "대화를 계속 거절하는 일본을 국제사회가 명확히 볼 수 있도록 확실한 근거를 남기고 싶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WTO 규범에 왜 어긋나는지 구체적으로 논박하면 혹시 제소까지 갈 경우 오히려 일본 측 방어 논리에 활용될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 이 부분은 일부러 짧고 명료하게 짚는 것으로 끝냈다고 부연했습니다.

■ 침묵은 지지로 이해하겠다 … "사실상 한국 지지"

김 실장은 특히 자신이 이사회에서 '한일 양국이 수출규제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는 데 반대하면 손들어 달라'고 했는데 어느 나라도 손을 들지 않았고, '침묵은 지지로 이해하겠다'는 발언에도 이의제기가 전혀 없었다면서, "사실상 지지를 받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WTO 일반이사회'는 전체 회원 164개국의 대표들이 모여 세계의 중요 현안을 논의·처리하는 자리입니다. 최고 결정권을 가진 'WTO 각료회의'가 2년마다 열리기 때문에, 각료회의 기간이 아닌 때에는 일반이사회가 최고 결정기관으로 기능합니다. 이사회의 결정이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국제사회의 여론과 평판에 결정적인 영향력이 있습니다.
  • [글로벌 돋보기] ‘대화거부’ 日 민낯 폭로…韓 대표단의 WTO 전략 ‘적중’
    • 입력 2019.07.25 (11:31)
    • 수정 2019.07.25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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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돋보기] ‘대화거부’ 日 민낯 폭로…韓 대표단의 WTO 전략 ‘적중’
2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TO 일반이사회에 참석한 우리 대표단의 핵심 전략은, 대화 거부로 일관하는 일본의 태도를 있는 그대로 세계 대표들에게 보여주자는 것이었습니다.

얼마 전 같은 WT0에서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분쟁'을 역전승으로 이끈 우리 정부 대표단의 이 같은 전략은 적중했다는 평가입니다.

■ 공개적 '대화 제의' … 허를 찌른 전략
우리 측 수석 대표로 참석한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은 이날 오전 이사회에서 안건에 따른 공개 발언 도중, 이례적으로 분쟁 상대국인 일본에 대화를 제의했습니다.

이사회 의장에게는 '일본이 국장급 협의 요청을 거절·무시하고 있어 평범하게 전달하면 기존과 같은 태도를 보일 게 확실하기 때문에, 일반이사회의 모든 회원국이 있는 자리에서 의장을 통해 전달한다'는 설명도 공개적으로 덧붙였습니다.

예상대로 일본은 여기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이하라 준이치 주제네바 일본 대표부 대사는 대화 제의에 대한 답은 건너뛴 채, '수출 규제는 국가안보를 위한 조치이고, WTO에서 거론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안건'이라는 기존 주장만 되풀이했습니다.

국제기구 회의에서 어느 한쪽의 관료가 공개적으로 상대국 관료를 지목해 양자 대화를 제안하는 것도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파격적인 데다, 대화 제의를 받은 쪽에서 구체적인 이유나 설명 없이 이를 거부하는 것도 매우 드문 일입니다.

■ 일본 '아뿔싸!' … 대화 거부 '민낯' 공개돼

이하라 준이치 주제네바 일본 대표부 대사 발언 장면 (사진 출처 : 연합뉴스)이하라 준이치 주제네바 일본 대표부 대사 발언 장면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실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점심시간이 지나 오후에 재개된 회의 때 다시 한 번 '아직 일본 측 답을 듣지 못했다'고 밝히고, '일본이 대화 제안에 답하게 해달라'고 의장에게 요청했습니다. 국제기구 회의에서는 요청사항을 의장을 통해 전달하는 것이 관례입니다.

이때 이하라 일본 대사는 이유는 말하지 않고 한국의 제안을 거절하면서, 기존 일본 정부의 입장을 또다시 되풀이했습니다.

곧장 마이크를 다시 잡은 김승호 실장은 "일본 대표의 지금 저 행동이 이제까지 우리 정부의 대화 요청에 일본 정부가 보였던 행동과 일맥상통한다"면서, "상대국 최고위 관료가 제안한 논의마저 거절하는 것은 자신들 행동의 결과를 직시할 수도 없다는 것"이라고 일갈했습니다.

■ "국제사회가 명확히 볼 수 있도록 확실한 근거를 남기고 싶었다"

현지시간 24일, 스위스 제네바 WTO 이사회장현지시간 24일, 스위스 제네바 WTO 이사회장

김승호 실장은 이날 이사회가 모두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일본이 얼마나 비협조적인지 일본의 행위를 통해 입증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우리의 파격적인 공개 제안부터 일본의 이례적인 거절 상황까지 모두 우리 대표단의 전략이었던 것입니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을 맡고 있는 김승호 수석 대표는 WTO에서 위원회 의장을 지냈고, 최근 후쿠시마 수산물 관련 한일 분쟁에서 극적인 승소를 이끈 책임자입니다. 이 때문에 회의 전부터 NHK 등 일본 주요 언론에선 "후쿠시마 분쟁에서 일본에 역전패를 안긴 '통상통'이 온다"며 주목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대표단의 전략이 맞아떨어지면서 WTO 일반이사회 소속 각국 대표들은, 한국의 거듭되는 요청에도 똑같은 주장만 반복할 뿐, 대화는 거부하고 회피하는 일본의 태도를 생생히 목격한 셈이 됐습니다. 김승호 실장은 "대화를 계속 거절하는 일본을 국제사회가 명확히 볼 수 있도록 확실한 근거를 남기고 싶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WTO 규범에 왜 어긋나는지 구체적으로 논박하면 혹시 제소까지 갈 경우 오히려 일본 측 방어 논리에 활용될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 이 부분은 일부러 짧고 명료하게 짚는 것으로 끝냈다고 부연했습니다.

■ 침묵은 지지로 이해하겠다 … "사실상 한국 지지"

김 실장은 특히 자신이 이사회에서 '한일 양국이 수출규제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는 데 반대하면 손들어 달라'고 했는데 어느 나라도 손을 들지 않았고, '침묵은 지지로 이해하겠다'는 발언에도 이의제기가 전혀 없었다면서, "사실상 지지를 받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WTO 일반이사회'는 전체 회원 164개국의 대표들이 모여 세계의 중요 현안을 논의·처리하는 자리입니다. 최고 결정권을 가진 'WTO 각료회의'가 2년마다 열리기 때문에, 각료회의 기간이 아닌 때에는 일반이사회가 최고 결정기관으로 기능합니다. 이사회의 결정이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국제사회의 여론과 평판에 결정적인 영향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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