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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도 허리 굽힌 조국, “국민께 심려…야당·언론 존중”
입력 2019.07.26 (16:54) 수정 2019.07.26 (17:10) 취재K
‘문 대통령이 가장 믿고, 신뢰하는 참모이자 정치적 동지’, 조국 민정수석이 2년 2개월 만에 청와대를 떠납니다. 청와대가 오늘 민정수석을 포함해 수석 3명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조 전 수석은 정부 출범 직후부터 참모진으로 일한 '최장수' 수석이었습니다.

오늘 인사 발표는 이례적으로 노영민 비서실장이 직접 춘추관에서 했습니다. 보통 대변인이 했었는데 말이죠. 조국·정태호·이용선 수석과 그 후임자 3명이 나란히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노 비서실장은 3명의 수석이 그동안 어떤 성과를 냈는지 하나하나 소개했습니다. 이 또한 이례적입니다. 그만큼 3명의 수석이 청와대 비서실에서 차지했던 무게감이 컸다는 의미일 겁니다.


■ “비난과 야유 보낸 야당·언론 존중…애국심은 같을 것”

소개가 끝나고 조 전 수석은 퇴임사를 하기 위해 마이크 앞에 섰습니다.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했습니다. 조 전 수석은 다른 수석들과 달리 미리 준비해온 퇴임사를 읽었습니다.

조 전 수석은 “저를 향해 격렬한 비난과 신랄한 야유를 보내온 일부 야당과 언론에 존중의 의사를 표한다”며,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발전을 희구하는 애국심만큼은 같으리라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또 "고위공직자로서 기꺼이 감내해야 할 부담이었고 반추(反芻)의 계기가 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SNS 여론전을 주도하며 야당 또는 보수 언론과 정면 대결도 불사해왔던 조 전 수석이었기에 다소 의외의 부분이었습니다.

조 전 수석은 또 "민정수석으로서 '촛불명예혁명'의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법과 원칙을 따라 좌고우면하지 않고 직진하였고,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며, "또한 민정수석의 관례적 모습과 달리, 주권자 국민과 공개적으로 소통하면서 업무를 수행했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업무수행에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부분이 있었다"며 "오롯이 저의 비재(非才)와 불민(不敏)함 탓"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조 전 수석은 인사 발표가 모두 끝난 뒤, 노영민 비서실장과 포옹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브리핑룸에 있던 기자 수십 명과 웃으며 일일히 악수도 했습니다.

■ 기자들에게 “춘추관과 여민2관의 마음은 같다”

인사 발표에 앞서 조 전 수석은 춘추관 출입 기자들에게 간식을 돌렸습니다. 작은 플라스틱 박스에 담긴 과일이었습니다.

박스 겉면에는 조 전 수석과 기자들의 이미지가 그려진 스티커가 붙어 있었고, '춘추관과 여민2관의 마음은 같습니다. 조국 민정수석 드림' 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습니다. 여민2관은 조 전 수석의 집무실이 있던 건물입니다.


■ 페이스북은 ‘업무의 연장’

조 전 수석은 최근 페이스북에서 '이적행위' '친일파'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격한 표현으로 '피아 구분'을 강조해, 되레 갈등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제기됐습니다. 심지어 여당 사무총장이 나서 '공직자로서 부적절하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청와대 안에서는 평가가 조금 다릅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직접 나설 수 없는 부분을 조 수석이 나서서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참모가 조 전 수석인 만큼 그의 페이스북에는 대통령의 뜻도 반영돼 있을 거라는 이야기였습니다. 또 민정수석의 역할을 과거의 기준으로 보면 부적절해 보이지만 일반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조 전 수석의 글을 보고 공감하는 사람이 다수라고 생각한다는 말도 나옵니다.

조 전 수석은 사석에서 자신의 페이스북 활동에 대해 '자기 정치'라거나 '중독'이라는 비판이 있다는 걸 잘 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둘 다 사실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업무의 연장'이라는 걸 강조했습니다. 국회 바깥에서 여론의 힘으로 국회를 압박할 때 비로소 국회가 돌아가기 때문에 페이스북을 하나의 스피커로 활용한다는 뜻이었습니다.

조 전 수석은 다음 달 개각 때 차기 법무장관으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습니다. 조 전 수석이 남긴 많은 메시지들이 차기 법무장관 후보자로서 검증을 받을 때 어떻게 작용할지 지켜볼 일입니다.


  • 90도 허리 굽힌 조국, “국민께 심려…야당·언론 존중”
    • 입력 2019-07-26 16:54:05
    • 수정2019-07-26 17:10:15
    취재K
‘문 대통령이 가장 믿고, 신뢰하는 참모이자 정치적 동지’, 조국 민정수석이 2년 2개월 만에 청와대를 떠납니다. 청와대가 오늘 민정수석을 포함해 수석 3명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조 전 수석은 정부 출범 직후부터 참모진으로 일한 '최장수' 수석이었습니다.

오늘 인사 발표는 이례적으로 노영민 비서실장이 직접 춘추관에서 했습니다. 보통 대변인이 했었는데 말이죠. 조국·정태호·이용선 수석과 그 후임자 3명이 나란히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노 비서실장은 3명의 수석이 그동안 어떤 성과를 냈는지 하나하나 소개했습니다. 이 또한 이례적입니다. 그만큼 3명의 수석이 청와대 비서실에서 차지했던 무게감이 컸다는 의미일 겁니다.


■ “비난과 야유 보낸 야당·언론 존중…애국심은 같을 것”

소개가 끝나고 조 전 수석은 퇴임사를 하기 위해 마이크 앞에 섰습니다.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했습니다. 조 전 수석은 다른 수석들과 달리 미리 준비해온 퇴임사를 읽었습니다.

조 전 수석은 “저를 향해 격렬한 비난과 신랄한 야유를 보내온 일부 야당과 언론에 존중의 의사를 표한다”며,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발전을 희구하는 애국심만큼은 같으리라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또 "고위공직자로서 기꺼이 감내해야 할 부담이었고 반추(反芻)의 계기가 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SNS 여론전을 주도하며 야당 또는 보수 언론과 정면 대결도 불사해왔던 조 전 수석이었기에 다소 의외의 부분이었습니다.

조 전 수석은 또 "민정수석으로서 '촛불명예혁명'의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법과 원칙을 따라 좌고우면하지 않고 직진하였고,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며, "또한 민정수석의 관례적 모습과 달리, 주권자 국민과 공개적으로 소통하면서 업무를 수행했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업무수행에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부분이 있었다"며 "오롯이 저의 비재(非才)와 불민(不敏)함 탓"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조 전 수석은 인사 발표가 모두 끝난 뒤, 노영민 비서실장과 포옹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브리핑룸에 있던 기자 수십 명과 웃으며 일일히 악수도 했습니다.

■ 기자들에게 “춘추관과 여민2관의 마음은 같다”

인사 발표에 앞서 조 전 수석은 춘추관 출입 기자들에게 간식을 돌렸습니다. 작은 플라스틱 박스에 담긴 과일이었습니다.

박스 겉면에는 조 전 수석과 기자들의 이미지가 그려진 스티커가 붙어 있었고, '춘추관과 여민2관의 마음은 같습니다. 조국 민정수석 드림' 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습니다. 여민2관은 조 전 수석의 집무실이 있던 건물입니다.


■ 페이스북은 ‘업무의 연장’

조 전 수석은 최근 페이스북에서 '이적행위' '친일파'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격한 표현으로 '피아 구분'을 강조해, 되레 갈등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제기됐습니다. 심지어 여당 사무총장이 나서 '공직자로서 부적절하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청와대 안에서는 평가가 조금 다릅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직접 나설 수 없는 부분을 조 수석이 나서서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참모가 조 전 수석인 만큼 그의 페이스북에는 대통령의 뜻도 반영돼 있을 거라는 이야기였습니다. 또 민정수석의 역할을 과거의 기준으로 보면 부적절해 보이지만 일반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조 전 수석의 글을 보고 공감하는 사람이 다수라고 생각한다는 말도 나옵니다.

조 전 수석은 사석에서 자신의 페이스북 활동에 대해 '자기 정치'라거나 '중독'이라는 비판이 있다는 걸 잘 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둘 다 사실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업무의 연장'이라는 걸 강조했습니다. 국회 바깥에서 여론의 힘으로 국회를 압박할 때 비로소 국회가 돌아가기 때문에 페이스북을 하나의 스피커로 활용한다는 뜻이었습니다.

조 전 수석은 다음 달 개각 때 차기 법무장관으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습니다. 조 전 수석이 남긴 많은 메시지들이 차기 법무장관 후보자로서 검증을 받을 때 어떻게 작용할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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