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리톡] 언론이 최근 ‘경제 위기’ 목소리를 부쩍 높이는 이유는?

입력 2019.07.27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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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위기'라는 표현, 어떨 때 써야 하나?"
(정세진, 저널리즘토크쇼J MC)

"1997년 IMF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생각하면 된다. 전 세계가 동시에 금융 충격을 겪고, 안전 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이어 실물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면 그게 경제학적으로 위기다. (위기보다 한 단계 아래인) 침체는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때다. 2019년 1분기 한국은 마이너스 성장을 했지만, 2분기에는 플러스 성장했다. 한국 경제는 (위기는커녕) 침체조차 아니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지난 25일 한국은행은 2분기 경제성장률이 1.1%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분기 때 -0.4%, 역성장을 기록한 뒤 한 분기 만에 반등했다. 2분기 성장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집행과 건강보험 급여비 지출 등 정부소비(전기 대비 2.5%↑)가 이끌었다. 민간소비는 0.7%,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는 각각 1.4%, 2.4%씩 늘었다. 수출은 2.3%, 수입은 3.0% 증가했다.

자영업 위기가 최저임금 탓?..기승전'소주성'


"서울의 전통시장 12곳에서 만난 상인 100명 중 90명이 '문재인 정부 들어 먹고 살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소주성) 정책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경기 침체의 최대 원인으로 지목되는 이 정책을 고수하는 가운데, 우리 경제의 토대이자 가장 '약한 고리'인 자영업자들이 신음하는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40년 장사 올해가 최악".."빚만 늘어 다시 촛불 들고 싶어", 문화일보, 7월 12일)


"소상공인들이 '더는 못 살겠다'다며 (현행 최저임금이 직업의 자유, 계약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는 취지의) 헌법소원까지 내면서 대책을 호소하는데도 장하성·김수현의 자리를 이어받은 김상조 대통령 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소주성 정책 폐기나 포기는 없다고 못 박았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최저임금위원회가) 사용자의 지급능력을 이번에도 무시했다.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데 구조는커녕 머리를 짓누른다면 죽으라는 말 아니냐'고 반문했다."
("최저임금 인상하면 경기 좋아진다 떠들더니..올해가 최악", 중앙일보, 7월 16일)


2017년 최저임금이 6,470원, 2019년 최저임금은 8,350원이다. 2년 새 29.1% 늘었다. 최저임금을 주고 노동자를 고용하는 쪽은 소기업과 자영업자에 몰려있다. 자금 여력이 없는 곳 위주로 인건비가 오르니 "죽으라는 말 아니냐"는 불만이 나올 법하다. J에 출연한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를 줄인다는 논리적 근거가 없다"며 세계 각국에서 이뤄진 최저임금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최근 전미경제연구소(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NBER) 보고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건 확인되지 않는다'고 결론냈다. 최저임금을 도입한지 20년째인 영국의 저임금위원회(Low Pay Commission) 역시 '그간 진행된 각종 연구에서 최저임금이 고용률을 떨어뜨린다는 강력한 근거는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주류 경제학은 인건비가 증가하면 고용주(자영업자 등)가 일자리를 줄일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반대로 임금 인상이 소비 증가로 이어져 자영업이 살아나는 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


J에 출연한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자영업 침체를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 탓으로 돌리는 보도 행태에 대해 '선택적 왜곡'이라고 비판했다.

"문화일보가 취재한 전통시장 상인들은 산업 구조가 변하면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계층이다. 힘들 수밖에 없는 자영업자를 일부러 찾아가 언론이 필요한 말을 듣는 것을 '선택적 왜곡'이라고 한다. 그런 식이라면 현재 돈을 잘 벌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 할 수도 있는 일이다."

"영세 업자가 임금 노동자로 전환되면 자영업계도 활력 찾을 것"


최배근 교수는 포화된 자영업을 억지로 연명시키기보다 영세 자영업자들이 임금 근로자가 될 수 있도록 유연하게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최저임금을 동결했더라도 자영업의 어려움은 계속됐을 것이다. 최근 제조업 일자리가 줄면서 이 실업자들까지 자영업으로 넘어오고 있다. 이때 과당 경쟁 문제가 생긴다. 기업 소득보다 뒤처진 가계 소득도 자영업 침체의 원인이다. IMF 때부터 굳어진 경향인데, 가계에 돈이 없으니 자영업이 안 되는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은 '고용원 없는' 영세 자영업자 일부를 임금 노동자로 전환하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 (정책 방향이 맞았다면) 과당 경쟁이 완화돼 자영업 시장도 건강해질 수 있다."


통계청의 최근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2019년 1분기 소득 1분위(하위 20%)의 월 소득만 전년 동기 대비 3만 원 줄었을 뿐, 그 밖의 모든 계층에서 소득이 올랐다. 2016년 4분기 하위 60%의 소득이 후퇴한 것과 비교해 사정이 나아진 것이다. 최 교수는 1분위 소득 감소와 관련해서도 "소득 하위층에 60대 인구가 급격히 늘어 나타난 인구적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저소득층과 중산층에 효과를 내고 있다는 주장이다.


자영업자를 포함한 비임금근로자 수는 2019년 6월 기준 685만 명이다. 전체 근로자 수가 2,741만 명이니 노동하는 사람 중 4명에 1명꼴로 자영업자나 그 일을 돕는 가족인 셈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OECD 회원국들과 비교할 경우 자영업 종사자가 적정 인원보다 176만 명 많다고 분석했다.

경기에 민감한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에 자영업자들이 몰려 과잉경쟁이 생기는 데다, 온라인 시장의 급성장이 최근 자영업 침체를 촉진했다. 언론 지적처럼 최저임금 인상이 자영업 몰락을 불러온 게 아니라는 진단이다. 최배근 교수만 이렇게 주장하는 걸까? 아니다. 이미 3년 전, 언론은 자영업 침체를 과당경쟁·고령화 등 구조적 문제 때문으로 분석했다.


"자영업은 흔히 '최후의 보루'로 불린다. 저성장 국면의 장기화로 일자리가 줄면서 취업이나 재취업에 실패한 사람들이 뛰어들 수 있는 마지막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영업을 둘러싼 환경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자영업체 중 51.8%의 연 매출액이 4,600만 원 미만이었다. 연 매출 1,200만 원 미만인 자영업체도 전체의 21.2%에 달했다. 자영업자들이 '레드오션'에 몰려있다는 점도 서로를 힘들게 하고 있다."
(자영업의 눈물, 100만(21%) 곳은 월 100만 원 못 벌어, 중앙일보, 2016년 12월 23일)

"음식점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데에는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고,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식당 창업에 몰리면서 음식점업이 과잉 공급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자영업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크게 높다. OECD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우리나라의 비임금근로자 비율은 26.8%로, OECD 평균(16.5%)보다 약 10%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음식점 경기 5년래 최악..자영업 '한숨', 세계일보, 2016년 11월 18일)


불과 3년 전 자영업 침체를 냉정하게 분석하던 언론은 왜 지금은 정부의 최저임금 정책 비판에만 몰두할까. J에 고정 출연하는 정준희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겸임교수는 "자영업자의 불만은 조직화가 쉽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보수언론은 왜 자영업 이야기를 열심히 할까. 첫째, 자영업이 힘든 건 뻔히 알 수 있다. 이전부터도 계속 힘들었으니 말이다. 둘째, 자영업자의 숫자(무급가족봉사자 포함 685만 명)가 많다. 불만을 조직화하기 좋은 대상이라는 이야기다. 셋째, 불만의 원인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기 쉬운 구조다. 자영업자들이 느끼기에 '최저임금이 문제'라고 할 때 확증을 쉽게 만들어 낼 수 있다. 불만을 조직화해 얻으려는 효과는 정부 정책에 대해 반대하도록 하는 것이다. 자영업자들을 위해 도움 되는 정책을 마련하는 데에 있지 않다고 본다."

최배근 교수도 "지난해부터 '고용 참사, 경제 폭망'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올해 와서는 '경제가 위기다, 파탄이다'라고 한다. 결국은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 탓이니, 폐기하라'는 주문이다. 폐기하는 순간 어떻게 되겠나? 언론은 다시 '아마추어 정권'이 경제 망쳤다는 이야기를 할 것이다. 언론의 비판은 객관적 사실과는 상관 없는 것"이라며 언론이 정치적, 이념적으로 경제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저널리즘 토크쇼 J>는 KBS 기자들의 취재와 전문가 패널의 토크를 통해 한국 언론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는 신개념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이다. 오는 28일(일요일) 10시 30분 KBS 1TV와 유튜브를 통해 방송되는 54회는 <'경제위기' 실제인가, 언론의 프레임인가?>라는 주제로 방송된다. 정준희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겸임교수, 팟캐스트 MC 최욱,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가 출연한다.

54회를 방영한 뒤 2주간 '혹서기 결방'이 예정돼 있다. 55회는 3주 뒤인 8월 18일(일요일) 10시 3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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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리톡] 언론이 최근 ‘경제 위기’ 목소리를 부쩍 높이는 이유는?
    • 입력 2019-07-27 08:07:02
    저널리즘 토크쇼 J
"'경제 위기'라는 표현, 어떨 때 써야 하나?"
(정세진, 저널리즘토크쇼J MC)

"1997년 IMF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생각하면 된다. 전 세계가 동시에 금융 충격을 겪고, 안전 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이어 실물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면 그게 경제학적으로 위기다. (위기보다 한 단계 아래인) 침체는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때다. 2019년 1분기 한국은 마이너스 성장을 했지만, 2분기에는 플러스 성장했다. 한국 경제는 (위기는커녕) 침체조차 아니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지난 25일 한국은행은 2분기 경제성장률이 1.1%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분기 때 -0.4%, 역성장을 기록한 뒤 한 분기 만에 반등했다. 2분기 성장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집행과 건강보험 급여비 지출 등 정부소비(전기 대비 2.5%↑)가 이끌었다. 민간소비는 0.7%,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는 각각 1.4%, 2.4%씩 늘었다. 수출은 2.3%, 수입은 3.0% 증가했다.

자영업 위기가 최저임금 탓?..기승전'소주성'


"서울의 전통시장 12곳에서 만난 상인 100명 중 90명이 '문재인 정부 들어 먹고 살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소주성) 정책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경기 침체의 최대 원인으로 지목되는 이 정책을 고수하는 가운데, 우리 경제의 토대이자 가장 '약한 고리'인 자영업자들이 신음하는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40년 장사 올해가 최악".."빚만 늘어 다시 촛불 들고 싶어", 문화일보, 7월 12일)


"소상공인들이 '더는 못 살겠다'다며 (현행 최저임금이 직업의 자유, 계약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는 취지의) 헌법소원까지 내면서 대책을 호소하는데도 장하성·김수현의 자리를 이어받은 김상조 대통령 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소주성 정책 폐기나 포기는 없다고 못 박았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최저임금위원회가) 사용자의 지급능력을 이번에도 무시했다.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데 구조는커녕 머리를 짓누른다면 죽으라는 말 아니냐'고 반문했다."
("최저임금 인상하면 경기 좋아진다 떠들더니..올해가 최악", 중앙일보, 7월 16일)


2017년 최저임금이 6,470원, 2019년 최저임금은 8,350원이다. 2년 새 29.1% 늘었다. 최저임금을 주고 노동자를 고용하는 쪽은 소기업과 자영업자에 몰려있다. 자금 여력이 없는 곳 위주로 인건비가 오르니 "죽으라는 말 아니냐"는 불만이 나올 법하다. J에 출연한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를 줄인다는 논리적 근거가 없다"며 세계 각국에서 이뤄진 최저임금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최근 전미경제연구소(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NBER) 보고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건 확인되지 않는다'고 결론냈다. 최저임금을 도입한지 20년째인 영국의 저임금위원회(Low Pay Commission) 역시 '그간 진행된 각종 연구에서 최저임금이 고용률을 떨어뜨린다는 강력한 근거는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주류 경제학은 인건비가 증가하면 고용주(자영업자 등)가 일자리를 줄일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반대로 임금 인상이 소비 증가로 이어져 자영업이 살아나는 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


J에 출연한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자영업 침체를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 탓으로 돌리는 보도 행태에 대해 '선택적 왜곡'이라고 비판했다.

"문화일보가 취재한 전통시장 상인들은 산업 구조가 변하면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계층이다. 힘들 수밖에 없는 자영업자를 일부러 찾아가 언론이 필요한 말을 듣는 것을 '선택적 왜곡'이라고 한다. 그런 식이라면 현재 돈을 잘 벌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 할 수도 있는 일이다."

"영세 업자가 임금 노동자로 전환되면 자영업계도 활력 찾을 것"


최배근 교수는 포화된 자영업을 억지로 연명시키기보다 영세 자영업자들이 임금 근로자가 될 수 있도록 유연하게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최저임금을 동결했더라도 자영업의 어려움은 계속됐을 것이다. 최근 제조업 일자리가 줄면서 이 실업자들까지 자영업으로 넘어오고 있다. 이때 과당 경쟁 문제가 생긴다. 기업 소득보다 뒤처진 가계 소득도 자영업 침체의 원인이다. IMF 때부터 굳어진 경향인데, 가계에 돈이 없으니 자영업이 안 되는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은 '고용원 없는' 영세 자영업자 일부를 임금 노동자로 전환하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 (정책 방향이 맞았다면) 과당 경쟁이 완화돼 자영업 시장도 건강해질 수 있다."


통계청의 최근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2019년 1분기 소득 1분위(하위 20%)의 월 소득만 전년 동기 대비 3만 원 줄었을 뿐, 그 밖의 모든 계층에서 소득이 올랐다. 2016년 4분기 하위 60%의 소득이 후퇴한 것과 비교해 사정이 나아진 것이다. 최 교수는 1분위 소득 감소와 관련해서도 "소득 하위층에 60대 인구가 급격히 늘어 나타난 인구적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저소득층과 중산층에 효과를 내고 있다는 주장이다.


자영업자를 포함한 비임금근로자 수는 2019년 6월 기준 685만 명이다. 전체 근로자 수가 2,741만 명이니 노동하는 사람 중 4명에 1명꼴로 자영업자나 그 일을 돕는 가족인 셈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OECD 회원국들과 비교할 경우 자영업 종사자가 적정 인원보다 176만 명 많다고 분석했다.

경기에 민감한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에 자영업자들이 몰려 과잉경쟁이 생기는 데다, 온라인 시장의 급성장이 최근 자영업 침체를 촉진했다. 언론 지적처럼 최저임금 인상이 자영업 몰락을 불러온 게 아니라는 진단이다. 최배근 교수만 이렇게 주장하는 걸까? 아니다. 이미 3년 전, 언론은 자영업 침체를 과당경쟁·고령화 등 구조적 문제 때문으로 분석했다.


"자영업은 흔히 '최후의 보루'로 불린다. 저성장 국면의 장기화로 일자리가 줄면서 취업이나 재취업에 실패한 사람들이 뛰어들 수 있는 마지막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영업을 둘러싼 환경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자영업체 중 51.8%의 연 매출액이 4,600만 원 미만이었다. 연 매출 1,200만 원 미만인 자영업체도 전체의 21.2%에 달했다. 자영업자들이 '레드오션'에 몰려있다는 점도 서로를 힘들게 하고 있다."
(자영업의 눈물, 100만(21%) 곳은 월 100만 원 못 벌어, 중앙일보, 2016년 12월 23일)

"음식점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데에는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고,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식당 창업에 몰리면서 음식점업이 과잉 공급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자영업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크게 높다. OECD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우리나라의 비임금근로자 비율은 26.8%로, OECD 평균(16.5%)보다 약 10%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음식점 경기 5년래 최악..자영업 '한숨', 세계일보, 2016년 11월 18일)


불과 3년 전 자영업 침체를 냉정하게 분석하던 언론은 왜 지금은 정부의 최저임금 정책 비판에만 몰두할까. J에 고정 출연하는 정준희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겸임교수는 "자영업자의 불만은 조직화가 쉽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보수언론은 왜 자영업 이야기를 열심히 할까. 첫째, 자영업이 힘든 건 뻔히 알 수 있다. 이전부터도 계속 힘들었으니 말이다. 둘째, 자영업자의 숫자(무급가족봉사자 포함 685만 명)가 많다. 불만을 조직화하기 좋은 대상이라는 이야기다. 셋째, 불만의 원인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기 쉬운 구조다. 자영업자들이 느끼기에 '최저임금이 문제'라고 할 때 확증을 쉽게 만들어 낼 수 있다. 불만을 조직화해 얻으려는 효과는 정부 정책에 대해 반대하도록 하는 것이다. 자영업자들을 위해 도움 되는 정책을 마련하는 데에 있지 않다고 본다."

최배근 교수도 "지난해부터 '고용 참사, 경제 폭망'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올해 와서는 '경제가 위기다, 파탄이다'라고 한다. 결국은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 탓이니, 폐기하라'는 주문이다. 폐기하는 순간 어떻게 되겠나? 언론은 다시 '아마추어 정권'이 경제 망쳤다는 이야기를 할 것이다. 언론의 비판은 객관적 사실과는 상관 없는 것"이라며 언론이 정치적, 이념적으로 경제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저널리즘 토크쇼 J>는 KBS 기자들의 취재와 전문가 패널의 토크를 통해 한국 언론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는 신개념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이다. 오는 28일(일요일) 10시 30분 KBS 1TV와 유튜브를 통해 방송되는 54회는 <'경제위기' 실제인가, 언론의 프레임인가?>라는 주제로 방송된다. 정준희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겸임교수, 팟캐스트 MC 최욱,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가 출연한다.

54회를 방영한 뒤 2주간 '혹서기 결방'이 예정돼 있다. 55회는 3주 뒤인 8월 18일(일요일) 10시 3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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