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도 참아라” “환불 당장 불가”…이상한 ‘대학생 해외봉사’

입력 2019.07.29 (21:38) 수정 2019.07.29 (21:5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요즘 해외로 봉사활동을 떠나는 대학생들이 많아졌는데요, 이모저모 잘 살펴야겠습니다.

참여 학생들의 건강 관리가 소홀하거나 심지어 참여비만 챙긴채 나 몰라라 하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습니다.

이정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학생 22살 김 모 씨는 지난 1일 열흘간의 해외 봉사를 위해 베트남 하노이로 떠났습니다.

50여만 원의 참가비도 내고 굳은 맘으로 참여했지만 사흘 만에 집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몸이 너무 아팠지만 병원에 제 때 가지 못해 건강이 악화됐기 때문입니다.

[김○○/봉사활동 참가자 : "제가 진짜 얼마나 아팠냐면 열 39도에 하혈도 했단 말이에요. 병원에 보내 달라고 하니까 병원은 무슨 병원이냐, 돈이 어딨냐고, 돈도 없는데 어떻게 보내 주냐고 (하셨습니다)."]

하루가 지나 병원에 갔지만, 결국 자비로 비행기 표를 구해 돌아와야 했습니다.

취재진이 확인해보니 김 씨가 참여한 봉사단체 '구씨'는 등록조차 안 된 단체.

[임○○/봉사활동 모집책 : "봉사 계획을 세우고 모집을 하라고 한 것은 이 사람(송 모 대표)인데, 거기에 대해서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다른 봉사단체 대표로부터 부탁을 받고 참여자를 모집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 단체조차 이미 해외 봉사와 관련해 돈 문제로 올 초부터 갈등을 빚어온 곳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2월, 해외 봉사활동을 모집한다며 1인당 90여만 원의 활동비까지 받아놓고 갑작스레 취소를 한 겁니다.

[정우성/봉사활동 지원자 : "취소 통보는 출국 이틀 전에 받았고요. 사유가 현지의 이질성 바이러스로 현지인 2명 정도 죽었다는..."]

단체 대표 송 모 씨는 환불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다섯 달이 다 되도록 환불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같은 피해를 입었다는 학생들만 130여 명.

최근 학생들을 상대로 한 해외 봉사 활동이 늘고 있어 보다 각별한 주의와 검증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아파도 참아라” “환불 당장 불가”…이상한 ‘대학생 해외봉사’
    • 입력 2019-07-29 21:40:30
    • 수정2019-07-29 21:51:02
    뉴스 9
[앵커]

요즘 해외로 봉사활동을 떠나는 대학생들이 많아졌는데요, 이모저모 잘 살펴야겠습니다.

참여 학생들의 건강 관리가 소홀하거나 심지어 참여비만 챙긴채 나 몰라라 하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습니다.

이정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학생 22살 김 모 씨는 지난 1일 열흘간의 해외 봉사를 위해 베트남 하노이로 떠났습니다.

50여만 원의 참가비도 내고 굳은 맘으로 참여했지만 사흘 만에 집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몸이 너무 아팠지만 병원에 제 때 가지 못해 건강이 악화됐기 때문입니다.

[김○○/봉사활동 참가자 : "제가 진짜 얼마나 아팠냐면 열 39도에 하혈도 했단 말이에요. 병원에 보내 달라고 하니까 병원은 무슨 병원이냐, 돈이 어딨냐고, 돈도 없는데 어떻게 보내 주냐고 (하셨습니다)."]

하루가 지나 병원에 갔지만, 결국 자비로 비행기 표를 구해 돌아와야 했습니다.

취재진이 확인해보니 김 씨가 참여한 봉사단체 '구씨'는 등록조차 안 된 단체.

[임○○/봉사활동 모집책 : "봉사 계획을 세우고 모집을 하라고 한 것은 이 사람(송 모 대표)인데, 거기에 대해서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다른 봉사단체 대표로부터 부탁을 받고 참여자를 모집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 단체조차 이미 해외 봉사와 관련해 돈 문제로 올 초부터 갈등을 빚어온 곳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2월, 해외 봉사활동을 모집한다며 1인당 90여만 원의 활동비까지 받아놓고 갑작스레 취소를 한 겁니다.

[정우성/봉사활동 지원자 : "취소 통보는 출국 이틀 전에 받았고요. 사유가 현지의 이질성 바이러스로 현지인 2명 정도 죽었다는..."]

단체 대표 송 모 씨는 환불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다섯 달이 다 되도록 환불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같은 피해를 입었다는 학생들만 130여 명.

최근 학생들을 상대로 한 해외 봉사 활동이 늘고 있어 보다 각별한 주의와 검증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