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날의 불청객?!…‘베이징 비키니’를 아십니까?

입력 2019.07.30 (08:20) 수정 2019.07.30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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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이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습니다.

무더위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휩쓸고 있죠.

중국도 마찬가집니다.

수도 베이징 등에선 연일 35도 안팎을 넘나드는 찜통 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자, 이렇게 더운 날씨면 중국에서 등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베이징 비키니'로 불리는 중년 남성들입니다.

더우니까 중년 남성들이 수영복인 비키니를 입고 다니는 모습인가 하실텐데, 아닙니다.

바로 이 모습입니다.

조금이라도 시원하려고 비키니 수영복처럼 상의를 들추고 배를 드러낸 모습, 이 모습입니다.

이렇게 비키니를 입은 모습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상의를 입은 채로 배만 드러낸 모습 뿐만 아니라 아예 상의를 벗은 사람까지도 베이징 비키니로 불립니다.

시청자 분들 중에서도 중국 여행을 하셨다면 이런 중국인, 한 번쯤 본 적 있으시죠?

저 역시 그런데, 처음 볼 때 참 당황스러웠습니다.

베이징 비키니라는 이름은 이런 모습이 당황스럽기도 하고 또 인상적이기도 해서 외국인들이 붙인 이름이라고 전해집니다.

이 베이징 비키니가 요새 중국에서 말 그대로 뜨거운 논란 거립니다.

중국 정부가 단속을 벌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단속을 시작한 도시는 베이징 인근의 도시 텐진시, 산둥성의 성도 지난시 후베이성의 스옌시 등입니다.

도시의 미관을 해치고,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든다는 겁니다.

지난시는 베이징비키니를 단속하면서 구두 경고해도 듣지 않으면 급기야 이름과 사진을 공개해 망신까지 줬습니다.

후베이성의 스옌시도 이렇게 공개된 장소의 게시판에 써붙였습니다.

사실 이 단속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베이징을 포함한 중국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몇 년전부터 시작됐는데,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에 단속은 정점에 달했습니다.

단속 구호가 이렇습니다.

"문명의 겉옷을 입어라"

그래서 과거 일부 도시는 베이징 비키니 남성들에게 '문명'이라는 적힌 티셔츠를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옷차림을 단속하다보니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집니다.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5월에 텐진시의 남성이 마트에서 웃통을 벗고 장을 봤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단속원으로부터 옷을 입으라는 명령을 받았다가 거부하자 파출소로 연행되기까지 했습니다.

당연히 벌금도 부과받았습니다.

베이징 비키니 남성들에게 부과되는 벌금은 적게는 우리 돈으로 9천 원에서 많게는 3만 원 내외입니다.

단속을 벌이는 이른바 '2선 도시'들, 그러니까 경제규모가 베이징, 상하이만큼은 아니지만 규모가 제법 큰 도시의 근로자 평균 월급여가 우리 돈 90만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결코 작은 액수가 아닙니다.

당사자들의 반발이 커질 수밖에 없겠죠.

더워서 드러내는데 벌금까지 내야 하나, 또 옷을 입으면 문명인이고 안 입으면 원시인인가하는 불만들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습니다.

물론 베이징비키니 차림 단속을 찬성하는 목소리도 중국 내에선 있습니다.

중국인은 물론 특히 외국인들에게 낯설고 불편한 느낌을 준다는 겁니다.

중국을 방문한 한 외국인 관광객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외국인 관광객 : "배를 내놓고 다니는 게 너무 대담한 것 같아요. 외국인들이 셔츠를 벗고 돌아다닌다면 무례하다고 하겠죠."]

단속은 시작됐지만, 효과가 있을 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사람의 옷차림 가지고 법을 적용한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좀 무리한 거 아닌가 하는 겁니다.

특히 언제부턴지는 모르지만, 습관처럼 베어있는 행태를 단번에 바꾸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더구나 일부 중국인들은 배를 중심으로 열이 모이기 때문에 배를 드러내면 열이 빠져나간다는 강한 믿음이 있어서, 베이징 비키니, 쉽게 사라지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어찌됐든 중국의 국제적 위상과 경제 수준이 올라갔고 시민의식도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베이징비키니는 결국 자연스럽게 없어질 것이라는 여론과 분석이 현지에서는 우세한 분위깁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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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운 날의 불청객?!…‘베이징 비키니’를 아십니까?
    • 입력 2019-07-30 08:22:15
    • 수정2019-07-30 08:29:34
    아침뉴스타임
장마철이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습니다.

무더위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휩쓸고 있죠.

중국도 마찬가집니다.

수도 베이징 등에선 연일 35도 안팎을 넘나드는 찜통 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자, 이렇게 더운 날씨면 중국에서 등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베이징 비키니'로 불리는 중년 남성들입니다.

더우니까 중년 남성들이 수영복인 비키니를 입고 다니는 모습인가 하실텐데, 아닙니다.

바로 이 모습입니다.

조금이라도 시원하려고 비키니 수영복처럼 상의를 들추고 배를 드러낸 모습, 이 모습입니다.

이렇게 비키니를 입은 모습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상의를 입은 채로 배만 드러낸 모습 뿐만 아니라 아예 상의를 벗은 사람까지도 베이징 비키니로 불립니다.

시청자 분들 중에서도 중국 여행을 하셨다면 이런 중국인, 한 번쯤 본 적 있으시죠?

저 역시 그런데, 처음 볼 때 참 당황스러웠습니다.

베이징 비키니라는 이름은 이런 모습이 당황스럽기도 하고 또 인상적이기도 해서 외국인들이 붙인 이름이라고 전해집니다.

이 베이징 비키니가 요새 중국에서 말 그대로 뜨거운 논란 거립니다.

중국 정부가 단속을 벌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단속을 시작한 도시는 베이징 인근의 도시 텐진시, 산둥성의 성도 지난시 후베이성의 스옌시 등입니다.

도시의 미관을 해치고,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든다는 겁니다.

지난시는 베이징비키니를 단속하면서 구두 경고해도 듣지 않으면 급기야 이름과 사진을 공개해 망신까지 줬습니다.

후베이성의 스옌시도 이렇게 공개된 장소의 게시판에 써붙였습니다.

사실 이 단속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베이징을 포함한 중국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몇 년전부터 시작됐는데,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에 단속은 정점에 달했습니다.

단속 구호가 이렇습니다.

"문명의 겉옷을 입어라"

그래서 과거 일부 도시는 베이징 비키니 남성들에게 '문명'이라는 적힌 티셔츠를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옷차림을 단속하다보니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집니다.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5월에 텐진시의 남성이 마트에서 웃통을 벗고 장을 봤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단속원으로부터 옷을 입으라는 명령을 받았다가 거부하자 파출소로 연행되기까지 했습니다.

당연히 벌금도 부과받았습니다.

베이징 비키니 남성들에게 부과되는 벌금은 적게는 우리 돈으로 9천 원에서 많게는 3만 원 내외입니다.

단속을 벌이는 이른바 '2선 도시'들, 그러니까 경제규모가 베이징, 상하이만큼은 아니지만 규모가 제법 큰 도시의 근로자 평균 월급여가 우리 돈 90만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결코 작은 액수가 아닙니다.

당사자들의 반발이 커질 수밖에 없겠죠.

더워서 드러내는데 벌금까지 내야 하나, 또 옷을 입으면 문명인이고 안 입으면 원시인인가하는 불만들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습니다.

물론 베이징비키니 차림 단속을 찬성하는 목소리도 중국 내에선 있습니다.

중국인은 물론 특히 외국인들에게 낯설고 불편한 느낌을 준다는 겁니다.

중국을 방문한 한 외국인 관광객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외국인 관광객 : "배를 내놓고 다니는 게 너무 대담한 것 같아요. 외국인들이 셔츠를 벗고 돌아다닌다면 무례하다고 하겠죠."]

단속은 시작됐지만, 효과가 있을 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사람의 옷차림 가지고 법을 적용한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좀 무리한 거 아닌가 하는 겁니다.

특히 언제부턴지는 모르지만, 습관처럼 베어있는 행태를 단번에 바꾸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더구나 일부 중국인들은 배를 중심으로 열이 모이기 때문에 배를 드러내면 열이 빠져나간다는 강한 믿음이 있어서, 베이징 비키니, 쉽게 사라지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어찌됐든 중국의 국제적 위상과 경제 수준이 올라갔고 시민의식도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베이징비키니는 결국 자연스럽게 없어질 것이라는 여론과 분석이 현지에서는 우세한 분위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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