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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부하지 않고 신경세포 본다’…“획기적 암진단 가능”
입력 2019.08.01 (12:01) 취재K
‘해부하지 않고 신경세포 본다’…“획기적 암진단 가능”
■ 현미경만으로 물고기 뇌신경망을 본다?


암막커튼이 내려져 있는 단출한 실험실에 들어서면 수 십개 렌즈들이 꽂혀 있는
실험대가 눈에 들어옵니다. 이곳에서 시분해 홀로그램 현미경을 활용한 실험이 한창입니다.

시분해 홀로그램 현미경이란 용어 자체가 생소합니다. 홀로그램 현미경은 레이저광 2개가 서로 만나면 발생하는 빛의 파장 대역에 따른 간섭효과를 이용해 빛의 진폭 등을 파악합니다. 여기에다, 시분해 홀로그램 현미경은 시간을 분해한다는 개념이 더해져 간섭의 길이가 10마이크로미터(㎛)정도로 매우 짧은 광원을 이용해서 특정 깊이만 한정해서 원하는 데이터를 얻을 수 있습니다.

■ 레이저 내뿜고 스캐닝 거울로 돌리고


일단, 실험용 물고기 '제브라피쉬'를 실험대에 올려놓고 레이저박스에서 빛을 발사합니다. 이렇게 나온 빛은 수십 개 렌즈를 따라 움직이게 됩니다.


이때, 중요한 기술이 바로 스캐닝 거울입니다. 거울이 빠르게 회전하면서 빛의 각도를 맞춰 카메라 쪽으로 빛을 내보내 영상을 얻을 수 있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덕분에 정밀관찰이 가능해지는 겁니다.


이번 실험에 참여한 김문석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조교수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김 교수는 "많은 각도의 빛을 빠르게 얻고 그만큼 많은 정보를 획득할 수가 있기 때문에 빛의 파면 왜곡을 정확하게 찾아낼 수가 있다"며 "기존 기술을 이용하면 1초당 10장 정도 얻을 수 있었던 것에 비해 스캐닝 거울을 활용하니 획득 속도를 초당 500장 이상으로 증가시킬 수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 더이상 해부는 없다


어류 등 모든 동물은 크면서 조직자체가 복잡해지면서 레이저 빛이 통과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제브라피시 같은 경우에도 부화한 지 일주일 이내라면 뇌 부분에 형광물질을 발라 관찰할 수 있지만 2, 3주 정도 성장하게 되면 레이저를 비춘다고 해도 빛이 굴절되면서 정밀한 관찰이 불가능한 겁니다. 그래서 일정 기간 성장한 제브라피시는 해부를 통해서만 신경망 관찰이 그나마 가능했었던 겁니다.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진 거죠. 현미경만으로도 뇌신경망 구조를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 뇌신경과학 한 발 더 '도약'… 반도체 정밀 측정까지 '가능'

아직, 실험용 쥐를 이용해서 검증하는 단계까지도 미치지 못했지만 해당 기술이 상용화가 되면 일상생활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요?


해당 연구를 이끈 최원식 기초과학연구원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부연구단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일단 뇌를 열어보지 않고도 뇌 신경조직망이 어떻게 연결돼 움직이지는 볼 수 있다는 게 광학 분야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며 " 적층형으로 만들어진 반도체를 측정을 하기에도 좋다"는 겁니다.

쉽게 말하자면, 지금까지는 이미 염증이 생겨 부풀어 오른 용종을 발견하는 정도였다면 이 기술이 도입되면 육안으로 볼 수 없는 세포 수준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암 진단도 획기적으로 빨라진다는 겁니다.

2년 반 정도 진행한 이번 연구는 지난달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습니다.

일본 규제 몽니에 국내에서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한다는 게 국가 산업 기반을 다지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는 지금, 외계어만큼이나 낯설었지만 뇌 신경과학계에서 들려온 성과가 고마웠습니다.
  • ‘해부하지 않고 신경세포 본다’…“획기적 암진단 가능”
    • 입력 2019.08.01 (12:01)
    취재K
‘해부하지 않고 신경세포 본다’…“획기적 암진단 가능”
■ 현미경만으로 물고기 뇌신경망을 본다?


암막커튼이 내려져 있는 단출한 실험실에 들어서면 수 십개 렌즈들이 꽂혀 있는
실험대가 눈에 들어옵니다. 이곳에서 시분해 홀로그램 현미경을 활용한 실험이 한창입니다.

시분해 홀로그램 현미경이란 용어 자체가 생소합니다. 홀로그램 현미경은 레이저광 2개가 서로 만나면 발생하는 빛의 파장 대역에 따른 간섭효과를 이용해 빛의 진폭 등을 파악합니다. 여기에다, 시분해 홀로그램 현미경은 시간을 분해한다는 개념이 더해져 간섭의 길이가 10마이크로미터(㎛)정도로 매우 짧은 광원을 이용해서 특정 깊이만 한정해서 원하는 데이터를 얻을 수 있습니다.

■ 레이저 내뿜고 스캐닝 거울로 돌리고


일단, 실험용 물고기 '제브라피쉬'를 실험대에 올려놓고 레이저박스에서 빛을 발사합니다. 이렇게 나온 빛은 수십 개 렌즈를 따라 움직이게 됩니다.


이때, 중요한 기술이 바로 스캐닝 거울입니다. 거울이 빠르게 회전하면서 빛의 각도를 맞춰 카메라 쪽으로 빛을 내보내 영상을 얻을 수 있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덕분에 정밀관찰이 가능해지는 겁니다.


이번 실험에 참여한 김문석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조교수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김 교수는 "많은 각도의 빛을 빠르게 얻고 그만큼 많은 정보를 획득할 수가 있기 때문에 빛의 파면 왜곡을 정확하게 찾아낼 수가 있다"며 "기존 기술을 이용하면 1초당 10장 정도 얻을 수 있었던 것에 비해 스캐닝 거울을 활용하니 획득 속도를 초당 500장 이상으로 증가시킬 수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 더이상 해부는 없다


어류 등 모든 동물은 크면서 조직자체가 복잡해지면서 레이저 빛이 통과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제브라피시 같은 경우에도 부화한 지 일주일 이내라면 뇌 부분에 형광물질을 발라 관찰할 수 있지만 2, 3주 정도 성장하게 되면 레이저를 비춘다고 해도 빛이 굴절되면서 정밀한 관찰이 불가능한 겁니다. 그래서 일정 기간 성장한 제브라피시는 해부를 통해서만 신경망 관찰이 그나마 가능했었던 겁니다.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진 거죠. 현미경만으로도 뇌신경망 구조를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 뇌신경과학 한 발 더 '도약'… 반도체 정밀 측정까지 '가능'

아직, 실험용 쥐를 이용해서 검증하는 단계까지도 미치지 못했지만 해당 기술이 상용화가 되면 일상생활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요?


해당 연구를 이끈 최원식 기초과학연구원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부연구단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일단 뇌를 열어보지 않고도 뇌 신경조직망이 어떻게 연결돼 움직이지는 볼 수 있다는 게 광학 분야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며 " 적층형으로 만들어진 반도체를 측정을 하기에도 좋다"는 겁니다.

쉽게 말하자면, 지금까지는 이미 염증이 생겨 부풀어 오른 용종을 발견하는 정도였다면 이 기술이 도입되면 육안으로 볼 수 없는 세포 수준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암 진단도 획기적으로 빨라진다는 겁니다.

2년 반 정도 진행한 이번 연구는 지난달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습니다.

일본 규제 몽니에 국내에서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한다는 게 국가 산업 기반을 다지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는 지금, 외계어만큼이나 낯설었지만 뇌 신경과학계에서 들려온 성과가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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