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사라진 블랙박스, 내 차는 어땠을까…공항 사설주차대행 불법 기승

입력 2019.08.01 (21:23) 수정 2019.08.01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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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장K, 오늘(1일)은 인천공항의 불법 주차대행서비스를 고발합니다.

여행에서 돌아왔더니 주차를 맡긴 차의 주행거리가 무려 100킬로미터나 늘어나있다면 어떨까요?

차를 마음대로 이용했다는건데, 그래서 KBS취재팀이 실제 주차를 맡기고 확인해봤습니다.

현장K, 김수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조끼 차림으로 서성이는 사람들, 사설 주차업체 직원들입니다.

주차구역까지 찾아가야 하는 공식업체보다 더 편리하다며, 호객에 나섭니다.

[사설 주차 대행 직원/음성변조 : "여기 맡기시면 돌아오시는 날에 나오는 (입국장) 문 앞까지 차량을 갖다드리는 거예요."]

신혼여행길에 사설업체에 차를 맡겼던 윤 모 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주행거리가 100킬로미터나 늘어나 블랙박스를 봤더니, 누군가 차를 함부로 쓴 겁니다.

[윤○○/피해자/음성변조 : "완전 자기 차처럼 마트에 가서 물건을 사 갖고 끌고 가더라고요. 돈은 돈대로 손님한테 받고, 차는 차대로 마음대로 쓰고..."]

주차장에 차를 제대로 댔는지 의심한 또다른 이용객.

블랙박스 기록이 싹 사라져있었다고 말합니다.

[피해자/음성변조 : "(주차 대행 이후) 제 차가 약간 이상해서 블랙박스 점검 받으러 갔더니 모든 자료가 삭제돼 있다고 하더라고요, 전체가 다."]

실태가 어떤지, 주차를 맡긴 차를 직접 따라가봤습니다.

어디에 주차하냐 묻자, 직원은 답을 얼버무립니다.

[사설 주차 대행/음성변조 : "장기주차장은 만차고요. 공항 땅 벗어나서 바로 거기니까 먼 건 아니에요."]

맡긴 차는 어떻게 될까.

과속방지턱을 무시한 채 그대로 질주하는 차량.

[취재 차량 운전자 : "지금 (시속) 110㎞예요."]

신호 위반도 서슴지 않습니다.

15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문 닫은 식당 뒷편, 공터였습니다.

공항 주변 빈 땅이 사설업체가 세워둔 차량으로 가득합니다.

인천공항에서 1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한 염전입니다.

이런 곳에도 주차대행을 맡긴 차들이 방치돼 있는데요.

일부 차량은 문이 잠겨져있지 않아 도난 위험까지 있습니다.

시간에 쫓겨 차량을 급히 인도하다보니, 접촉 사고도 빈번합니다.

["정차 중인 차가 나오면서 지나가던 차량이랑 (그것도 사설이고?) 둘 다 사설이고요. (과속을 하니까. 빨리 갖다줘야 하니까.)"]

인천공항의 공식 주차대행 업체는 한곳 뿐.

나머지 50~60곳은 다 불법입니다.

["야, 왜 찍어, 어?"]

단속반이 바로 옆에서 영업을 제지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습니다.

["네가 뭔데 나오라마라야, 이 XX야."]

단속요원 멱살을 잡고 주먹까지 휘두르는데도, 강력한 처벌 수단은 없습니다.

[김종도/인천국제공항공사 교통서비스팀장 : "직접적인 행정적 단속 권한이 없기 때문에 사설 주차대행을 근절시키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난해 1만 6천 건을 적발했지만, 단속을 비웃듯 오늘도 불법 영업은 진행중입니다.

현장K 김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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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K] 사라진 블랙박스, 내 차는 어땠을까…공항 사설주차대행 불법 기승
    • 입력 2019-08-01 21:27:13
    • 수정2019-08-01 21:38:06
    뉴스 9
[앵커]

현장K, 오늘(1일)은 인천공항의 불법 주차대행서비스를 고발합니다.

여행에서 돌아왔더니 주차를 맡긴 차의 주행거리가 무려 100킬로미터나 늘어나있다면 어떨까요?

차를 마음대로 이용했다는건데, 그래서 KBS취재팀이 실제 주차를 맡기고 확인해봤습니다.

현장K, 김수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조끼 차림으로 서성이는 사람들, 사설 주차업체 직원들입니다.

주차구역까지 찾아가야 하는 공식업체보다 더 편리하다며, 호객에 나섭니다.

[사설 주차 대행 직원/음성변조 : "여기 맡기시면 돌아오시는 날에 나오는 (입국장) 문 앞까지 차량을 갖다드리는 거예요."]

신혼여행길에 사설업체에 차를 맡겼던 윤 모 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주행거리가 100킬로미터나 늘어나 블랙박스를 봤더니, 누군가 차를 함부로 쓴 겁니다.

[윤○○/피해자/음성변조 : "완전 자기 차처럼 마트에 가서 물건을 사 갖고 끌고 가더라고요. 돈은 돈대로 손님한테 받고, 차는 차대로 마음대로 쓰고..."]

주차장에 차를 제대로 댔는지 의심한 또다른 이용객.

블랙박스 기록이 싹 사라져있었다고 말합니다.

[피해자/음성변조 : "(주차 대행 이후) 제 차가 약간 이상해서 블랙박스 점검 받으러 갔더니 모든 자료가 삭제돼 있다고 하더라고요, 전체가 다."]

실태가 어떤지, 주차를 맡긴 차를 직접 따라가봤습니다.

어디에 주차하냐 묻자, 직원은 답을 얼버무립니다.

[사설 주차 대행/음성변조 : "장기주차장은 만차고요. 공항 땅 벗어나서 바로 거기니까 먼 건 아니에요."]

맡긴 차는 어떻게 될까.

과속방지턱을 무시한 채 그대로 질주하는 차량.

[취재 차량 운전자 : "지금 (시속) 110㎞예요."]

신호 위반도 서슴지 않습니다.

15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문 닫은 식당 뒷편, 공터였습니다.

공항 주변 빈 땅이 사설업체가 세워둔 차량으로 가득합니다.

인천공항에서 1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한 염전입니다.

이런 곳에도 주차대행을 맡긴 차들이 방치돼 있는데요.

일부 차량은 문이 잠겨져있지 않아 도난 위험까지 있습니다.

시간에 쫓겨 차량을 급히 인도하다보니, 접촉 사고도 빈번합니다.

["정차 중인 차가 나오면서 지나가던 차량이랑 (그것도 사설이고?) 둘 다 사설이고요. (과속을 하니까. 빨리 갖다줘야 하니까.)"]

인천공항의 공식 주차대행 업체는 한곳 뿐.

나머지 50~60곳은 다 불법입니다.

["야, 왜 찍어, 어?"]

단속반이 바로 옆에서 영업을 제지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습니다.

["네가 뭔데 나오라마라야, 이 XX야."]

단속요원 멱살을 잡고 주먹까지 휘두르는데도, 강력한 처벌 수단은 없습니다.

[김종도/인천국제공항공사 교통서비스팀장 : "직접적인 행정적 단속 권한이 없기 때문에 사설 주차대행을 근절시키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난해 1만 6천 건을 적발했지만, 단속을 비웃듯 오늘도 불법 영업은 진행중입니다.

현장K 김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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