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장관, ‘백색국가 제외 결정’ 뒤 설전

입력 2019.08.02 (13:35) 수정 2019.08.02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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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백색국가 제외 결정을 강행한 가운데, 오늘 국제회의장에서 만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이 문제를 두고 설전을 벌였습니다.


만남부터 냉랭했습니다. 강 장관과 고노 외무상은 현지시간 오늘 오전 태국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아세안+3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아세안+3은 아세안 10개국과 한국·중국·일본이 설립한 국제회의체입니다. 외교장관들은 서로 인사를 나눈 뒤 기념사진을 촬영했는데 강 장관과 고노 외무상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사이에 두고 서서 마주치지 않았습니다.

이어 두 사람은 회의 테이블로 걸어왔는데, 강 장관이 먼저 고노 외무상을 무시한 채 걸어나갔습니다. 이후 고노 외무상이 걸어왔습니다. 두 사람 모두 굳은 표정이었습니다.


그리고 시작된 회의. 포문은 강 장관이 먼저 열었습니다. 강 장관은 모두 발언에서 오늘 일본의 백색국가 배제 조치에 대해 "엄중히 우려한다"며 일본 측에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강 장관은 "일본이 오늘 아침 포괄적인 수출우대 조치를 받는 무역 상대국 목록에서 한국을 일방적이고 임의적인 방법으로 제외했다는 데 관심을 환기하고 싶다"고 말한 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지역에서 차별이 없고, 공정하고 자유로운 무역을 확대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에 방해를 받지 않도록 하자"고 강조했습니다.

강 장관은 또 아세안 지역 내 더 자유롭고 공정한 교역 시스템을 위한 토대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이 점에서 주요 교역 파트너 간 커지는 무역 갈등에 대해 지난달 31일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표현된 아세안 외교장관들의 우려에 전적으로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고노 다로 외무상은 일본의 조치는 국제 규범에 문제가 없다고 정면으로 비판했습니다. 다른 모두 발언을 하는 동안은 원고를 읽던 고노 외무상은 한국에 대한 메시지를 이야기하면서부터는 정면을 바라보며 강조하듯 말했습니다.

고노 외무상은 먼저 "아세안 국가들로부터 우리의 수출 관리 조치에 대한 불만을 듣지 못했다"며 "강경화 장관의 불만이 무슨 근거로 한 말인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고노 외무상은 "한국은 아세안 국가들과 함께 동등한 지위를 누리게 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백색국가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아세안 국가들은 불만이 없는데, 왜 유독 한국만 일본의 조치에 대해 불만을 표명하냐는 겁니다.

그러면서 "일본의 조치는 완벽하게 자유무역체제에 부합하는 합법 조치"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일본의 필수적이고 합법적인 수출통제에 대한 검토는 세계무역기구(WTO) 협정과 관련 규정과 양립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민감한 재화와 기술의 수출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일본의 책임"이라며 "앞으로 이와 관련한 다른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아세안 국가 중 한 곳이 비공개 회의 중에 일본에 대한 비판에 동참했습니다.

이 나라 외교 장관은 "고노 외무상이 아세안 나라와 다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고 했는데, 이걸 통해서 우리가 화이트리스트가 아닌 걸 처음 알았다"면서 "아세안 동아시아 지역 경제 통합을 위해서 신뢰 구축이 중요하고 그런 차원에서 화이트리스트를 확대해야지 축소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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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 외교장관, ‘백색국가 제외 결정’ 뒤 설전
    • 입력 2019-08-02 13:35:18
    • 수정2019-08-02 19:03:21
    취재K
일본이 백색국가 제외 결정을 강행한 가운데, 오늘 국제회의장에서 만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이 문제를 두고 설전을 벌였습니다.


만남부터 냉랭했습니다. 강 장관과 고노 외무상은 현지시간 오늘 오전 태국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아세안+3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아세안+3은 아세안 10개국과 한국·중국·일본이 설립한 국제회의체입니다. 외교장관들은 서로 인사를 나눈 뒤 기념사진을 촬영했는데 강 장관과 고노 외무상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사이에 두고 서서 마주치지 않았습니다.

이어 두 사람은 회의 테이블로 걸어왔는데, 강 장관이 먼저 고노 외무상을 무시한 채 걸어나갔습니다. 이후 고노 외무상이 걸어왔습니다. 두 사람 모두 굳은 표정이었습니다.


그리고 시작된 회의. 포문은 강 장관이 먼저 열었습니다. 강 장관은 모두 발언에서 오늘 일본의 백색국가 배제 조치에 대해 "엄중히 우려한다"며 일본 측에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강 장관은 "일본이 오늘 아침 포괄적인 수출우대 조치를 받는 무역 상대국 목록에서 한국을 일방적이고 임의적인 방법으로 제외했다는 데 관심을 환기하고 싶다"고 말한 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지역에서 차별이 없고, 공정하고 자유로운 무역을 확대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에 방해를 받지 않도록 하자"고 강조했습니다.

강 장관은 또 아세안 지역 내 더 자유롭고 공정한 교역 시스템을 위한 토대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이 점에서 주요 교역 파트너 간 커지는 무역 갈등에 대해 지난달 31일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표현된 아세안 외교장관들의 우려에 전적으로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고노 다로 외무상은 일본의 조치는 국제 규범에 문제가 없다고 정면으로 비판했습니다. 다른 모두 발언을 하는 동안은 원고를 읽던 고노 외무상은 한국에 대한 메시지를 이야기하면서부터는 정면을 바라보며 강조하듯 말했습니다.

고노 외무상은 먼저 "아세안 국가들로부터 우리의 수출 관리 조치에 대한 불만을 듣지 못했다"며 "강경화 장관의 불만이 무슨 근거로 한 말인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고노 외무상은 "한국은 아세안 국가들과 함께 동등한 지위를 누리게 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백색국가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아세안 국가들은 불만이 없는데, 왜 유독 한국만 일본의 조치에 대해 불만을 표명하냐는 겁니다.

그러면서 "일본의 조치는 완벽하게 자유무역체제에 부합하는 합법 조치"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일본의 필수적이고 합법적인 수출통제에 대한 검토는 세계무역기구(WTO) 협정과 관련 규정과 양립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민감한 재화와 기술의 수출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일본의 책임"이라며 "앞으로 이와 관련한 다른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아세안 국가 중 한 곳이 비공개 회의 중에 일본에 대한 비판에 동참했습니다.

이 나라 외교 장관은 "고노 외무상이 아세안 나라와 다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고 했는데, 이걸 통해서 우리가 화이트리스트가 아닌 걸 처음 알았다"면서 "아세안 동아시아 지역 경제 통합을 위해서 신뢰 구축이 중요하고 그런 차원에서 화이트리스트를 확대해야지 축소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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