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비 적게 쓰고 오래사는 나라는?…우리나라는 17년간 ‘아픈’ 상태

입력 2019.08.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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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라는 말은 더 이상 새롭지 않다. 세계적인 미래학자들은 조만간 120세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것이다. 오래 살지만 노년에 질병이나 부상으로 병원 입원하는 기간이 길어진다면 삶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기대 수명 늘고 건강 수명 줄어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기대수명은 늘어나고 있지만, 건강 수명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최근 자료인 2017년 생명표에 따르면 2016년에 태어난 사람의 기대수명은 82.36세로 이전보다 늘었지만, 건강 수명은 64.9세로 줄어들었다. 2014년의 건강 수명은 65.2세였고 2012년은 65.7세였다.


대략 노년의 17년 정도를 아픈 상태로 보내게 된다는 뜻이다. 유병 기간은 여성이 20년으로 남성의 14년보다 6년 정도 긴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다면 건강하게 오래 사는 방법은 무엇일까? 상식적으로 건강 검진을 자주 받고 크고 작은 질병이 발견될 때마다 치료하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세계보건기구의 의료 보건비 지출 데이터를 보면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최근 미국의 경제 통계 시각화 웹사이트인 하우머치 닷넷이 세계 보건기구의 세계의료보건비 지출 자료와 세계 기대수명 통계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역에 따라 양자 사이의 상관관계는 들쭉날쭉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의료보건비 지출 1위, 건강 수명 70세도 안 돼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190여 개 회원국 가운데 1인당 연간 의료보건비 지출이 가장 많은 국가는 미국으로 9,900달러, 약 1100만 원에 달했다. 하지만 건강 수명은 70세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미의 코스타리카는 1인당 연간 의료보건비 지출이 889달러에 불과했지만 건강 수명은 70.9세를 기록했다. 이웃 국가인 캐나다도 1인당 연간 의료보건비가 4500달러로 미국의 절반도 안 됐지만, 건강수명은 73.2세로 북미 지역에서 가장 길었다.


또 아르헨티나, 쿠바, 멕시코, 페루는 1인당 연간 의료보건 지출비가 1000달러도 안 됐지만 건강 수명은 미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특히 쿠바의 연간 1인당 의료보건비 지출은 971달러였지만 건강 수명은 69.9세로 3위를 기록했다. 남미와 북미 지역만 놓고 보면 의료보건비 지출과 건강 수명과는 상관관계가 높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유럽 국가 건강 수명 가장 길어

건강 수명이 가장 긴 지역은 유럽으로 나타났다. 덴마크, 노르웨이, 스위스, 영국, 스페인 등 서부와 남부 유럽의 대부분 국가의 건강 수명은 70세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체코슬로바키아, 폴란드 등 동부 유럽 국가들은 서부 유럽보다 건강 수명이 상대적으로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에서 건강 수명이 가장 긴 국가는 스페인으로 73.8세로 조사됐고 스위스와 프랑스도 각각 73.5세와 73.4세로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국민소득이 높은 유럽의 경우 의료비 지출도 많았지만, 건강 수명도 대체로 긴 것으로 조사됐다.


유럽에서 1인당 연간 의료보건비 지출이 가장 많은 국가는 스위스로 9800달러에 달했다. 스위스는 의료보건비 지출도 높았고 건강 수명도 길었다. 반면 스페인은 의료보건비 지출이 2400달러로 스위스의 1/4 정도에 불과했지만, 건강 수명은 유럽에서 가장 길었다. 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도 의료보건비 지출이 1000-2000달러 사이로 상대적으로 적은 편에 속했지만, 건강 수명은 4000달러를 넘는 국가들과 비슷했다.

싱가포르 건강 수명 76.2세, 세계 최고

우리나라 1인당 연간 의료보건비 지출은 2000달러, 약 230만 원으로 조사됐다. 일본이 4200달러로 아시아에서 의료 보건비 지출이 가장 많고 싱가포르는 우리보다 조금 더 많은 2500달러로 집계됐다.

아시아에서 건강 수명이 가장 긴 국가는 싱가포르로 76.2 세를 기록했다. 싱가포르는 세계 보건기구 회원국 가운데 건강 수명이 가장 길었다. 아시아에서 의료보건비 지출이 가장 많은 일본은 건강수명이 74.8세 그리고 우리나라는 73세를 기록했다. (세계보건기구의 분석 자료라 우리 통계청의 자료와 다를 수 있지만 동일한 기준으로 세계 국가들을 분석한 것이라는 점에서는 비교 의미는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아프리카 건강 수명 70세 이상 국가 없어

아프리카에서 1인당 연간 의료보건비 지출이 가장 많은 국가는 세이셸로 597달러로 집계됐다. 하지만 아프리카 국가들 가운데 건강 수명이 70세를 넘는 국가는 없었다. 튀니지의 건강 수명이 66.3세로 가장 길었고 모리셔스와 세이셸인 65.8세와 65.7세로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아프리카 국가들 가운데 건강 수명이 50세 이하인 곳도 3곳이나 있었다. 세계보건기구는 아프리카 대부분의 국가에서 건강 수명이 60 이하인 것은 에이즈와 기타 전염병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호주 & 뉴질랜드 건강 수명 비슷

오세아니아 국가들 가운데 1인당 연간 의료보건비 지출이 가장 많은 국가는 호주였다. 호주의 지출은 5000달러로 뉴질랜드보다 1300달러 정도 더 많았다. 하지만 호주와 뉴질랜드의 건강 수명은 각각 73세와 72.8세로 거의 차이가 없었다. 오세아니아에서 건강 수명이 세 번째로 긴 국가는 66세를 기록한 사모아로 조사됐다.


세계보건기구는 국가별 의료보건비 지출은 개별 정부의 자료가 아니라 유엔과 세계보건기구의 활용 가능한 최근 데이터를 기준으로 분석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가에 따라 의료비 수준과 물가 등이 다르기 때문에 학술적인 정확한 비교 자료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식생활과 운동 등 건강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다양하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의료비 지출과 건강 수명의 관계를 보여주는 참고 자료의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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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비 적게 쓰고 오래사는 나라는?…우리나라는 17년간 ‘아픈’ 상태
    • 입력 2019-08-05 07:00:20
    취재K
100세 시대라는 말은 더 이상 새롭지 않다. 세계적인 미래학자들은 조만간 120세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것이다. 오래 살지만 노년에 질병이나 부상으로 병원 입원하는 기간이 길어진다면 삶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기대 수명 늘고 건강 수명 줄어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기대수명은 늘어나고 있지만, 건강 수명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최근 자료인 2017년 생명표에 따르면 2016년에 태어난 사람의 기대수명은 82.36세로 이전보다 늘었지만, 건강 수명은 64.9세로 줄어들었다. 2014년의 건강 수명은 65.2세였고 2012년은 65.7세였다.


대략 노년의 17년 정도를 아픈 상태로 보내게 된다는 뜻이다. 유병 기간은 여성이 20년으로 남성의 14년보다 6년 정도 긴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다면 건강하게 오래 사는 방법은 무엇일까? 상식적으로 건강 검진을 자주 받고 크고 작은 질병이 발견될 때마다 치료하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세계보건기구의 의료 보건비 지출 데이터를 보면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최근 미국의 경제 통계 시각화 웹사이트인 하우머치 닷넷이 세계 보건기구의 세계의료보건비 지출 자료와 세계 기대수명 통계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역에 따라 양자 사이의 상관관계는 들쭉날쭉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의료보건비 지출 1위, 건강 수명 70세도 안 돼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190여 개 회원국 가운데 1인당 연간 의료보건비 지출이 가장 많은 국가는 미국으로 9,900달러, 약 1100만 원에 달했다. 하지만 건강 수명은 70세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미의 코스타리카는 1인당 연간 의료보건비 지출이 889달러에 불과했지만 건강 수명은 70.9세를 기록했다. 이웃 국가인 캐나다도 1인당 연간 의료보건비가 4500달러로 미국의 절반도 안 됐지만, 건강수명은 73.2세로 북미 지역에서 가장 길었다.


또 아르헨티나, 쿠바, 멕시코, 페루는 1인당 연간 의료보건 지출비가 1000달러도 안 됐지만 건강 수명은 미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특히 쿠바의 연간 1인당 의료보건비 지출은 971달러였지만 건강 수명은 69.9세로 3위를 기록했다. 남미와 북미 지역만 놓고 보면 의료보건비 지출과 건강 수명과는 상관관계가 높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유럽 국가 건강 수명 가장 길어

건강 수명이 가장 긴 지역은 유럽으로 나타났다. 덴마크, 노르웨이, 스위스, 영국, 스페인 등 서부와 남부 유럽의 대부분 국가의 건강 수명은 70세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체코슬로바키아, 폴란드 등 동부 유럽 국가들은 서부 유럽보다 건강 수명이 상대적으로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에서 건강 수명이 가장 긴 국가는 스페인으로 73.8세로 조사됐고 스위스와 프랑스도 각각 73.5세와 73.4세로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국민소득이 높은 유럽의 경우 의료비 지출도 많았지만, 건강 수명도 대체로 긴 것으로 조사됐다.


유럽에서 1인당 연간 의료보건비 지출이 가장 많은 국가는 스위스로 9800달러에 달했다. 스위스는 의료보건비 지출도 높았고 건강 수명도 길었다. 반면 스페인은 의료보건비 지출이 2400달러로 스위스의 1/4 정도에 불과했지만, 건강 수명은 유럽에서 가장 길었다. 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도 의료보건비 지출이 1000-2000달러 사이로 상대적으로 적은 편에 속했지만, 건강 수명은 4000달러를 넘는 국가들과 비슷했다.

싱가포르 건강 수명 76.2세, 세계 최고

우리나라 1인당 연간 의료보건비 지출은 2000달러, 약 230만 원으로 조사됐다. 일본이 4200달러로 아시아에서 의료 보건비 지출이 가장 많고 싱가포르는 우리보다 조금 더 많은 2500달러로 집계됐다.

아시아에서 건강 수명이 가장 긴 국가는 싱가포르로 76.2 세를 기록했다. 싱가포르는 세계 보건기구 회원국 가운데 건강 수명이 가장 길었다. 아시아에서 의료보건비 지출이 가장 많은 일본은 건강수명이 74.8세 그리고 우리나라는 73세를 기록했다. (세계보건기구의 분석 자료라 우리 통계청의 자료와 다를 수 있지만 동일한 기준으로 세계 국가들을 분석한 것이라는 점에서는 비교 의미는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아프리카 건강 수명 70세 이상 국가 없어

아프리카에서 1인당 연간 의료보건비 지출이 가장 많은 국가는 세이셸로 597달러로 집계됐다. 하지만 아프리카 국가들 가운데 건강 수명이 70세를 넘는 국가는 없었다. 튀니지의 건강 수명이 66.3세로 가장 길었고 모리셔스와 세이셸인 65.8세와 65.7세로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아프리카 국가들 가운데 건강 수명이 50세 이하인 곳도 3곳이나 있었다. 세계보건기구는 아프리카 대부분의 국가에서 건강 수명이 60 이하인 것은 에이즈와 기타 전염병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호주 & 뉴질랜드 건강 수명 비슷

오세아니아 국가들 가운데 1인당 연간 의료보건비 지출이 가장 많은 국가는 호주였다. 호주의 지출은 5000달러로 뉴질랜드보다 1300달러 정도 더 많았다. 하지만 호주와 뉴질랜드의 건강 수명은 각각 73세와 72.8세로 거의 차이가 없었다. 오세아니아에서 건강 수명이 세 번째로 긴 국가는 66세를 기록한 사모아로 조사됐다.


세계보건기구는 국가별 의료보건비 지출은 개별 정부의 자료가 아니라 유엔과 세계보건기구의 활용 가능한 최근 데이터를 기준으로 분석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가에 따라 의료비 수준과 물가 등이 다르기 때문에 학술적인 정확한 비교 자료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식생활과 운동 등 건강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다양하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의료비 지출과 건강 수명의 관계를 보여주는 참고 자료의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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