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태어났는데 이름도 없이 키워”…한미연합연습 시작

입력 2019.08.05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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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태어났는데 이름도 없이 애 키운다"

오늘(5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하태경 의원이 한미 연합연습을 빗대어 표현한 겁니다. 그런데 실제로 꽤 적확한 비유입니다. 한미연합연습이 오늘 시작됐는데 아직 정식 이름이 없이 연습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한미가 같이 합의해서 해야 할 내용이기 때문에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름이 중요하기보다는 연합연습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전반기 연합연습에서는 '19-1 동맹'이라는 명칭을 썼는데 이번엔 '동맹'이라는 명칭은 쓰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회 국방위원회에 참석한 정경두 국방부 장관국회 국방위원회에 참석한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한미 연합연습 시작됐나?

한미 연합연습은 오늘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국방부는 아직 연습 시작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있습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오늘 정례 브리핑에서 "오늘부터 한미 연합훈련이 시작됐다는 보도에 대해 확인을 해 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전작권 전환을 위한 기본운영능력 검증을 위한 후반기 연합연습은 준비 중에 있다"고 답했습니다. 아직 시작한 게 아니라 사전 준비 단계라는 겁니다. 하지만 이 대답은 정경두 장관의 국회 국방위에서의 답변으로 곧바로 반박됐습니다. 정 장관은 한미 연합훈련이 오늘 시작됐느냐는 하태경 의원의 질의에 "네, 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연합연습이 시작됐는지에 대한 간단하고 명확한 답에 대해서도 국방부 장관과 대변인이 엇박자를 내고 있는 것입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최현수 국방부 대변인

정확하게는 이렇습니다. 한미 연합연습은 평시 상황을 가정한 위기관리연습과 전시 상황을 가정한 본 연습으로 구성됩니다. 오늘부터 5일간 위기관리연습이 진행되고 일요일인 11일부터 19일까지 본 연습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현수 대변인은 본 연습이 시작되는 11일부터가 진짜 한미 연합연습이 시작된다고 본 것이고 국방부 장관은 위기관리연습이 시작되는 오늘부터 연합연습이 시작되는 것으로 본 것입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IOC(한국군 기본운용능력) 검증을 위한 연합연습은 11일부터 시작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오늘부터 시작된 위기관리연습도 엄연히 한미가 같이 하는 훈련인 것도 맞습니다.

지나친 북한 의식?

한미 연합연습을 시작했는데 명칭도 정하지 않고 기간이나 내용도 정확히 알리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름도 정하지 않은 채로 애를 키우고 있다는 표현도 그래서 나왔을 겁니다. 이런 이유는 북한의 계속된 비난을 의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6일 조선중앙통신에서 "남한 당국자들이 세상 사람들 앞에서는 '평화의 악수'를 연출하며 공동선언이나 합의서 같은 문건을 만지작거리고 뒤돌아 앉아서는 최신 공격형 무기 반입과 합동군사연습 강행과 같은 이상한 짓을 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 바로 전날 북한은 77일 만에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미사일 발사가 남측을 향한 경고라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함께 연합연습을 하긴 해야 되는데 남북 관계를 고려해 북한의 강도 높은 비난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군 당국의 현재 상황으로 보입니다.


북한, 추가 도발할까?

한미 연합연습에 '이상한 짓'과 같은 강한 어조로 비난하고 있는 북한이 연습 기간에 추가 도발을 할까요? 일단 우리 군 당국은 추가 도발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감시 태세를 강화하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좀 더 내밀히 들어가면 상황은 조금 다른 것으로 보입니다. 군 관계자는 "훈련 기간에는 미군 감시 자산들이 한반도에 들어와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전력이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자 실제적인 도발은 오히려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훈련 기간 직전에 미사일이나 발사체를 쏘는 도발은 했지만, 막상 훈련 기간에 들어가면 오히려 도발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어쨌든 예측이 어려운 북한이 훈련 기간에도 추가 도발을 할 가능성도 열려 있기에 군 당국은 철저한 대비를 하고 있습니다. 한미 연합연습이 북미 실무협상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북한이 이미 언급한 만큼 북미 실무협상도 훈련이 끝난 이후에야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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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8-05 15:56:13
    취재K
"애 태어났는데 이름도 없이 애 키운다"

오늘(5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하태경 의원이 한미 연합연습을 빗대어 표현한 겁니다. 그런데 실제로 꽤 적확한 비유입니다. 한미연합연습이 오늘 시작됐는데 아직 정식 이름이 없이 연습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한미가 같이 합의해서 해야 할 내용이기 때문에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름이 중요하기보다는 연합연습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전반기 연합연습에서는 '19-1 동맹'이라는 명칭을 썼는데 이번엔 '동맹'이라는 명칭은 쓰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회 국방위원회에 참석한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한미 연합연습 시작됐나?

한미 연합연습은 오늘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국방부는 아직 연습 시작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있습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오늘 정례 브리핑에서 "오늘부터 한미 연합훈련이 시작됐다는 보도에 대해 확인을 해 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전작권 전환을 위한 기본운영능력 검증을 위한 후반기 연합연습은 준비 중에 있다"고 답했습니다. 아직 시작한 게 아니라 사전 준비 단계라는 겁니다. 하지만 이 대답은 정경두 장관의 국회 국방위에서의 답변으로 곧바로 반박됐습니다. 정 장관은 한미 연합훈련이 오늘 시작됐느냐는 하태경 의원의 질의에 "네, 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연합연습이 시작됐는지에 대한 간단하고 명확한 답에 대해서도 국방부 장관과 대변인이 엇박자를 내고 있는 것입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
정확하게는 이렇습니다. 한미 연합연습은 평시 상황을 가정한 위기관리연습과 전시 상황을 가정한 본 연습으로 구성됩니다. 오늘부터 5일간 위기관리연습이 진행되고 일요일인 11일부터 19일까지 본 연습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현수 대변인은 본 연습이 시작되는 11일부터가 진짜 한미 연합연습이 시작된다고 본 것이고 국방부 장관은 위기관리연습이 시작되는 오늘부터 연합연습이 시작되는 것으로 본 것입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IOC(한국군 기본운용능력) 검증을 위한 연합연습은 11일부터 시작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오늘부터 시작된 위기관리연습도 엄연히 한미가 같이 하는 훈련인 것도 맞습니다.

지나친 북한 의식?

한미 연합연습을 시작했는데 명칭도 정하지 않고 기간이나 내용도 정확히 알리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름도 정하지 않은 채로 애를 키우고 있다는 표현도 그래서 나왔을 겁니다. 이런 이유는 북한의 계속된 비난을 의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6일 조선중앙통신에서 "남한 당국자들이 세상 사람들 앞에서는 '평화의 악수'를 연출하며 공동선언이나 합의서 같은 문건을 만지작거리고 뒤돌아 앉아서는 최신 공격형 무기 반입과 합동군사연습 강행과 같은 이상한 짓을 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 바로 전날 북한은 77일 만에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미사일 발사가 남측을 향한 경고라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함께 연합연습을 하긴 해야 되는데 남북 관계를 고려해 북한의 강도 높은 비난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군 당국의 현재 상황으로 보입니다.


북한, 추가 도발할까?

한미 연합연습에 '이상한 짓'과 같은 강한 어조로 비난하고 있는 북한이 연습 기간에 추가 도발을 할까요? 일단 우리 군 당국은 추가 도발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감시 태세를 강화하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좀 더 내밀히 들어가면 상황은 조금 다른 것으로 보입니다. 군 관계자는 "훈련 기간에는 미군 감시 자산들이 한반도에 들어와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전력이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자 실제적인 도발은 오히려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훈련 기간 직전에 미사일이나 발사체를 쏘는 도발은 했지만, 막상 훈련 기간에 들어가면 오히려 도발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어쨌든 예측이 어려운 북한이 훈련 기간에도 추가 도발을 할 가능성도 열려 있기에 군 당국은 철저한 대비를 하고 있습니다. 한미 연합연습이 북미 실무협상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북한이 이미 언급한 만큼 북미 실무협상도 훈련이 끝난 이후에야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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