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어디선가 뚫어지게 쳐다보는 눈초리가…

입력 2019.08.05 (16:19) 수정 2019.08.0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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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미국 동부 매사추세츠주의 고급주택가 뉴튼(Newton) 지역에서 평소와 다름없이 자전거로 출근 중이던 존 무어(John Moore)는 어디선가 자신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듯한 눈초리를 느꼈다.

바로 도로변 하수구에서 어린 래쿤(미국너구리) 한 마리가 하수구 뚜껑에 머리가 끼여 옴짝달싹 못 하는 채로 언제부터인지도 모르게 매달려서 쳐다보고 있었던 것.

탈진 상태의 래쿤을 발견한 무어는 즉시 물을 준 뒤 뉴튼 지역 소방서에 긴급 구조 요청을 넣었다.


잠시 후 정복 차림을 한 소방대원들과 경찰관들이 도착했고, 주민들과 함께 본격 구조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비누 거품과 물만으로 금세 해결될 것으로 예상했던 작업은 래쿤의 계속되는 저항으로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주기적으로 래쿤에게 물을 주고, 산소도 공급하면서 달래보려 했지만, 전혀 소용이 없었다.


더는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판단한 구조대는 급기야 하수구 마개를 통째로 떼어내 풀밭에 내려놓고 수의사와 동물전문구조대를 불렀다. 그리고 래쿤에게 진정제를 투여한 끝에 가까스로 머리를 빼낼 수 있었다.


이 구조작업을 보도한 워싱턴포스트지에 따르면 구조대는 래쿤을 붕대로 칭칭 감아 빼내 보려고 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했지만 여의치 않자 진정제 투여를 결정했다고. 결국, 두 시간여에 걸친 사투(?) 끝에 래쿤은 하수구 뚜껑으로부터 자유의 몸이 될 수 있었다.


구조한 래쿤을 동물보호소에 인계한 뉴튼 소방서는 트위터에 "언제나 네 발 달린 친구들을 도울 용의가 있다"며 "그러나 꽤 힘든 작업이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최근 이처럼 래쿤이 하수구 뚜껑에 끼어서 구조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먹이를 씻어서 먹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완웅(浣熊)이라고도 불리는 미국너구리 래쿤은 잡식성이어서 종종 먹이를 찾으러 하수구에 들어간다고 한다.

동물전문매체 더도도(The DoDo)가 보도한 다른 래쿤 구조 영상(https://www.youtube.com/watch?v=51_9r6aj570)

뉴튼 소방서의 책임자인 에릭 프릭케 서장도 래쿤 구조는 처음 있는 일이었지만 최근에는 하수구에서 길을 잃은 새끼 칠면조들을 구한 적도 있었다며 별의별 요청이 다 들어온다고 밝혔다.

한편 소방관과 경찰, 주민 등 사람 8명과 구급차 기사의 노력은 물론이고 많은 양의 비누와 물을 들여 해방된 래쿤은 24시간 동안 보호소에서 보살핌을 받은 후 하루 만에 자연으로 돌아갔다.

동물구조대 Waltham Animal Control(https://www.city.waltham.ma.us/animal-control) 측은 방사 영상을 공개하면서 래쿤이 나무를 오르다 잠시 멈춰 서 구조대를 쳐다보는 모습이 마치 감사 인사를 전하려는 것 같았다고 밝혔다.


SNS상에서는 지금까지도 이번 구조작업을 놓고 생명에 대한 당국의 헌신적인 대응과 노력에 감동했다는 격려의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지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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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근길 어디선가 뚫어지게 쳐다보는 눈초리가…
    • 입력 2019-08-05 16:19:34
    • 수정2019-08-05 16:22:55
    취재K
지난 1일 미국 동부 매사추세츠주의 고급주택가 뉴튼(Newton) 지역에서 평소와 다름없이 자전거로 출근 중이던 존 무어(John Moore)는 어디선가 자신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듯한 눈초리를 느꼈다. 바로 도로변 하수구에서 어린 래쿤(미국너구리) 한 마리가 하수구 뚜껑에 머리가 끼여 옴짝달싹 못 하는 채로 언제부터인지도 모르게 매달려서 쳐다보고 있었던 것. 탈진 상태의 래쿤을 발견한 무어는 즉시 물을 준 뒤 뉴튼 지역 소방서에 긴급 구조 요청을 넣었다. 잠시 후 정복 차림을 한 소방대원들과 경찰관들이 도착했고, 주민들과 함께 본격 구조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비누 거품과 물만으로 금세 해결될 것으로 예상했던 작업은 래쿤의 계속되는 저항으로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주기적으로 래쿤에게 물을 주고, 산소도 공급하면서 달래보려 했지만, 전혀 소용이 없었다. 더는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판단한 구조대는 급기야 하수구 마개를 통째로 떼어내 풀밭에 내려놓고 수의사와 동물전문구조대를 불렀다. 그리고 래쿤에게 진정제를 투여한 끝에 가까스로 머리를 빼낼 수 있었다. 이 구조작업을 보도한 워싱턴포스트지에 따르면 구조대는 래쿤을 붕대로 칭칭 감아 빼내 보려고 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했지만 여의치 않자 진정제 투여를 결정했다고. 결국, 두 시간여에 걸친 사투(?) 끝에 래쿤은 하수구 뚜껑으로부터 자유의 몸이 될 수 있었다. 구조한 래쿤을 동물보호소에 인계한 뉴튼 소방서는 트위터에 "언제나 네 발 달린 친구들을 도울 용의가 있다"며 "그러나 꽤 힘든 작업이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최근 이처럼 래쿤이 하수구 뚜껑에 끼어서 구조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먹이를 씻어서 먹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완웅(浣熊)이라고도 불리는 미국너구리 래쿤은 잡식성이어서 종종 먹이를 찾으러 하수구에 들어간다고 한다. 동물전문매체 더도도(The DoDo)가 보도한 다른 래쿤 구조 영상(https://www.youtube.com/watch?v=51_9r6aj570) 뉴튼 소방서의 책임자인 에릭 프릭케 서장도 래쿤 구조는 처음 있는 일이었지만 최근에는 하수구에서 길을 잃은 새끼 칠면조들을 구한 적도 있었다며 별의별 요청이 다 들어온다고 밝혔다. 한편 소방관과 경찰, 주민 등 사람 8명과 구급차 기사의 노력은 물론이고 많은 양의 비누와 물을 들여 해방된 래쿤은 24시간 동안 보호소에서 보살핌을 받은 후 하루 만에 자연으로 돌아갔다. 동물구조대 Waltham Animal Control(https://www.city.waltham.ma.us/animal-control) 측은 방사 영상을 공개하면서 래쿤이 나무를 오르다 잠시 멈춰 서 구조대를 쳐다보는 모습이 마치 감사 인사를 전하려는 것 같았다고 밝혔다. SNS상에서는 지금까지도 이번 구조작업을 놓고 생명에 대한 당국의 헌신적인 대응과 노력에 감동했다는 격려의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지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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