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SNS에 “#좋아요_한국” 확산…“상식 갖춘 시민의 힘”

입력 2019.08.06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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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 올라오는 '#좋아요_한국' 게시글들

SNS상에 '#좋아요_한국' 해시태그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5일 현재 한 시간에 수십 건씩 해당 태그를 단 게시물이 올라오는 중이다. 대부분 일본인 계정이다. 해시태그를 달고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글을 쓴다. 일본인 트위터 아이디 'rnginkuro'는 "서울에서 무거운 짐을 들고 계단을 오르는데 한국인이 도와주고 엘리베이터 위치를 알려줬습니다. 거리의 사람들이 모두 착하고 또 가고 싶은 나라입니다"라고 썼다. 아이디 'kaho'는 "지금 한일 관계가 악화하고 있지만, 한국인 전체가 '반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치 문제만을 보고 서로의 나라를 싫어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라며 '#좋아요_한국' 태그를 달았다. 게시물들은 BTS를 비롯한 K팝 팬을 자처하며 한국 음식에 대한 호감을 표한다.

한국인 계정의 응원 트윗도 잇따른다. 아이디 'Begin_SpringDay'는 "한국에서 불매운동을 하지만 일본인을 싫어하거나 그런 건 아니에요. 우리 함께 극복해요"라며 손을 내밀었다. 아이디 'mjbeanss'는 "이 태그 참 감동적이네요. 역시 세상을 바꾸는 것은 '시민'들"이라며 연대의 뜻을 전했다. 아이디 'mybread4630'도 "저는 한국인입니다. 일본인들의 태그를 보고 마음이 따뜻해집니다"라고 공감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의 블로그. “잠시나마 한국인을 의심한 자신이 부끄럽다”고 썼다.최근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의 블로그. “잠시나마 한국인을 의심한 자신이 부끄럽다”고 썼다.

최근 한 일본인 관광객이 한국 방문 소감을 적은 블로그(https://note.mu/tabi_gari/n/n0222be99d9e2)도 화제다. '지금, 한국을 여행하며 느낀 것'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2일 작성된 블로그다. 게시글은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보고 전주, 군산 등 전라도 지역에 다녀왔다. 한 친구가 '이런 때에 한국에 가다니 괜찮겠어?'라며 걱정했지만 평화롭게 여행할 수 있었다"(요약)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수영 대회에서 일본인 선수가 금메달을 따자 옆자리에 있던 한국인 관객이 스마트폰 번역기를 돌려가며 "축하합니다"라고 인사를 전해왔다. 관객들은 일본인 선수에게 편견 없는 응원을 보냈다.

블로그 작성자는 "이 시기에 한국인으로부터 그런 인삿말을 들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감격했다. 편의점과 관광시설 등에서 한국인 직원들이 베푼 친절도 잊지 못한다. 작성자는 "TV와 인터넷을 통해 가졌던 한국의 이미지와 실제 방문해 느낀 것은 전혀 달랐다"면서 "조금이라도 한국 사람들을 의심한 사실이 부끄러워졌다"고 적었다. 이어 "반일 시위 등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한국 여행을 삼가는 것이 좋은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TV나 인터넷의 정보가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게시글은 "한국인의 미소를 나는 믿고 싶다. 그 부드러운 미소에 거짓말따위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말로 마무리된다. 해당 글은 게시 3일 만에 '좋아요' 1,700여 개가 달렸다.

일본인에게는 요금 815만 원을 받겠다고 쓴 울산 고래바다여행선 현수막 (사진출처 : 연합뉴스)일본인에게는 요금 815만 원을 받겠다고 쓴 울산 고래바다여행선 현수막 (사진출처 : 연합뉴스)

"극단적인 반일 표현은 삼가주세요"

상식을 지키는 양국 시민들 틈에서 일부 지나친 사례가 나오기도 한다. 울산의 고래바다여행선을 운영하는 울산남구도시관리공단은 최근 선착장 등지에 현수막을 내걸었다. "일본인 관광객 초특가 요금 815만 원." 불매운동의 일환으로 벌인 퍼포먼스라고는 하지만, 적지 않은 네티즌들이 눈살을 찌푸렸다. 해당 소식을 알린 기사에는 "국가와 싸워야지 개별 시민과 싸워서는 안 됨" "지금 상황에서 한국 찾아오는 일본인들은 고마운 사람들인데 이런 식으로 배척하는 건 아니죠"라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일본인 출입금지"라는 팻말을 내건 일부 식당들에도 비슷한 반응이 나온다. 상식적인 이들은 정당한 시민운동과 감정적인 과잉 행동을 구분한다.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 위한 정기수요시위' 현장에 간혹 태극기를 들고 참여하려는 시민이 있다. 행사를 주최하는 정의기억연대는 이를 삼가도록 정중히 부탁하곤 한다. "이 문제는 국가 대 국가의 문제가 아닙니다. 인권 대 반인권의 문제이고 평화의 문제입니다. 그러니 태극기는 자제해주시고 평화의 상징인 노란 나비를 들고 와주시기를 부탁드리는 겁니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의 말이다. 위안부 문제든 수출 규제 문제든 진실을 왜곡하고 억지를 부리는 건 일본 정권이지 일본 시민 전체가 아니다. 애꿎은 시민들끼리 대립하고 증오할 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정의기억연대의 수요시위는 오는 14일 1,400회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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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SNS에 “#좋아요_한국” 확산…“상식 갖춘 시민의 힘”
    • 입력 2019-08-06 07:04:04
    취재K
트위터에 올라오는 '#좋아요_한국' 게시글들

SNS상에 '#좋아요_한국' 해시태그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5일 현재 한 시간에 수십 건씩 해당 태그를 단 게시물이 올라오는 중이다. 대부분 일본인 계정이다. 해시태그를 달고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글을 쓴다. 일본인 트위터 아이디 'rnginkuro'는 "서울에서 무거운 짐을 들고 계단을 오르는데 한국인이 도와주고 엘리베이터 위치를 알려줬습니다. 거리의 사람들이 모두 착하고 또 가고 싶은 나라입니다"라고 썼다. 아이디 'kaho'는 "지금 한일 관계가 악화하고 있지만, 한국인 전체가 '반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치 문제만을 보고 서로의 나라를 싫어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라며 '#좋아요_한국' 태그를 달았다. 게시물들은 BTS를 비롯한 K팝 팬을 자처하며 한국 음식에 대한 호감을 표한다.

한국인 계정의 응원 트윗도 잇따른다. 아이디 'Begin_SpringDay'는 "한국에서 불매운동을 하지만 일본인을 싫어하거나 그런 건 아니에요. 우리 함께 극복해요"라며 손을 내밀었다. 아이디 'mjbeanss'는 "이 태그 참 감동적이네요. 역시 세상을 바꾸는 것은 '시민'들"이라며 연대의 뜻을 전했다. 아이디 'mybread4630'도 "저는 한국인입니다. 일본인들의 태그를 보고 마음이 따뜻해집니다"라고 공감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의 블로그. “잠시나마 한국인을 의심한 자신이 부끄럽다”고 썼다.
최근 한 일본인 관광객이 한국 방문 소감을 적은 블로그(https://note.mu/tabi_gari/n/n0222be99d9e2)도 화제다. '지금, 한국을 여행하며 느낀 것'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2일 작성된 블로그다. 게시글은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보고 전주, 군산 등 전라도 지역에 다녀왔다. 한 친구가 '이런 때에 한국에 가다니 괜찮겠어?'라며 걱정했지만 평화롭게 여행할 수 있었다"(요약)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수영 대회에서 일본인 선수가 금메달을 따자 옆자리에 있던 한국인 관객이 스마트폰 번역기를 돌려가며 "축하합니다"라고 인사를 전해왔다. 관객들은 일본인 선수에게 편견 없는 응원을 보냈다.

블로그 작성자는 "이 시기에 한국인으로부터 그런 인삿말을 들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감격했다. 편의점과 관광시설 등에서 한국인 직원들이 베푼 친절도 잊지 못한다. 작성자는 "TV와 인터넷을 통해 가졌던 한국의 이미지와 실제 방문해 느낀 것은 전혀 달랐다"면서 "조금이라도 한국 사람들을 의심한 사실이 부끄러워졌다"고 적었다. 이어 "반일 시위 등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한국 여행을 삼가는 것이 좋은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TV나 인터넷의 정보가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게시글은 "한국인의 미소를 나는 믿고 싶다. 그 부드러운 미소에 거짓말따위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말로 마무리된다. 해당 글은 게시 3일 만에 '좋아요' 1,700여 개가 달렸다.

일본인에게는 요금 815만 원을 받겠다고 쓴 울산 고래바다여행선 현수막 (사진출처 : 연합뉴스)
"극단적인 반일 표현은 삼가주세요"

상식을 지키는 양국 시민들 틈에서 일부 지나친 사례가 나오기도 한다. 울산의 고래바다여행선을 운영하는 울산남구도시관리공단은 최근 선착장 등지에 현수막을 내걸었다. "일본인 관광객 초특가 요금 815만 원." 불매운동의 일환으로 벌인 퍼포먼스라고는 하지만, 적지 않은 네티즌들이 눈살을 찌푸렸다. 해당 소식을 알린 기사에는 "국가와 싸워야지 개별 시민과 싸워서는 안 됨" "지금 상황에서 한국 찾아오는 일본인들은 고마운 사람들인데 이런 식으로 배척하는 건 아니죠"라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일본인 출입금지"라는 팻말을 내건 일부 식당들에도 비슷한 반응이 나온다. 상식적인 이들은 정당한 시민운동과 감정적인 과잉 행동을 구분한다.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 위한 정기수요시위' 현장에 간혹 태극기를 들고 참여하려는 시민이 있다. 행사를 주최하는 정의기억연대는 이를 삼가도록 정중히 부탁하곤 한다. "이 문제는 국가 대 국가의 문제가 아닙니다. 인권 대 반인권의 문제이고 평화의 문제입니다. 그러니 태극기는 자제해주시고 평화의 상징인 노란 나비를 들고 와주시기를 부탁드리는 겁니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의 말이다. 위안부 문제든 수출 규제 문제든 진실을 왜곡하고 억지를 부리는 건 일본 정권이지 일본 시민 전체가 아니다. 애꿎은 시민들끼리 대립하고 증오할 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정의기억연대의 수요시위는 오는 14일 1,400회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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