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물 좋은 계곡 ‘자릿세’…단속 이후에는?

입력 2019.08.06 (08:34) 수정 2019.08.06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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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요즘 폭염이 절정인데요,

오늘도 참 덥습니다.

이렇게 더울 때, 어디 멀리는 못 가더라도 가까운 계곡 찾아 더위 좀 피하면 딱 좋겠다 싶으실텐데요.

하지만, 이럴때 막상 갔다가 바가지 요금에 기분 망치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는 분들도 많습니다.

지난해 이 시간에도 전해드렸는데요, 올해는 좀 달라졌을까요?

지금부터 시원한 계곡으로 가보겠습니다.

[리포트]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계속된 주말, 경기도의 한 계곡 입구는 일찍부터 피서객의 차량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각종 물놀이 용품에 음식까지, 양손 무겁게 짐을 쥐고 피서 명당 자리를 잡기 위해 바쁜 걸음을 옮기는데요.

[피서객 : "장마로 비가 많이 왔잖아요. 계곡물이 일단 깨끗할 것이고 그런데다 시원하고 계곡물이."]

계곡 근처에 다다르자 하천 내에서 장사를 금지한다는 경고 현수막이 눈에 띕니다.

해마다 기승을 부리는 계곡 옆 평상 불법 영업, 올해는 좀 달라졌을까요?

[피서객 : "안됐어요. 그대로예요. 3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아요. 3년 전에도 왔었거든요. 여기 좋아서. 똑같아요."]

시원한 물이 흐르는 곳엔 어김없이 평상자리가 쭉 늘어섰습니다.

바가지 없는 계곡을 기대하고 온 피서객들은 실망이 이만저만 아닌데요.

[피서객 : "별로 효과는 없는 것 같아요. 왜냐면 여기 이렇게 (영업)하고 있는데 바로 옆에 현수막이 있더라고요. 신고 해달라고."]

사실 이 계곡 일대에선 불과 2주전에 지자체의 대대적인 단속이 있었다는데요,

불법영업 실태, 한번 볼까요?

사유지가 아닌 계곡에서 평상을 펼치는 것 자체가 불법이지만, 평상자리까지 쉽게 건너갈 수 있는 다리가 군데군데 있고요, 음식을 팔고 있습니다.

[단속원 : "여기가 하천구역이라는 건 잘 아시죠? (몰랐어요.)"]

또 다른 계곡입니다.

계곡 가운데 파란 가림막 보이시나요?

이곳 식당에선 보를 설치해 계곡물을 가둬 수위를 높인 뒤, 물놀이를 할 수 있다는 걸 내세워 손님 끌기에 나섰습니다.

[단속원 : "설치하는 것도 불법인데 설치한 거를 이용해서 물을 막는 것도 불법이에요."]

이렇게 열흘 동안 적발된 불법업소가 모두 69곳.

최대 2천만 원의 벌금을 물게 되지만 다시 찾은 업소들은 모두 버젓이 불법 영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적발된 불법 설치물도, 평상 자릿세도 여전히 그대롭니다.

[식당 상인/음성변조 : "(평상 자리 빌리는데 얼마예요?) 평상 10만 원이에요. 기본으로 4인 기준으로. 4인 기준 하나씩 시키는 거야. 백숙은 8만 원."]

[식당 상인/음성변조 : "12명이면 (음식) 3개는 시켜야 (자릿세를) 안 받는 거고."]

피서객들은 과연 얼마나 즐겼을까요?

얘기를 한번 들어보시죠.

[피서객/음성변조 : "방갈로가 7만 원. 능이백숙이 8만 원. 현금으로 15만 원. 바로 현금으로 달라고 해서 계좌 이체했어요. 무조건 현금으로 달라고. 처음에는 방갈로만 얘기하다가 내려가니까 또 음식 얘기. 음식 시켜야 된다고. 우리가 짐을 이만큼 싸왔는데 먹으려고…."]

자릿세를 지불하고도 반드시 음식을 시켜먹어야만 하는 탓에 장봐 온 음식은 무용지물이 됐습니다.

[피서객/음성변조 : "솔직히 말해서 저희 같은 사람들은 기분 좋게 와서 취사 안하고 그냥 물놀이만 즐기고 갈 수도 있잖아요. 근데 완전 강매를 해버리니까…. 선택사항이 아니에요. 무조건 강매. 음식도 무조건 강매. 안 그러면 못 놀잖아. 들어가질 못해요."]

물론, 한철 장사라는 것에 어느 정도 이해한다는 피서객들도 있습니다.

[피서객 : "1년에 딱 성수기 때 짧게는 20일 길게는 30일 장사해서 먹고 사시는 분들이라. 사실 성수기 때는 어느 정도는 감안하고 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피서객 : "놀러 오는 사람들도 어차피 한철 장사인 거 아는데 너무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다 부르니까 사람들이 한국보다는 외국으로 가게 되고. 어쨌든 결국 업주들이 피해 보게 되거든요. 나중에 가면. 서로 적정선이 필요한 것 같아요."]

하지만 불법인데다 단속까지 하지만 찾을 때마다 그대로인 계곡 풍경에 짜증만 안고 간다는 피서객들 적지 않습니다.

[피서객/음성변조 : "단속 걸려도 미비하니까. 그러니까 단속 걸려서 벌금 얼마 내고 영업하면 하루 생각해보면 20만 원 10명만 받아도 200만 원인데 걸려도 소용없어요. 다 행정 처벌해서 설치 못 하게 공무원이 지키고 나와서 서 있어야지. 단속만 한다고 하면 되겠어요? 단속할 때만 잠깐이지."]

[피서객/음성변조 : "장사를 하는 사람들의 공간이 아니라 시민들의 공간인데 그걸 점령해놓고서 가지 말라고 하고 그걸로 장사를 이용하고, 그거는 나라에서 관리를 해줘야죠."]

그런가 하면, 이곳은 불과 몇 년 전까지 평상 식당이 성업했던 한 계곡입니다.

지금은 단속과 정비로 불법 영업 식당들이 사라지고 누구든지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됐습니다.

[김태승/경기도 시흥시 : "(집에서) 한 시간 정도 차 있으면 금방 오니까 괜찮은 거 같아요. 물이 얕은 게 좀 흠이지만 괜찮은 것 같아요."]

[김계선/서울시 노원구 : "그냥 가볍게 놀다가 그냥 한두 시간 있다가 갈 수도 있고, 조금 더 있다 놀 수도 있고 이런 게 가볍게 오기에는 너무 좋은 것 같아요."]

폭염에 시원한 물가를 생각하시는분들, 어떤 계곡을 찾고 싶으신가요?

비싼 자릿세를 내야만 즐길 수 있는 계곡, 과연 언제까지 물놀이 명당으로 남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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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8-06 08:40:15
    • 수정2019-08-06 08:4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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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요즘 폭염이 절정인데요,

오늘도 참 덥습니다.

이렇게 더울 때, 어디 멀리는 못 가더라도 가까운 계곡 찾아 더위 좀 피하면 딱 좋겠다 싶으실텐데요.

하지만, 이럴때 막상 갔다가 바가지 요금에 기분 망치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는 분들도 많습니다.

지난해 이 시간에도 전해드렸는데요, 올해는 좀 달라졌을까요?

지금부터 시원한 계곡으로 가보겠습니다.

[리포트]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계속된 주말, 경기도의 한 계곡 입구는 일찍부터 피서객의 차량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각종 물놀이 용품에 음식까지, 양손 무겁게 짐을 쥐고 피서 명당 자리를 잡기 위해 바쁜 걸음을 옮기는데요.

[피서객 : "장마로 비가 많이 왔잖아요. 계곡물이 일단 깨끗할 것이고 그런데다 시원하고 계곡물이."]

계곡 근처에 다다르자 하천 내에서 장사를 금지한다는 경고 현수막이 눈에 띕니다.

해마다 기승을 부리는 계곡 옆 평상 불법 영업, 올해는 좀 달라졌을까요?

[피서객 : "안됐어요. 그대로예요. 3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아요. 3년 전에도 왔었거든요. 여기 좋아서. 똑같아요."]

시원한 물이 흐르는 곳엔 어김없이 평상자리가 쭉 늘어섰습니다.

바가지 없는 계곡을 기대하고 온 피서객들은 실망이 이만저만 아닌데요.

[피서객 : "별로 효과는 없는 것 같아요. 왜냐면 여기 이렇게 (영업)하고 있는데 바로 옆에 현수막이 있더라고요. 신고 해달라고."]

사실 이 계곡 일대에선 불과 2주전에 지자체의 대대적인 단속이 있었다는데요,

불법영업 실태, 한번 볼까요?

사유지가 아닌 계곡에서 평상을 펼치는 것 자체가 불법이지만, 평상자리까지 쉽게 건너갈 수 있는 다리가 군데군데 있고요, 음식을 팔고 있습니다.

[단속원 : "여기가 하천구역이라는 건 잘 아시죠? (몰랐어요.)"]

또 다른 계곡입니다.

계곡 가운데 파란 가림막 보이시나요?

이곳 식당에선 보를 설치해 계곡물을 가둬 수위를 높인 뒤, 물놀이를 할 수 있다는 걸 내세워 손님 끌기에 나섰습니다.

[단속원 : "설치하는 것도 불법인데 설치한 거를 이용해서 물을 막는 것도 불법이에요."]

이렇게 열흘 동안 적발된 불법업소가 모두 69곳.

최대 2천만 원의 벌금을 물게 되지만 다시 찾은 업소들은 모두 버젓이 불법 영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적발된 불법 설치물도, 평상 자릿세도 여전히 그대롭니다.

[식당 상인/음성변조 : "(평상 자리 빌리는데 얼마예요?) 평상 10만 원이에요. 기본으로 4인 기준으로. 4인 기준 하나씩 시키는 거야. 백숙은 8만 원."]

[식당 상인/음성변조 : "12명이면 (음식) 3개는 시켜야 (자릿세를) 안 받는 거고."]

피서객들은 과연 얼마나 즐겼을까요?

얘기를 한번 들어보시죠.

[피서객/음성변조 : "방갈로가 7만 원. 능이백숙이 8만 원. 현금으로 15만 원. 바로 현금으로 달라고 해서 계좌 이체했어요. 무조건 현금으로 달라고. 처음에는 방갈로만 얘기하다가 내려가니까 또 음식 얘기. 음식 시켜야 된다고. 우리가 짐을 이만큼 싸왔는데 먹으려고…."]

자릿세를 지불하고도 반드시 음식을 시켜먹어야만 하는 탓에 장봐 온 음식은 무용지물이 됐습니다.

[피서객/음성변조 : "솔직히 말해서 저희 같은 사람들은 기분 좋게 와서 취사 안하고 그냥 물놀이만 즐기고 갈 수도 있잖아요. 근데 완전 강매를 해버리니까…. 선택사항이 아니에요. 무조건 강매. 음식도 무조건 강매. 안 그러면 못 놀잖아. 들어가질 못해요."]

물론, 한철 장사라는 것에 어느 정도 이해한다는 피서객들도 있습니다.

[피서객 : "1년에 딱 성수기 때 짧게는 20일 길게는 30일 장사해서 먹고 사시는 분들이라. 사실 성수기 때는 어느 정도는 감안하고 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피서객 : "놀러 오는 사람들도 어차피 한철 장사인 거 아는데 너무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다 부르니까 사람들이 한국보다는 외국으로 가게 되고. 어쨌든 결국 업주들이 피해 보게 되거든요. 나중에 가면. 서로 적정선이 필요한 것 같아요."]

하지만 불법인데다 단속까지 하지만 찾을 때마다 그대로인 계곡 풍경에 짜증만 안고 간다는 피서객들 적지 않습니다.

[피서객/음성변조 : "단속 걸려도 미비하니까. 그러니까 단속 걸려서 벌금 얼마 내고 영업하면 하루 생각해보면 20만 원 10명만 받아도 200만 원인데 걸려도 소용없어요. 다 행정 처벌해서 설치 못 하게 공무원이 지키고 나와서 서 있어야지. 단속만 한다고 하면 되겠어요? 단속할 때만 잠깐이지."]

[피서객/음성변조 : "장사를 하는 사람들의 공간이 아니라 시민들의 공간인데 그걸 점령해놓고서 가지 말라고 하고 그걸로 장사를 이용하고, 그거는 나라에서 관리를 해줘야죠."]

그런가 하면, 이곳은 불과 몇 년 전까지 평상 식당이 성업했던 한 계곡입니다.

지금은 단속과 정비로 불법 영업 식당들이 사라지고 누구든지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됐습니다.

[김태승/경기도 시흥시 : "(집에서) 한 시간 정도 차 있으면 금방 오니까 괜찮은 거 같아요. 물이 얕은 게 좀 흠이지만 괜찮은 것 같아요."]

[김계선/서울시 노원구 : "그냥 가볍게 놀다가 그냥 한두 시간 있다가 갈 수도 있고, 조금 더 있다 놀 수도 있고 이런 게 가볍게 오기에는 너무 좋은 것 같아요."]

폭염에 시원한 물가를 생각하시는분들, 어떤 계곡을 찾고 싶으신가요?

비싼 자릿세를 내야만 즐길 수 있는 계곡, 과연 언제까지 물놀이 명당으로 남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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