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카카오의 ‘스타렉스 택시’, 타다 대항마로 나선다

입력 2019.08.06 (14:36) 수정 2019.08.0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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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카니발'에 카카오 '스타렉스'로 맞서

신흥 운송서비스 강자인 '타다'의 카니발 차량에 맞설 대항마로 '카카오모빌리티'가 6인승 이상 '스타렉스 택시'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타다는 렌터카와 기사를 동시에 빌리는 방식으로 운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현재는 모회사인 '소카'로부터 1천여 대 가량의 카니발 차량을 빌리고 있다. 여기에 맞서는 대형 차종으로 카카오모빌리티가 스타렉스를 사실상 선택한 것이다.

이는 '타다'의 인기 요인 중 하나가 대형 차종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택시업계에 따르면 '카카오T'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서울과 경기지역 법인택시 업체를 대상으로 새로 출범할 '스타렉스 택시' 사업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는 극도의 보안을 유지한 상태에서 진행됐다. 다수의 택시업체 대표들이 참석했지만, 카카오는 내용 유출을 우려해 종이로 된 출력물 등을 일절 배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 '플랫폼 택시' 가맹ㆍ직영 동시 추진할 듯

카카오의 '스타렉스 택시'는 타다와 차종만 다른 것이 아니다. 타다가 운수사업법을 우회하기 위해 11인승 이상의 렌터카를 이용한다면, 카카오는 면허가 있는 '택시'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운영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이런 맥락에서 카카오의 '스타렉스 택시'는 일단 정부가 추진하는 플랫폼 택시 가운데 가맹형사업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가맹형 택시는 현재 운영되는 '웨이고'처럼 운영업체가 가맹운송사업자의 지위를 획득한 뒤, 기존 택시업체로부터 택시와 기사를 제공받아 일종의 '브랜드 택시'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앞서 가맹운송사업의 하나였던 '웨이고'가 '타고솔루션즈'라는 합작회사를 통해 기존 택시와 사실상 유사한 방식으로 운영됐다면, 이번 '스타렉스 택시'는 국토부가 진행 중인 규제완화 방침이 반영돼 기존 택시와 외관은 물론 운영형태까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택시업계와 함께하는 운송사업이 가맹사업의 형태로 진행될지, 카카오가 직접 택시사업을 운영하는 형태가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최근 90여 대의 택시를 보유한 서울의 한 택시회사를 인수한 것도 플랫폼 택시의 세부안이 지지부진한 사이 직접 영업을 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운송 서비스를 시도해 보기 위한 실험으로 풀이된다.

"요금 30% 인상 가능…매출 10%은 카카오몫"

카카오의 '스타렉스 택시'에 참여하기 위한 조건은 만만치 않다. 먼저 대당 2,300만 원 가량인 스타렉스 LPG차량을 택시업체에서 사야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카카오는 스타렉스 택시가 벌어들이는 매출 가운데 10%를 가져가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업체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이다.

카카오가 개최했던 설명회에 참석했던 한 택시업체 대표 A씨는 "전체 매출의 10%를 달라는 카카오의 조건은 사실상 이익률의 40% 달라는 셈이어서 난감하다"고 말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중형 택시면허를 대형 택시면허로 전환해야 하는 것도 택시업체로선 큰 부담이다. 대형면허로 전환하면 사업구역이 넓어지지만, 자칫 카카오와의 스타렉스 택시 사업이 좌초할 경우 다시 중형 택시로 돌아올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이같은 조건을 받아들이는 대신 카카오가 내민 당근은 요금인상을 통한 수익성 개선이다. 카카오 측은 설명회에서 스타렉스 택시를 운영할 경우 현재의 택시요금에서 30% 정도 인상된 요금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카카오는 사업에 참여하는 택시업체에 대해서는 11인승 차량을 6인승으로 바꾸는 차량개조 비용과 외부 도색, 마케팅 지원 등 대당 수백만 원의 비용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스타렉스 택시에는 기존의 미터기와는 다른 '앱미터기'가 장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설명회에서 '일반택시보다 요금을 높게 설정할 수도 있냐'는 질문이 들어와 기존요금의 0.7배에서 2배까지 조정이 가능한 탄력요금제 개념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30% 인상 얘기가 나왔다"면서 "카카오 측이 30%라는 숫자를 먼저 제시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설명회에서 얘기가 나온 안들은 모두 확정되지 않은 것"이라며 "택시 단체들의 의견을 다시 모아 결정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한 사안들"이라고 해명했다.

■카카오 vs 타다 승자는? 불 붙은 운송 경쟁

카카오가 스타렉스 등 대형차종을 이용한 새로운 운송사업을 시도하면서 운송서비스 업계는 큰 지각변동을 앞두게 됐다.

카카오가 택시업계와 손을 잡거나, 아니면 직접 택시사업자가 되는 방식으로 사실상 현재 타다가 장악하고 있는 준고급 운송서비스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타다를 운영하는 VCNC 역시 최근 서울의 한 택시업체를 인수해 '타다 프리미엄' 서비스에 참여시키는 등 프리미엄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대응책을 다각도로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플랫폼 택시 제도화'를 위한 세부안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가운데, 택시업계를 등에 업은 '카카오'와 '타다'의 경쟁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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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8-06 14:36:02
    • 수정2019-08-06 17:29:16
    취재K
■타다 '카니발'에 카카오 '스타렉스'로 맞서

신흥 운송서비스 강자인 '타다'의 카니발 차량에 맞설 대항마로 '카카오모빌리티'가 6인승 이상 '스타렉스 택시'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타다는 렌터카와 기사를 동시에 빌리는 방식으로 운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현재는 모회사인 '소카'로부터 1천여 대 가량의 카니발 차량을 빌리고 있다. 여기에 맞서는 대형 차종으로 카카오모빌리티가 스타렉스를 사실상 선택한 것이다.

이는 '타다'의 인기 요인 중 하나가 대형 차종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택시업계에 따르면 '카카오T'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서울과 경기지역 법인택시 업체를 대상으로 새로 출범할 '스타렉스 택시' 사업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는 극도의 보안을 유지한 상태에서 진행됐다. 다수의 택시업체 대표들이 참석했지만, 카카오는 내용 유출을 우려해 종이로 된 출력물 등을 일절 배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 '플랫폼 택시' 가맹ㆍ직영 동시 추진할 듯

카카오의 '스타렉스 택시'는 타다와 차종만 다른 것이 아니다. 타다가 운수사업법을 우회하기 위해 11인승 이상의 렌터카를 이용한다면, 카카오는 면허가 있는 '택시'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운영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이런 맥락에서 카카오의 '스타렉스 택시'는 일단 정부가 추진하는 플랫폼 택시 가운데 가맹형사업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가맹형 택시는 현재 운영되는 '웨이고'처럼 운영업체가 가맹운송사업자의 지위를 획득한 뒤, 기존 택시업체로부터 택시와 기사를 제공받아 일종의 '브랜드 택시'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앞서 가맹운송사업의 하나였던 '웨이고'가 '타고솔루션즈'라는 합작회사를 통해 기존 택시와 사실상 유사한 방식으로 운영됐다면, 이번 '스타렉스 택시'는 국토부가 진행 중인 규제완화 방침이 반영돼 기존 택시와 외관은 물론 운영형태까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택시업계와 함께하는 운송사업이 가맹사업의 형태로 진행될지, 카카오가 직접 택시사업을 운영하는 형태가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최근 90여 대의 택시를 보유한 서울의 한 택시회사를 인수한 것도 플랫폼 택시의 세부안이 지지부진한 사이 직접 영업을 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운송 서비스를 시도해 보기 위한 실험으로 풀이된다.

"요금 30% 인상 가능…매출 10%은 카카오몫"

카카오의 '스타렉스 택시'에 참여하기 위한 조건은 만만치 않다. 먼저 대당 2,300만 원 가량인 스타렉스 LPG차량을 택시업체에서 사야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카카오는 스타렉스 택시가 벌어들이는 매출 가운데 10%를 가져가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업체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이다.

카카오가 개최했던 설명회에 참석했던 한 택시업체 대표 A씨는 "전체 매출의 10%를 달라는 카카오의 조건은 사실상 이익률의 40% 달라는 셈이어서 난감하다"고 말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중형 택시면허를 대형 택시면허로 전환해야 하는 것도 택시업체로선 큰 부담이다. 대형면허로 전환하면 사업구역이 넓어지지만, 자칫 카카오와의 스타렉스 택시 사업이 좌초할 경우 다시 중형 택시로 돌아올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이같은 조건을 받아들이는 대신 카카오가 내민 당근은 요금인상을 통한 수익성 개선이다. 카카오 측은 설명회에서 스타렉스 택시를 운영할 경우 현재의 택시요금에서 30% 정도 인상된 요금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카카오는 사업에 참여하는 택시업체에 대해서는 11인승 차량을 6인승으로 바꾸는 차량개조 비용과 외부 도색, 마케팅 지원 등 대당 수백만 원의 비용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스타렉스 택시에는 기존의 미터기와는 다른 '앱미터기'가 장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설명회에서 '일반택시보다 요금을 높게 설정할 수도 있냐'는 질문이 들어와 기존요금의 0.7배에서 2배까지 조정이 가능한 탄력요금제 개념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30% 인상 얘기가 나왔다"면서 "카카오 측이 30%라는 숫자를 먼저 제시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설명회에서 얘기가 나온 안들은 모두 확정되지 않은 것"이라며 "택시 단체들의 의견을 다시 모아 결정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한 사안들"이라고 해명했다.

■카카오 vs 타다 승자는? 불 붙은 운송 경쟁

카카오가 스타렉스 등 대형차종을 이용한 새로운 운송사업을 시도하면서 운송서비스 업계는 큰 지각변동을 앞두게 됐다.

카카오가 택시업계와 손을 잡거나, 아니면 직접 택시사업자가 되는 방식으로 사실상 현재 타다가 장악하고 있는 준고급 운송서비스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타다를 운영하는 VCNC 역시 최근 서울의 한 택시업체를 인수해 '타다 프리미엄' 서비스에 참여시키는 등 프리미엄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대응책을 다각도로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플랫폼 택시 제도화'를 위한 세부안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가운데, 택시업계를 등에 업은 '카카오'와 '타다'의 경쟁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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