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일제 손에 사라진 ‘동십자각 조각상’…90년 만에 찾았다

입력 2019.08.07 (21:44) 수정 2019.08.07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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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복궁 담장과 연결돼 있었던 누각, '동십자각'을 지키던 조각상이 발견됐습니다.

일제가 담장을 허물면서 누각의 계단과 계단 입구의 조각상까지 사라져버린지 90여 년 만입니다.

유동엽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경복궁 동남쪽 도로 한복판에 서 있는 동십자각.

교통섬처럼 보이는 이 건물은 본래 경복궁 담장 모서리에 있던 누각이었습니다.

일제강점기 흑백 사진에서 본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담장을 끊어낸 건 1920년대 말 당시 일본인들의 소행이었습니다.

[홍순민/명지대 기록정보과학 전문대학원 교수 : "(일제가) 경복궁 뒤편에서 대규모 박람회를 개최하는데요. 그러면서 주변의 도로를 확장하고 정비하는 일을 벌이는데 그와 함께 동십자각이 이렇게 떨어져 나가게 되지 않았을까..."]

일제가 담장을 철거하면서 동십자각의 계단도 없어졌습니다.

입구에는 상서로운 동물의 형상을 한 조각상도 서 있었는데 그때 함께 사라졌습니다.

그동안 자취를 모르던 이 조각상이 뜻밖의 장소에서 발견됐습니다.

문화재청이 최근 궁궐 안에 보관된 석조물 현황을 조사하는 과정에 창덕궁 내 현장사무실 근처에서 찾아낸 겁니다.

이것과 짝을 이루는 서십자각 조각상과 비교해 보니 사라졌던 동십자각 조각상이 맞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이정연/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복원정비과장 : "사진하고 같은 위치를 비교해서 무늬 하나, 문양 하나를 세어 볼 때 아니면 전체적인 형태를 볼 때 일치한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었습니다."]

일제에 의해 사라졌다가 90여 년 만에 발견한 동십자각 조각상.

문화재청은 일제가 훼손한 경복궁 담장을 복원하고 조각상도 제자리에 돌려놓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유동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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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일제 손에 사라진 ‘동십자각 조각상’…90년 만에 찾았다
    • 입력 2019-08-07 21:46:59
    • 수정2019-08-07 22:3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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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복궁 담장과 연결돼 있었던 누각, '동십자각'을 지키던 조각상이 발견됐습니다.

일제가 담장을 허물면서 누각의 계단과 계단 입구의 조각상까지 사라져버린지 90여 년 만입니다.

유동엽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경복궁 동남쪽 도로 한복판에 서 있는 동십자각.

교통섬처럼 보이는 이 건물은 본래 경복궁 담장 모서리에 있던 누각이었습니다.

일제강점기 흑백 사진에서 본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담장을 끊어낸 건 1920년대 말 당시 일본인들의 소행이었습니다.

[홍순민/명지대 기록정보과학 전문대학원 교수 : "(일제가) 경복궁 뒤편에서 대규모 박람회를 개최하는데요. 그러면서 주변의 도로를 확장하고 정비하는 일을 벌이는데 그와 함께 동십자각이 이렇게 떨어져 나가게 되지 않았을까..."]

일제가 담장을 철거하면서 동십자각의 계단도 없어졌습니다.

입구에는 상서로운 동물의 형상을 한 조각상도 서 있었는데 그때 함께 사라졌습니다.

그동안 자취를 모르던 이 조각상이 뜻밖의 장소에서 발견됐습니다.

문화재청이 최근 궁궐 안에 보관된 석조물 현황을 조사하는 과정에 창덕궁 내 현장사무실 근처에서 찾아낸 겁니다.

이것과 짝을 이루는 서십자각 조각상과 비교해 보니 사라졌던 동십자각 조각상이 맞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이정연/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복원정비과장 : "사진하고 같은 위치를 비교해서 무늬 하나, 문양 하나를 세어 볼 때 아니면 전체적인 형태를 볼 때 일치한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었습니다."]

일제에 의해 사라졌다가 90여 년 만에 발견한 동십자각 조각상.

문화재청은 일제가 훼손한 경복궁 담장을 복원하고 조각상도 제자리에 돌려놓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유동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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