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피서지 공중화장실에 황화수소가…여고생 의식불명
입력 2019.08.08 (08:23)
수정 2019.08.08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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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공중 화장실을 이용하다가 갑자기 질식해 쓰러졌습니다.
화장실 내부에는 인체에 치명적인 유해가스가 있었습니다.
부산의 한 해수욕장 인근 회센터 지하 공중 화장실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의식을 잃고 쓰러진 여고생은 현재 열흘 넘게 중환자실에 있습니다.
하지만, 책임 소재도 불분명한 상황,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현장을 따라가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29일 부산의 한 공중 화장실입니다.
한 남성이 여자 화장실 앞에서 한참을 서성이더니 안으로 들어갑니다.
잠시 뒤, 남성은 축 늘어져있는 한 여성을 끌고 나오더니 심폐소생술을 시작하는데요.
곧바로 도착한 구급대원들이 이어서 응급처치를 합니다.
[현장 출동 구급대원 : "학생이 화장실 밖 바닥에 의식 없이 누워있는 상태로 친구가 심폐소생술 시행하고 있었고, 저희 구급대원이 재차 의식, 호흡, 맥박을 확인한바 심정지 상태로 확인되어서…."]
하지만 여성은 의식을 되찾지 못했고 오늘까지 열흘넘게 중환자실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
[A양 어머니 : "뇌 전체가 다 뿌옇게 되어있어서 회복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주치의가) 말을 했고요. 폐에도 기흉이 생겨서…."]
[A양 친척 : "바라는 거는 정말 하나입니다. 애가 눈이라도 뜨고 그냥 조금이라도 좋으니까 건강을 조금만 회복했으면…."]
화장실에서 의식을 잃은 건 19살 여고생 A양.
[A양 어머니 : "외딴 그런 곳도 아니고 광안리 여름바다에서 누구나 다 쓰는 바닷가 공중화장실에서 왜 그런 일을 당했는지 너무 억울하고 이해할 수가 (없어요)."]
A양이 의식을 잃은 화장실은 광안리 해수욕장 인근의 회센터 건물의 지하에 있습니다.
[A양 친척 : "(친구가) 바깥에서 한 20분 정도 기다리다가 아 문제가 생겼나보다 해서 들어가게 된 겁니다."]
이상하다는 생각에 화장실에 들어가 보니 A양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는데요.
그런데 따라 들어간 친구도 순간 의식을 잃었다고 합니다.
[A양 언니 : "(동생을) 발견하자마자 자신도 기절을 한 번 하고 긴급한 상황이니까 어떻게든 해야 되겠다 싶어서 일단 정신 차리고 심폐소생술을 하고 인공호흡을 하려는 순간에 입에서 가스 냄새가 훅 올라왔대요. 자기도 또 한 번 기절했다고…."]
건강했던 여고생이 갑자기 화장실에서 의식 불명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A양 어머니 : "병원에서도 저 나이에 심정지가 올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 원인을 알 수가 없다고 하니까. 그런데 같이 갔던 친구가 가스 냄새가 나서 자기도 기절했다고 하니까…."]
화장실에서 났다는 이 냄새 확인을 위해 사건이 일어난 시간에 맞춰 현장 확인이 이뤄졌습니다.
[박주홍/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부산지역본부 부장 : "화장실 입구 우측에 세면대가 하나 있고 세면대 바로 밑에 직경 한 5cm 정도의 물 빠지는 배수구가 있었어요. 그 배수구에서 냄새가 굉장히 많이 나는 걸 저희가 코로 감지를 했고..."]
냄새의 정체는 다름 아닌 황화수소. 무색으로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심한 악취를 동반하는 유해가습니다.
[박주홍/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부산지역본부 부장 : "(당시에) 황화수소는 100ppm 이상이 나왔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측정해 본 결과 1,000ppm 이상 나왔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상 기준치의 무려 60배가 넘는 수칩니다.
[홍영습/동아대학교 환경보건센터장 : "고농도가 아니더라도 매스꺼움, 오심, 구토, 폐부종 이런 증상들이 나타날 수가 있습니다. 많이 노출되면 심혈관계, 중추신경계, 호흡기계를 바로 작동을 못 하게 막아버리는 사망에 이르게까지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가 되겠습니다."]
기억하십니까?
지난해 11월 한 폐수처리업체에서 작업자 3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것도 바로 황화수소였습니다.
하지만, 공장도 아닌 회센터 공중화장실에서 어떻게 이런 황화수소가 새어 나왔을까요?
[박주홍/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부산지역본부 부장 : "화장실 바로 아래에 오수처리장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건물 내에서 발생하는 오수를 다 거기 모아서 처리한다고 얘기를 들었습니다. 식당에서 나온 그런 설거지한 물이라든지 여러 가지 물들은 다량의 유기물을 함유하고 있거든요."]
문제의 A양이 쓰러진 시간대는 오수처리장 탱크에 공기를 불어넣는 공기 공급 장치가 작동하는 시간.
공기가 들어가면서 탱크 안에 있던 황화수소가 빠져나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화장실에 환풍기가 있었지만, 황화수소 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박주홍/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부산지역본부 부장 : "환기장치가 붙어있다 하더라도 일반인들이 화장실에 들어가면 발생원에서 바로 뽑아내지 못하기 때문에 시민들의 호흡기를 거쳐서 간다고 봐야죠."]
게다가 해당 건물에서 나는 악취는 주변 상인들에게 민원 대상이었다고 합니다
[인근 상인/음성변조 : "그 냄새는 오래됐죠. 화장실 있잖아요. 정화조 냄새 그런 비슷한 냄새예요."]
[인근 상인/음성변조 : "냄새가 많이 나니깐 어떻게 조치를 해주면 안 되겠냐 했는데 알겠다고 하면서도 그걸로 끝이에요. 이야기를 몇 번 했어요. 그래도 실천이 안 되더라고요."]
문제의 화장실은 지자체가 건물주와 사용계약을 맺고 지난 20여 년간 공중 화장실로 이용을 해온 상황.
하지만, 오수처리나 배기장치 등에 대한 시설 검점은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가 점검하는 내용이 화장실 청결 상태라든지 칸막이 잠금 상태라든지 이런 걸 점검하고, (오수 처리 시설은) 환경 점검 규정에 의해서 300t 이상만 점검하고 있습니다."]
A양의 상태는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지만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듣지 못했다고 피해자 가족들은 분노하고 있습니다.
공중 화장실에서의 위험천만한 사고 과연 누구의 책임이고, 피해자 가족에게는 누가 사과를 해야 할까요?
공중 화장실을 이용하다가 갑자기 질식해 쓰러졌습니다.
화장실 내부에는 인체에 치명적인 유해가스가 있었습니다.
부산의 한 해수욕장 인근 회센터 지하 공중 화장실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의식을 잃고 쓰러진 여고생은 현재 열흘 넘게 중환자실에 있습니다.
하지만, 책임 소재도 불분명한 상황,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현장을 따라가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29일 부산의 한 공중 화장실입니다.
한 남성이 여자 화장실 앞에서 한참을 서성이더니 안으로 들어갑니다.
잠시 뒤, 남성은 축 늘어져있는 한 여성을 끌고 나오더니 심폐소생술을 시작하는데요.
곧바로 도착한 구급대원들이 이어서 응급처치를 합니다.
[현장 출동 구급대원 : "학생이 화장실 밖 바닥에 의식 없이 누워있는 상태로 친구가 심폐소생술 시행하고 있었고, 저희 구급대원이 재차 의식, 호흡, 맥박을 확인한바 심정지 상태로 확인되어서…."]
하지만 여성은 의식을 되찾지 못했고 오늘까지 열흘넘게 중환자실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
[A양 어머니 : "뇌 전체가 다 뿌옇게 되어있어서 회복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주치의가) 말을 했고요. 폐에도 기흉이 생겨서…."]
[A양 친척 : "바라는 거는 정말 하나입니다. 애가 눈이라도 뜨고 그냥 조금이라도 좋으니까 건강을 조금만 회복했으면…."]
화장실에서 의식을 잃은 건 19살 여고생 A양.
[A양 어머니 : "외딴 그런 곳도 아니고 광안리 여름바다에서 누구나 다 쓰는 바닷가 공중화장실에서 왜 그런 일을 당했는지 너무 억울하고 이해할 수가 (없어요)."]
A양이 의식을 잃은 화장실은 광안리 해수욕장 인근의 회센터 건물의 지하에 있습니다.
[A양 친척 : "(친구가) 바깥에서 한 20분 정도 기다리다가 아 문제가 생겼나보다 해서 들어가게 된 겁니다."]
이상하다는 생각에 화장실에 들어가 보니 A양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는데요.
그런데 따라 들어간 친구도 순간 의식을 잃었다고 합니다.
[A양 언니 : "(동생을) 발견하자마자 자신도 기절을 한 번 하고 긴급한 상황이니까 어떻게든 해야 되겠다 싶어서 일단 정신 차리고 심폐소생술을 하고 인공호흡을 하려는 순간에 입에서 가스 냄새가 훅 올라왔대요. 자기도 또 한 번 기절했다고…."]
건강했던 여고생이 갑자기 화장실에서 의식 불명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A양 어머니 : "병원에서도 저 나이에 심정지가 올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 원인을 알 수가 없다고 하니까. 그런데 같이 갔던 친구가 가스 냄새가 나서 자기도 기절했다고 하니까…."]
화장실에서 났다는 이 냄새 확인을 위해 사건이 일어난 시간에 맞춰 현장 확인이 이뤄졌습니다.
[박주홍/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부산지역본부 부장 : "화장실 입구 우측에 세면대가 하나 있고 세면대 바로 밑에 직경 한 5cm 정도의 물 빠지는 배수구가 있었어요. 그 배수구에서 냄새가 굉장히 많이 나는 걸 저희가 코로 감지를 했고..."]
냄새의 정체는 다름 아닌 황화수소. 무색으로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심한 악취를 동반하는 유해가습니다.
[박주홍/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부산지역본부 부장 : "(당시에) 황화수소는 100ppm 이상이 나왔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측정해 본 결과 1,000ppm 이상 나왔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상 기준치의 무려 60배가 넘는 수칩니다.
[홍영습/동아대학교 환경보건센터장 : "고농도가 아니더라도 매스꺼움, 오심, 구토, 폐부종 이런 증상들이 나타날 수가 있습니다. 많이 노출되면 심혈관계, 중추신경계, 호흡기계를 바로 작동을 못 하게 막아버리는 사망에 이르게까지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가 되겠습니다."]
기억하십니까?
지난해 11월 한 폐수처리업체에서 작업자 3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것도 바로 황화수소였습니다.
하지만, 공장도 아닌 회센터 공중화장실에서 어떻게 이런 황화수소가 새어 나왔을까요?
[박주홍/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부산지역본부 부장 : "화장실 바로 아래에 오수처리장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건물 내에서 발생하는 오수를 다 거기 모아서 처리한다고 얘기를 들었습니다. 식당에서 나온 그런 설거지한 물이라든지 여러 가지 물들은 다량의 유기물을 함유하고 있거든요."]
문제의 A양이 쓰러진 시간대는 오수처리장 탱크에 공기를 불어넣는 공기 공급 장치가 작동하는 시간.
공기가 들어가면서 탱크 안에 있던 황화수소가 빠져나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화장실에 환풍기가 있었지만, 황화수소 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박주홍/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부산지역본부 부장 : "환기장치가 붙어있다 하더라도 일반인들이 화장실에 들어가면 발생원에서 바로 뽑아내지 못하기 때문에 시민들의 호흡기를 거쳐서 간다고 봐야죠."]
게다가 해당 건물에서 나는 악취는 주변 상인들에게 민원 대상이었다고 합니다
[인근 상인/음성변조 : "그 냄새는 오래됐죠. 화장실 있잖아요. 정화조 냄새 그런 비슷한 냄새예요."]
[인근 상인/음성변조 : "냄새가 많이 나니깐 어떻게 조치를 해주면 안 되겠냐 했는데 알겠다고 하면서도 그걸로 끝이에요. 이야기를 몇 번 했어요. 그래도 실천이 안 되더라고요."]
문제의 화장실은 지자체가 건물주와 사용계약을 맺고 지난 20여 년간 공중 화장실로 이용을 해온 상황.
하지만, 오수처리나 배기장치 등에 대한 시설 검점은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가 점검하는 내용이 화장실 청결 상태라든지 칸막이 잠금 상태라든지 이런 걸 점검하고, (오수 처리 시설은) 환경 점검 규정에 의해서 300t 이상만 점검하고 있습니다."]
A양의 상태는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지만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듣지 못했다고 피해자 가족들은 분노하고 있습니다.
공중 화장실에서의 위험천만한 사고 과연 누구의 책임이고, 피해자 가족에게는 누가 사과를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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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따라잡기] 피서지 공중화장실에 황화수소가…여고생 의식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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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8-08 08:29:58
- 수정2019-08-08 08:53:57
[기자]
공중 화장실을 이용하다가 갑자기 질식해 쓰러졌습니다.
화장실 내부에는 인체에 치명적인 유해가스가 있었습니다.
부산의 한 해수욕장 인근 회센터 지하 공중 화장실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의식을 잃고 쓰러진 여고생은 현재 열흘 넘게 중환자실에 있습니다.
하지만, 책임 소재도 불분명한 상황,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현장을 따라가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29일 부산의 한 공중 화장실입니다.
한 남성이 여자 화장실 앞에서 한참을 서성이더니 안으로 들어갑니다.
잠시 뒤, 남성은 축 늘어져있는 한 여성을 끌고 나오더니 심폐소생술을 시작하는데요.
곧바로 도착한 구급대원들이 이어서 응급처치를 합니다.
[현장 출동 구급대원 : "학생이 화장실 밖 바닥에 의식 없이 누워있는 상태로 친구가 심폐소생술 시행하고 있었고, 저희 구급대원이 재차 의식, 호흡, 맥박을 확인한바 심정지 상태로 확인되어서…."]
하지만 여성은 의식을 되찾지 못했고 오늘까지 열흘넘게 중환자실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
[A양 어머니 : "뇌 전체가 다 뿌옇게 되어있어서 회복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주치의가) 말을 했고요. 폐에도 기흉이 생겨서…."]
[A양 친척 : "바라는 거는 정말 하나입니다. 애가 눈이라도 뜨고 그냥 조금이라도 좋으니까 건강을 조금만 회복했으면…."]
화장실에서 의식을 잃은 건 19살 여고생 A양.
[A양 어머니 : "외딴 그런 곳도 아니고 광안리 여름바다에서 누구나 다 쓰는 바닷가 공중화장실에서 왜 그런 일을 당했는지 너무 억울하고 이해할 수가 (없어요)."]
A양이 의식을 잃은 화장실은 광안리 해수욕장 인근의 회센터 건물의 지하에 있습니다.
[A양 친척 : "(친구가) 바깥에서 한 20분 정도 기다리다가 아 문제가 생겼나보다 해서 들어가게 된 겁니다."]
이상하다는 생각에 화장실에 들어가 보니 A양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는데요.
그런데 따라 들어간 친구도 순간 의식을 잃었다고 합니다.
[A양 언니 : "(동생을) 발견하자마자 자신도 기절을 한 번 하고 긴급한 상황이니까 어떻게든 해야 되겠다 싶어서 일단 정신 차리고 심폐소생술을 하고 인공호흡을 하려는 순간에 입에서 가스 냄새가 훅 올라왔대요. 자기도 또 한 번 기절했다고…."]
건강했던 여고생이 갑자기 화장실에서 의식 불명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A양 어머니 : "병원에서도 저 나이에 심정지가 올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 원인을 알 수가 없다고 하니까. 그런데 같이 갔던 친구가 가스 냄새가 나서 자기도 기절했다고 하니까…."]
화장실에서 났다는 이 냄새 확인을 위해 사건이 일어난 시간에 맞춰 현장 확인이 이뤄졌습니다.
[박주홍/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부산지역본부 부장 : "화장실 입구 우측에 세면대가 하나 있고 세면대 바로 밑에 직경 한 5cm 정도의 물 빠지는 배수구가 있었어요. 그 배수구에서 냄새가 굉장히 많이 나는 걸 저희가 코로 감지를 했고..."]
냄새의 정체는 다름 아닌 황화수소. 무색으로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심한 악취를 동반하는 유해가습니다.
[박주홍/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부산지역본부 부장 : "(당시에) 황화수소는 100ppm 이상이 나왔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측정해 본 결과 1,000ppm 이상 나왔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상 기준치의 무려 60배가 넘는 수칩니다.
[홍영습/동아대학교 환경보건센터장 : "고농도가 아니더라도 매스꺼움, 오심, 구토, 폐부종 이런 증상들이 나타날 수가 있습니다. 많이 노출되면 심혈관계, 중추신경계, 호흡기계를 바로 작동을 못 하게 막아버리는 사망에 이르게까지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가 되겠습니다."]
기억하십니까?
지난해 11월 한 폐수처리업체에서 작업자 3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것도 바로 황화수소였습니다.
하지만, 공장도 아닌 회센터 공중화장실에서 어떻게 이런 황화수소가 새어 나왔을까요?
[박주홍/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부산지역본부 부장 : "화장실 바로 아래에 오수처리장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건물 내에서 발생하는 오수를 다 거기 모아서 처리한다고 얘기를 들었습니다. 식당에서 나온 그런 설거지한 물이라든지 여러 가지 물들은 다량의 유기물을 함유하고 있거든요."]
문제의 A양이 쓰러진 시간대는 오수처리장 탱크에 공기를 불어넣는 공기 공급 장치가 작동하는 시간.
공기가 들어가면서 탱크 안에 있던 황화수소가 빠져나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화장실에 환풍기가 있었지만, 황화수소 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박주홍/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부산지역본부 부장 : "환기장치가 붙어있다 하더라도 일반인들이 화장실에 들어가면 발생원에서 바로 뽑아내지 못하기 때문에 시민들의 호흡기를 거쳐서 간다고 봐야죠."]
게다가 해당 건물에서 나는 악취는 주변 상인들에게 민원 대상이었다고 합니다
[인근 상인/음성변조 : "그 냄새는 오래됐죠. 화장실 있잖아요. 정화조 냄새 그런 비슷한 냄새예요."]
[인근 상인/음성변조 : "냄새가 많이 나니깐 어떻게 조치를 해주면 안 되겠냐 했는데 알겠다고 하면서도 그걸로 끝이에요. 이야기를 몇 번 했어요. 그래도 실천이 안 되더라고요."]
문제의 화장실은 지자체가 건물주와 사용계약을 맺고 지난 20여 년간 공중 화장실로 이용을 해온 상황.
하지만, 오수처리나 배기장치 등에 대한 시설 검점은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가 점검하는 내용이 화장실 청결 상태라든지 칸막이 잠금 상태라든지 이런 걸 점검하고, (오수 처리 시설은) 환경 점검 규정에 의해서 300t 이상만 점검하고 있습니다."]
A양의 상태는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지만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듣지 못했다고 피해자 가족들은 분노하고 있습니다.
공중 화장실에서의 위험천만한 사고 과연 누구의 책임이고, 피해자 가족에게는 누가 사과를 해야 할까요?
공중 화장실을 이용하다가 갑자기 질식해 쓰러졌습니다.
화장실 내부에는 인체에 치명적인 유해가스가 있었습니다.
부산의 한 해수욕장 인근 회센터 지하 공중 화장실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의식을 잃고 쓰러진 여고생은 현재 열흘 넘게 중환자실에 있습니다.
하지만, 책임 소재도 불분명한 상황,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현장을 따라가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29일 부산의 한 공중 화장실입니다.
한 남성이 여자 화장실 앞에서 한참을 서성이더니 안으로 들어갑니다.
잠시 뒤, 남성은 축 늘어져있는 한 여성을 끌고 나오더니 심폐소생술을 시작하는데요.
곧바로 도착한 구급대원들이 이어서 응급처치를 합니다.
[현장 출동 구급대원 : "학생이 화장실 밖 바닥에 의식 없이 누워있는 상태로 친구가 심폐소생술 시행하고 있었고, 저희 구급대원이 재차 의식, 호흡, 맥박을 확인한바 심정지 상태로 확인되어서…."]
하지만 여성은 의식을 되찾지 못했고 오늘까지 열흘넘게 중환자실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
[A양 어머니 : "뇌 전체가 다 뿌옇게 되어있어서 회복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주치의가) 말을 했고요. 폐에도 기흉이 생겨서…."]
[A양 친척 : "바라는 거는 정말 하나입니다. 애가 눈이라도 뜨고 그냥 조금이라도 좋으니까 건강을 조금만 회복했으면…."]
화장실에서 의식을 잃은 건 19살 여고생 A양.
[A양 어머니 : "외딴 그런 곳도 아니고 광안리 여름바다에서 누구나 다 쓰는 바닷가 공중화장실에서 왜 그런 일을 당했는지 너무 억울하고 이해할 수가 (없어요)."]
A양이 의식을 잃은 화장실은 광안리 해수욕장 인근의 회센터 건물의 지하에 있습니다.
[A양 친척 : "(친구가) 바깥에서 한 20분 정도 기다리다가 아 문제가 생겼나보다 해서 들어가게 된 겁니다."]
이상하다는 생각에 화장실에 들어가 보니 A양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는데요.
그런데 따라 들어간 친구도 순간 의식을 잃었다고 합니다.
[A양 언니 : "(동생을) 발견하자마자 자신도 기절을 한 번 하고 긴급한 상황이니까 어떻게든 해야 되겠다 싶어서 일단 정신 차리고 심폐소생술을 하고 인공호흡을 하려는 순간에 입에서 가스 냄새가 훅 올라왔대요. 자기도 또 한 번 기절했다고…."]
건강했던 여고생이 갑자기 화장실에서 의식 불명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A양 어머니 : "병원에서도 저 나이에 심정지가 올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 원인을 알 수가 없다고 하니까. 그런데 같이 갔던 친구가 가스 냄새가 나서 자기도 기절했다고 하니까…."]
화장실에서 났다는 이 냄새 확인을 위해 사건이 일어난 시간에 맞춰 현장 확인이 이뤄졌습니다.
[박주홍/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부산지역본부 부장 : "화장실 입구 우측에 세면대가 하나 있고 세면대 바로 밑에 직경 한 5cm 정도의 물 빠지는 배수구가 있었어요. 그 배수구에서 냄새가 굉장히 많이 나는 걸 저희가 코로 감지를 했고..."]
냄새의 정체는 다름 아닌 황화수소. 무색으로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심한 악취를 동반하는 유해가습니다.
[박주홍/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부산지역본부 부장 : "(당시에) 황화수소는 100ppm 이상이 나왔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측정해 본 결과 1,000ppm 이상 나왔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상 기준치의 무려 60배가 넘는 수칩니다.
[홍영습/동아대학교 환경보건센터장 : "고농도가 아니더라도 매스꺼움, 오심, 구토, 폐부종 이런 증상들이 나타날 수가 있습니다. 많이 노출되면 심혈관계, 중추신경계, 호흡기계를 바로 작동을 못 하게 막아버리는 사망에 이르게까지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가 되겠습니다."]
기억하십니까?
지난해 11월 한 폐수처리업체에서 작업자 3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것도 바로 황화수소였습니다.
하지만, 공장도 아닌 회센터 공중화장실에서 어떻게 이런 황화수소가 새어 나왔을까요?
[박주홍/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부산지역본부 부장 : "화장실 바로 아래에 오수처리장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건물 내에서 발생하는 오수를 다 거기 모아서 처리한다고 얘기를 들었습니다. 식당에서 나온 그런 설거지한 물이라든지 여러 가지 물들은 다량의 유기물을 함유하고 있거든요."]
문제의 A양이 쓰러진 시간대는 오수처리장 탱크에 공기를 불어넣는 공기 공급 장치가 작동하는 시간.
공기가 들어가면서 탱크 안에 있던 황화수소가 빠져나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화장실에 환풍기가 있었지만, 황화수소 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박주홍/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부산지역본부 부장 : "환기장치가 붙어있다 하더라도 일반인들이 화장실에 들어가면 발생원에서 바로 뽑아내지 못하기 때문에 시민들의 호흡기를 거쳐서 간다고 봐야죠."]
게다가 해당 건물에서 나는 악취는 주변 상인들에게 민원 대상이었다고 합니다
[인근 상인/음성변조 : "그 냄새는 오래됐죠. 화장실 있잖아요. 정화조 냄새 그런 비슷한 냄새예요."]
[인근 상인/음성변조 : "냄새가 많이 나니깐 어떻게 조치를 해주면 안 되겠냐 했는데 알겠다고 하면서도 그걸로 끝이에요. 이야기를 몇 번 했어요. 그래도 실천이 안 되더라고요."]
문제의 화장실은 지자체가 건물주와 사용계약을 맺고 지난 20여 년간 공중 화장실로 이용을 해온 상황.
하지만, 오수처리나 배기장치 등에 대한 시설 검점은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가 점검하는 내용이 화장실 청결 상태라든지 칸막이 잠금 상태라든지 이런 걸 점검하고, (오수 처리 시설은) 환경 점검 규정에 의해서 300t 이상만 점검하고 있습니다."]
A양의 상태는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지만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듣지 못했다고 피해자 가족들은 분노하고 있습니다.
공중 화장실에서의 위험천만한 사고 과연 누구의 책임이고, 피해자 가족에게는 누가 사과를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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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용 기자 kb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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