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갓난아기까지 학살”…사할린 학살 재조사 필요

입력 2019.08.09 (21:38) 수정 2019.08.09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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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광복 직후 러시아 사할린에서는 강제동원으로 끌려왔던 조선인들이 일본인들에게 집단학살 당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게 미즈호 마을 학살 사건인데,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달리 희생자가 훨씬 더 많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정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러시아 사할린에 강제동원으로 끌려간 조선인들에게 광복은 비극의 시작이었습니다.

1945년 8월 20일부터 엿새간 사할린 미즈호 마을에 살던 조선인들은 일본인들에게 집단학살을 당했습니다.

[신연자 회장/사할린 홈스크 한인이산가족회 : "같이 사는 이 마을에 사는 (일본인들이) 같이 모여서 집집마다 다니면서 사람들을 죽였어요.(희생자들은)한 식구였어요.몽땅 다."]

6 개월된 갓난아이 등 어린이 6 명도 잔혹하게 희생됐습니다.

[유성호/서울대 법의학과 교수 : "(갓난아이는)흉부와 복부 아래쪽에 큰 상처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조선사람들이 '스파이' 짓을 해서 일본이 전쟁에 졌다며 헛소문을 내고 집단학살을 자행했습니다.

과거 이 사건을 조사했던 우리 정부는 미즈호 마을의 희생자가 '27 명'인 것으로 결론내렸습니다.

하지만 KBS가 새롭게 입수한 당시 소련 등의 문서를 보면 희생자가 최소한 35 명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시 소련의 공식 문서인 재판 기록에는 일본인들이 조선의 어린이 등 약 35 명을 몰살했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또 일본 경찰들도 조선인 피난민 등 18 명을 살해하는 등 대량학살이 곳곳에서 벌어졌다는 증언들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방일권/교수/과거 일제강점하 강제동원피해진상규명위원회 조사 책임자 : "조사의 기한이 상당히 늦춰진 측면들이 역시 과거사 조사의 큰 한계입니다. 국가가 사실은 이런(학살 사건 진상 규명)부분에 대해서 좀 더 지원을 하고 조사를 하고."]

이제라도 사할린 조선인 집단학살 사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전면적인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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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개월 갓난아기까지 학살”…사할린 학살 재조사 필요
    • 입력 2019-08-09 21:41:04
    • 수정2019-08-09 21:4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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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광복 직후 러시아 사할린에서는 강제동원으로 끌려왔던 조선인들이 일본인들에게 집단학살 당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게 미즈호 마을 학살 사건인데,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달리 희생자가 훨씬 더 많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정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러시아 사할린에 강제동원으로 끌려간 조선인들에게 광복은 비극의 시작이었습니다.

1945년 8월 20일부터 엿새간 사할린 미즈호 마을에 살던 조선인들은 일본인들에게 집단학살을 당했습니다.

[신연자 회장/사할린 홈스크 한인이산가족회 : "같이 사는 이 마을에 사는 (일본인들이) 같이 모여서 집집마다 다니면서 사람들을 죽였어요.(희생자들은)한 식구였어요.몽땅 다."]

6 개월된 갓난아이 등 어린이 6 명도 잔혹하게 희생됐습니다.

[유성호/서울대 법의학과 교수 : "(갓난아이는)흉부와 복부 아래쪽에 큰 상처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조선사람들이 '스파이' 짓을 해서 일본이 전쟁에 졌다며 헛소문을 내고 집단학살을 자행했습니다.

과거 이 사건을 조사했던 우리 정부는 미즈호 마을의 희생자가 '27 명'인 것으로 결론내렸습니다.

하지만 KBS가 새롭게 입수한 당시 소련 등의 문서를 보면 희생자가 최소한 35 명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시 소련의 공식 문서인 재판 기록에는 일본인들이 조선의 어린이 등 약 35 명을 몰살했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또 일본 경찰들도 조선인 피난민 등 18 명을 살해하는 등 대량학살이 곳곳에서 벌어졌다는 증언들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방일권/교수/과거 일제강점하 강제동원피해진상규명위원회 조사 책임자 : "조사의 기한이 상당히 늦춰진 측면들이 역시 과거사 조사의 큰 한계입니다. 국가가 사실은 이런(학살 사건 진상 규명)부분에 대해서 좀 더 지원을 하고 조사를 하고."]

이제라도 사할린 조선인 집단학살 사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전면적인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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