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릴수록 손해?…‘물건 값보다 비싼’ 홈쇼핑 수수료

입력 2019.08.10 (21:24) 수정 2019.08.10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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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TV 홈쇼핑을 통해 물건을 팔았더니, 물건값보다 홈쇼핑 수수료가 더 많이 나온다면 ​어떻게 될까요?

수익은 홈쇼핑업체가 다 챙기고, 정작 상품을 만든 기업은 손해만 보는 셈인데,​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 사례를 ​최서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TV홈쇼핑을 통해 건강보조식품을 판매하는 업체입니다.

지난해 영업을 포기하면서 창고엔 재고가 그대로 쌓여 있습니다.

너무 많은 수수료 부담 때문이었습니다.

[공급업체 관계자 : "전체 매출이 한 1500억 되는데 (수수료로) 지급한 돈만 한 800억 정도 되니까요."]

한 홈쇼핑업체와 맺은 계약서를 보면 1시간 5분짜리 방송에 판매액에 따른 수수료는 12%만 내면 됩니다.

그런데 실적과 관계 없이 내야 하는 1억8천여만 원이 잡혀있습니다.

홈쇼핑업체가 비용 충당과 수익 보장을 위해 특약 형태로 정액 수수료를 받는 겁니다.

이를 합쳐 보면 공급업체가 500여 차례 방송하면서 낸 매출액 대비 수수료 비중 즉, 수수료율은 평균 50%가 넘었습니다.

[공급업체 관계자 : "수수료율이 50%가 넘는다고 하면 어떤 납품업체가 홈쇼핑에 납품을 처음에 할 생각을 할 것이며, 소비자들이 수수료율이 50%면 '어 저거 도대체 물건 원가가 얼마야?'..."]

심지어 한 시간 방송에 매출액은 1억 3천만 원인데 수수료는 2억 3천여만 원을 낸 적도 있습니다.

광고비 명목의 정액 수수료가 2억여 원으로, 따져보면 수수료율이 170%가 넘습니다.

하지만 이 업체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확보한 자료를 보면 홈쇼핑업체들이 신고한 판매수수료율은 37%에 불과했습니다.

[공급업체 관계자 : "6개사가 전부 매출액 부풀리기를 한 겁니다. 그 매출액 부풀리기를 해서 수수료를 낮췄구나..."]

관련 홈쇼핑업체들은 지난해 정부와 협의해 마련한 기준에 따라 수수료율을 신고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최서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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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릴수록 손해?…‘물건 값보다 비싼’ 홈쇼핑 수수료
    • 입력 2019-08-10 21:26:31
    • 수정2019-08-10 22:35:28
    뉴스 9
[앵커]

TV 홈쇼핑을 통해 물건을 팔았더니, 물건값보다 홈쇼핑 수수료가 더 많이 나온다면 ​어떻게 될까요?

수익은 홈쇼핑업체가 다 챙기고, 정작 상품을 만든 기업은 손해만 보는 셈인데,​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 사례를 ​최서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TV홈쇼핑을 통해 건강보조식품을 판매하는 업체입니다.

지난해 영업을 포기하면서 창고엔 재고가 그대로 쌓여 있습니다.

너무 많은 수수료 부담 때문이었습니다.

[공급업체 관계자 : "전체 매출이 한 1500억 되는데 (수수료로) 지급한 돈만 한 800억 정도 되니까요."]

한 홈쇼핑업체와 맺은 계약서를 보면 1시간 5분짜리 방송에 판매액에 따른 수수료는 12%만 내면 됩니다.

그런데 실적과 관계 없이 내야 하는 1억8천여만 원이 잡혀있습니다.

홈쇼핑업체가 비용 충당과 수익 보장을 위해 특약 형태로 정액 수수료를 받는 겁니다.

이를 합쳐 보면 공급업체가 500여 차례 방송하면서 낸 매출액 대비 수수료 비중 즉, 수수료율은 평균 50%가 넘었습니다.

[공급업체 관계자 : "수수료율이 50%가 넘는다고 하면 어떤 납품업체가 홈쇼핑에 납품을 처음에 할 생각을 할 것이며, 소비자들이 수수료율이 50%면 '어 저거 도대체 물건 원가가 얼마야?'..."]

심지어 한 시간 방송에 매출액은 1억 3천만 원인데 수수료는 2억 3천여만 원을 낸 적도 있습니다.

광고비 명목의 정액 수수료가 2억여 원으로, 따져보면 수수료율이 170%가 넘습니다.

하지만 이 업체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확보한 자료를 보면 홈쇼핑업체들이 신고한 판매수수료율은 37%에 불과했습니다.

[공급업체 관계자 : "6개사가 전부 매출액 부풀리기를 한 겁니다. 그 매출액 부풀리기를 해서 수수료를 낮췄구나..."]

관련 홈쇼핑업체들은 지난해 정부와 협의해 마련한 기준에 따라 수수료율을 신고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최서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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