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긴장 높아지는 카슈미르, 인도와 파키스탄은 왜?

입력 2019.08.11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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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와 파키스탄의 관계가 최근 다시 심상치가 않습니다. 늘 그렇듯이 카슈미르 지역 때문입니다. 카슈미르(Kashmir)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경계 지역으로 최고급 원단 캐시미어(Cashmere)의 원산지이기도 합니다. 캐시미어는 카슈미르의 영국식 표기라고 합니다.

이 카슈미르 지역은 현재 세 지역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인도가 지배하는 잠무 카슈미르, 파키스탄이 지배하는 아자드 카슈미르, 그리고 중국령 카슈미르, 이렇게 세 곳입니다. 다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이슬람교를 믿습니다. 그래서 인도령 카슈미르인 잠무 카슈미르에서는 이슬람 주민들이 힌두교 정부의 통제를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인도 정부가 지난 5일 인도령 카슈미르, 즉 잠무 카슈미르 지역의 특별지위를 박탈했습니다. 인도는 지금까지 이 지역에 상당한 자치권을 허용해 왔는데, 앞으로는 다른 인도 지역과 동일하게 대하겠다는 겁니다. 확실한 인도 땅으로 만들겠다는 뜻입니다. 이 지역 원주민의 부동산 취득과 취업에 관련된 특혜도 없앴다고 합니다.

인도 군병력이 통제하고 있는 카슈미르 거리인도 군병력이 통제하고 있는 카슈미르 거리

주민들이 반발하자 인도는 현재 잠무 카슈미르 지역에 군 병력을 대거 추가 배치했습니다. 한때 인터넷과 휴대전화 사용까지 통제했지만, 이슬람 명절 희생제를 맞아 통제를 조금 완화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인도는 이슬람 무장단체에 의한 테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경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파키스탄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습니다. 카슈미르 주민은 대부분 이슬람교이기 때문에, 파키스탄은 늘 이 지역을 인도 힌두교의 지배로부터 해방시켜 자국령으로 편입시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파키스탄은 현재 인도와의 외교 관계를 격하하고 양자 무역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카슈미르 상황에 강한 우려를 드러내며 극도의 자체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인도 결정에 항의하는 파키스탄 시위대인도 결정에 항의하는 파키스탄 시위대

인도와 파키스탄은 과거 하나의 나라였습니다. 소수의 이슬람교도 지배층과 다수의 힌두교도들이 큰 갈등 없이 공존하던 곳이었죠. 하지만 1858년 영국이 인도를 통치하기 시작하면서 힌두교도가 서양 문물을 먼저 받아들이며 급성장했고, 많은 인구를 바탕으로 이슬람 세력에 대항할 수 있게 된 겁니다.

결국, 1946년 영국이 떠나면서 힌두교 국가인 인도와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으로 나뉘게 됐습니다. 하지만 잠무 카슈미르 지역은 주민 다수가 이슬람교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힌두교도 통치자가 인도 연방 합류를 결정하면서 분쟁의 씨앗을 심었습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이후 카슈미르 영유권을 놓고 세 차례나 전쟁을 벌였습니다. 평화를 가르치는 종교를 명분으로 전쟁을 벌이는 인간들을 보면서 신은 어떤 생각을 할까요?

1948년 인도-파키스탄 전쟁 당시 인도군 모습1948년 인도-파키스탄 전쟁 당시 인도군 모습

KBS 중동지국이 위치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는 거주민의 80%가 외국인인 곳입니다. 외국인 노동력이 도시를 지탱하는 기반인 셈이죠. 특히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온 사람들이 많습니다. 제가 집을 얻을 때 제가 의뢰한 부동산의 담당자는 파키스탄 사람, 집주인 측 부동산 담당자는 인도 사람이었는데, 두 사람이 만나서 저는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서로 대화를 하더군요. 인도와 파키스탄이 함께 사용하는 우르두(Urdu)라는 언어였습니다. 같은 말로 대화를 하니 서로에 대한 오해의 소지도 없고 거래도 매끄럽게 이뤄지더군요. 제 눈에는 두 사람이 같은 나라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인도와 파키스탄 정치 지도자들도 그런 대화를 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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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리포트] 긴장 높아지는 카슈미르, 인도와 파키스탄은 왜?
    • 입력 2019-08-11 07:15:52
    특파원 리포트
인도와 파키스탄의 관계가 최근 다시 심상치가 않습니다. 늘 그렇듯이 카슈미르 지역 때문입니다. 카슈미르(Kashmir)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경계 지역으로 최고급 원단 캐시미어(Cashmere)의 원산지이기도 합니다. 캐시미어는 카슈미르의 영국식 표기라고 합니다.

이 카슈미르 지역은 현재 세 지역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인도가 지배하는 잠무 카슈미르, 파키스탄이 지배하는 아자드 카슈미르, 그리고 중국령 카슈미르, 이렇게 세 곳입니다. 다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이슬람교를 믿습니다. 그래서 인도령 카슈미르인 잠무 카슈미르에서는 이슬람 주민들이 힌두교 정부의 통제를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인도 정부가 지난 5일 인도령 카슈미르, 즉 잠무 카슈미르 지역의 특별지위를 박탈했습니다. 인도는 지금까지 이 지역에 상당한 자치권을 허용해 왔는데, 앞으로는 다른 인도 지역과 동일하게 대하겠다는 겁니다. 확실한 인도 땅으로 만들겠다는 뜻입니다. 이 지역 원주민의 부동산 취득과 취업에 관련된 특혜도 없앴다고 합니다.

인도 군병력이 통제하고 있는 카슈미르 거리
주민들이 반발하자 인도는 현재 잠무 카슈미르 지역에 군 병력을 대거 추가 배치했습니다. 한때 인터넷과 휴대전화 사용까지 통제했지만, 이슬람 명절 희생제를 맞아 통제를 조금 완화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인도는 이슬람 무장단체에 의한 테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경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파키스탄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습니다. 카슈미르 주민은 대부분 이슬람교이기 때문에, 파키스탄은 늘 이 지역을 인도 힌두교의 지배로부터 해방시켜 자국령으로 편입시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파키스탄은 현재 인도와의 외교 관계를 격하하고 양자 무역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카슈미르 상황에 강한 우려를 드러내며 극도의 자체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인도 결정에 항의하는 파키스탄 시위대
인도와 파키스탄은 과거 하나의 나라였습니다. 소수의 이슬람교도 지배층과 다수의 힌두교도들이 큰 갈등 없이 공존하던 곳이었죠. 하지만 1858년 영국이 인도를 통치하기 시작하면서 힌두교도가 서양 문물을 먼저 받아들이며 급성장했고, 많은 인구를 바탕으로 이슬람 세력에 대항할 수 있게 된 겁니다.

결국, 1946년 영국이 떠나면서 힌두교 국가인 인도와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으로 나뉘게 됐습니다. 하지만 잠무 카슈미르 지역은 주민 다수가 이슬람교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힌두교도 통치자가 인도 연방 합류를 결정하면서 분쟁의 씨앗을 심었습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이후 카슈미르 영유권을 놓고 세 차례나 전쟁을 벌였습니다. 평화를 가르치는 종교를 명분으로 전쟁을 벌이는 인간들을 보면서 신은 어떤 생각을 할까요?

1948년 인도-파키스탄 전쟁 당시 인도군 모습
KBS 중동지국이 위치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는 거주민의 80%가 외국인인 곳입니다. 외국인 노동력이 도시를 지탱하는 기반인 셈이죠. 특히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온 사람들이 많습니다. 제가 집을 얻을 때 제가 의뢰한 부동산의 담당자는 파키스탄 사람, 집주인 측 부동산 담당자는 인도 사람이었는데, 두 사람이 만나서 저는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서로 대화를 하더군요. 인도와 파키스탄이 함께 사용하는 우르두(Urdu)라는 언어였습니다. 같은 말로 대화를 하니 서로에 대한 오해의 소지도 없고 거래도 매끄럽게 이뤄지더군요. 제 눈에는 두 사람이 같은 나라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인도와 파키스탄 정치 지도자들도 그런 대화를 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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