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갈등 속 8·15…가장 ‘핫’한 광복절 메시지?

입력 2019.08.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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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로 한일 양국이 사실상 '경제 전쟁'에 돌입한 상황에서 이번 주엔 광복절을 맞습니다. 우리에겐 광복절, 일본엔 패전일인 8.15 74주년입니다.

8.15 광복절에 우리나라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느냐는 늘 중요했지만, 올해는 특히나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지금의 한일 관계에 중요 변곡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역대 광복절 가운데 가장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돕니다. 그만큼 문재인 대통령 고심도 깊어질 수밖에 없죠.

문 대통령은 주말에도 참모들과 8.15 경축사에 대해 논의에 논의를 거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사흘 앞으로 다가온 8.15 경축사에 대해 "마무리 단계"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마무리 단계일 뿐 변수가 많아 최종 발표 전까지 수정을 거듭하며 메시지 수위를 고심할 것으로 보입니다.

■ 日 아베 총리 메시지…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변수

이번 광복절 경축사는 일본을 향한 메시지가 얼마나, 어느 정도 수위로 담길지가 가장 큰 관심입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이후 일본에 대한 강력한 '경고'와 함께 연일 '일본을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일본이 지난 7일 수출 규제 대상 3개 품목 중 1건의 한국 수출을 허가하고, 우리 정부도 '맞대응' 시기를 조절하면서 한일 양국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 아니냔 분석도 나왔지만, 문 대통령은 "변하지 않는 것은 '불확실성'이 여전히 살아있는 점"이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8.15 경축사에 대해 "생각보다는 일본을 많이 다루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일본에 대한 비판에 무게를 싣기보다, 양국 평화와 미래에 대한 구상을 담아, 우리의 정당성을 알리는 방향이 될 것이라는 얘깁니다.

그러나 8.15전까지 아베 일본 총리가 어떤 발언을 할지, 특히 태평양 전쟁 A급 전범들이 합사돼있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할지 등에 따라 일본을 향한 메시지 방향과 수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11일 전날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실시한 2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 장면을 사진으로 공개했다북한 조선중앙TV가 11일 전날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실시한 2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 장면을 사진으로 공개했다

■ 北 연일 도발…'평화 경제' 구상도 고심

북한을 향한 메시지도 관심입니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두 차례 광복절 경축사에서 '평화' 메시지를 줄곧 강조해왔습니다.

취임 첫해인 2017년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던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모든 것을 걸고 전쟁을 막겠다"면서 북핵 평화 해결 원칙을 강조했고요.

3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지난해 광복절 때는 "남북 간에 평화를 정착하고 하나의 경제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진정한 광복이다"라며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남북 경협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올해 광복절에서도 '평화 경제'에 대한 구상이 담길 것으로 보입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일 수보회의에서 "평화경제가 실현된다면 우리는 단숨에 일본 경제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북한이 연일 미사일 도발을 하고 있지만, 청와대는 북한이 대화의 틀 자체를 흔들지는 않을 걸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청와대를 직접 언급하며 매우 거친 언사로 비판 수위를 높인 점, 또 한미 연합 훈련 기간에 추가 발사를 시사한 점 등은 부담입니다.

종합해보면 일본 조치의 부당성을 비판하면서도 한일 양국이 최악의 상황으로 가기 전 외교적 해법으로 미래를 모색할 수 있게 일본을 설득해야 하고, 동시에 북한을 향해서도 도발을 멈추고 '평화 경제'로 나가자는 메시지를 함께 내야 하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렵고 무거운 과제를 안고 있는 셈입니다.

문 대통령이 수정을 거듭하고 있는 광복절 경축사에서 최종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담을지, 또 이 메시지에 일본과 북한 등 주변국들이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에 따라 올해 하반기 한반도 정세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74주년 광복절을 맞는 이번 한 주가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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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 갈등 속 8·15…가장 ‘핫’한 광복절 메시지?
    • 입력 2019-08-12 07:00:30
    취재K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로 한일 양국이 사실상 '경제 전쟁'에 돌입한 상황에서 이번 주엔 광복절을 맞습니다. 우리에겐 광복절, 일본엔 패전일인 8.15 74주년입니다.

8.15 광복절에 우리나라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느냐는 늘 중요했지만, 올해는 특히나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지금의 한일 관계에 중요 변곡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역대 광복절 가운데 가장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돕니다. 그만큼 문재인 대통령 고심도 깊어질 수밖에 없죠.

문 대통령은 주말에도 참모들과 8.15 경축사에 대해 논의에 논의를 거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사흘 앞으로 다가온 8.15 경축사에 대해 "마무리 단계"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마무리 단계일 뿐 변수가 많아 최종 발표 전까지 수정을 거듭하며 메시지 수위를 고심할 것으로 보입니다.

■ 日 아베 총리 메시지…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변수

이번 광복절 경축사는 일본을 향한 메시지가 얼마나, 어느 정도 수위로 담길지가 가장 큰 관심입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이후 일본에 대한 강력한 '경고'와 함께 연일 '일본을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일본이 지난 7일 수출 규제 대상 3개 품목 중 1건의 한국 수출을 허가하고, 우리 정부도 '맞대응' 시기를 조절하면서 한일 양국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 아니냔 분석도 나왔지만, 문 대통령은 "변하지 않는 것은 '불확실성'이 여전히 살아있는 점"이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8.15 경축사에 대해 "생각보다는 일본을 많이 다루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일본에 대한 비판에 무게를 싣기보다, 양국 평화와 미래에 대한 구상을 담아, 우리의 정당성을 알리는 방향이 될 것이라는 얘깁니다.

그러나 8.15전까지 아베 일본 총리가 어떤 발언을 할지, 특히 태평양 전쟁 A급 전범들이 합사돼있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할지 등에 따라 일본을 향한 메시지 방향과 수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11일 전날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실시한 2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 장면을 사진으로 공개했다
■ 北 연일 도발…'평화 경제' 구상도 고심

북한을 향한 메시지도 관심입니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두 차례 광복절 경축사에서 '평화' 메시지를 줄곧 강조해왔습니다.

취임 첫해인 2017년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던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모든 것을 걸고 전쟁을 막겠다"면서 북핵 평화 해결 원칙을 강조했고요.

3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지난해 광복절 때는 "남북 간에 평화를 정착하고 하나의 경제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진정한 광복이다"라며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남북 경협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올해 광복절에서도 '평화 경제'에 대한 구상이 담길 것으로 보입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일 수보회의에서 "평화경제가 실현된다면 우리는 단숨에 일본 경제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북한이 연일 미사일 도발을 하고 있지만, 청와대는 북한이 대화의 틀 자체를 흔들지는 않을 걸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청와대를 직접 언급하며 매우 거친 언사로 비판 수위를 높인 점, 또 한미 연합 훈련 기간에 추가 발사를 시사한 점 등은 부담입니다.

종합해보면 일본 조치의 부당성을 비판하면서도 한일 양국이 최악의 상황으로 가기 전 외교적 해법으로 미래를 모색할 수 있게 일본을 설득해야 하고, 동시에 북한을 향해서도 도발을 멈추고 '평화 경제'로 나가자는 메시지를 함께 내야 하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렵고 무거운 과제를 안고 있는 셈입니다.

문 대통령이 수정을 거듭하고 있는 광복절 경축사에서 최종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담을지, 또 이 메시지에 일본과 북한 등 주변국들이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에 따라 올해 하반기 한반도 정세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74주년 광복절을 맞는 이번 한 주가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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