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중국은 이제 그만”…관세·고임금에 ‘탈중국’

입력 2019.08.13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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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출시된 일본의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입니다. 세계 최초로 거치도 할 수 있고 휴대도 할 수 있는 콘솔 게임기로 출시이래 지금까지 3천만 대 이상 팔렸습니다.

닌텐도는 이 게임기의 대부분을 중국에서 생산해왔지만, 올해 여름부터는 베트남에서도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주로 미국 수출용 제품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미·중 무역 전쟁이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격화하고 있는 상황.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제 거의 모든 중국산 제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물리겠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닌텐도 스위치닌텐도 스위치

미·중 무역 마찰 심화...日 기업 '탈중국' 본격화

관세를 올리면 중국도 문제지만, 중국에서 물건을 생산하고 있는 세계적 기업이면 모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중국 내수용을 제외하곤 결국 수출을 해야 하고, 또 상당수가 미국 소비자들을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샤프도 이달부터 공기청정기 생산 공장을 베트남에 새로 짓겠다고 밝혔다고 NHK 방송이 12일 보도했습니다.

NHK 보도를 보면, 미쓰비시 전기도 미국 수출용 반도체와 기계 일부를 중국 생산에서 일본 국내 생산으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 50여 개 생산기지 중국에서 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체 조사 결과 미·중 무역마찰이 장기화하자 주요 글로벌 기업 50개사 이상이 생산 거점을 중국 밖으로 옮기겠다고 발표했거나 이전을 검토 중이라고 지난달 18일 보도했습니다.

애플의 에어팟(Air Pods)이어폰을 생산하는 중국의 '고어테크'는 베트남 북부 공장에서 이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메이드 인 차이나'가 아닌 에어팟이 생산되는 것은 처음입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컴퓨터 제조업체인 HP와 델 역시 중국에서 만들던 노트북 생산의 30%를 동남아시아 등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델은 이미 타이완과 베트남, 필리핀에서 노트북을 시험적으로 생산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마존의 전자책 리더 '킨들'과 스마크 스피커 '에코'도 곧 중국산이 아닌 베트남산으로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고, 구글 역시 '구글 홈'의 생산기지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보도했습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기업마저도 베트남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베트남 투자계획부가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접수한 외국인 직접투자를 분석한 결과 신규 투자 부분에서 중국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온라인매체인 VN익스프레스는 중국은 187개 프로젝트에 13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혀 전체 신규투자의 24.6%를 차지했습니다. 중국에 공장을 짓기보다는 베트남에 짓는 게 중국 기업으로서도 낫다는 판단이 섰다는 얘깁니다.


해마다 높아만 가는 중국 임금

관세도 관세지만, 중국 노동자들 임금의 고공행진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중국 수도 베이징의 비사영기업(국영·외자·합자 기업 등 비민영기업)의 평균 연봉은 14만 5천 766위안, 우리 돈으로 약 2천490만 원으로 1년 전보다 10.7%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중국 비사영기업 평균 연봉은 1년 전보다 11% 증가한 8만 2천461위안이었다고 중국 국가통계국은 밝혔습니다. 사영기업의 평균 연봉 역시 같은 기간 8.3% 증가했습니다.

베트남 하노이 등 대도시의 내년(2020년) 최저임금이 442만 동(약 22만 5천 원)으로 결정됐는데, 우리 돈으로 1년 연봉 2백70만 원 정도인 것과 바로 비교가 됩니다.

베트남 최저임금이 연평균 6% 이상 오르고 있지만, 그럼에도 인건비 부담은 중국에 비할 것이 아니란 얘깁니다.

'탈중국화' 거스를 수 없는 흐름?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2일 자 논평에서 "수입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결국 미국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지우는 것과 같다"며 미국의 일방주의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중국은 안 그래도 고임금화하는 자국의 경제 상황에서 관세 폭탄이 장기화하면, 결국 전 세계 기업의 탈중국화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거스를 수 없는 세계 경제 흐름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진심으로 경계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되면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라는 타이틀도 내려놓게 될까요? 앞으로 두고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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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8-13 06:09:05
    글로벌 돋보기
2017년 3월 출시된 일본의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입니다. 세계 최초로 거치도 할 수 있고 휴대도 할 수 있는 콘솔 게임기로 출시이래 지금까지 3천만 대 이상 팔렸습니다.

닌텐도는 이 게임기의 대부분을 중국에서 생산해왔지만, 올해 여름부터는 베트남에서도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주로 미국 수출용 제품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미·중 무역 전쟁이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격화하고 있는 상황.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제 거의 모든 중국산 제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물리겠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닌텐도 스위치
미·중 무역 마찰 심화...日 기업 '탈중국' 본격화

관세를 올리면 중국도 문제지만, 중국에서 물건을 생산하고 있는 세계적 기업이면 모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중국 내수용을 제외하곤 결국 수출을 해야 하고, 또 상당수가 미국 소비자들을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샤프도 이달부터 공기청정기 생산 공장을 베트남에 새로 짓겠다고 밝혔다고 NHK 방송이 12일 보도했습니다.

NHK 보도를 보면, 미쓰비시 전기도 미국 수출용 반도체와 기계 일부를 중국 생산에서 일본 국내 생산으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 50여 개 생산기지 중국에서 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체 조사 결과 미·중 무역마찰이 장기화하자 주요 글로벌 기업 50개사 이상이 생산 거점을 중국 밖으로 옮기겠다고 발표했거나 이전을 검토 중이라고 지난달 18일 보도했습니다.

애플의 에어팟(Air Pods)이어폰을 생산하는 중국의 '고어테크'는 베트남 북부 공장에서 이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메이드 인 차이나'가 아닌 에어팟이 생산되는 것은 처음입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컴퓨터 제조업체인 HP와 델 역시 중국에서 만들던 노트북 생산의 30%를 동남아시아 등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델은 이미 타이완과 베트남, 필리핀에서 노트북을 시험적으로 생산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마존의 전자책 리더 '킨들'과 스마크 스피커 '에코'도 곧 중국산이 아닌 베트남산으로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고, 구글 역시 '구글 홈'의 생산기지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보도했습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기업마저도 베트남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베트남 투자계획부가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접수한 외국인 직접투자를 분석한 결과 신규 투자 부분에서 중국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온라인매체인 VN익스프레스는 중국은 187개 프로젝트에 13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혀 전체 신규투자의 24.6%를 차지했습니다. 중국에 공장을 짓기보다는 베트남에 짓는 게 중국 기업으로서도 낫다는 판단이 섰다는 얘깁니다.


해마다 높아만 가는 중국 임금

관세도 관세지만, 중국 노동자들 임금의 고공행진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중국 수도 베이징의 비사영기업(국영·외자·합자 기업 등 비민영기업)의 평균 연봉은 14만 5천 766위안, 우리 돈으로 약 2천490만 원으로 1년 전보다 10.7%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중국 비사영기업 평균 연봉은 1년 전보다 11% 증가한 8만 2천461위안이었다고 중국 국가통계국은 밝혔습니다. 사영기업의 평균 연봉 역시 같은 기간 8.3% 증가했습니다.

베트남 하노이 등 대도시의 내년(2020년) 최저임금이 442만 동(약 22만 5천 원)으로 결정됐는데, 우리 돈으로 1년 연봉 2백70만 원 정도인 것과 바로 비교가 됩니다.

베트남 최저임금이 연평균 6% 이상 오르고 있지만, 그럼에도 인건비 부담은 중국에 비할 것이 아니란 얘깁니다.

'탈중국화' 거스를 수 없는 흐름?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2일 자 논평에서 "수입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결국 미국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지우는 것과 같다"며 미국의 일방주의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중국은 안 그래도 고임금화하는 자국의 경제 상황에서 관세 폭탄이 장기화하면, 결국 전 세계 기업의 탈중국화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거스를 수 없는 세계 경제 흐름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진심으로 경계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되면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라는 타이틀도 내려놓게 될까요? 앞으로 두고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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