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 경제] 일본 백색국가 제외에 정부 맞대응?…과학기술계도 분주

입력 2019.08.13 (18:06) 수정 2019.08.13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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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이 우리나라를 수출우대국 이른바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데 이어 정부가 어제 일본을 수출우대국에서 빼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와 함께 대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중소기업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여러 대응방안도 나오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한 이야기해 볼 텐데 산업과학부 황정호 기자 나왔습니다.

황 기자, 일본이 우리를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뒤 정부가 다양한 방안을 고심한 걸로 아는데 결국 맞불 작전을 선택한 건가요?

[기자]

네, 맞불이다 이렇게 단적으로 얘기하기엔 좀 어렵지만 일본도 우리나라에서 전략물자를 수입할 때 우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일본이 제도를 원칙대로 운영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일본이 지난달에 고순도 불화수소, 그러니까 애칭가스 등 3개 소재 수출을 제한해서 '정상적 민간거래를 저해하지 않도록 한다'는 바세나르 체제 원칙을 어겼다고 본 겁니다.

바세나르 체제는 국제 전략물자 수출 통제 시스템인데 1996년 재래식 무기 확산 방지를 위해 체결됐습니다.

한국과 미국, 일본 등 42개국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초반에 아베 일본 총리는 이 바세나르체제를 수출규제 근거로 들었거든요.

하지만, 우리가 바세나르 체제 안에서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더 활발한 활동을 펼친 것이 취재 결과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정부는 맞대응 조치는 아니라지만 결국은 일본을 수출우대국에서 제외하겠다는 것 같은데요.

구체적으로 내용이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정부는 전략물자 수출 지역 구분을 변경해서 일본을 수출우대국에서 제외하기로 했습니다.

현행 전략물자 수출입고시에는 수출 우대국인 '가' 지역과 그 외 지역인 '나' 지역, 2개로 구분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가' 지역을 '가의 1', '가의 2'로 나눴고 일본만 '가의 2'에 넣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개별허가 서류도 늘고 심사기간은 최대 3배 늘어납니다.

사용자포괄허가도 예외적으로만 허용돼 비우대국 수준으로 통제됩니다.

정부는 다음 달 중에 시행하겠다고 밝혔고 일본에서 협의 요청이 오면 언제든 응하겠다고 했습니다.

[앵커]

일본에서 협의하겠다는 의사가 있으면 언제든 가능하다, 이번 조치가 협상 여지를 준 거로 들리는데요?

[기자]

네, 우리 정부가 '언제든 수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선포했다' 수준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일본의 WTO 역제소 가능성까지 고려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일본처럼 특별 관리 품목을 지정하지 않았고, 최초 안처럼 다 지역이 아닌 가의 2지역에 일본을 넣었습니다.

일단, 정부 관계자 설명 들어보시죠.

[박태성/산업부 무역투자실장 : "WTO에 제소하는 것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서는 국제법과 국내법의 틀 내에서 적법하게 취해진 조치이기 때문에 영향이 없다고 봅니다."]

그래도 우리가 관리하는 전략물자 수출 관리 품목은 1730여 갠데 일본이 백색 국가에서 제외되면 일본의 해당 품목 수입은 한층 까다로워집니다.

대체 가능성으로 따져보면 첨단 반도체 제품의 수출 규제가 일본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걸로 보입니다.

[앵커]

정부에서 공식 대응은 했고 아무래도 이번 사태로 인해 원천기술이 국산화가 과제가 되면서 과학기술계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일본의 이번 조치에 관련해 벤처기업협회 조사를 보면 대부분 벤처기업이 부정적으로 보고 있고 중소기업 절반도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무래도 기술력에 관심이 커지니 과학기술계에서 단체별로 방안을 내놓고 있는데요.

주로 기술자문입니다.

우선, 이달 5일부터 카이스트가 기술자문단을 꾸려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소재·부품 원천기술 개발을 돕겠다고 나선 건데 열자마자 사흘도 안 돼 기술 자문 요청이 백 건 넘게 들어왔다고 합니다.

카이스트는 업체별로 필요한 내용을 파악해 전·현직 자문 교수 100여 명을 연결해 주기로 했습니다.

정부 출연 연구기관들도 보유 기술을 전달하는 기술지원단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다음 달 초에 자리를 만들어 연구기관의 소재나 부품 기술을 업체에 공유하고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들을 파악하겠다고 했습니다.

한국기계연구원, 재료연구소 등은 실증 테스트베드쪽을 강화하고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일본 수출규제와 관련된 업체에서 성능평가 등을 원하면 최우선으로 평가해주는 등 지원책을 마련했습니다.

여기에다, 학계에서도 나섰는데요.

서울대 공대가 특별전담팀을 구성해서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 화학소재 분야에 기술 자문을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달 말쯤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인데요, 장기적으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와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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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인트 경제] 일본 백색국가 제외에 정부 맞대응?…과학기술계도 분주
    • 입력 2019-08-13 18:12:48
    • 수정2019-08-13 18:2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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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이 우리나라를 수출우대국 이른바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데 이어 정부가 어제 일본을 수출우대국에서 빼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와 함께 대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중소기업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여러 대응방안도 나오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한 이야기해 볼 텐데 산업과학부 황정호 기자 나왔습니다.

황 기자, 일본이 우리를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뒤 정부가 다양한 방안을 고심한 걸로 아는데 결국 맞불 작전을 선택한 건가요?

[기자]

네, 맞불이다 이렇게 단적으로 얘기하기엔 좀 어렵지만 일본도 우리나라에서 전략물자를 수입할 때 우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일본이 제도를 원칙대로 운영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일본이 지난달에 고순도 불화수소, 그러니까 애칭가스 등 3개 소재 수출을 제한해서 '정상적 민간거래를 저해하지 않도록 한다'는 바세나르 체제 원칙을 어겼다고 본 겁니다.

바세나르 체제는 국제 전략물자 수출 통제 시스템인데 1996년 재래식 무기 확산 방지를 위해 체결됐습니다.

한국과 미국, 일본 등 42개국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초반에 아베 일본 총리는 이 바세나르체제를 수출규제 근거로 들었거든요.

하지만, 우리가 바세나르 체제 안에서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더 활발한 활동을 펼친 것이 취재 결과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정부는 맞대응 조치는 아니라지만 결국은 일본을 수출우대국에서 제외하겠다는 것 같은데요.

구체적으로 내용이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정부는 전략물자 수출 지역 구분을 변경해서 일본을 수출우대국에서 제외하기로 했습니다.

현행 전략물자 수출입고시에는 수출 우대국인 '가' 지역과 그 외 지역인 '나' 지역, 2개로 구분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가' 지역을 '가의 1', '가의 2'로 나눴고 일본만 '가의 2'에 넣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개별허가 서류도 늘고 심사기간은 최대 3배 늘어납니다.

사용자포괄허가도 예외적으로만 허용돼 비우대국 수준으로 통제됩니다.

정부는 다음 달 중에 시행하겠다고 밝혔고 일본에서 협의 요청이 오면 언제든 응하겠다고 했습니다.

[앵커]

일본에서 협의하겠다는 의사가 있으면 언제든 가능하다, 이번 조치가 협상 여지를 준 거로 들리는데요?

[기자]

네, 우리 정부가 '언제든 수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선포했다' 수준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일본의 WTO 역제소 가능성까지 고려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일본처럼 특별 관리 품목을 지정하지 않았고, 최초 안처럼 다 지역이 아닌 가의 2지역에 일본을 넣었습니다.

일단, 정부 관계자 설명 들어보시죠.

[박태성/산업부 무역투자실장 : "WTO에 제소하는 것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서는 국제법과 국내법의 틀 내에서 적법하게 취해진 조치이기 때문에 영향이 없다고 봅니다."]

그래도 우리가 관리하는 전략물자 수출 관리 품목은 1730여 갠데 일본이 백색 국가에서 제외되면 일본의 해당 품목 수입은 한층 까다로워집니다.

대체 가능성으로 따져보면 첨단 반도체 제품의 수출 규제가 일본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걸로 보입니다.

[앵커]

정부에서 공식 대응은 했고 아무래도 이번 사태로 인해 원천기술이 국산화가 과제가 되면서 과학기술계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일본의 이번 조치에 관련해 벤처기업협회 조사를 보면 대부분 벤처기업이 부정적으로 보고 있고 중소기업 절반도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무래도 기술력에 관심이 커지니 과학기술계에서 단체별로 방안을 내놓고 있는데요.

주로 기술자문입니다.

우선, 이달 5일부터 카이스트가 기술자문단을 꾸려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소재·부품 원천기술 개발을 돕겠다고 나선 건데 열자마자 사흘도 안 돼 기술 자문 요청이 백 건 넘게 들어왔다고 합니다.

카이스트는 업체별로 필요한 내용을 파악해 전·현직 자문 교수 100여 명을 연결해 주기로 했습니다.

정부 출연 연구기관들도 보유 기술을 전달하는 기술지원단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다음 달 초에 자리를 만들어 연구기관의 소재나 부품 기술을 업체에 공유하고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들을 파악하겠다고 했습니다.

한국기계연구원, 재료연구소 등은 실증 테스트베드쪽을 강화하고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일본 수출규제와 관련된 업체에서 성능평가 등을 원하면 최우선으로 평가해주는 등 지원책을 마련했습니다.

여기에다, 학계에서도 나섰는데요.

서울대 공대가 특별전담팀을 구성해서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 화학소재 분야에 기술 자문을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달 말쯤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인데요, 장기적으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와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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