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눈을 돌려달라’…홍콩 민주주의 회복을 외치다

입력 2019.08.13 (19:05) 수정 2019.08.13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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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scmp.com, Sam Tsang]

눈에는 눈. 원래 받은 대로 돌려준다는 뜻입니다. 12일인 월요일, 홍콩 국제 공항에서 한 여성이 이 '눈에는 눈'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조용히 눈을 감고 있습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실린 시위 사진입니다.

홍콩 시민들은 왜 분노하며 홍콩 국제공항을 점거했을까요. 촉발된 사건은 하루 전 일요일(11일) 침사추이에서 여성 반정부 시위대 1명이 경찰이 쏜 빈백건(bean bag gun·알갱이가 든 주머니탄)에 맞아 오른쪽 눈이 파열된 비극. 분노는 이 지점에서 폭발했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시위대는 공항으로 모일 것을 SNS 등을 통해 전했고, 대규모 점거 사태가 벌어진 것입니다

로이터 통신이 전한 사진을 보면 시위대는 공항터미널 안에서 그 여성이 실명 위기에 처한 데 대해 항의하면서 많은 시민들이 안대를 착용하고 시위를 벌였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현재 이 여성의 상태에 대해, 시력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은 물론이고 코와 위턱뼈도 골절된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환안(還眼) 눈을 돌려달라. BBC는 포스트잇에 이 말을 적어 안경에 붙인 시위대에 주목했습니다.

시위대가 돌려달라고 요구한 것은 결국 민주주의였습니다. 폭동과 테러로 규정한 홍콩 정부에 대한 외침이고 상황을 이렇게 만든 중국 정부에 대한 분노입니다.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그러나 13일 "홍콩은 심각한 상처를 입었으며, 회복에는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과잉진압 논란에 대해서는 "경찰들은 모른 척할 수 없으며, 시위대에 대응할 때 무력 최소 사용의 원칙을 따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송환법 반대 시위대는 다시 홍콩 국제공항으로 집결하고 있습니다. 13일 오전 6시부터 공항 운영은 다시 시작됐지만, 현재 3백 편이 넘는 항공기의 운항은 취소됐습니다.

[사진 출처 : scmp.com, Felix Wong][사진 출처 : scmp.com, Felix Wong]

지금 핵심은 중국 정부의 무력 진압 가능성입니다.

중국 당국은 급진 시위자들의 폭력 행위가 극에 달하고 있다면서 한 국가 두 체제를 의미하는 '일국양제'의 마지노선을 건드리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국제 사회, 특히 미국은 사태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음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존 볼턴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홍콩의 자치권을 보장한 주권 이양 협정을 이행하라고 중국에 촉구하며 영국 관리들과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고, 미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매코널 의원은 트위터에 "폭력적인 진압은 용납할 수 없다"며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고 중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은 이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입니다. '내정 간섭'을 하고 있다며 국제법을 준수하라고 반발하는 것입니다.

중국의 전·현직 지도부가 중국 중대 현안의 해결 방향과 노선을 논의하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서는 본토의 병력 투입을 통한 무력 진압 여부도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이번 주말쯤 끝날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따라 이번 주말 또는 다음 주에 중국 인민해방군 또는 본토 무장경찰 투입을 통한 대규모 진압작전이 전개될지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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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8-13 19:05:52
    • 수정2019-08-13 19:3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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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scmp.com, Sam Tsang]

눈에는 눈. 원래 받은 대로 돌려준다는 뜻입니다. 12일인 월요일, 홍콩 국제 공항에서 한 여성이 이 '눈에는 눈'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조용히 눈을 감고 있습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실린 시위 사진입니다.

홍콩 시민들은 왜 분노하며 홍콩 국제공항을 점거했을까요. 촉발된 사건은 하루 전 일요일(11일) 침사추이에서 여성 반정부 시위대 1명이 경찰이 쏜 빈백건(bean bag gun·알갱이가 든 주머니탄)에 맞아 오른쪽 눈이 파열된 비극. 분노는 이 지점에서 폭발했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시위대는 공항으로 모일 것을 SNS 등을 통해 전했고, 대규모 점거 사태가 벌어진 것입니다

로이터 통신이 전한 사진을 보면 시위대는 공항터미널 안에서 그 여성이 실명 위기에 처한 데 대해 항의하면서 많은 시민들이 안대를 착용하고 시위를 벌였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현재 이 여성의 상태에 대해, 시력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은 물론이고 코와 위턱뼈도 골절된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환안(還眼) 눈을 돌려달라. BBC는 포스트잇에 이 말을 적어 안경에 붙인 시위대에 주목했습니다.

시위대가 돌려달라고 요구한 것은 결국 민주주의였습니다. 폭동과 테러로 규정한 홍콩 정부에 대한 외침이고 상황을 이렇게 만든 중국 정부에 대한 분노입니다.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그러나 13일 "홍콩은 심각한 상처를 입었으며, 회복에는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과잉진압 논란에 대해서는 "경찰들은 모른 척할 수 없으며, 시위대에 대응할 때 무력 최소 사용의 원칙을 따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송환법 반대 시위대는 다시 홍콩 국제공항으로 집결하고 있습니다. 13일 오전 6시부터 공항 운영은 다시 시작됐지만, 현재 3백 편이 넘는 항공기의 운항은 취소됐습니다.

[사진 출처 : scmp.com, Felix Wong]
지금 핵심은 중국 정부의 무력 진압 가능성입니다.

중국 당국은 급진 시위자들의 폭력 행위가 극에 달하고 있다면서 한 국가 두 체제를 의미하는 '일국양제'의 마지노선을 건드리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국제 사회, 특히 미국은 사태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음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존 볼턴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홍콩의 자치권을 보장한 주권 이양 협정을 이행하라고 중국에 촉구하며 영국 관리들과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고, 미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매코널 의원은 트위터에 "폭력적인 진압은 용납할 수 없다"며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고 중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은 이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입니다. '내정 간섭'을 하고 있다며 국제법을 준수하라고 반발하는 것입니다.

중국의 전·현직 지도부가 중국 중대 현안의 해결 방향과 노선을 논의하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서는 본토의 병력 투입을 통한 무력 진압 여부도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이번 주말쯤 끝날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따라 이번 주말 또는 다음 주에 중국 인민해방군 또는 본토 무장경찰 투입을 통한 대규모 진압작전이 전개될지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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