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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홍콩 ‘송환법’ 시위
“눈을 돌려달라”…홍콩인들이 거리로 나온 이유
입력 2019.08.14 (08:06) 수정 2019.08.14 (08:47)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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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돌려달라”…홍콩인들이 거리로 나온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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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대 한 명이 안경에 포스트잇을 붙인 채 정면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내용을 보니 '환안'(還眼) "눈을 돌려달라"고 적혀 있습니다.

사흘 전 여성 시위대 한 명이 경찰이 쏜 시위진압용 고무탄에 맞아 오른쪽 눈이 파열된 사건.

시위대의 분노는 이 지점에서 폭발했습니다.

'모두 공항으로 모이자' 앞서 보신 것처럼 대규모 점거 사태로 이어졌고, 많은 시민들이 이렇게 안대를 착용하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시위대 공보담당자 : "시위대는 경찰에 의해 계속해서 바퀴벌레 같은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 홍콩 시위 지난 6월부터 시작됐으니까 10주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 보면 홍콩 정부가 개정을 추진하는 '범죄인 송환법'에 대한 반발로 일어났습니다.

홍콩에 체류 중인 범죄자를 중국 본토로 넘겨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는데, 이 법이 통과되면 홍콩의 반체제 인사와 인권운동가들이 쥐도 새도 모르게 중국으로 끌려갈 것을 시위대는 우려합니다.

하지만 홍콩 인구의 27%에 이르는 2백만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걸 이 법안에 대한 반대 하나만으로 설명하긴 어렵습니다.

여기엔 홍콩과 중국 사이 골 깊은 반목의 역사가 깔려있습니다.

'1842년' 중국인들에겐 굴욕의 한 해로 기억됩니다.

당시 청나라는 2년 여 동안 영국과 벌인 ‘아편전쟁’에서 패해 난징 조약을 체결합니다.

이 조약으로 중국 땅이던 홍콩섬은 영국의 식민지에 편입됐다 150여년이 흐른 1997년 7월에야 중국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중국의 덩샤오핑이 1984년 영국과 벌인 반환 협상에서 시대의 묘책이라 불리는 ‘일국양제'를 내세워 홍콩을 돌려받았습니다.

일국 양제 풀어보면 '한 국가 두 체제'란 뜻이죠 핵심은 홍콩을 특별행정자치구로 지정해 향후 50년간 정치·경제·사법적 자치를 허용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중국은 늘 '일국'에 방점을 두고 홍콩은 '양제'를 앞세우면서 양측의 반목은 끊임없이 이어져 왔습니다.

지난 2014년에도 홍콩인들은 행정장관 직접선거를 요구하며 79일 동안 이른바‘우산혁명’을 벌인 적이 있습니다.

당시 시민들 우산에는 이런 글이 씌어 있었습니다.

‘최루가스는 필요 없다. 우리는 이미 울고 있으니까.’

그리고 5년 뒤 다시 거리로 나온 홍콩 시민들 시위와 대응 양상이 한층 격해졌습니다.

홍콩 반환 22주년을 맞은 지난달에는 젊은 시위대들이 의사당을 점거하고 '영국령 홍콩기'를 내거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습니다.

22년 전 홍콩기를 다시 꺼내 들며 중국에 대한 극도의 불신을 드러냈습니다.

이번 시위대, 이른바 ‘삼파(三罷) 투쟁’에도 나섰습니다.

‘삼파’란 수업 거부의 파과(罷課), 노동 파업의 파공(罷工), 상점 철수의 파시(罷市)를 말합니다.

중국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홍콩 정부에 막대한 타격을 줄 수 있는 ‘삼파 투쟁’을 통해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겠다는 계산입니다.

역설적이게도 홍콩 시위대의 '삼파 투쟁’은 중국인에게 더 익숙한 용업니다.

중국 공산당의 출발점으로 해석되는 1919년의 5.4 운동과 맥이 닿아있기 때문입니다.

당시 천안문 광장에 모여 일본 제국주의를 규탄하며 반정부 시위를 벌였던 베이징의 학생들 상하이에서는 이 ‘삼파 투쟁’을 전개했습니다.

이런 역사적 중요성으로 인해 ‘삼파 투쟁’은 중국에서 종종 학교 시험 문제로도 출제됩니다.

예를 들면 ‘학생, 노동자, 상인, 농민’ 중 삼파와 관련이 없는 걸 찾으라는 식입니다.

이번 홍콩 시위대의 공항 점거도 삼파투쟁의 일환입니다.

홍콩 정부 수반인 캐리 람 장관, 송환법은 죽었다며 시민들 반발을 달래보려 하지만 시위 열기는 더 불타오르는 기셉니다.

[캐리 람/홍콩 행정장관 : "정부가 입법 절차를 재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그러한 계획은 없습니다. 송환법은 죽었습니다."]

앞서 보신 사진, 눈을 돌려달라고 했지만 이들이 정말 돌려받고 싶은 건 진정한 민주주의 일겁니다.

중국 정부의 무력 진압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홍콩섬, 세계의 이목이 다시 이 곳을 향하고 있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 “눈을 돌려달라”…홍콩인들이 거리로 나온 이유
    • 입력 2019.08.14 (08:06)
    • 수정 2019.08.14 (08:47)
    아침뉴스타임
“눈을 돌려달라”…홍콩인들이 거리로 나온 이유
홍콩 시위대 한 명이 안경에 포스트잇을 붙인 채 정면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내용을 보니 '환안'(還眼) "눈을 돌려달라"고 적혀 있습니다.

사흘 전 여성 시위대 한 명이 경찰이 쏜 시위진압용 고무탄에 맞아 오른쪽 눈이 파열된 사건.

시위대의 분노는 이 지점에서 폭발했습니다.

'모두 공항으로 모이자' 앞서 보신 것처럼 대규모 점거 사태로 이어졌고, 많은 시민들이 이렇게 안대를 착용하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시위대 공보담당자 : "시위대는 경찰에 의해 계속해서 바퀴벌레 같은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 홍콩 시위 지난 6월부터 시작됐으니까 10주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 보면 홍콩 정부가 개정을 추진하는 '범죄인 송환법'에 대한 반발로 일어났습니다.

홍콩에 체류 중인 범죄자를 중국 본토로 넘겨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는데, 이 법이 통과되면 홍콩의 반체제 인사와 인권운동가들이 쥐도 새도 모르게 중국으로 끌려갈 것을 시위대는 우려합니다.

하지만 홍콩 인구의 27%에 이르는 2백만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걸 이 법안에 대한 반대 하나만으로 설명하긴 어렵습니다.

여기엔 홍콩과 중국 사이 골 깊은 반목의 역사가 깔려있습니다.

'1842년' 중국인들에겐 굴욕의 한 해로 기억됩니다.

당시 청나라는 2년 여 동안 영국과 벌인 ‘아편전쟁’에서 패해 난징 조약을 체결합니다.

이 조약으로 중국 땅이던 홍콩섬은 영국의 식민지에 편입됐다 150여년이 흐른 1997년 7월에야 중국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중국의 덩샤오핑이 1984년 영국과 벌인 반환 협상에서 시대의 묘책이라 불리는 ‘일국양제'를 내세워 홍콩을 돌려받았습니다.

일국 양제 풀어보면 '한 국가 두 체제'란 뜻이죠 핵심은 홍콩을 특별행정자치구로 지정해 향후 50년간 정치·경제·사법적 자치를 허용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중국은 늘 '일국'에 방점을 두고 홍콩은 '양제'를 앞세우면서 양측의 반목은 끊임없이 이어져 왔습니다.

지난 2014년에도 홍콩인들은 행정장관 직접선거를 요구하며 79일 동안 이른바‘우산혁명’을 벌인 적이 있습니다.

당시 시민들 우산에는 이런 글이 씌어 있었습니다.

‘최루가스는 필요 없다. 우리는 이미 울고 있으니까.’

그리고 5년 뒤 다시 거리로 나온 홍콩 시민들 시위와 대응 양상이 한층 격해졌습니다.

홍콩 반환 22주년을 맞은 지난달에는 젊은 시위대들이 의사당을 점거하고 '영국령 홍콩기'를 내거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습니다.

22년 전 홍콩기를 다시 꺼내 들며 중국에 대한 극도의 불신을 드러냈습니다.

이번 시위대, 이른바 ‘삼파(三罷) 투쟁’에도 나섰습니다.

‘삼파’란 수업 거부의 파과(罷課), 노동 파업의 파공(罷工), 상점 철수의 파시(罷市)를 말합니다.

중국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홍콩 정부에 막대한 타격을 줄 수 있는 ‘삼파 투쟁’을 통해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겠다는 계산입니다.

역설적이게도 홍콩 시위대의 '삼파 투쟁’은 중국인에게 더 익숙한 용업니다.

중국 공산당의 출발점으로 해석되는 1919년의 5.4 운동과 맥이 닿아있기 때문입니다.

당시 천안문 광장에 모여 일본 제국주의를 규탄하며 반정부 시위를 벌였던 베이징의 학생들 상하이에서는 이 ‘삼파 투쟁’을 전개했습니다.

이런 역사적 중요성으로 인해 ‘삼파 투쟁’은 중국에서 종종 학교 시험 문제로도 출제됩니다.

예를 들면 ‘학생, 노동자, 상인, 농민’ 중 삼파와 관련이 없는 걸 찾으라는 식입니다.

이번 홍콩 시위대의 공항 점거도 삼파투쟁의 일환입니다.

홍콩 정부 수반인 캐리 람 장관, 송환법은 죽었다며 시민들 반발을 달래보려 하지만 시위 열기는 더 불타오르는 기셉니다.

[캐리 람/홍콩 행정장관 : "정부가 입법 절차를 재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그러한 계획은 없습니다. 송환법은 죽었습니다."]

앞서 보신 사진, 눈을 돌려달라고 했지만 이들이 정말 돌려받고 싶은 건 진정한 민주주의 일겁니다.

중국 정부의 무력 진압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홍콩섬, 세계의 이목이 다시 이 곳을 향하고 있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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