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발굴, 우키시마호 고의 폭침 정황…“日 승무원 출발 전 항의시위”

입력 2019.08.15 (21:41) 수정 2019.08.15 (22:1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해방 직후, 강제 징용 조선인들을 태운 채 침몰한 우키시마호 폭발 사고가 있었습니다.

진실은 여전히 알 수 없지만, 일본의 고의로 일어났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나왔습니다.

일본인 승조원들이 출항 직전, 항해에 반대하는 시위를 했었다는 건데요,

계획된 위험을 미리 알았다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문예슬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1945년 8월 24일.

강제 징용 조선인들을 태우고 부산으로 향하던 우키시마호가 일본 마이즈루항 앞바다에서 침몰했습니다.

일본이 공식 인정한 사망자만 5백여 명, 최대 5천 명이 죽거나 실종됐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미군 기뢰에 의한 사고라는 일본의 주장과 달리 일본이 고의로 배를 폭파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장영도/우키시마호 생존자 : "배에 타자마자 이 배가 부산으로 직행하지 않고 도중에 기항을 하면 폭파한다는 유언비어가 나돌았어요."]

사고 넉 달 뒤 연합군 요청으로 작성한 조사 보고서입니다.

재일조선인연합이 만들어 맥아더 사령관 앞으로 제출했습니다.

출항 전 일본 승조원들이 조선인 때문에 생명을 바칠 수 없다며, 위험한 구역 항해는 절대 반대한다는 규탄시위를 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러자 일본 해군 참모장이 의무를 수행해 깨끗이 목숨을 바치라고 '폭탄적인 선언'을 했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출항 전, 일본인들은 이미 위험 가능성을 알았다는 정황입니다.

[김문길/한일문화연구소 소장 : "의무적인 수행이다. 이건 일왕의 명령입니다. 사고를 일으켜도 같이 죽어야 된다 이 말이죠. 깨끗이 일왕의 이름으로..."]

고의 폭침설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이 문서는 익명의 일본인 연구자가 일본 정부 문서실에서 찾아내 최근 한국에 전달했습니다.

[김문길/한일문화연구소 소장 : "우리 민족이 피해를 입었던 그 억울함의 첫 문서라고 할 수 있죠. 일본 정부가 들어주지 않으니까 한일 관계에서 이 문서를 내놓고 따져야 되겠죠."]

일본 정부는 이 사건의 진상 규명도, 희생자에 대한 사과나 배상과 보상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정부도 2015년 이후 관련 조사를 멈췄습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단독] 발굴, 우키시마호 고의 폭침 정황…“日 승무원 출발 전 항의시위”
    • 입력 2019-08-15 21:44:24
    • 수정2019-08-15 22:11:53
    뉴스 9
[앵커]

해방 직후, 강제 징용 조선인들을 태운 채 침몰한 우키시마호 폭발 사고가 있었습니다.

진실은 여전히 알 수 없지만, 일본의 고의로 일어났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나왔습니다.

일본인 승조원들이 출항 직전, 항해에 반대하는 시위를 했었다는 건데요,

계획된 위험을 미리 알았다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문예슬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1945년 8월 24일.

강제 징용 조선인들을 태우고 부산으로 향하던 우키시마호가 일본 마이즈루항 앞바다에서 침몰했습니다.

일본이 공식 인정한 사망자만 5백여 명, 최대 5천 명이 죽거나 실종됐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미군 기뢰에 의한 사고라는 일본의 주장과 달리 일본이 고의로 배를 폭파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장영도/우키시마호 생존자 : "배에 타자마자 이 배가 부산으로 직행하지 않고 도중에 기항을 하면 폭파한다는 유언비어가 나돌았어요."]

사고 넉 달 뒤 연합군 요청으로 작성한 조사 보고서입니다.

재일조선인연합이 만들어 맥아더 사령관 앞으로 제출했습니다.

출항 전 일본 승조원들이 조선인 때문에 생명을 바칠 수 없다며, 위험한 구역 항해는 절대 반대한다는 규탄시위를 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러자 일본 해군 참모장이 의무를 수행해 깨끗이 목숨을 바치라고 '폭탄적인 선언'을 했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출항 전, 일본인들은 이미 위험 가능성을 알았다는 정황입니다.

[김문길/한일문화연구소 소장 : "의무적인 수행이다. 이건 일왕의 명령입니다. 사고를 일으켜도 같이 죽어야 된다 이 말이죠. 깨끗이 일왕의 이름으로..."]

고의 폭침설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이 문서는 익명의 일본인 연구자가 일본 정부 문서실에서 찾아내 최근 한국에 전달했습니다.

[김문길/한일문화연구소 소장 : "우리 민족이 피해를 입었던 그 억울함의 첫 문서라고 할 수 있죠. 일본 정부가 들어주지 않으니까 한일 관계에서 이 문서를 내놓고 따져야 되겠죠."]

일본 정부는 이 사건의 진상 규명도, 희생자에 대한 사과나 배상과 보상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정부도 2015년 이후 관련 조사를 멈췄습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