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에 할머니 내음 담아요”…할머니들이 뿌린 ‘역사의 씨앗’

입력 2019.08.15 (21:48) 수정 2019.08.15 (22:1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힘든 생을 살고도, 평생 모은 돈을 장학금으로 내는 등 미래 세대를 위해 나누고 간 분들이 많습니다.

이렇게 인연이 닿은 학생들은 할머니와 오늘날의 역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요.

오대성 기자입니다.

[리포트]

잘 볶은 원두를 하나하나 만져보고, 향도 맡아봅니다.

꽃과 흙을 좋아했던 김군자 할머니, 그런 할머니를 떠올리며 특별히 고른 원두에 '김군자 커피'란 이름을 붙였습니다.

[김준형/김군자 할머니 장학생 : "이 원두 같은 경우는 산미와 꽃내음이 두드러지고요. 이 원두 같은 경우는 고소함이랑 흙내음이 두드러지는 편이어서 선택을..."]

이 커피를 들고 매주 수요시위가 열리는 옛 일본대사관을 찾았습니다.

["할머니를 추억하고자 김군자블렌드라는 블렌딩을 만들어서 사람들한테 나눠주는 행사를..."]

할머니를 알게 된 건 2014년, 보육시설에서 자립한 뒤 학비가 절실했던 때였습니다.

["대학생활의 처음을 열어주신 분이기 때문에 이 장학금이 제게는 정말 의미가 큽니다."]

평생을 홀로 지낸 할머니는 2년 전 흙으로 돌아갔지만, 그가 기부한 1억 원은 여러 사람의 정성과 한데 모여, 8백 명의 자립 아동들에게 든든한 뿌리가 됐습니다.

["제가 가족이 없어서 시설에서 자랐지만... 할머니 가는 길 외롭지라도 않게 가서 동무가 되어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일본에서 어떻게 오시게 된 거예요? 하나 더 드릴까요?"]

바리스타를 꿈꾸는 준형 군에게 할머니와 역사를 잊지 않도록 해준 건 바로 이 커피였습니다.

[김준형/김군자 할머니 장학생 : "(역사적 의미가)전달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어느 정도 맞지 않았나... 역사를 바로 알고 서로 역사를 바로잡으려는 활동을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저도 학생 나이대로서 뿌듯했던 하루였습니다."]

준형 군은 뜻이 같은 사람들과 함께 '김군자 커피 원두' 판매 수익금 전액을 시설 자립 아동들에게 기부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원두에 할머니 내음 담아요”…할머니들이 뿌린 ‘역사의 씨앗’
    • 입력 2019-08-15 21:51:31
    • 수정2019-08-15 22:10:19
    뉴스 9
[앵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힘든 생을 살고도, 평생 모은 돈을 장학금으로 내는 등 미래 세대를 위해 나누고 간 분들이 많습니다.

이렇게 인연이 닿은 학생들은 할머니와 오늘날의 역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요.

오대성 기자입니다.

[리포트]

잘 볶은 원두를 하나하나 만져보고, 향도 맡아봅니다.

꽃과 흙을 좋아했던 김군자 할머니, 그런 할머니를 떠올리며 특별히 고른 원두에 '김군자 커피'란 이름을 붙였습니다.

[김준형/김군자 할머니 장학생 : "이 원두 같은 경우는 산미와 꽃내음이 두드러지고요. 이 원두 같은 경우는 고소함이랑 흙내음이 두드러지는 편이어서 선택을..."]

이 커피를 들고 매주 수요시위가 열리는 옛 일본대사관을 찾았습니다.

["할머니를 추억하고자 김군자블렌드라는 블렌딩을 만들어서 사람들한테 나눠주는 행사를..."]

할머니를 알게 된 건 2014년, 보육시설에서 자립한 뒤 학비가 절실했던 때였습니다.

["대학생활의 처음을 열어주신 분이기 때문에 이 장학금이 제게는 정말 의미가 큽니다."]

평생을 홀로 지낸 할머니는 2년 전 흙으로 돌아갔지만, 그가 기부한 1억 원은 여러 사람의 정성과 한데 모여, 8백 명의 자립 아동들에게 든든한 뿌리가 됐습니다.

["제가 가족이 없어서 시설에서 자랐지만... 할머니 가는 길 외롭지라도 않게 가서 동무가 되어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일본에서 어떻게 오시게 된 거예요? 하나 더 드릴까요?"]

바리스타를 꿈꾸는 준형 군에게 할머니와 역사를 잊지 않도록 해준 건 바로 이 커피였습니다.

[김준형/김군자 할머니 장학생 : "(역사적 의미가)전달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어느 정도 맞지 않았나... 역사를 바로 알고 서로 역사를 바로잡으려는 활동을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저도 학생 나이대로서 뿌듯했던 하루였습니다."]

준형 군은 뜻이 같은 사람들과 함께 '김군자 커피 원두' 판매 수익금 전액을 시설 자립 아동들에게 기부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