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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사용으로 죽음의 문턱까지…“금지 약물 아니니까 괜찮아”
입력 2019.08.16 (17:28) 수정 2019.08.17 (16:47) 스포츠K
'약쟁이'는 약물 검사 대처 방법 등 잘 알아...
성장호르몬· 인슐린· 염산에페드린 등 사용
금지 약물 아니란 인식 있지만, 심각한 부작용 초래
약물 사용으로 죽음의 문턱까지…“금지 약물 아니니까 괜찮아”
대회에 출전하는 '약쟁이' 보디빌딩 선수들은 스테로이드 약물이 금지약물검사(도핑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는 것을 알고 이에 대처하는 방법까지 공부한다. 또 이들은 도핑테스트에 걸리지 않는 방법과 금지약물검사에서 적발되지 않는 약물까지 그 목록을 잘 알고 있다.

보디빌딩 대회를 준비하는 이들은 대회 3~4주 전에 스테로이드 제제를 끊는 방법을 동원한다. 그러나 이후에도 보디빌더 사이에 도핑테스트에 걸리지 않는 약물로 알려진 인간성장호르몬(HGH)과 인슐린, 에페드린 염산염 등이 쓰인다.

그러나 이들 약물은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뒤따른다. 몸 안의 수분을 제거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이뇨제와 감기약 성분에도 포함된 염산에페드린은 금지 약물이 아니라는 인식이 있지만, 이들 약물을 남용할 경우 생명까지 잃을 수도 있다.

사례 1
보디빌더 A는 근육의 크기를 늘리기 위해 인슐린을 써야 한다는 정보를 듣고 인슐린을 주사했다가 저혈당 쇼크로 쓰러졌다. 함께 운동하던 다른 트레이너가 쓰러진 A를 발견해 구급차를 부르고 재빨리 병원으로 옮겨 응급조치를 받아 깨어날 수 있었다. 자칫 목숨을 잃을 뻔한 경험이었다.

사례 2.
염산에페드린(에페드린 염산염)을 사용하던 한 보디빌더 B는 팔다리가 떨리고 심장 박동이 매우 빨라지는 경험을 했는데, 염산에페드린을 주사한 어느 날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깨어나 보니 병원이었고, 사흘이나 지나 있었다.

사례 3.
대회를 앞둔 보디빌더 C는 수분과 지방을 걷어내기 위해 다른 약과 함께 이뇨제를 사용하며 운동을 하다가 기절했다. 병원 응급실에 실려간 뒤, 응급처치를 받고 깨어날 수 있었다. 깨어나서 보디빌더 C의 첫 마디는 "자칫 잘못하면 X 될뻔했다. 이제 주의해서 잘 써야겠다." 라는 말이었다.

위의 3가지 사례는 모두 실제 일어난 일이다. 기절해서 깨어나고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지만, 이제부터 약을 안 쓰겠다는 다짐을 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조심스럽게 써야겠다는 말을 했다는 데에서 선뜻 이해할 수 없는 보디빌더와 약물 사이의 한 단면이 엿보인다. 약물의 세계에 한번 발을 들여 놓으면 쉽게 빠져나오기 힘들다는 사례의 방증이다.

에페드린 염산염(ephedrine hydrochloride)

보디빌더들 사이에 '지방 컷팅제'로 알려진 에페드린 염산염(ephedrine hydrochloride)은 어지럼과 두통, 배뇨 장애, 혈압 상승과 부정맥을 발생시키는 부작용이 있다. 에페드린은 의존성이 있는 약물로 오랜 기간 계속 사용하게 되면 심정지를 일으켜 사망할 수 있다.

미국에서 식품과 약의 안전성을 관장하는 식품의약안전국 (FDA)는 지난 2004년부터 이 약을 의사의 처방 없이 다이어트 보조제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당뇨와 고혈압, 심장질환 등 어떤 기저 질환도 없는 젊고 건강한 선수들이 하루 20mg의 저용량을 사용한 경우에도 갑작스러운 심장 마비로 사망한 사례가 여러 건 보고됐기 때문이다.

이후 에페드린은 용량에 상관없이 심장에 문제를 발생시키고, 고혈압과 빈맥, 뇌졸중을 일으킬 위험성이 있으며, 심정지로 인한 돌연사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이 FDA 조사 결과로 밝혀졌다.

이 약물의 무서운 점은 심장에 구조적인 문제가 없는 젊은 사람일지라도, 심장 마비로 인한 돌연사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또 이런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아무리 적은 용량을 사용해도 돌연사의 위험을 줄일 수 없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페드린 염산염이 다이어트에 효과 있는 보조제로 포장된 약물 정보가 무분별하게 돌아다니고 있다. 예를 들어 에페드린 염산염(Ephedrine Hydrochloride) 25mg과 카페인 무수물(Caffeine Anhydrous) 25mg, 진통제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 200mg이 포함된 알약을 1회 1정씩, 하루 3번 복용하면 체온을 높여주고 대사 소비를 증진해 체중이 감소한다는 식이다.

인간성장호르몬(HGH)

뼈와 골격근을 성장시키는 인간성장호르몬(HGH)은 그 밖에도 모든 것을 성장시키는 부작용이 생긴다고 보면 이해가 쉽다.

머리와 손, 발, 얼굴의 뼈를 커지게 만들어 말단비대증(Acromegaly)이 생긴다. 근육과 뼈가 과도하게 커지면서 관절을 지나는 신경과 핏줄을 누르게 되고, 관절이 약해지며 근육 손상을 불러온다. 포도당 불내성 ,당뇨병, 고혈압을 가져온다.

암성 종양인자의 성장 촉진을 일으키는 부작용이 있고, 장기 비대증으로 내장 기관도 자라게 한다. 일부 보디빌더의 배에서 복부가 튀어나오는 복부 팽만증을 보이는 것은 성장호르몬 복용 때문이다. 심장질환 위험도 높이는데, 심장 근육 또한 비대해지고 두꺼워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결국, 심근경색으로 인한 심장 마비와 돌연사를 일으키는 물질 가운데 하나가 인간 성장호르몬이다.

인슐린(insulin)

근육을 벌크업(bulk-up)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인슐린은 대개 당뇨 환자가 사용하는 약물이다. 몸 안에서 인슐린이 정상적으로 분비되는 사람이 인슐린을 주사하게 되면 근육과 체중을 늘릴 수 있지만, 이 역시 외부에서 호르몬을 공급받으면 인슐린을 만들어내는 췌장은 더는 일을 하지 않게 된다.

몸 안에 포도당이 이미 충분한 상태인데도 뇌는 자신의 몸을 저혈당 상태로 느끼게 돼 더 많은 양의 식사를 섭취하게 한다. 그러다 인슐린 주사를 중단하면 문제가 커지기 시작한다. 혈액 안의 포도당을 글리코겐의 형태로 만들어 세포에 저장시키는 인슐린의 분비가 안 돼 곧 당뇨 환자가 된다.

일반인보다 건장하고 훨씬 더 많은 운동을 하는 보디빌더가 당뇨병에 걸리게 되고, 인슐린을 주사하지 않으면 안 되는 환자가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발생시키는 것이 바로 인슐린이다. 저혈당 상태가 쇼크로 이어지면 중풍과 뇌사, 심장 마비로 인한 돌연사를 초래할 수 있다.

흔히들 스테로이드제제만 복용하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보디빌더가 있고, 금지약물검사를 통과했으니 자신은 약물을 사용하지 않은 '내츄럴 보디빌더'라고 자부하는 선수도 있다. 그러나 체내 자연 생산이 아닌 외부에서 공급하는 약물의 위험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성장호르몬과 인슐린, 에페드린 염산염도 그 약물 목록에 포함돼야 하고, 치명적인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 약물 사용으로 죽음의 문턱까지…“금지 약물 아니니까 괜찮아”
    • 입력 2019.08.16 (17:28)
    • 수정 2019.08.17 (16:47)
    스포츠K
'약쟁이'는 약물 검사 대처 방법 등 잘 알아...
성장호르몬· 인슐린· 염산에페드린 등 사용
금지 약물 아니란 인식 있지만, 심각한 부작용 초래
약물 사용으로 죽음의 문턱까지…“금지 약물 아니니까 괜찮아”
대회에 출전하는 '약쟁이' 보디빌딩 선수들은 스테로이드 약물이 금지약물검사(도핑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는 것을 알고 이에 대처하는 방법까지 공부한다. 또 이들은 도핑테스트에 걸리지 않는 방법과 금지약물검사에서 적발되지 않는 약물까지 그 목록을 잘 알고 있다.

보디빌딩 대회를 준비하는 이들은 대회 3~4주 전에 스테로이드 제제를 끊는 방법을 동원한다. 그러나 이후에도 보디빌더 사이에 도핑테스트에 걸리지 않는 약물로 알려진 인간성장호르몬(HGH)과 인슐린, 에페드린 염산염 등이 쓰인다.

그러나 이들 약물은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뒤따른다. 몸 안의 수분을 제거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이뇨제와 감기약 성분에도 포함된 염산에페드린은 금지 약물이 아니라는 인식이 있지만, 이들 약물을 남용할 경우 생명까지 잃을 수도 있다.

사례 1
보디빌더 A는 근육의 크기를 늘리기 위해 인슐린을 써야 한다는 정보를 듣고 인슐린을 주사했다가 저혈당 쇼크로 쓰러졌다. 함께 운동하던 다른 트레이너가 쓰러진 A를 발견해 구급차를 부르고 재빨리 병원으로 옮겨 응급조치를 받아 깨어날 수 있었다. 자칫 목숨을 잃을 뻔한 경험이었다.

사례 2.
염산에페드린(에페드린 염산염)을 사용하던 한 보디빌더 B는 팔다리가 떨리고 심장 박동이 매우 빨라지는 경험을 했는데, 염산에페드린을 주사한 어느 날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깨어나 보니 병원이었고, 사흘이나 지나 있었다.

사례 3.
대회를 앞둔 보디빌더 C는 수분과 지방을 걷어내기 위해 다른 약과 함께 이뇨제를 사용하며 운동을 하다가 기절했다. 병원 응급실에 실려간 뒤, 응급처치를 받고 깨어날 수 있었다. 깨어나서 보디빌더 C의 첫 마디는 "자칫 잘못하면 X 될뻔했다. 이제 주의해서 잘 써야겠다." 라는 말이었다.

위의 3가지 사례는 모두 실제 일어난 일이다. 기절해서 깨어나고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지만, 이제부터 약을 안 쓰겠다는 다짐을 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조심스럽게 써야겠다는 말을 했다는 데에서 선뜻 이해할 수 없는 보디빌더와 약물 사이의 한 단면이 엿보인다. 약물의 세계에 한번 발을 들여 놓으면 쉽게 빠져나오기 힘들다는 사례의 방증이다.

에페드린 염산염(ephedrine hydrochloride)

보디빌더들 사이에 '지방 컷팅제'로 알려진 에페드린 염산염(ephedrine hydrochloride)은 어지럼과 두통, 배뇨 장애, 혈압 상승과 부정맥을 발생시키는 부작용이 있다. 에페드린은 의존성이 있는 약물로 오랜 기간 계속 사용하게 되면 심정지를 일으켜 사망할 수 있다.

미국에서 식품과 약의 안전성을 관장하는 식품의약안전국 (FDA)는 지난 2004년부터 이 약을 의사의 처방 없이 다이어트 보조제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당뇨와 고혈압, 심장질환 등 어떤 기저 질환도 없는 젊고 건강한 선수들이 하루 20mg의 저용량을 사용한 경우에도 갑작스러운 심장 마비로 사망한 사례가 여러 건 보고됐기 때문이다.

이후 에페드린은 용량에 상관없이 심장에 문제를 발생시키고, 고혈압과 빈맥, 뇌졸중을 일으킬 위험성이 있으며, 심정지로 인한 돌연사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이 FDA 조사 결과로 밝혀졌다.

이 약물의 무서운 점은 심장에 구조적인 문제가 없는 젊은 사람일지라도, 심장 마비로 인한 돌연사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또 이런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아무리 적은 용량을 사용해도 돌연사의 위험을 줄일 수 없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페드린 염산염이 다이어트에 효과 있는 보조제로 포장된 약물 정보가 무분별하게 돌아다니고 있다. 예를 들어 에페드린 염산염(Ephedrine Hydrochloride) 25mg과 카페인 무수물(Caffeine Anhydrous) 25mg, 진통제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 200mg이 포함된 알약을 1회 1정씩, 하루 3번 복용하면 체온을 높여주고 대사 소비를 증진해 체중이 감소한다는 식이다.

인간성장호르몬(HGH)

뼈와 골격근을 성장시키는 인간성장호르몬(HGH)은 그 밖에도 모든 것을 성장시키는 부작용이 생긴다고 보면 이해가 쉽다.

머리와 손, 발, 얼굴의 뼈를 커지게 만들어 말단비대증(Acromegaly)이 생긴다. 근육과 뼈가 과도하게 커지면서 관절을 지나는 신경과 핏줄을 누르게 되고, 관절이 약해지며 근육 손상을 불러온다. 포도당 불내성 ,당뇨병, 고혈압을 가져온다.

암성 종양인자의 성장 촉진을 일으키는 부작용이 있고, 장기 비대증으로 내장 기관도 자라게 한다. 일부 보디빌더의 배에서 복부가 튀어나오는 복부 팽만증을 보이는 것은 성장호르몬 복용 때문이다. 심장질환 위험도 높이는데, 심장 근육 또한 비대해지고 두꺼워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결국, 심근경색으로 인한 심장 마비와 돌연사를 일으키는 물질 가운데 하나가 인간 성장호르몬이다.

인슐린(insulin)

근육을 벌크업(bulk-up)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인슐린은 대개 당뇨 환자가 사용하는 약물이다. 몸 안에서 인슐린이 정상적으로 분비되는 사람이 인슐린을 주사하게 되면 근육과 체중을 늘릴 수 있지만, 이 역시 외부에서 호르몬을 공급받으면 인슐린을 만들어내는 췌장은 더는 일을 하지 않게 된다.

몸 안에 포도당이 이미 충분한 상태인데도 뇌는 자신의 몸을 저혈당 상태로 느끼게 돼 더 많은 양의 식사를 섭취하게 한다. 그러다 인슐린 주사를 중단하면 문제가 커지기 시작한다. 혈액 안의 포도당을 글리코겐의 형태로 만들어 세포에 저장시키는 인슐린의 분비가 안 돼 곧 당뇨 환자가 된다.

일반인보다 건장하고 훨씬 더 많은 운동을 하는 보디빌더가 당뇨병에 걸리게 되고, 인슐린을 주사하지 않으면 안 되는 환자가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발생시키는 것이 바로 인슐린이다. 저혈당 상태가 쇼크로 이어지면 중풍과 뇌사, 심장 마비로 인한 돌연사를 초래할 수 있다.

흔히들 스테로이드제제만 복용하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보디빌더가 있고, 금지약물검사를 통과했으니 자신은 약물을 사용하지 않은 '내츄럴 보디빌더'라고 자부하는 선수도 있다. 그러나 체내 자연 생산이 아닌 외부에서 공급하는 약물의 위험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성장호르몬과 인슐린, 에페드린 염산염도 그 약물 목록에 포함돼야 하고, 치명적인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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