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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히말라야서 잠들었던 ‘직지원정대’…10년 만의 귀향
입력 2019.08.19 (08:26) 수정 2019.08.19 (12:27)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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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히말라야서 잠들었던 ‘직지원정대’…10년 만의 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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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혹시 직지원정대라고 아십니까?

우리 금속활자본 직지를 세계에 알리고자 히말라야를 누볐던 등반대원들입니다.

10년전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등정에 나섰던 직지원정대, 두 대원이 돌아오지 못했는데요.

고 민준영, 박종성 두 대원의 유해가 10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지금부터 두 대원을 만나보시죠.

[리포트]

지난 토요일 새벽 6시가 조금 지났을 무렵 고 민준영, 박종성 두 산악인이 유족의 품에 안겨 고국의 땅을 밟았습니다.

10년이란 긴 시간이 흐른 뒤에야 이뤄진 두 사람의 귀향

[민규형/故 민준영 대원 유족 : "어머님이 많이 우셨고요.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 많이 담담해 하시고 우리 품으로 이제 돌아온다는 거죠. 좋은 일이라고 계속 이야기해줘서 다들 좀 편해졌어요."]

[박종훈/故 박종성 대원 유족 : "기약도 없었던 기다림의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행복한 만남을 준비해준 우리 종성이가 정말 고맙습니다."]

고 박종성, 민준영 두 대원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직지'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결성된 민간 산악단체 직지원정대에서 활약한 산악인입니다.

2009년 9월 25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히운출리 북벽을 오르다 실종됐습니다.

두 대원은 앞서 닦아진 길을 택하는 대신 새로운 길을 개척하자고 했고 이름도 '직지루트'로 불렀습니다.

[박연수/前 직지원정대장 :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금속활자본인 직지도 누군가에 의해서 새로운 창조, 도전, 개척을 했기 때문에 만들어진 거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직지의 정신, 그리고 우리의 알파인 정신을 함께 전 세계에 알려보자는…."]

[배명석/동료 산악인 : "스스로 짐을 꾸리고 스스로 짐을 메고 모든 장비를 가지고 처음부터 시작해서 정상까지 가는 그런 등반을 알파인 스타일이라고 하는데 형들은 항상 그 스타일을 고집했고…."]

도전 정신만큼이나 뛰어난 등반 실력으로 두 사람은 2008년에는 파키스탄 차라쿠사 지역의 한 정상에 올라 히말라야에 유일하게 한글 이름을 가진 '직지봉'을 탄생시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해 '직지루트'를 개척하려다 사고를 당했던 건데요.

이런 대화가 마지막 무전 됐습니다.

[박연수/前 직지원정대장 : "(사고 당일) 아침, 새벽부터 날은 꽤 화창했고요. 8시 15분에 무전이 왔습니다. '지금 현재 컨디션은 매우 좋고 상태가 양호하다. 아마 등반 진행이 잘 될 거 같다.' 그리고 '등반 진행하는 중에 무전하기가 힘드니 등반이 끝나고 대장님께 무전을 드리겠다.'라고 무전이 왔고요."]

그렇게 맑았던 날씨가 오후 들어 갑자기 안개가 끼기 시작했고 약속했던 무전은 오지 않았습니다.

[박연수/前 직지원정대장 : "열흘간 수색을 하면서 헬기 수색을 5번 했고요. 네팔의 수색대, 우리 등반팀 또 근처에 등반하러 온 사람들을 전방위적으로 저희들이 샅샅이 뒤졌는데 확인할 수 있는 곳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수색은 중단됐지만 동료 산악인들은 그들을 그냥 떠나보낼 수 없었습니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인근에 추모비를 세우고 매년 등반을 하며 시신 수색작업을 이어왔습니다.

[배명석/동료 산악인 : "일 년에 한 번씩 추모대를 꾸려서 나갔었는데 그때마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있는 분에게 그리고 현지 스태프들에게 항상 부탁을 드리고 왔어요. 조그마한 유품이라도 발견된다면 꼭 저희 쪽으로 연락을 달라고…."]

그러기를 10년, 지난달 23일 저녁 네팔에서 전화 한통이 걸려왔는데요.

[배명석/동료 산악인 : "양치기 목동이 그쪽에서 유해를 발견했다고 연락이 왔고 그쪽은 등반했던 게 저희밖에 없었던 거고 저희 형들이 확실하지 않나…."]

시신을 수습한 현지 경찰은 유품을 확인 한 뒤 연락을 해왔습니다.

[박연수/前 직지원정대장 : "시신은 두 구가 발견됐고 옷에는 한국 식량이 들어있고 입은 옷의 상표는 한국 상표다. 그 중엔 낯익은 물건도 있었습니다."]

[배명석/동료 산악인 : "종성이 형이 배낭 커버에다가 '나는 북벽을 오르겠다.'라는 그런 꿈을 적은 글귀가 있습니다. 그리고 종성이 형을 칭해서 불렀던 게 '철인 28호 깡통 로봇'(인데) 그 글씨가 적혀있었어요. 두말할 나위 없이 우리 형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지난 12일 유족과 동료 산악인은 네팔로 향했고, 유전자 검사로 신원을 확인했습니다.

사람들은 기적이라고 말합니다.

[박연수/前 직지원정대장 : "5년 이상 빙하 속에 있었고 지금이 노출돼서 지금 발견되지 않았으면 바로 부패하고 풍화되고 없어져서 못 찾았을 거다. (그리고) 빙하가 계속 녹아내려서 수습하러 갔을 때는 한참 내려가 있어서 지금 안 했으면 또한 발견 못 했을 거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두 대원은 서로 함께 있었다고 합니다.

[박연수/前 직지원정대장 : "부검의는 얼음 속에서도 함께 있었다. (두 사람이) 비슷한 곳에 있을 수 있던 이유는 같이 줄에 연결돼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죠."]

[민규형/故 민준영 대원 유족 : "10년 동안 기다리면서 많이 힘들었지만 형과 종성이 형이 같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기쁜 마음으로 향했습니다."]

10년 전 하지 못했던 하산 명령을 뒤로 하고 두 사람은 영면에 들어갑니다.

[박연수/前 직지원정대장 : "긴 과정의 등반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하산 명령 이제라도 들어줘서 고맙다. 집에 가서 편히 쉬어라."]

두 사람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합니다.

히말라야에서 실종돼 아직 돌아오지 못한 한국 산악인은 100여 명, 가족과 동료들은 이번 기적이 마지막이 아니길 기원하고 있습니다.
  • [뉴스 따라잡기] 히말라야서 잠들었던 ‘직지원정대’…10년 만의 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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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19.08.19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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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혹시 직지원정대라고 아십니까?

우리 금속활자본 직지를 세계에 알리고자 히말라야를 누볐던 등반대원들입니다.

10년전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등정에 나섰던 직지원정대, 두 대원이 돌아오지 못했는데요.

고 민준영, 박종성 두 대원의 유해가 10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지금부터 두 대원을 만나보시죠.

[리포트]

지난 토요일 새벽 6시가 조금 지났을 무렵 고 민준영, 박종성 두 산악인이 유족의 품에 안겨 고국의 땅을 밟았습니다.

10년이란 긴 시간이 흐른 뒤에야 이뤄진 두 사람의 귀향

[민규형/故 민준영 대원 유족 : "어머님이 많이 우셨고요.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 많이 담담해 하시고 우리 품으로 이제 돌아온다는 거죠. 좋은 일이라고 계속 이야기해줘서 다들 좀 편해졌어요."]

[박종훈/故 박종성 대원 유족 : "기약도 없었던 기다림의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행복한 만남을 준비해준 우리 종성이가 정말 고맙습니다."]

고 박종성, 민준영 두 대원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직지'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결성된 민간 산악단체 직지원정대에서 활약한 산악인입니다.

2009년 9월 25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히운출리 북벽을 오르다 실종됐습니다.

두 대원은 앞서 닦아진 길을 택하는 대신 새로운 길을 개척하자고 했고 이름도 '직지루트'로 불렀습니다.

[박연수/前 직지원정대장 :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금속활자본인 직지도 누군가에 의해서 새로운 창조, 도전, 개척을 했기 때문에 만들어진 거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직지의 정신, 그리고 우리의 알파인 정신을 함께 전 세계에 알려보자는…."]

[배명석/동료 산악인 : "스스로 짐을 꾸리고 스스로 짐을 메고 모든 장비를 가지고 처음부터 시작해서 정상까지 가는 그런 등반을 알파인 스타일이라고 하는데 형들은 항상 그 스타일을 고집했고…."]

도전 정신만큼이나 뛰어난 등반 실력으로 두 사람은 2008년에는 파키스탄 차라쿠사 지역의 한 정상에 올라 히말라야에 유일하게 한글 이름을 가진 '직지봉'을 탄생시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해 '직지루트'를 개척하려다 사고를 당했던 건데요.

이런 대화가 마지막 무전 됐습니다.

[박연수/前 직지원정대장 : "(사고 당일) 아침, 새벽부터 날은 꽤 화창했고요. 8시 15분에 무전이 왔습니다. '지금 현재 컨디션은 매우 좋고 상태가 양호하다. 아마 등반 진행이 잘 될 거 같다.' 그리고 '등반 진행하는 중에 무전하기가 힘드니 등반이 끝나고 대장님께 무전을 드리겠다.'라고 무전이 왔고요."]

그렇게 맑았던 날씨가 오후 들어 갑자기 안개가 끼기 시작했고 약속했던 무전은 오지 않았습니다.

[박연수/前 직지원정대장 : "열흘간 수색을 하면서 헬기 수색을 5번 했고요. 네팔의 수색대, 우리 등반팀 또 근처에 등반하러 온 사람들을 전방위적으로 저희들이 샅샅이 뒤졌는데 확인할 수 있는 곳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수색은 중단됐지만 동료 산악인들은 그들을 그냥 떠나보낼 수 없었습니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인근에 추모비를 세우고 매년 등반을 하며 시신 수색작업을 이어왔습니다.

[배명석/동료 산악인 : "일 년에 한 번씩 추모대를 꾸려서 나갔었는데 그때마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있는 분에게 그리고 현지 스태프들에게 항상 부탁을 드리고 왔어요. 조그마한 유품이라도 발견된다면 꼭 저희 쪽으로 연락을 달라고…."]

그러기를 10년, 지난달 23일 저녁 네팔에서 전화 한통이 걸려왔는데요.

[배명석/동료 산악인 : "양치기 목동이 그쪽에서 유해를 발견했다고 연락이 왔고 그쪽은 등반했던 게 저희밖에 없었던 거고 저희 형들이 확실하지 않나…."]

시신을 수습한 현지 경찰은 유품을 확인 한 뒤 연락을 해왔습니다.

[박연수/前 직지원정대장 : "시신은 두 구가 발견됐고 옷에는 한국 식량이 들어있고 입은 옷의 상표는 한국 상표다. 그 중엔 낯익은 물건도 있었습니다."]

[배명석/동료 산악인 : "종성이 형이 배낭 커버에다가 '나는 북벽을 오르겠다.'라는 그런 꿈을 적은 글귀가 있습니다. 그리고 종성이 형을 칭해서 불렀던 게 '철인 28호 깡통 로봇'(인데) 그 글씨가 적혀있었어요. 두말할 나위 없이 우리 형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지난 12일 유족과 동료 산악인은 네팔로 향했고, 유전자 검사로 신원을 확인했습니다.

사람들은 기적이라고 말합니다.

[박연수/前 직지원정대장 : "5년 이상 빙하 속에 있었고 지금이 노출돼서 지금 발견되지 않았으면 바로 부패하고 풍화되고 없어져서 못 찾았을 거다. (그리고) 빙하가 계속 녹아내려서 수습하러 갔을 때는 한참 내려가 있어서 지금 안 했으면 또한 발견 못 했을 거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두 대원은 서로 함께 있었다고 합니다.

[박연수/前 직지원정대장 : "부검의는 얼음 속에서도 함께 있었다. (두 사람이) 비슷한 곳에 있을 수 있던 이유는 같이 줄에 연결돼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죠."]

[민규형/故 민준영 대원 유족 : "10년 동안 기다리면서 많이 힘들었지만 형과 종성이 형이 같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기쁜 마음으로 향했습니다."]

10년 전 하지 못했던 하산 명령을 뒤로 하고 두 사람은 영면에 들어갑니다.

[박연수/前 직지원정대장 : "긴 과정의 등반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하산 명령 이제라도 들어줘서 고맙다. 집에 가서 편히 쉬어라."]

두 사람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합니다.

히말라야에서 실종돼 아직 돌아오지 못한 한국 산악인은 100여 명, 가족과 동료들은 이번 기적이 마지막이 아니길 기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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