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주고 떠나는 노동자들 “휴가도 돈 내고 삽니다”
입력 2019.08.19 (19:25)
수정 2019.08.19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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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여름 휴가 다녀오신 분들 많으실텐데요.
휴가를 가기 위해 자신의 돈으로 일당을 주고 대체근무자를 구하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주어진 휴가 갈 권리도 못 누리고, 말 그대로 휴가를 사는 건데요.
이들의 실태를 곽선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파트 경비원 A 씨는 여름 휴가를 가기 위해 경비원 경력이 있는 지인에게 근무를 부탁했습니다.
대가로 건넨 돈은 일당 12만 원.
[OOO/아파트 경비원 : "가족들하고 일정을 잡아놨을 거 아닙니까.그렇게 해서라도 가야 하니까..."]
대부분 24시간 맞교대 근무다보니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 근무를 부탁하는 이른바 '품앗이 근무'는 연속 3일, 72시간 근무가 돼 부담이 큽니다.
이 때문에 용역업체나 입주자 대표회의에서도 사실상 경비원 스스로 대체근무자를 찾아올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실제 한 설문조사 결과 아파트 경비원의 55%가 휴가 갈 때 일당을 주고 대체근무자를 구한다고 답했습니다.
정부 보조사업이나 위탁사업도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재가요양보호사들은 매일 어르신들을 보살피는 업무 특성상 휴가를 가려면 일당을 주고 사람을 구하기도 합니다.
[재가요양보호사/음성변조 : "내 사비로 우리가 시간당, 작년 같은 경우는 9천5백 원이면 언니, 내가 그냥 만 원 줄게. 4만 원 줄게. 며칠만 일 봐줘."]
'돈 주고 사는 휴가'의 이면에는 고용 불안이 숨어있습니다.
대부분 1년 미만의 계약직이다보니 해고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휴가를 가기 쉽지 않습니다.
실제 광주광역시의 한 독거노인 생활관리사는 대체근무자를 지정해 놓지 않고 휴가를 다녀왔다며 해고됐다 소송 끝에 복직하기도 했습니다.
[조선익/노무사 : "근로자가 휴가를 갔을 경우에는 사업주가 경영을 하는 주체이기 때문에 업무공백이 생기는 부분을 인사관리를 통해서 사업주가 조달하는 거지..."]
휴가를 돈으로 사는 근로자들에 대한 실태 조사와 함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곽선정입니다.
요즘 여름 휴가 다녀오신 분들 많으실텐데요.
휴가를 가기 위해 자신의 돈으로 일당을 주고 대체근무자를 구하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주어진 휴가 갈 권리도 못 누리고, 말 그대로 휴가를 사는 건데요.
이들의 실태를 곽선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파트 경비원 A 씨는 여름 휴가를 가기 위해 경비원 경력이 있는 지인에게 근무를 부탁했습니다.
대가로 건넨 돈은 일당 12만 원.
[OOO/아파트 경비원 : "가족들하고 일정을 잡아놨을 거 아닙니까.그렇게 해서라도 가야 하니까..."]
대부분 24시간 맞교대 근무다보니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 근무를 부탁하는 이른바 '품앗이 근무'는 연속 3일, 72시간 근무가 돼 부담이 큽니다.
이 때문에 용역업체나 입주자 대표회의에서도 사실상 경비원 스스로 대체근무자를 찾아올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실제 한 설문조사 결과 아파트 경비원의 55%가 휴가 갈 때 일당을 주고 대체근무자를 구한다고 답했습니다.
정부 보조사업이나 위탁사업도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재가요양보호사들은 매일 어르신들을 보살피는 업무 특성상 휴가를 가려면 일당을 주고 사람을 구하기도 합니다.
[재가요양보호사/음성변조 : "내 사비로 우리가 시간당, 작년 같은 경우는 9천5백 원이면 언니, 내가 그냥 만 원 줄게. 4만 원 줄게. 며칠만 일 봐줘."]
'돈 주고 사는 휴가'의 이면에는 고용 불안이 숨어있습니다.
대부분 1년 미만의 계약직이다보니 해고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휴가를 가기 쉽지 않습니다.
실제 광주광역시의 한 독거노인 생활관리사는 대체근무자를 지정해 놓지 않고 휴가를 다녀왔다며 해고됐다 소송 끝에 복직하기도 했습니다.
[조선익/노무사 : "근로자가 휴가를 갔을 경우에는 사업주가 경영을 하는 주체이기 때문에 업무공백이 생기는 부분을 인사관리를 통해서 사업주가 조달하는 거지..."]
휴가를 돈으로 사는 근로자들에 대한 실태 조사와 함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곽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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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당주고 떠나는 노동자들 “휴가도 돈 내고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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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8-19 19:29:16
- 수정2019-08-19 19:50:30
[앵커]
요즘 여름 휴가 다녀오신 분들 많으실텐데요.
휴가를 가기 위해 자신의 돈으로 일당을 주고 대체근무자를 구하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주어진 휴가 갈 권리도 못 누리고, 말 그대로 휴가를 사는 건데요.
이들의 실태를 곽선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파트 경비원 A 씨는 여름 휴가를 가기 위해 경비원 경력이 있는 지인에게 근무를 부탁했습니다.
대가로 건넨 돈은 일당 12만 원.
[OOO/아파트 경비원 : "가족들하고 일정을 잡아놨을 거 아닙니까.그렇게 해서라도 가야 하니까..."]
대부분 24시간 맞교대 근무다보니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 근무를 부탁하는 이른바 '품앗이 근무'는 연속 3일, 72시간 근무가 돼 부담이 큽니다.
이 때문에 용역업체나 입주자 대표회의에서도 사실상 경비원 스스로 대체근무자를 찾아올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실제 한 설문조사 결과 아파트 경비원의 55%가 휴가 갈 때 일당을 주고 대체근무자를 구한다고 답했습니다.
정부 보조사업이나 위탁사업도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재가요양보호사들은 매일 어르신들을 보살피는 업무 특성상 휴가를 가려면 일당을 주고 사람을 구하기도 합니다.
[재가요양보호사/음성변조 : "내 사비로 우리가 시간당, 작년 같은 경우는 9천5백 원이면 언니, 내가 그냥 만 원 줄게. 4만 원 줄게. 며칠만 일 봐줘."]
'돈 주고 사는 휴가'의 이면에는 고용 불안이 숨어있습니다.
대부분 1년 미만의 계약직이다보니 해고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휴가를 가기 쉽지 않습니다.
실제 광주광역시의 한 독거노인 생활관리사는 대체근무자를 지정해 놓지 않고 휴가를 다녀왔다며 해고됐다 소송 끝에 복직하기도 했습니다.
[조선익/노무사 : "근로자가 휴가를 갔을 경우에는 사업주가 경영을 하는 주체이기 때문에 업무공백이 생기는 부분을 인사관리를 통해서 사업주가 조달하는 거지..."]
휴가를 돈으로 사는 근로자들에 대한 실태 조사와 함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곽선정입니다.
요즘 여름 휴가 다녀오신 분들 많으실텐데요.
휴가를 가기 위해 자신의 돈으로 일당을 주고 대체근무자를 구하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주어진 휴가 갈 권리도 못 누리고, 말 그대로 휴가를 사는 건데요.
이들의 실태를 곽선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파트 경비원 A 씨는 여름 휴가를 가기 위해 경비원 경력이 있는 지인에게 근무를 부탁했습니다.
대가로 건넨 돈은 일당 12만 원.
[OOO/아파트 경비원 : "가족들하고 일정을 잡아놨을 거 아닙니까.그렇게 해서라도 가야 하니까..."]
대부분 24시간 맞교대 근무다보니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 근무를 부탁하는 이른바 '품앗이 근무'는 연속 3일, 72시간 근무가 돼 부담이 큽니다.
이 때문에 용역업체나 입주자 대표회의에서도 사실상 경비원 스스로 대체근무자를 찾아올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실제 한 설문조사 결과 아파트 경비원의 55%가 휴가 갈 때 일당을 주고 대체근무자를 구한다고 답했습니다.
정부 보조사업이나 위탁사업도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재가요양보호사들은 매일 어르신들을 보살피는 업무 특성상 휴가를 가려면 일당을 주고 사람을 구하기도 합니다.
[재가요양보호사/음성변조 : "내 사비로 우리가 시간당, 작년 같은 경우는 9천5백 원이면 언니, 내가 그냥 만 원 줄게. 4만 원 줄게. 며칠만 일 봐줘."]
'돈 주고 사는 휴가'의 이면에는 고용 불안이 숨어있습니다.
대부분 1년 미만의 계약직이다보니 해고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휴가를 가기 쉽지 않습니다.
실제 광주광역시의 한 독거노인 생활관리사는 대체근무자를 지정해 놓지 않고 휴가를 다녀왔다며 해고됐다 소송 끝에 복직하기도 했습니다.
[조선익/노무사 : "근로자가 휴가를 갔을 경우에는 사업주가 경영을 하는 주체이기 때문에 업무공백이 생기는 부분을 인사관리를 통해서 사업주가 조달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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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선정 기자 coolsu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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