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훈의 시사본부] “고시원 화재사고로 생긴 주거급여 받아 고시원 간다”

입력 2019.08.21 (16:29) 수정 2019.08.2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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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관, 여인숙은 단지 숙소가 아니라 사람이 산다는 걸 알면서도 대책 마련되지 않아
- 사고난 곳 방 한 칸에 6제곱미터 2평도 안 되는 공간, 월세 한 달에 12만원
- 이렇게 사실상 집으로 사용되는 여관, 여인숙 전국적으로 상당히 많아
- 주택으로 분류, 다중이용시설 아니라 소방시설물 정기점검 대상 아냐 점검의 사각지대
- 여관 외에도 고시원, 비닐하우스, 쪽방 등 열악한 주거 시설 많지만 관리 안 돼
- 공공임대주택은 요즘 행복주택 중심으로 공급되는데, 이는 상당히 임대료 높아
- 주거 급여 역시 충분치 않아....그 돈으로 갈 수 있는 곳은 쪽방, 고시원 뿐
- 국일고시원 사고 이후, 주거급여 주기 시작... 그런데 그 돈으로는 고시원밖에 못가
- 유엔 주거권 특별보고관은 범부처적인 협력이 포함된 주거 전략 마련할 것을 권고
- 어려움에 처하면 읍면동센터, 주거복지센터 찾아가 일단 손 내밀어야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이슈
■ 방송시간 : 8월 21일(수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최은영 소장(한국도시연구소)



▷ 오태훈 : 지난 월요일 새벽이었습니다. 전주의 한 여인숙에서 화재가 났고 3명이 숨졌습니다. 한데 사망한 세 분의 노인들, 불이 난 여인숙에서 살고 있었던 분들이고 폐지, 고물 등을 팔아서 어렵게 생활했다고 하는데, 도시 한복판에서 발생한 여인숙에서 난 화재, 이 화재와 주거 빈곤 이야기 좀 살펴보겠습니다. 한국도시연구소 최은영 소장을 연결하겠습니다. 나와 계시죠?

▶ 최은영 : 안녕하세요?

▷ 오태훈 : 먼저 이번 사고 주거복지 문제 전문가로서 어떻게 보셨는지 좀 여쭙겠습니다.

▶ 최은영 : 예견된 참사라는 점에서 매우 안타깝고 마음이 무겁습니다. 사실 작년 2018년 1월에도 종로구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을 하면서 그때는 방화였긴 했지만, 많은 분들이 돌아가셨고 그래서 여관, 여인숙이 이렇게 단지 숙소가 아니라 사람들이 사는 집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우리 사회가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이후에 대책이 마련이 되지 않고 있는 것에 관해서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 오태훈 : 이번 화재 원인은 밝혀진 상황인가요?

▶ 최은영 : 아직 화재 원인은 조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한데 저희가 추측할 수 있는 게 목조 건물이라는 점에서 불에 타기 쉬운 상황이었고 목조에 흙벽이었다고 하죠. 그리고 또 휴대용 버너의 가스통들이 많이 발견되었다고 하는데요, 방 안에서. 여관, 여인숙은 원래 집으로 만들어진 곳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고요. 그러니까 쪽방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은데 이런 경우, 보통 방 안에서 휴대용 버너를 이용해서 식사를 해드시거든요. 이런 방 안에 있는 휴대용 버너 가스통 이런 것들도 화재를 키우는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화재 당시에 펑펑펑 하는 소리가 굉장히 많이 들렸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으니까요.

▷ 오태훈 : 여인숙 하면 잠깐 들렀다 가는 그런 곳이잖아요, 숙박업체 아니겠습니까? 한데 이곳에서 거주를 하신 거예요?

▶ 최은영 : 네, 오래된 낡은 여인숙들이 있거든요. 이런 곳들은 사실은 이번에 그곳도 그랬지만 방 한 칸에 6제곱미터, 2평이 잘 안 되는 이런 넓이면 사실 이불 깔고 나면 거의 움직일 공간도 없는 그런 공간이거든요. 그런 공간에서 보증금 없이 깔세라는 얘기를 하죠, 그래서. 보증금 없는 방. 그러니까 가난한 분들은 보증금 100만 원, 200만 원도 마련하기 힘드시니까 보증금 없이 미리 선 월세를 내고 사시는 형태로 사시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인근 지역을 보면 하루에 숙박비는 7천 원, 그런데 그렇게 사시는 분은 거의 없는 거고 한 달에 12만 원의 월세를 내고 사시는 분들이 많은. 이게 장기방, 이렇게 얘기하는데요, 여관, 여인숙에서. 이런 사실상 집으로 사용되는 여관, 여인숙이 전국적으로 상당히 많은 상황입니다.

▷ 오태훈 : 그러면 이런 곳에서 달방 형태로 거주하는 분들이 전국적으로 얼마나 될지는 파악이 되나요?

▶ 최은영 : 일단은 주택에도 이런 형태의 여관, 여인숙이 있고 주택 이외에도 있는데 사실 국토교통부에서 2017년 조사는 주택이 아닌 것의 여관, 여인숙만 조사하는 게 있어요. 그래서 사실은 주택으로 되어 있는 건축물 대장상에 주택으로 되어 있는 여관, 여인숙에 살고 계신 분의 규모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지금 아쉬운 대로 주택 이외의 거처라고 하는 곳으로 분류되는 여관, 여인숙에 사시는 분들은 전국적으로 3만 가구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 오태훈 : 이런 곳에서 거주하시는 분들은 대체로 어떤 분들일까요?

▶ 최은영 : 주로 평균 연령이 2017년에 국토부 조사 결과에 의하면 평균 연령이 55세니까 노인분이시거나 중장년 이상의 분이시고 소득이 상대적으로 상당히 낮고 기초생활수급자분들이 많이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1인 가구가 굉장히 많죠.

▷ 오태훈 : 최근에 그렇죠, 아무래도. 그러면 이런 시설에서 불편하겠죠. 그런데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곳에서 거주할 수밖에는 없는 분들일 것 같은데 이런 곳에서 거주를 하면 어떤 문제가 우려가 됩니까?

▶ 최은영 : 일단 건강과 안전이 문제가 되죠. 이분들도 생명을 잃으셨지만 화재 사고가 작년에 고시원에서도 추운 겨울도 아니었고 초겨울이었거든요. 그때도 난방을 위해서 했고 이게 또 그런데 굉장히 여러 명이 같이 생활을 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1명이 실수를 하면 다른 분들, 실화일 가능성이 높은데, 이번 화재도. 실수로 불이 날 경우에 여러 분이 피해를 입게 되는 그런 상황이 되죠. 화재의 위험이 상당히 크다고 봅니다.

▷ 오태훈 : 이런 곳은 글쎄요, 소방시설물 정기점검 대상 이런 것에도 해당되지 않는다면서요?

▶ 최은영 : 일단 건축물 대장상에 주택으로 분류되어 있었고 그다음에 다중이용업소로 분류되어 있지 않으니까요. 일단 다중이용업소가 화재시설의 점검을 많이 받는데 지금 이 곳은 주택으로 분류되어 있어서 예전에 여관, 여인숙 이게 1972년에 지어진 거라고 하는데 과거에는 주택이면서도 이런 여관, 여인숙 등록이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이런 점검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오태훈 : 이런 여인숙에서 거주하시는 분들 말고도 이런 형태 말고도 또 다른 주거 빈곤 상태에 계신 분들도 있지 않을까요?

▶ 최은영 : 그렇죠. 이게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작년에 화재 사고가 난 국일고시원처럼 고시원의 형태가 있겠고 비닐하우스가 있겠고요. 그다음에 지하, 옥탑 등이 열악하고 그다음에 저희가 지금 가장 문제가 되는 게 사실 쪽방이라는 건데요. 쪽방이라는 게 정책 대상으로는 들어와 있는데 쪽방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어요. 보건복지부에서 쪽방촌은 정의하는데 쪽방 자체를 정의하지 않다 보니까 이렇게 지금 쪽방촌을 이루는 전국의 10개 지역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관리가 되지만 그게 되는 건 한 6천 명에서 7천 명 사이거든요. 그 이외에 이렇게 사고가 난 여관, 여인숙처럼 산재되어 있는 쪽방에 대해서는 전혀 관리가 안 되는 상황입니다.

▷ 오태훈 : 월요일 발생을 했습니다. 전주 여인숙 화재와 관련해서 또 주거 빈곤 문제에 대해서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과 말씀 나누고 있는데요. 최근에 초고령 사회로 우리가 진입을 하고 노인 빈곤에 대한 얘기들, 목소리들 많이 높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공공임대주택 공급도 늘린다고 하고 주거 급여를 지급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은데, 이런 혜택들이 이번에 돌아가신 분들에게는 전형이 안 됐었나 궁금하기도 하고요.

▶ 최은영 : 공공임대주택도 지금 가장 가난한 분들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은 좀 저렴해야 하거든요. 그러니까 영구 임대주택이나 아무리 비싸도 국민 임대주택 수준이어야 하는데 최근에는 행복주택을 중심으로 공급하고 있는데 행복주택은 상대적으로 상당히 임대료가 높은 공공임대주택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지금 공공임대주택에 들어가셔야 할 최종 수급계층이 공공임대주택 정책에서 좀 배제되고 있는 그런 상황이고요. 그리고 주거 급여가 참 문제인데, 작년에 국일고시원에서 사고가 나서 일곱 분이 돌아가셨을 때 그 중에서 네 분이 수급자셨거든요, 주거 급여 수급자셨고. 이번에도 세 분 중에 1명은 수급자로 나타나고 있는데요. 수급자라는 것은 그러니까 스스로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국가가 해결해야 하는 분이라고 인정하는 분이라고 봐야 되는데 이런 분들이 국가의 수급을 받아도 살 수 있는 곳이 쪽방, 고시원밖에 안 된다는 것은 상당히 문제가 됩니다. 이게 다른 나라의 이런 주거 급여 제도에서는 볼 수 없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우리나라는 주거 급여를 충분하지 않게 주는 거죠. 지금 전주 같은 경우에 14만 7천 원이 최대 주거 급여로 받을 수 있는 돈이더라고요. 이 돈 가지고는 정상적인 거처를 구하기 힘들고 이런 고시원이나 쪽방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거죠, 수급을 받는 분들이. 공공임대주택이 아니라면. 그런 상황에서 지금 주거 급여의 보장 수준이 빠르게 개선되어야 되는데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입니다. 이게 재정적인 지원이 많아져야 되는데 제자리걸음 상태 아닌가라는 측면에서 작년에 국일고시원에서 사고가 나면서 주거 급여를 주는데 고시원에 살게 하고 거기서 돌아가시게 하느냐라는 문제제기를 많이 했지만 사회가 많이 움직이고 있지 않은 것 같아서 참 걱정입니다.

▷ 오태훈 : 이번에 돌아가신 분들이 폐지라든가 고물 등 팔아서 어렵게 생활하셨다고 하는데 지금 청취자께서 “일자리와 혜택이 대도시에 몰려 있으니 다들 월세 비싼 도시에서라도 힘들게 사는 게 아닌가 싶네요.”라는 의견 주셨거든요. 공감되시나요?

▶ 최은영 : 네, 이제 집이라는 게 사실 생활권이라는 게 있어서 그렇게 쉽게 움직이지 못하는 측면이 있어요. 그래서 사실 이런 도시 지역에 사는 분들에 대해서 “시골로 가면 충분하다.” 이런 말은 좀 말이 안 맞는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여튼 생활권이라는 것, 이분들이 폐지를 주워서 생활하셔도 아는 곳들이 생긴 거잖아요, 이웃들이 계시고. 그런 면에서 도시를 떠나서 사시기 힘들다는 점. 그래서 우리가 그 장소 안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할 방법을 찾는 게 필요하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서울의 쪽방도 마찬가지고 대구, 대전 이런 곳들도 다 마찬가지 상황입니다.

▷ 오태훈 : 우리가 글쎄요, 독거노인분들이라거나 기초생활수급자이신 분들에 대해서는 복지 관계 공무원들이라든가 이런 분들이 정기적으로 방문해서 상태도 점검하고 이런 제도가 있다고 들었는데.

▶ 최은영 : 그런데 사실 사회복지 공무원 인력이 부족한 게 사실이거든요. 그래서 그분들이 아까 주거 급여 예산 문제도 말씀 드렸지만 이런 복지 영역의 인력 부족 문제도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라서 사실은 이분들은 굉장히 많은 손길이 필요한 분들이잖아요, 여러 가지 측면에서. 그런 면에서 이런 복지 쪽의 사실 “공무원들 뭐 했냐?” 비난만 할 게 아니라 일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인력 확충도 필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 오태훈 : 앞서 말씀해 주셨던 지난해 고시원 사고 또 이번 전주 여인숙 사고 발생을 했어요. 그러면 지금 시점에서 우리가 어떤 일들을 해야 한다고 보세요?

▶ 최은영 : 일단 좀 종합적인 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고시원 사고가 나면 고시원의 대응책을 찾고 그다음에 여관, 여인숙이면 여관, 여인숙에서 찾고 그다음에 ‘기생충’이라는 영화에 의해서 지하가 문제가 되면 지하를 해결 방안을 부분적으로 찾고 이런 방식으로는 해결이 안 되고요. 이런 것들을 UN에서는 비적정 주거라고 하거든요, 적절하지 않은 주거라는 게 우리나라가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얼마만큼의 예산을 들여서 언제까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이런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 이 주거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이 범부처에서 나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까 계속 예산 문제 얘기 드렸는데요. 이건 국토교통부나 보건복지부 한 부처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기획재정부도 얘기가 되어야 될 것이고 공무원 인력은 행정안전부도 얘기가 될 거고 범부처 측면에서 이러한 비적정 주거 문제가 사실은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거든요. 그런 면에서 비적정 주거에 관한 UN주거권특보는 주거 전략을마련해라. 제가 아까 말씀 드린 인력과 예산과 언제까지라는 그런 계획을 마련할 것을 권고하고 계십니다.

▷ 오태훈 : 지금 상황에서 이런 곳에 거주하고 계신 어르신들이라든가 계실 거 아니에요? 이분들이 좀 많이 불안해하실 것 같기도 하고 이분들 지금 생활함에 있어서 내가 좀 이런 점들은 불편하고 위험하다고 할 때는 어디 가서 얘기를 하시는 게 좋을까요?

▶ 최은영 : 일단은 읍면동 센터가 지금 가장 중요한 데이고요. 읍면동에 가셔야 하고 그리고 지역마다 주거복지센터가 있는 데가 있어요. 서울과 경기도 그다음에 대구 일부 지역들, 전주도 있고요. 그런데 주거복지센터가 있기 때문에 주건복지센터나 읍면동 주민센터를 찾아보시면 도움을 받으실 수 있을 가능성이 있죠. 그리고 지금 주거 취약계층 주거지원 사업이라는 게 있거든요, 이런 쪽방 같은 곳에 사시는 분들에 대한. 그러면 좀 급하게 공공주택으로 이동하실 수 있는 그런 정책이 마련되어 있으니까요. 일단은 좀 손을 내밀어보시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오태훈 : 이 부분에 대해서 청취자께서 의견 주셨어요. “주민센터 가서 복지혜택 받으려고 신고를 해도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죄인된 기분만 들고요.”라고 의견 주셨는데.

▶ 최은영 : 그 부분도 사실은 손을 내밀었을 때 그렇게 거절을 당하면 사실은 이분들이 복지망에서 빠지는 지난번 북한 주민도 그랬습니다만 그런 상황이 있어서 사실은 그런 분들에 대해서 잘 대응을 해야 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사실 재정적인 게 필요하거든요. 우리가 그러니까 아무리 얘기를 해도 돈과 인력이 없으면 여기까지만 우리가 할게, 이렇게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요, 공무원분들은. 그래서 저희가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인력과 재정을 확보하는데 사회적인 목소리를 모아주실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최은영 : 고맙습니다.

▷ 오태훈 :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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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태훈의 시사본부] “고시원 화재사고로 생긴 주거급여 받아 고시원 간다”
    • 입력 2019-08-21 16:29:12
    • 수정2019-08-21 17:43:54
    최영일의 시사본부
- 여관, 여인숙은 단지 숙소가 아니라 사람이 산다는 걸 알면서도 대책 마련되지 않아
- 사고난 곳 방 한 칸에 6제곱미터 2평도 안 되는 공간, 월세 한 달에 12만원
- 이렇게 사실상 집으로 사용되는 여관, 여인숙 전국적으로 상당히 많아
- 주택으로 분류, 다중이용시설 아니라 소방시설물 정기점검 대상 아냐 점검의 사각지대
- 여관 외에도 고시원, 비닐하우스, 쪽방 등 열악한 주거 시설 많지만 관리 안 돼
- 공공임대주택은 요즘 행복주택 중심으로 공급되는데, 이는 상당히 임대료 높아
- 주거 급여 역시 충분치 않아....그 돈으로 갈 수 있는 곳은 쪽방, 고시원 뿐
- 국일고시원 사고 이후, 주거급여 주기 시작... 그런데 그 돈으로는 고시원밖에 못가
- 유엔 주거권 특별보고관은 범부처적인 협력이 포함된 주거 전략 마련할 것을 권고
- 어려움에 처하면 읍면동센터, 주거복지센터 찾아가 일단 손 내밀어야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이슈
■ 방송시간 : 8월 21일(수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최은영 소장(한국도시연구소)



▷ 오태훈 : 지난 월요일 새벽이었습니다. 전주의 한 여인숙에서 화재가 났고 3명이 숨졌습니다. 한데 사망한 세 분의 노인들, 불이 난 여인숙에서 살고 있었던 분들이고 폐지, 고물 등을 팔아서 어렵게 생활했다고 하는데, 도시 한복판에서 발생한 여인숙에서 난 화재, 이 화재와 주거 빈곤 이야기 좀 살펴보겠습니다. 한국도시연구소 최은영 소장을 연결하겠습니다. 나와 계시죠?

▶ 최은영 : 안녕하세요?

▷ 오태훈 : 먼저 이번 사고 주거복지 문제 전문가로서 어떻게 보셨는지 좀 여쭙겠습니다.

▶ 최은영 : 예견된 참사라는 점에서 매우 안타깝고 마음이 무겁습니다. 사실 작년 2018년 1월에도 종로구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을 하면서 그때는 방화였긴 했지만, 많은 분들이 돌아가셨고 그래서 여관, 여인숙이 이렇게 단지 숙소가 아니라 사람들이 사는 집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우리 사회가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이후에 대책이 마련이 되지 않고 있는 것에 관해서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 오태훈 : 이번 화재 원인은 밝혀진 상황인가요?

▶ 최은영 : 아직 화재 원인은 조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한데 저희가 추측할 수 있는 게 목조 건물이라는 점에서 불에 타기 쉬운 상황이었고 목조에 흙벽이었다고 하죠. 그리고 또 휴대용 버너의 가스통들이 많이 발견되었다고 하는데요, 방 안에서. 여관, 여인숙은 원래 집으로 만들어진 곳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고요. 그러니까 쪽방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은데 이런 경우, 보통 방 안에서 휴대용 버너를 이용해서 식사를 해드시거든요. 이런 방 안에 있는 휴대용 버너 가스통 이런 것들도 화재를 키우는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화재 당시에 펑펑펑 하는 소리가 굉장히 많이 들렸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으니까요.

▷ 오태훈 : 여인숙 하면 잠깐 들렀다 가는 그런 곳이잖아요, 숙박업체 아니겠습니까? 한데 이곳에서 거주를 하신 거예요?

▶ 최은영 : 네, 오래된 낡은 여인숙들이 있거든요. 이런 곳들은 사실은 이번에 그곳도 그랬지만 방 한 칸에 6제곱미터, 2평이 잘 안 되는 이런 넓이면 사실 이불 깔고 나면 거의 움직일 공간도 없는 그런 공간이거든요. 그런 공간에서 보증금 없이 깔세라는 얘기를 하죠, 그래서. 보증금 없는 방. 그러니까 가난한 분들은 보증금 100만 원, 200만 원도 마련하기 힘드시니까 보증금 없이 미리 선 월세를 내고 사시는 형태로 사시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인근 지역을 보면 하루에 숙박비는 7천 원, 그런데 그렇게 사시는 분은 거의 없는 거고 한 달에 12만 원의 월세를 내고 사시는 분들이 많은. 이게 장기방, 이렇게 얘기하는데요, 여관, 여인숙에서. 이런 사실상 집으로 사용되는 여관, 여인숙이 전국적으로 상당히 많은 상황입니다.

▷ 오태훈 : 그러면 이런 곳에서 달방 형태로 거주하는 분들이 전국적으로 얼마나 될지는 파악이 되나요?

▶ 최은영 : 일단은 주택에도 이런 형태의 여관, 여인숙이 있고 주택 이외에도 있는데 사실 국토교통부에서 2017년 조사는 주택이 아닌 것의 여관, 여인숙만 조사하는 게 있어요. 그래서 사실은 주택으로 되어 있는 건축물 대장상에 주택으로 되어 있는 여관, 여인숙에 살고 계신 분의 규모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지금 아쉬운 대로 주택 이외의 거처라고 하는 곳으로 분류되는 여관, 여인숙에 사시는 분들은 전국적으로 3만 가구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 오태훈 : 이런 곳에서 거주하시는 분들은 대체로 어떤 분들일까요?

▶ 최은영 : 주로 평균 연령이 2017년에 국토부 조사 결과에 의하면 평균 연령이 55세니까 노인분이시거나 중장년 이상의 분이시고 소득이 상대적으로 상당히 낮고 기초생활수급자분들이 많이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1인 가구가 굉장히 많죠.

▷ 오태훈 : 최근에 그렇죠, 아무래도. 그러면 이런 시설에서 불편하겠죠. 그런데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곳에서 거주할 수밖에는 없는 분들일 것 같은데 이런 곳에서 거주를 하면 어떤 문제가 우려가 됩니까?

▶ 최은영 : 일단 건강과 안전이 문제가 되죠. 이분들도 생명을 잃으셨지만 화재 사고가 작년에 고시원에서도 추운 겨울도 아니었고 초겨울이었거든요. 그때도 난방을 위해서 했고 이게 또 그런데 굉장히 여러 명이 같이 생활을 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1명이 실수를 하면 다른 분들, 실화일 가능성이 높은데, 이번 화재도. 실수로 불이 날 경우에 여러 분이 피해를 입게 되는 그런 상황이 되죠. 화재의 위험이 상당히 크다고 봅니다.

▷ 오태훈 : 이런 곳은 글쎄요, 소방시설물 정기점검 대상 이런 것에도 해당되지 않는다면서요?

▶ 최은영 : 일단 건축물 대장상에 주택으로 분류되어 있었고 그다음에 다중이용업소로 분류되어 있지 않으니까요. 일단 다중이용업소가 화재시설의 점검을 많이 받는데 지금 이 곳은 주택으로 분류되어 있어서 예전에 여관, 여인숙 이게 1972년에 지어진 거라고 하는데 과거에는 주택이면서도 이런 여관, 여인숙 등록이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이런 점검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오태훈 : 이런 여인숙에서 거주하시는 분들 말고도 이런 형태 말고도 또 다른 주거 빈곤 상태에 계신 분들도 있지 않을까요?

▶ 최은영 : 그렇죠. 이게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작년에 화재 사고가 난 국일고시원처럼 고시원의 형태가 있겠고 비닐하우스가 있겠고요. 그다음에 지하, 옥탑 등이 열악하고 그다음에 저희가 지금 가장 문제가 되는 게 사실 쪽방이라는 건데요. 쪽방이라는 게 정책 대상으로는 들어와 있는데 쪽방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어요. 보건복지부에서 쪽방촌은 정의하는데 쪽방 자체를 정의하지 않다 보니까 이렇게 지금 쪽방촌을 이루는 전국의 10개 지역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관리가 되지만 그게 되는 건 한 6천 명에서 7천 명 사이거든요. 그 이외에 이렇게 사고가 난 여관, 여인숙처럼 산재되어 있는 쪽방에 대해서는 전혀 관리가 안 되는 상황입니다.

▷ 오태훈 : 월요일 발생을 했습니다. 전주 여인숙 화재와 관련해서 또 주거 빈곤 문제에 대해서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과 말씀 나누고 있는데요. 최근에 초고령 사회로 우리가 진입을 하고 노인 빈곤에 대한 얘기들, 목소리들 많이 높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공공임대주택 공급도 늘린다고 하고 주거 급여를 지급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은데, 이런 혜택들이 이번에 돌아가신 분들에게는 전형이 안 됐었나 궁금하기도 하고요.

▶ 최은영 : 공공임대주택도 지금 가장 가난한 분들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은 좀 저렴해야 하거든요. 그러니까 영구 임대주택이나 아무리 비싸도 국민 임대주택 수준이어야 하는데 최근에는 행복주택을 중심으로 공급하고 있는데 행복주택은 상대적으로 상당히 임대료가 높은 공공임대주택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지금 공공임대주택에 들어가셔야 할 최종 수급계층이 공공임대주택 정책에서 좀 배제되고 있는 그런 상황이고요. 그리고 주거 급여가 참 문제인데, 작년에 국일고시원에서 사고가 나서 일곱 분이 돌아가셨을 때 그 중에서 네 분이 수급자셨거든요, 주거 급여 수급자셨고. 이번에도 세 분 중에 1명은 수급자로 나타나고 있는데요. 수급자라는 것은 그러니까 스스로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국가가 해결해야 하는 분이라고 인정하는 분이라고 봐야 되는데 이런 분들이 국가의 수급을 받아도 살 수 있는 곳이 쪽방, 고시원밖에 안 된다는 것은 상당히 문제가 됩니다. 이게 다른 나라의 이런 주거 급여 제도에서는 볼 수 없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우리나라는 주거 급여를 충분하지 않게 주는 거죠. 지금 전주 같은 경우에 14만 7천 원이 최대 주거 급여로 받을 수 있는 돈이더라고요. 이 돈 가지고는 정상적인 거처를 구하기 힘들고 이런 고시원이나 쪽방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거죠, 수급을 받는 분들이. 공공임대주택이 아니라면. 그런 상황에서 지금 주거 급여의 보장 수준이 빠르게 개선되어야 되는데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입니다. 이게 재정적인 지원이 많아져야 되는데 제자리걸음 상태 아닌가라는 측면에서 작년에 국일고시원에서 사고가 나면서 주거 급여를 주는데 고시원에 살게 하고 거기서 돌아가시게 하느냐라는 문제제기를 많이 했지만 사회가 많이 움직이고 있지 않은 것 같아서 참 걱정입니다.

▷ 오태훈 : 이번에 돌아가신 분들이 폐지라든가 고물 등 팔아서 어렵게 생활하셨다고 하는데 지금 청취자께서 “일자리와 혜택이 대도시에 몰려 있으니 다들 월세 비싼 도시에서라도 힘들게 사는 게 아닌가 싶네요.”라는 의견 주셨거든요. 공감되시나요?

▶ 최은영 : 네, 이제 집이라는 게 사실 생활권이라는 게 있어서 그렇게 쉽게 움직이지 못하는 측면이 있어요. 그래서 사실 이런 도시 지역에 사는 분들에 대해서 “시골로 가면 충분하다.” 이런 말은 좀 말이 안 맞는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여튼 생활권이라는 것, 이분들이 폐지를 주워서 생활하셔도 아는 곳들이 생긴 거잖아요, 이웃들이 계시고. 그런 면에서 도시를 떠나서 사시기 힘들다는 점. 그래서 우리가 그 장소 안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할 방법을 찾는 게 필요하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서울의 쪽방도 마찬가지고 대구, 대전 이런 곳들도 다 마찬가지 상황입니다.

▷ 오태훈 : 우리가 글쎄요, 독거노인분들이라거나 기초생활수급자이신 분들에 대해서는 복지 관계 공무원들이라든가 이런 분들이 정기적으로 방문해서 상태도 점검하고 이런 제도가 있다고 들었는데.

▶ 최은영 : 그런데 사실 사회복지 공무원 인력이 부족한 게 사실이거든요. 그래서 그분들이 아까 주거 급여 예산 문제도 말씀 드렸지만 이런 복지 영역의 인력 부족 문제도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라서 사실은 이분들은 굉장히 많은 손길이 필요한 분들이잖아요, 여러 가지 측면에서. 그런 면에서 이런 복지 쪽의 사실 “공무원들 뭐 했냐?” 비난만 할 게 아니라 일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인력 확충도 필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 오태훈 : 앞서 말씀해 주셨던 지난해 고시원 사고 또 이번 전주 여인숙 사고 발생을 했어요. 그러면 지금 시점에서 우리가 어떤 일들을 해야 한다고 보세요?

▶ 최은영 : 일단 좀 종합적인 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고시원 사고가 나면 고시원의 대응책을 찾고 그다음에 여관, 여인숙이면 여관, 여인숙에서 찾고 그다음에 ‘기생충’이라는 영화에 의해서 지하가 문제가 되면 지하를 해결 방안을 부분적으로 찾고 이런 방식으로는 해결이 안 되고요. 이런 것들을 UN에서는 비적정 주거라고 하거든요, 적절하지 않은 주거라는 게 우리나라가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얼마만큼의 예산을 들여서 언제까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이런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 이 주거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이 범부처에서 나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까 계속 예산 문제 얘기 드렸는데요. 이건 국토교통부나 보건복지부 한 부처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기획재정부도 얘기가 되어야 될 것이고 공무원 인력은 행정안전부도 얘기가 될 거고 범부처 측면에서 이러한 비적정 주거 문제가 사실은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거든요. 그런 면에서 비적정 주거에 관한 UN주거권특보는 주거 전략을마련해라. 제가 아까 말씀 드린 인력과 예산과 언제까지라는 그런 계획을 마련할 것을 권고하고 계십니다.

▷ 오태훈 : 지금 상황에서 이런 곳에 거주하고 계신 어르신들이라든가 계실 거 아니에요? 이분들이 좀 많이 불안해하실 것 같기도 하고 이분들 지금 생활함에 있어서 내가 좀 이런 점들은 불편하고 위험하다고 할 때는 어디 가서 얘기를 하시는 게 좋을까요?

▶ 최은영 : 일단은 읍면동 센터가 지금 가장 중요한 데이고요. 읍면동에 가셔야 하고 그리고 지역마다 주거복지센터가 있는 데가 있어요. 서울과 경기도 그다음에 대구 일부 지역들, 전주도 있고요. 그런데 주거복지센터가 있기 때문에 주건복지센터나 읍면동 주민센터를 찾아보시면 도움을 받으실 수 있을 가능성이 있죠. 그리고 지금 주거 취약계층 주거지원 사업이라는 게 있거든요, 이런 쪽방 같은 곳에 사시는 분들에 대한. 그러면 좀 급하게 공공주택으로 이동하실 수 있는 그런 정책이 마련되어 있으니까요. 일단은 좀 손을 내밀어보시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오태훈 : 이 부분에 대해서 청취자께서 의견 주셨어요. “주민센터 가서 복지혜택 받으려고 신고를 해도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죄인된 기분만 들고요.”라고 의견 주셨는데.

▶ 최은영 : 그 부분도 사실은 손을 내밀었을 때 그렇게 거절을 당하면 사실은 이분들이 복지망에서 빠지는 지난번 북한 주민도 그랬습니다만 그런 상황이 있어서 사실은 그런 분들에 대해서 잘 대응을 해야 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사실 재정적인 게 필요하거든요. 우리가 그러니까 아무리 얘기를 해도 돈과 인력이 없으면 여기까지만 우리가 할게, 이렇게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요, 공무원분들은. 그래서 저희가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인력과 재정을 확보하는데 사회적인 목소리를 모아주실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최은영 : 고맙습니다.

▷ 오태훈 :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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