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건강 톡톡] 탄수화물·육류 많이 먹으면 우울증 위험 65%↑

입력 2019.08.23 (08:46) 수정 2019.08.23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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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탄수화물이나 육류를 섭취할 때 당장엔 기분이 좋을지 몰라도 나중에 후회하는 분들 계시죠.

이런 식습관을 지속하면 우울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먹는 음식에 따라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는 건데요.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박 기자, 보통 탄수화물 섭취하면 기분이 좋아지지 않나요?

[기자]

네, 사탕이나 초콜릿 같은 달달한 식품을 먹으면 경험적으로 기분이 좋아지는걸 느낀 적이 있을 겁니다.

또 배고플 때 흰 쌀밥이나 라면, 국수 등을 후딱 먹고 배부른 느낌이 들면서 마음이 편안해진 적도 있을 겁니다.

육류도 마찬가지입니다.

모처럼 고기라도 굽는 날이면 괜스레 고기 한 점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늘 소개해드릴 내용은 우리의 상식을 뒤집는 연구결괍니다.

탄수화물·육류의 과도한 섭취는 오히려 정신건강에 해롭다는 겁니다.

[앵커]

그래요?

구체적으로 어떤 음식들이 영향을 끼쳤는지 궁금한데요.

[기자]

실제로 가천대 연구팀이 40~50대 3,388명을 대상으로 식이 패턴과 우울증 여부를 비교·분석했습니다.

먼저 전체 대상자 중 13.2%에 해당하는 448명이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어떤 식이 패턴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우울증에 취약한지 식단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흰 쌀이나 라면, 국수, 빵 같은 탄수화물과 육류를 과다 섭취한 그룹은 적게 섭취한 그룹보다 우울증 위험이 65%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대로 채소나 과일, 콩, 버섯, 해초, 생선을 많이 섭취한 경우는 우울증 위험이 오히려 41% 감소했습니다.

이번 결과는 평소 식이 패턴이 중년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국내 첫 연구인데요.

이는 음식이 신체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방증이기도 하고요.

게다가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음식과 긍정적인 음식의 종류가 다른 것도 주목할 만한 점입니다.

[앵커]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면 왜 우울증 위험이 올라가는 건가요?

[기자]

네, 특히 정제된 탄수화물을 먹으면 쉽게 배부르고 금세 배고파지죠.

국수 한 그릇 먹고 얼마 못 가 배고픈 경험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울 겁니다.

실제로 라면이나 국수, 흰 쌀밥 같은 탄수화물을 먹으면 배가 금방 부를 뿐 아니라 혈당이 급격히 올라갑니다.

이를 통해 뇌의 포만중추가 자극을 받고 뇌에 필요한 에너지가 충전되면서 기분이 좋아집니다.

하지만 이것도 일시적입니다.

혈당이 빨리 올라간 만큼 또 금세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배가 꺼지면서 반작용으로 더 배고프고 더 많은 탄수화물 섭취를 원하게 됩니다.

이때 제대로 먹지 못하면 공복감에 시달리다 오히려 기분이 저하됩니다.

연구팀은 이렇게 음식 때문에 감정의 진폭이 커지고 반복되면서 우울증에 취약해진다고 설명합니다.

또, 빵이나 면류 등 밀가루 음식을 더 많이 먹어 후회하고 우울해지고, 또 우울해져 많이 먹게 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나경세/가천대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탄수화물을 많이 먹는 게 지금 내가 우울한 상태다라는 일종의 하나의 지표인 것도 있습니다. '비전형 우울증'에서는 이런 탄수화물 같은 밀가루 음식 면 빵 이런 것들을 종일 먹으면서 종일 잠만 자고 이런 식의 우울증도 있거든요."]

[앵커]

그러면 고기 음식은 어떻게 설명이 가능한 건 가요?

[기자]

기름진 맛에 처음엔 기분이 좋을지 모르지만, 육류의 포화지방산이 우울증 위험을 높인다는 기존 연구들이 있었고요.

또, 육류를 많이 섭취하면 상대적으로 식이섬유를 적게 먹어 장내 유산균, 이른바 유익균의 비율이 줄고 장내 환경이 나빠집니다.

그런데 장과 뇌는 신경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장내 유산균이 줄고 유해한 균이 늘어나 장 내 염증 물질이 많아지면 뇌에도 영향을 미쳐 스트레스에 취약해지고 우울증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장이 편안해야 마음도 편안해진다'는 겁니다.

[이해정/가천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 "최근에는 이런 우울증 이야기를 할 때 뇌에서의 염증, 신경세포의 염증을 억제해 주는 것이 우울증의 완화나 우울증 발생에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가 있거든요. 그렇게 되면 특히 장에서 일어나는 염증반응들을 줄인다면 뇌에서의 염증반응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우울증 감소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결국, 먹는 음식이 비만 같은 신체 질병뿐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탄수화물과 육류는 적당히 균형 있게 먹고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는 방향으로 식습관을 개선하는 게 기분을 좋게 하는 지름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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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분 건강 톡톡] 탄수화물·육류 많이 먹으면 우울증 위험 65%↑
    • 입력 2019-08-23 08:47:05
    • 수정2019-08-23 09: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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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탄수화물이나 육류를 섭취할 때 당장엔 기분이 좋을지 몰라도 나중에 후회하는 분들 계시죠.

이런 식습관을 지속하면 우울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먹는 음식에 따라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는 건데요.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박 기자, 보통 탄수화물 섭취하면 기분이 좋아지지 않나요?

[기자]

네, 사탕이나 초콜릿 같은 달달한 식품을 먹으면 경험적으로 기분이 좋아지는걸 느낀 적이 있을 겁니다.

또 배고플 때 흰 쌀밥이나 라면, 국수 등을 후딱 먹고 배부른 느낌이 들면서 마음이 편안해진 적도 있을 겁니다.

육류도 마찬가지입니다.

모처럼 고기라도 굽는 날이면 괜스레 고기 한 점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늘 소개해드릴 내용은 우리의 상식을 뒤집는 연구결괍니다.

탄수화물·육류의 과도한 섭취는 오히려 정신건강에 해롭다는 겁니다.

[앵커]

그래요?

구체적으로 어떤 음식들이 영향을 끼쳤는지 궁금한데요.

[기자]

실제로 가천대 연구팀이 40~50대 3,388명을 대상으로 식이 패턴과 우울증 여부를 비교·분석했습니다.

먼저 전체 대상자 중 13.2%에 해당하는 448명이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어떤 식이 패턴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우울증에 취약한지 식단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흰 쌀이나 라면, 국수, 빵 같은 탄수화물과 육류를 과다 섭취한 그룹은 적게 섭취한 그룹보다 우울증 위험이 65%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대로 채소나 과일, 콩, 버섯, 해초, 생선을 많이 섭취한 경우는 우울증 위험이 오히려 41% 감소했습니다.

이번 결과는 평소 식이 패턴이 중년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국내 첫 연구인데요.

이는 음식이 신체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방증이기도 하고요.

게다가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음식과 긍정적인 음식의 종류가 다른 것도 주목할 만한 점입니다.

[앵커]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면 왜 우울증 위험이 올라가는 건가요?

[기자]

네, 특히 정제된 탄수화물을 먹으면 쉽게 배부르고 금세 배고파지죠.

국수 한 그릇 먹고 얼마 못 가 배고픈 경험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울 겁니다.

실제로 라면이나 국수, 흰 쌀밥 같은 탄수화물을 먹으면 배가 금방 부를 뿐 아니라 혈당이 급격히 올라갑니다.

이를 통해 뇌의 포만중추가 자극을 받고 뇌에 필요한 에너지가 충전되면서 기분이 좋아집니다.

하지만 이것도 일시적입니다.

혈당이 빨리 올라간 만큼 또 금세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배가 꺼지면서 반작용으로 더 배고프고 더 많은 탄수화물 섭취를 원하게 됩니다.

이때 제대로 먹지 못하면 공복감에 시달리다 오히려 기분이 저하됩니다.

연구팀은 이렇게 음식 때문에 감정의 진폭이 커지고 반복되면서 우울증에 취약해진다고 설명합니다.

또, 빵이나 면류 등 밀가루 음식을 더 많이 먹어 후회하고 우울해지고, 또 우울해져 많이 먹게 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나경세/가천대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탄수화물을 많이 먹는 게 지금 내가 우울한 상태다라는 일종의 하나의 지표인 것도 있습니다. '비전형 우울증'에서는 이런 탄수화물 같은 밀가루 음식 면 빵 이런 것들을 종일 먹으면서 종일 잠만 자고 이런 식의 우울증도 있거든요."]

[앵커]

그러면 고기 음식은 어떻게 설명이 가능한 건 가요?

[기자]

기름진 맛에 처음엔 기분이 좋을지 모르지만, 육류의 포화지방산이 우울증 위험을 높인다는 기존 연구들이 있었고요.

또, 육류를 많이 섭취하면 상대적으로 식이섬유를 적게 먹어 장내 유산균, 이른바 유익균의 비율이 줄고 장내 환경이 나빠집니다.

그런데 장과 뇌는 신경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장내 유산균이 줄고 유해한 균이 늘어나 장 내 염증 물질이 많아지면 뇌에도 영향을 미쳐 스트레스에 취약해지고 우울증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장이 편안해야 마음도 편안해진다'는 겁니다.

[이해정/가천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 "최근에는 이런 우울증 이야기를 할 때 뇌에서의 염증, 신경세포의 염증을 억제해 주는 것이 우울증의 완화나 우울증 발생에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가 있거든요. 그렇게 되면 특히 장에서 일어나는 염증반응들을 줄인다면 뇌에서의 염증반응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우울증 감소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결국, 먹는 음식이 비만 같은 신체 질병뿐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탄수화물과 육류는 적당히 균형 있게 먹고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는 방향으로 식습관을 개선하는 게 기분을 좋게 하는 지름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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