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훈의 시사본부] “지소미아 종료에 美 실망? 그런 반응 보였다니 더 실망”

입력 2019.08.23 (16:57) 수정 2019.08.23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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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소미아 종료 충분히 할 수 있는 결정... 탄핵 시기에 졸속으로 체결되어 논란 많았어
- 일본의 반응은 적반하장, 자신들의 잘못을 전혀 돌아보지 않는 것
- 그동안 정보 교류로 일본이 많은 것 얻어, 대부분 일본의 요구로 정보 교류
- 당장 북한이 미사일로 남한과 일본 군사 도발하지 않는 이상, 안보 위협은 없어
- 일본, 유사시 北 공격하는 정책 발표했는데 군사정보 없다면 이 정책 소용없어 반발
- 미국이 실망했다? 이런 반응을 보였다니 미국이 정말 실망스러워
- 미국이 중재에 적극적이었다면 이 사태까지 안 와... 철저하게 동맹 관리에 실패한 것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이슈
■ 방송시간 : 8월 23일(금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조성렬 자문연구위원(국가안보전략연구원)



▷ 오태훈 :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라고 합니다. 그동안 '연장은 하지만 당분간 정보 공유는 중단할 것이다' 이러한 조건부 연장 결정이 나올 거라는 예상이 참 많았는데요. 하지만 어제 청와대는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했습니다. 우리 안보 상황 또 한미일 공조 쪽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지 살펴보는 시간 갖겠습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조성렬 자문연구위원 연결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조성렬 : 안녕하세요.

▷ 오태훈 : 어제 종료 결정은 혹시 예상하셨습니까?

▶ 조성렬 : 예, 원래 지소미아를 둘러싼 4개의 옵션이 있었는데 그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뭐 전혀 뜻밖이라고 볼 수는 없고요. 특히 그제 우리 강경화 외무장관과 고노 일본 외상이 베이징에서 만났는데 그 만남의 내용에 결실이 없었고 특히 일본에서는 전혀 입장 변화, 태도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때부터 우리 정부 내에서 좀 폐기라는 그런 기류가 흘렀던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서 군사 전문가로서 총평부터 좀 듣겠습니다.

▶ 조성렬 :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부분이고요. 당초 지소미아가 성립됐을 때부터 논란이 많았던 것이고 특히 2016년 11월에 체결됐을 때는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굉장히 본격적으로 추진됐을 때입니다.

▷ 오태훈 : 그랬네요.

▶ 조성렬 : 그 사이에서 졸속적으로 됐고 원래는 우리 한민구 국방장관과 일본의 방위상이 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이게 굉장히 졸속으로 이루어지는 바람에 오히려 국내적으로 혼란을 틈타서 졸속으로 된 것은 무엇보다도 일본의 방위상이 오지 않고 나가미네 주한일본대사가 체결했습니다. 그리고 그 체결 장면도 공개하지 않고 나중에 사진만 공개했죠.

▷ 오태훈 : 이거 체결할 때 일본 대사하고 국방부 장관하고 격이 안 맞는데도 이렇게 만나서 체결했던 거예요?

▶ 조성렬 : 네,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당시에는 국내 여론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맞춰 있었고 이게 결정된 지 27일 만에, 지소미아를 한다는 이야기가 27일 만에 체결됐습니다. 그래서 원래 논란이 많았던 것이고요. 오히려 문재인 대통령 정부가 출범하고 나서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문 대통령이 과연 2017년이죠. 첫 해에 폐기하냐 아니냐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마침 2017년도에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이 굉장히 많았고요. 그때 총 19차례에 걸쳐서 북한이 탄도미사일 중거리, 장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했습니다. 이 때문에 지소미아 문제가 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었죠. 그러다가 이제 작년을 거쳐서 올해 본격적으로 문제가 된 것입니다.

▷ 오태훈 :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이에요. 그러니까 군사 정보를 교환하거나 공유한다는 뜻 같은데 그동안은 어떤 종류의 정보를 교환해 왔습니까?

▶ 조성렬 : 지금까지 나와 있는 부분은, 지소미아에 나와 있는 건 2급과 3급의 군사 정보라고 명확하게 정해져 있습니다. 실제로 북한이 2016년 이후에 1건, 2017년도에 19건, 작년에 2건 그리고 금년 들어서 7건 등 교환 실적이 있는데요. 주로 북한의 핵 실험이라든지 미사일 시험에 대한 정보들을 공유한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 오태훈 : 일본이 상당히 지금 반발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믿을 수 없다. 경제 문제는 경제 문제고 지소미아는 유지하기를 원한다 이렇게 밝힌 적도 있었는데 일본 쪽에서 지소미아는 어떤 의미인 겁니까?

▶ 조성렬 : 지금 일본 태도를 보면 정말로 적반하장이라고 아니 할 수 없는데요. 사실 일본이 우리의 강제 동원 피해자 문제 대법원 판결을 놓고 불만을 표시하고 이런 일종의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 일본이 경제 보복을 했습니다. 실제로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 거기에 상응하는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수출 규제 조치를 했는데요. 이런 부분을 놓고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 조치를 취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왜 경제 문제를 안보 문제로 하냐고 하는 스스로 자기네들의 잘못을 전혀 되돌아보지 않는 것 같고요. 지금 일본이 반발하는 데는 사실은 한일 간의 정보 교류를 통해서 일본이 많은 걸 얻었다는 것이거든요. 특히 금년 5월 이후에 지금까지 7건 있었는데 대부분이 일본 측이 요구해서 군사 정보가 교류된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걸로 봤을 때 아무래도 군사 정보 교류를 통해서 일본이 더 긴박하고 또 원했던 정보가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 오태훈 : 한데 이제 정보 공유를 안 하게 되는 거 아니겠습니다, 우리가. 주지 않는 건데 그러면 일본 안보에는 좀 영향을 끼치나요? 일본 쪽에서는.

▶ 조성렬 : 사실은 뭐 지금 당장 북한이 미사일을 가지고 일본이든 한국이든 군사 도발을 하지 않는 이상 사실은 뭐 당장 안보에 위협이 되는 건 아닙니다. 그런데 북한의 어떤 핵 미사일에 대해서 일본이 과민 반응을 보이는 것은 직접 북한이 일본을 겨냥했다기보다는 일본의 안보 정책 구상들, 특히 2015년 9월에 안보법제라고 그래서 한반도 유사시에 일본 자위대가 군사적으로 개입하는 이런 근거법을 마련했거든요. 그러니까 일본의 이런 어떤 근거법들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부분들이 한일 간의 군사 정보 공유입니다. 만약에 북한이 일본을 향해서 핵실험이나 또는 미사일을 겨냥한다고 했을 때 이때 초기 정보가 필요하거든요. 이런 초기 정보를 바탕으로 일본은 북한이 일본에 대한 공격 조짐이 보일 때 선제 공격을 하겠다. 이른바 '적기지공격론'이라는 걸 정책으로 발표한 바가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에 한국이 북한에 관한 초기 군사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이런 일본에 대한 한반도에 관한 어떤 군사 정책이 쓸모가 없게 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지금 일본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 오태훈 :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한 영향, 파장들 살펴보고 있습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조성렬 자문연구위원과 함께하고 있는데요. 미국 쪽도 좀 살펴보겠습니다. 지소미아, 한일 양국이 필요해서라기보다는 미국이 요구해서 체결된 것이다 이런 이야기가 있던데 애초에 미국이 지소미아를 원했던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 조성렬 : 그거는 조금 정확하게 할 필요가 있는데요. 일단 지소미아를 직접 원했던 건 일본이고요. 2010년도에 일본이 먼저 요청을 했고요. 그리고 이게 2012년도에 이명박 정부 때 비밀리에 우리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가 이게 언론에 알려지면서 우리가 취소했거든요. 그런데 일본 입장에서 보면 한국 내 한일군사협정에 대한 반발 심리가 있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여기다가 미국을 끌어들인 겁니다.

▷ 오태훈 : 일본이 미국을 끌어들여서?

▶ 조성렬 : 네, 미국을 끌어들이고 그다음에 군사라는 용어에 대한 과민성을 피하기 위해서 그냥 비밀협정이라고 그래서 2014년 12월에 한미일정보보호약정 이렇게 체결한 바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형태로 해서 물타기를 했고요. 그리고 아까 말씀드렸듯이 박근혜 정부가 탄핵 국면에 들어가면서 상당히 위기에 몰렸을 때 전격적으로 이거를 통과시킨 거죠. 그래서 일단 미국에 정책적 이해가 없는 건 아닙니다만 아까 말씀드렸듯이 지소미아의 1차적인 수요자는 일본이었고요. 또 일본의 안보법제를 뒷받침하는 근거 조치였습니다. 그래서 직접 미국이 우선적으로 원했다고 할 수는 없고요. 다만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중국이 부상하면서 한미일 안보협력을 좀 더 강화하려고 하는 요구가 있었습니다. 이런 부분들이 특히 최근 들어와서는 인도태평양전략에 따라서 한미일 간의 군사 협력을 한 단계 높여서 이른바 한미일 안보동맹, 지역 동맹으로까지 지금 부상을 하고 있는데요. 거기서 한일 간에 연결고리로 되는 부분이 지소미아입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뭐 미국이 원했던 건 사실이지만 1차적으로 추진했던 것은 일본이었고요. 미국은 당장 안보적 이익보다는 어떤 동아시아 정책의 틀 속에서 지소미아를 원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 오태훈 : 지금 언론에서는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발언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번 종료 결정에 대해서 실망스럽다, 우려를 표한다 이런 입장을 밝혔다고 하는데 앞서 일본이 미국을 끌어들였다고 말씀하셨습니다만 우리가 걱정되는 건 한미 동맹에 혹시 이게 영향이 있지 않을까 싶은 거거든요.

▶ 조성렬 : 사실 저는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을 보고 좀 실망을 했는데요.

▷ 오태훈 : 오히려 또.

▶ 조성렬 : 네, 저는 사실은 지난번에 이번에 지소미아 문제가 제기된 이유는 기본적으로 일본에 책임이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일본이 수출 규제를 했고 이것을 한국을 안보협력국가에서 배제하면서 출발된 거거든요. 그러면서 우리 정부가 미국에 중재 내지는 상당히 한일 관계를 좀 풀어달라고 요구를 했고 그랬을 때 미국의 태도는 이거는 한국과 일본의 문제고 일본과 한국 스스로 해야 한다고 해서 사실 한 발 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번의 문제, 다시 말하면 지소미아도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한국과 일본의 문제거든요. 이건 한국과 일본이 체결한 군사협정이기 때문에 미국은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건 한미 문제가 아닌 한일 문제인데 이제 와서 미국이 실망스럽다든지 이런 발언을 한 부분은 사실 지난번에 일본의 수출 규제라고 하는 문제에서 미국이 좀 더 적극적이었다면 이런 사태까지 안 왔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때는 방관하다가 이제 지소미아 폐기까지 오니까 이때 실망했다든지 유감이라든지 이런 표현을 한 부분은 아까 말씀드린 오히려 저는 이번에 미국이 보인 태도가 철저하게 어떤 동맹 관리의 실패가 아닌가. 뉴욕타임즈도 그런 지적을 하고 있는데 사실 그동안 미국은 방위분담금 문제라든지 또 호르무즈 해협의 파병 문제라든지 여러 가지 어떤 일방적인 요구를 하면서도 정작 미국의 동맹인 한국과 일본과의 문제에서는 손을 뗐거든요. 이제 와서 미국이 이 문제에 대해서 뭐 섭섭하다든지 또는 실망이라든지 이런 표현을 하는 것은 좀 무책임한 게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 오태훈 : 조금 전 정부 발표를 보면 지소미아 종료 시한이 끝나게 되면 2014년 체결된 한미일정보공유약정, TISA라고 하는 것 같은데 여기에 따라서 정보를 공유할 계획이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연장은 하되 당분간 정보 공유를 중단하는 조건부 연장 결정은 아니지만 종료는 해도 정보를 다른 차원에 공유할 수 있다 이렇게 이해를 해도 될까요, 이 발표는?

▶ 조성렬 : 네, 그러니까 아까 제가 4가지 옵션이 있었는데 그중에 하나입니다. 완전히 폐기하거나 또는 자동 연장하거나 그 사이에 2가지 옵션이 있었는데 하나가 지소미아를 유지하되 정보 공유를 일시 중단하는 게 있고 또 다른 것이 지금 정부가 이야기한 것처럼 지소미아는 폐기하되 한미일정보공유약정, TISA로서 느슨하게나마 3국의 안보 협력을, 정보 공유를 유지하는 방법이고요. 지금 이야기하신 것처럼 2014년 12월에 이 부분이 통과됐고요. 이 부분에 따라서 2016년에도 11건, 2017년도에도 7건이 이런 TISA에 의해서 정보 공유가 이루어진 실적이 있습니다.

▷ 오태훈 : 일본이 경제 도발을 만약에 끝낸다 하게 되면 이 지소미아를 다시 고려해 줄 수도 있을까요?

▶ 조성렬 : 일단 뭐 우리 정부 입장은 그렇습니다. 이게 지금 한미일 안보협력에 영향을 주려는 목적이 아니라 일본이 우리 정부를 안보협력국에서 배제했기 때문에 나온 조치이기 때문에 거꾸로 일본이 수출 규제에 대해서 원상회복 조치를 취한다면 지소미아는 다시 협의가 되어서 체결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 오태훈 : 끝으로 혹시 일본을 대상으로 우리가 고려할 수 있는 군사적인 옵션이 또 있을까요?

▶ 조성렬 : 글쎄요. 지금 사실은 한국과 일본 관계는 냉전시대 그리고 탈냉전 이후에도 허브앤스포크 관계라고 그래서 미국을 중심으로 해서 한미 동맹, 또 미일 동맹 이런 구조였고 한일 간에 특별한 군사 협력이 없었습니다. 군사 협정이 최초로 맺어진 게 지소미아인데요. 그래서 뭐 우리 정부로서는 따로 일본에 대해서 취할 수 있는 부분은 없고 일본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일본도 그동안 이런 군사 협정 자체가 협정으로서는 유일한 것이 지소미아이기 때문에 아마 추가적인 조치는 뭐 크게 없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조성렬 자문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 조성렬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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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태훈의 시사본부] “지소미아 종료에 美 실망? 그런 반응 보였다니 더 실망”
    • 입력 2019-08-23 16:57:46
    • 수정2019-08-23 19:47:31
    최영일의 시사본부
- 지소미아 종료 충분히 할 수 있는 결정... 탄핵 시기에 졸속으로 체결되어 논란 많았어
- 일본의 반응은 적반하장, 자신들의 잘못을 전혀 돌아보지 않는 것
- 그동안 정보 교류로 일본이 많은 것 얻어, 대부분 일본의 요구로 정보 교류
- 당장 북한이 미사일로 남한과 일본 군사 도발하지 않는 이상, 안보 위협은 없어
- 일본, 유사시 北 공격하는 정책 발표했는데 군사정보 없다면 이 정책 소용없어 반발
- 미국이 실망했다? 이런 반응을 보였다니 미국이 정말 실망스러워
- 미국이 중재에 적극적이었다면 이 사태까지 안 와... 철저하게 동맹 관리에 실패한 것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이슈
■ 방송시간 : 8월 23일(금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조성렬 자문연구위원(국가안보전략연구원)



▷ 오태훈 :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라고 합니다. 그동안 '연장은 하지만 당분간 정보 공유는 중단할 것이다' 이러한 조건부 연장 결정이 나올 거라는 예상이 참 많았는데요. 하지만 어제 청와대는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했습니다. 우리 안보 상황 또 한미일 공조 쪽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지 살펴보는 시간 갖겠습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조성렬 자문연구위원 연결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조성렬 : 안녕하세요.

▷ 오태훈 : 어제 종료 결정은 혹시 예상하셨습니까?

▶ 조성렬 : 예, 원래 지소미아를 둘러싼 4개의 옵션이 있었는데 그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뭐 전혀 뜻밖이라고 볼 수는 없고요. 특히 그제 우리 강경화 외무장관과 고노 일본 외상이 베이징에서 만났는데 그 만남의 내용에 결실이 없었고 특히 일본에서는 전혀 입장 변화, 태도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때부터 우리 정부 내에서 좀 폐기라는 그런 기류가 흘렀던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서 군사 전문가로서 총평부터 좀 듣겠습니다.

▶ 조성렬 :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부분이고요. 당초 지소미아가 성립됐을 때부터 논란이 많았던 것이고 특히 2016년 11월에 체결됐을 때는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굉장히 본격적으로 추진됐을 때입니다.

▷ 오태훈 : 그랬네요.

▶ 조성렬 : 그 사이에서 졸속적으로 됐고 원래는 우리 한민구 국방장관과 일본의 방위상이 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이게 굉장히 졸속으로 이루어지는 바람에 오히려 국내적으로 혼란을 틈타서 졸속으로 된 것은 무엇보다도 일본의 방위상이 오지 않고 나가미네 주한일본대사가 체결했습니다. 그리고 그 체결 장면도 공개하지 않고 나중에 사진만 공개했죠.

▷ 오태훈 : 이거 체결할 때 일본 대사하고 국방부 장관하고 격이 안 맞는데도 이렇게 만나서 체결했던 거예요?

▶ 조성렬 : 네,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당시에는 국내 여론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맞춰 있었고 이게 결정된 지 27일 만에, 지소미아를 한다는 이야기가 27일 만에 체결됐습니다. 그래서 원래 논란이 많았던 것이고요. 오히려 문재인 대통령 정부가 출범하고 나서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문 대통령이 과연 2017년이죠. 첫 해에 폐기하냐 아니냐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마침 2017년도에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이 굉장히 많았고요. 그때 총 19차례에 걸쳐서 북한이 탄도미사일 중거리, 장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했습니다. 이 때문에 지소미아 문제가 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었죠. 그러다가 이제 작년을 거쳐서 올해 본격적으로 문제가 된 것입니다.

▷ 오태훈 :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이에요. 그러니까 군사 정보를 교환하거나 공유한다는 뜻 같은데 그동안은 어떤 종류의 정보를 교환해 왔습니까?

▶ 조성렬 : 지금까지 나와 있는 부분은, 지소미아에 나와 있는 건 2급과 3급의 군사 정보라고 명확하게 정해져 있습니다. 실제로 북한이 2016년 이후에 1건, 2017년도에 19건, 작년에 2건 그리고 금년 들어서 7건 등 교환 실적이 있는데요. 주로 북한의 핵 실험이라든지 미사일 시험에 대한 정보들을 공유한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 오태훈 : 일본이 상당히 지금 반발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믿을 수 없다. 경제 문제는 경제 문제고 지소미아는 유지하기를 원한다 이렇게 밝힌 적도 있었는데 일본 쪽에서 지소미아는 어떤 의미인 겁니까?

▶ 조성렬 : 지금 일본 태도를 보면 정말로 적반하장이라고 아니 할 수 없는데요. 사실 일본이 우리의 강제 동원 피해자 문제 대법원 판결을 놓고 불만을 표시하고 이런 일종의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 일본이 경제 보복을 했습니다. 실제로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 거기에 상응하는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수출 규제 조치를 했는데요. 이런 부분을 놓고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 조치를 취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왜 경제 문제를 안보 문제로 하냐고 하는 스스로 자기네들의 잘못을 전혀 되돌아보지 않는 것 같고요. 지금 일본이 반발하는 데는 사실은 한일 간의 정보 교류를 통해서 일본이 많은 걸 얻었다는 것이거든요. 특히 금년 5월 이후에 지금까지 7건 있었는데 대부분이 일본 측이 요구해서 군사 정보가 교류된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걸로 봤을 때 아무래도 군사 정보 교류를 통해서 일본이 더 긴박하고 또 원했던 정보가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 오태훈 : 한데 이제 정보 공유를 안 하게 되는 거 아니겠습니다, 우리가. 주지 않는 건데 그러면 일본 안보에는 좀 영향을 끼치나요? 일본 쪽에서는.

▶ 조성렬 : 사실은 뭐 지금 당장 북한이 미사일을 가지고 일본이든 한국이든 군사 도발을 하지 않는 이상 사실은 뭐 당장 안보에 위협이 되는 건 아닙니다. 그런데 북한의 어떤 핵 미사일에 대해서 일본이 과민 반응을 보이는 것은 직접 북한이 일본을 겨냥했다기보다는 일본의 안보 정책 구상들, 특히 2015년 9월에 안보법제라고 그래서 한반도 유사시에 일본 자위대가 군사적으로 개입하는 이런 근거법을 마련했거든요. 그러니까 일본의 이런 어떤 근거법들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부분들이 한일 간의 군사 정보 공유입니다. 만약에 북한이 일본을 향해서 핵실험이나 또는 미사일을 겨냥한다고 했을 때 이때 초기 정보가 필요하거든요. 이런 초기 정보를 바탕으로 일본은 북한이 일본에 대한 공격 조짐이 보일 때 선제 공격을 하겠다. 이른바 '적기지공격론'이라는 걸 정책으로 발표한 바가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에 한국이 북한에 관한 초기 군사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이런 일본에 대한 한반도에 관한 어떤 군사 정책이 쓸모가 없게 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지금 일본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 오태훈 :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한 영향, 파장들 살펴보고 있습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조성렬 자문연구위원과 함께하고 있는데요. 미국 쪽도 좀 살펴보겠습니다. 지소미아, 한일 양국이 필요해서라기보다는 미국이 요구해서 체결된 것이다 이런 이야기가 있던데 애초에 미국이 지소미아를 원했던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 조성렬 : 그거는 조금 정확하게 할 필요가 있는데요. 일단 지소미아를 직접 원했던 건 일본이고요. 2010년도에 일본이 먼저 요청을 했고요. 그리고 이게 2012년도에 이명박 정부 때 비밀리에 우리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가 이게 언론에 알려지면서 우리가 취소했거든요. 그런데 일본 입장에서 보면 한국 내 한일군사협정에 대한 반발 심리가 있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여기다가 미국을 끌어들인 겁니다.

▷ 오태훈 : 일본이 미국을 끌어들여서?

▶ 조성렬 : 네, 미국을 끌어들이고 그다음에 군사라는 용어에 대한 과민성을 피하기 위해서 그냥 비밀협정이라고 그래서 2014년 12월에 한미일정보보호약정 이렇게 체결한 바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형태로 해서 물타기를 했고요. 그리고 아까 말씀드렸듯이 박근혜 정부가 탄핵 국면에 들어가면서 상당히 위기에 몰렸을 때 전격적으로 이거를 통과시킨 거죠. 그래서 일단 미국에 정책적 이해가 없는 건 아닙니다만 아까 말씀드렸듯이 지소미아의 1차적인 수요자는 일본이었고요. 또 일본의 안보법제를 뒷받침하는 근거 조치였습니다. 그래서 직접 미국이 우선적으로 원했다고 할 수는 없고요. 다만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중국이 부상하면서 한미일 안보협력을 좀 더 강화하려고 하는 요구가 있었습니다. 이런 부분들이 특히 최근 들어와서는 인도태평양전략에 따라서 한미일 간의 군사 협력을 한 단계 높여서 이른바 한미일 안보동맹, 지역 동맹으로까지 지금 부상을 하고 있는데요. 거기서 한일 간에 연결고리로 되는 부분이 지소미아입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뭐 미국이 원했던 건 사실이지만 1차적으로 추진했던 것은 일본이었고요. 미국은 당장 안보적 이익보다는 어떤 동아시아 정책의 틀 속에서 지소미아를 원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 오태훈 : 지금 언론에서는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발언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번 종료 결정에 대해서 실망스럽다, 우려를 표한다 이런 입장을 밝혔다고 하는데 앞서 일본이 미국을 끌어들였다고 말씀하셨습니다만 우리가 걱정되는 건 한미 동맹에 혹시 이게 영향이 있지 않을까 싶은 거거든요.

▶ 조성렬 : 사실 저는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을 보고 좀 실망을 했는데요.

▷ 오태훈 : 오히려 또.

▶ 조성렬 : 네, 저는 사실은 지난번에 이번에 지소미아 문제가 제기된 이유는 기본적으로 일본에 책임이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일본이 수출 규제를 했고 이것을 한국을 안보협력국가에서 배제하면서 출발된 거거든요. 그러면서 우리 정부가 미국에 중재 내지는 상당히 한일 관계를 좀 풀어달라고 요구를 했고 그랬을 때 미국의 태도는 이거는 한국과 일본의 문제고 일본과 한국 스스로 해야 한다고 해서 사실 한 발 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번의 문제, 다시 말하면 지소미아도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한국과 일본의 문제거든요. 이건 한국과 일본이 체결한 군사협정이기 때문에 미국은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건 한미 문제가 아닌 한일 문제인데 이제 와서 미국이 실망스럽다든지 이런 발언을 한 부분은 사실 지난번에 일본의 수출 규제라고 하는 문제에서 미국이 좀 더 적극적이었다면 이런 사태까지 안 왔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때는 방관하다가 이제 지소미아 폐기까지 오니까 이때 실망했다든지 유감이라든지 이런 표현을 한 부분은 아까 말씀드린 오히려 저는 이번에 미국이 보인 태도가 철저하게 어떤 동맹 관리의 실패가 아닌가. 뉴욕타임즈도 그런 지적을 하고 있는데 사실 그동안 미국은 방위분담금 문제라든지 또 호르무즈 해협의 파병 문제라든지 여러 가지 어떤 일방적인 요구를 하면서도 정작 미국의 동맹인 한국과 일본과의 문제에서는 손을 뗐거든요. 이제 와서 미국이 이 문제에 대해서 뭐 섭섭하다든지 또는 실망이라든지 이런 표현을 하는 것은 좀 무책임한 게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 오태훈 : 조금 전 정부 발표를 보면 지소미아 종료 시한이 끝나게 되면 2014년 체결된 한미일정보공유약정, TISA라고 하는 것 같은데 여기에 따라서 정보를 공유할 계획이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연장은 하되 당분간 정보 공유를 중단하는 조건부 연장 결정은 아니지만 종료는 해도 정보를 다른 차원에 공유할 수 있다 이렇게 이해를 해도 될까요, 이 발표는?

▶ 조성렬 : 네, 그러니까 아까 제가 4가지 옵션이 있었는데 그중에 하나입니다. 완전히 폐기하거나 또는 자동 연장하거나 그 사이에 2가지 옵션이 있었는데 하나가 지소미아를 유지하되 정보 공유를 일시 중단하는 게 있고 또 다른 것이 지금 정부가 이야기한 것처럼 지소미아는 폐기하되 한미일정보공유약정, TISA로서 느슨하게나마 3국의 안보 협력을, 정보 공유를 유지하는 방법이고요. 지금 이야기하신 것처럼 2014년 12월에 이 부분이 통과됐고요. 이 부분에 따라서 2016년에도 11건, 2017년도에도 7건이 이런 TISA에 의해서 정보 공유가 이루어진 실적이 있습니다.

▷ 오태훈 : 일본이 경제 도발을 만약에 끝낸다 하게 되면 이 지소미아를 다시 고려해 줄 수도 있을까요?

▶ 조성렬 : 일단 뭐 우리 정부 입장은 그렇습니다. 이게 지금 한미일 안보협력에 영향을 주려는 목적이 아니라 일본이 우리 정부를 안보협력국에서 배제했기 때문에 나온 조치이기 때문에 거꾸로 일본이 수출 규제에 대해서 원상회복 조치를 취한다면 지소미아는 다시 협의가 되어서 체결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 오태훈 : 끝으로 혹시 일본을 대상으로 우리가 고려할 수 있는 군사적인 옵션이 또 있을까요?

▶ 조성렬 : 글쎄요. 지금 사실은 한국과 일본 관계는 냉전시대 그리고 탈냉전 이후에도 허브앤스포크 관계라고 그래서 미국을 중심으로 해서 한미 동맹, 또 미일 동맹 이런 구조였고 한일 간에 특별한 군사 협력이 없었습니다. 군사 협정이 최초로 맺어진 게 지소미아인데요. 그래서 뭐 우리 정부로서는 따로 일본에 대해서 취할 수 있는 부분은 없고 일본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일본도 그동안 이런 군사 협정 자체가 협정으로서는 유일한 것이 지소미아이기 때문에 아마 추가적인 조치는 뭐 크게 없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조성렬 자문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 조성렬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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