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자수하러 온 수배자 돌려보낸 ‘황당한’ 검찰

입력 2019.08.23 (19:20) 수정 2019.08.23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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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강 시신 훼손 사건의 피의자 장대호가 자수하는 과정에서 서울경찰청이 다른 경찰서로 돌려보내 부실대응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이번엔 검찰에서도 자수를 하겠다며 찾아온 수배자를 호송직원이 없다며 되돌려 보낸 일이 일어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정재훈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폭행사건 피의자로 검찰 수배를 받아 오던 A 씨는 지난 3 월초, 밤 11시쯤 자수를 하겠다며 대전지방 검찰청을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당직근무중이던 검찰 수사관에게 황당한 얘기를 듣습니다.

검찰 말고 주변에 있는 가까운 경찰서로 가서 자수를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A 씨/당시 폭행사건 수배자/음성변조 : "저보고 나오라고 그러더니 지금 우리가 운전원이 퇴근했으니 조치할 수 있는 상황이 없다. 죄송하지만 둔산경찰서로 가 달라. 가실 때 조심해서 신호위반 하지 마시고 조심해 가라."]

해당 수사관은 호송인력이 모두 퇴근해 경찰서로 돌려보냈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B 씨/대전지방검찰청 수사관/음성변조 : "풀어준 것은 아니고요. 호송인력이 지금 없고, 당직자 2명밖에 없으니까 안내를 일단 해줘서 본인도 응해서 차량 가져왔냐고 물어보니까 그러면 충분히 갈 수 있다고 안내를…."]

검찰은 수배자 A 씨를 돌려 보냈고, A 씨는 본인 차량으로 둔산경찰서까지 이동해 유치장에 입감됐습니다.

A 씨는 경찰서 유치장에 있다가 다음날 검찰로 이송됐는데, A 씨를 인계받은 검찰 직원은 전날 밤 만났던 바로 그 수사관이었습니다.

자수 즉시 현장에서 검거해 호송차를 태워 구치소로 보냈어야 했는데 그 절차를 어긴 겁니다.

뒤늦게 검찰은 당직을 섰던 검찰 수사관 2명을 징계했고 야간에도 예비조를 편성해 호송에 공백이 없도록 개선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시민들은, 수배자가 도중에 변심이라도 했다면 얼마든지 도주할 수 있었다며 검찰 대응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KBS 뉴스 정재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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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자수하러 온 수배자 돌려보낸 ‘황당한’ 검찰
    • 입력 2019-08-23 19:21:32
    • 수정2019-08-23 20:3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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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강 시신 훼손 사건의 피의자 장대호가 자수하는 과정에서 서울경찰청이 다른 경찰서로 돌려보내 부실대응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이번엔 검찰에서도 자수를 하겠다며 찾아온 수배자를 호송직원이 없다며 되돌려 보낸 일이 일어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정재훈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폭행사건 피의자로 검찰 수배를 받아 오던 A 씨는 지난 3 월초, 밤 11시쯤 자수를 하겠다며 대전지방 검찰청을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당직근무중이던 검찰 수사관에게 황당한 얘기를 듣습니다.

검찰 말고 주변에 있는 가까운 경찰서로 가서 자수를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A 씨/당시 폭행사건 수배자/음성변조 : "저보고 나오라고 그러더니 지금 우리가 운전원이 퇴근했으니 조치할 수 있는 상황이 없다. 죄송하지만 둔산경찰서로 가 달라. 가실 때 조심해서 신호위반 하지 마시고 조심해 가라."]

해당 수사관은 호송인력이 모두 퇴근해 경찰서로 돌려보냈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B 씨/대전지방검찰청 수사관/음성변조 : "풀어준 것은 아니고요. 호송인력이 지금 없고, 당직자 2명밖에 없으니까 안내를 일단 해줘서 본인도 응해서 차량 가져왔냐고 물어보니까 그러면 충분히 갈 수 있다고 안내를…."]

검찰은 수배자 A 씨를 돌려 보냈고, A 씨는 본인 차량으로 둔산경찰서까지 이동해 유치장에 입감됐습니다.

A 씨는 경찰서 유치장에 있다가 다음날 검찰로 이송됐는데, A 씨를 인계받은 검찰 직원은 전날 밤 만났던 바로 그 수사관이었습니다.

자수 즉시 현장에서 검거해 호송차를 태워 구치소로 보냈어야 했는데 그 절차를 어긴 겁니다.

뒤늦게 검찰은 당직을 섰던 검찰 수사관 2명을 징계했고 야간에도 예비조를 편성해 호송에 공백이 없도록 개선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시민들은, 수배자가 도중에 변심이라도 했다면 얼마든지 도주할 수 있었다며 검찰 대응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KBS 뉴스 정재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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