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훈의 시사본부] “요즘 가출 청소년들, 소년법 잘 알고 참고해 범죄 저질러”

입력 2019.08.26 (15:36) 수정 2019.08.26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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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산 백골 시신, 17세 가출 청소년... 살인범은 ‘가출팸’서 함께 생활하던 사이
- 가출 청소년들, 모여서 생활 공동체 ‘가출팸’ 만들어
- 가출 청소년, 판단력 떨어지고 독립 생계 어려워 범죄 노출 쉬워.. 사회 안전망 필요
- 가출의 주된 원인은 가족간 갈등, 가정 폭력 등의 가정 문제
- 연간 가출 청소년 27만 명, 재가출 청소년은 부모도 찾지 않아
- ‘가출팸’, 청소년 가출에 동기부여 하는 역할
- 청소년 육성·보호의 1차적 책임은 부모... 청소년 가출 막으려면 부모 교육 강화될 필요
- 청소년 보호 관련 인프라, 양적 확장이 절실
- 청소년 쉼터, 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 전화 1388 등 이용하면 도움 받을 수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이슈 인터뷰 1
■ 방송시간 : 8월 26일(월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윤세진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수대장, 조민식 서정대 상담아동청소년학과 교수



▷ 오태훈 : 지난 6월 경기도 오산의 한 야산에서 백골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시신은 17살의 남자 가출 청소년으로 확인됐고 최근에 경찰에 붙잡힌 피의자들이 함께 가출 생활을 했던 이른바 가출팸들이었다고 하는데 여기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이 사건 수사하고 또 피의자를 검거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의 윤세진 광수대장 연결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윤세진 : 안녕하십니까.

▷ 오태훈 : 먼저 피해자가 백골 시신으로 발견됐다고 하는데 그러면 지문도 없고 얼굴도 알아볼 수 없던 상황이었던 것 같은데 피해자의 신원은 어떻게 확인하셨는지부터 여쭙겠습니다.

▶ 윤세진 : 최초에 15세에서 17세 남성이라는 국과수 부검 결과를 토대로 해서 저희가 장기 결석자, 미귀가 가출인 그리고 주민등록 미발급자 등 약 15개 수사 항목을 우선적으로 선정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약 4만 명의 수사 대상자를 발췌해서 1만 명 정도 소재를 확인하고 그런데 그 소재 확인 과정에서 소재가 확인이 되지 않는 1명의 SNS를 저희가 확인했어요. 그래서 거기서 피해자의 시신과 함께 발견된 반지와 귀걸이를 착용한 SNS 프로필 사진을 발견하고 1차적으로 얘가 피해자로 보인다 이렇게 저희가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대상자 가족의 DNA 체취를 해서 시신 발견 49일 만인 7월 25일에 피해자의 신원을 특정하게 된 것입니다.

▷ 오태훈 : 피해자 신원 확인 과정도 상당히 좀 힘들었겠습니다만 결국에는 그거를 통해서 범인 검거까지 성공하신 거 아니겠어요?

▶ 윤세진 : 네.

▷ 오태훈 : 검거까지는 어떻게 수사를 하셨는지요.

▶ 윤세진 : 우리 경찰에서는 최초 시신 발견 후에 타살 혐의가 높다고 판단을 하고 지방청 광역수사대를 중심으로 44명의 수사전담팀을 편성해서 수사에 착수를 한 것이고요. 그래서 신원 확인된 피해자의 행적을 분석하던 중에 피해자와 함께 생활을 했던 일명 가출팸이라고 하죠. 그런 데서 같이 생활을 했던 A씨 등 3명을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매장 추정 시기인 2018년 6월에서 9월 사이에 A씨 등 3명의 행적을 수사해서 범행 도구를 사전에 구입했고 피의자들이 운행했던 차량의 트렁크에서 피해자 혈흔에 대한 DNA 감식을 통해서 혈흔이 그 피해자임을 확인하고 피의자로 입건해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고요. 그래서 8월 19일에 피의자 3명을 검거하고 또 한편으로는 피해자를 오산으로 유인했던 피의자들이 있습니다. 그 2명에 대해서는 미성년자 유인 등 혐의로 현재 입건해서 조사 중에 있습니다.

▷ 오태훈 : 그러니까 시신이었던 피해자와 이 사건을 저질렀던 피의자가 모두 함께 생활했다고 하셨잖아요. 이른바 가출팸이라고 하는데 가출팸이라는 게 정확하게 어떤 거예요?

▶ 윤세진 : 가출한 청소년들이 아무래도 숙식이 어렵다 보니까 같이 연락, SNS를 통해서 가출한 청소년들끼리 모여서 원룸 등을 같이 얻어서 생활하는 일종의 생활 공동체 그런 개념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한데 살인 사건 발생한 이유는 밝혀졌나요?

▶ 윤세진 : 일단 피해자가 없기 때문에 피해자의 진술을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피의자들의 자백 진술에 따르면 살해 동기에 대해서 피해자가 2018년 6월경에 다른 사건으로 경찰에 입건이 된 적이 있는데 당시 공범이었던 피의자들에 대해서 불리한 진술을 하니까 자신들이 피해자의 진술로 인해서 처벌 받을 상황이 되니까 피해자를 살해하면 처벌을 안 받을 수 있다 이렇게 계획했다고 합니다.

▷ 오태훈 : 가출 청소년들이 범죄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고 또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좀 많은 것 같은데 가출 청소년들의 범죄 연루 정도가 현장에서 보시기에는 어떻습니까?

▶ 윤세진 : 아무래도 가정이나 학교 그리고 나아가서 사회에서 아직은 보호받아야 할 청소년들이 여러 사정에 의해 가출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미성년자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판단 능력이 떨어지고 독립 생계도 어렵기 때문에 범죄에 노출되기가 쉬운 환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다만 그런 부분들을 청소년 개인의 일탈로 치부할 게 아니라 사회안전망 구축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시신 발견에서부터 또 피의자를 특정하는 상황, 검거까지 상당히 힘든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끝까지 해 주신 것 좀 감사하다는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윤세진 : 감사합니다.

▷ 오태훈 : 가출 청소년 문제 사회안전망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윤세진 광수대장 말씀하셨는데 우리 사회의 가출 청소년 문제 좀 짚어보겠습니다. 조민식 서정대 상담아동청소년학과 교수 연결하겠습니다. 나와 계시죠?

▶ 조민식 : 안녕하세요. 조민식입니다.

▷ 오태훈 : 이 사건 피해자가 오랫동안 가출한 상태였습니다만 실종신고는 되어 있지 않았다고 합니다. 뭐 가정불화라든가 가정 문제 때문에 가출하는 청소년 많이 있다고 하는데 주로 어떤 이유로 청소년들이 가출을 선택합니까?

▶ 조민식 : 집을 나온 주된 이유가 대부분 가족간 갈등 아니면 가정 폭력과 같은 가정 문제가 대부분입니다. 집은 안식처고 또 가족은 애착의 대상이 되어야 마땅하지만 일부 청소년들에게 집은 가고 싶지 않은 지옥과 같은 곳으로 인식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고 싶지 않은 집이 결국 가출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 오태훈 : 잠시 동안 그런 생각을 할 수는 있겠지만 이게 장기간 되면 더 문제가 되는 거 아니에요.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그러면?

▶ 조민식 : 네, 그래서 일단은 정확한 가출 청소년들에 대한 집계는 없고요. 여가부에서 작년도에 연간 가출 청소년 수를 27만 명 정도로 추산을 하고 있는데 분명한 것은 이 중에서 장기 가출자나 상습 가출자에 대해서 집계는 어렵지만 분명히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요. 이게 가출했던 청소년들을 보게 되면 특히 재가출 청소년들은 부모가 대부분 찾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것이 좀 심각한 상황이라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 오태훈 : 어떤 감정 때문에 가출을 했다고 하더라도 이게 돈 떨어지고 어디 갈 데 없으면 범죄에 노출되기가 쉽잖아요.

▶ 조민식 : 네, 그렇습니다.

▷ 오태훈 : 최근에 가출 청소년들의 범죄가 어떤 양상을 띠고 있습니까?

▶ 조민식 : 일단은 청소년들이 집 밖에 나와서 가출을 하게 되면 가장 중요한 것이 하루하루를 살아남는 것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누구와 오늘 하루 어떻게 만나느냐 이런 것들이 굉장히 중요한데 가출한 청소년들 같은 경우에는 가족이나 사회 속의 사람들로부터 배제가 되었기 때문에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넘어서 또래 친구들을 활용해서 관계망도 만들고 또 이 안에서 생존 전략을 모색하게 되는데 중요한 것은 여기서 이제 생존을 위해서 다양한 일탈이나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데 우리가 통상적으로 알고 있는 것들은 유흥업소 같은 경우 내지는 아르바이트 같은 경우를 많이 한다고 알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최근에는 인터넷 1인 방송이라고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이 있는데 이런 인터넷 방송을 활용해서 가출 청소년들이 돈을 버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게 충격적인 게 아직 사회적으로 공론화되지는 않았지만 인터넷 성인 방송 있지 않습니까? 인터넷 성인 방송에 가출 청소년들이 신체부위를 노출한 상태에서 사이버 머니를 획득해서 그렇게 생존을 하는 경우도 우리가 볼 수가 있고요. 그리고 집 밖에 나온 청소년 같은 경우에는 최소한의 안전망을 상실한 그런 상태이기 때문에 범죄의 유혹에 상당히 빠지기 쉽고요. 그리고 반대로 성인 범죄자의 범행 타깃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큰 문제라고 볼 수 있고 특히 최근에 언론 보도를 통해서도 나왔듯이 가출 청소년들의 범죄 같은 경우를 보게 되면 웬만한 성인 범죄는 대부분 답습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금 청소년들이 과거 20세기 중후반에 비해서는 인터넷이 상당히 많이 상용화되었기 때문에 소년법이라든지 그리고 보호처분 같은 경우도 가출 청소년들 만나보게 되면 웬만한 청소년들은 보호처분 1호부터 10호까지도 다 알고 있고요. 그다음에 어떤 범죄를 저지르게 되면 죄가 면책될 수도 있고 그런 것들까지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제 이런 것들을 참고해서 범죄를 상당히 많이 저지르는 것들이 큰 문제라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 오태훈 : 앞서서 하루하루 살아나는 게 목적이라고 하셨는데 그 영향이 이른바 이번에 등장을 한 단어 '가출팸'. 가출한 사람들의 패밀리 이거 약자인 것 같은데.

▶ 조민식 : 네, 맞습니다.

▷ 오태훈 : 이 영향도 큰가요?

▶ 조민식 : 네, 상당히 크죠. 자라나는 그런 성장기 때 청소년들 같은 경우는 한 번쯤은 집을 나가고 싶다는 생각은 뭐 분명히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생각에서 끝나느냐 그리고 생각에서 행동을 나아가느냐 그런 차이가 있는데 지금 청소년들도 혼자 길거리에 나가면 길거리에 상당히 여러 위험 상황에 노출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섣부르게 가출을 결행하지 않는데 문제는 또래와 가출할 수 있게 된다면 그러면 의지가 많이 되죠. 그래서 가출팸 같은 경우가 그런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볼 수가 있는데 청소년들이 주로 이용하는 SNS 같은 걸 보게 되면 이 방송을 듣고 계신 분들도 '가출팸 급구'라든지 '가출팸을 모집합니다'라는 글귀를 아주 쉽게 우리가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통해서 가출팸으로 동기부여가 되어서 가출을 하게 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 오태훈 : 가출에 대한 욕망이 있을 수는 있지만 이거를 실행에 옮기기에는 계획도 있어야 하고 무언가를 알아야 하는데 그런 것들을 가출팸들이 도와주고 조장할 수 있겠군요.

▶ 조민식 : 네, 맞습니다.

▷ 오태훈 : 가출 청소년들 범죄에 연루되는 거 막기 위해서 사회적 차원에서는 어떤 노력이 지금 필요하다고 보세요?

▶ 조민식 : 그래서 일단은 이런 가출 청소년들 같은 경우는 사회 유대감이 상당히 많이 약해져 있는 청소년들이기 때문에 유대감 강화를 위한 여러 가지 애착을 좀 취할 필요가 있는데 그런데 우리가 보통은 가출 청소년 이야기할 때 친구를 잘못 만났다든지 사춘기가 되니까 돌발행동을 한다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하는데 사실상 가출까지 결행하게 되는 그런 대표적인 책임을 우리가 볼 때는 사실은 부모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잘 알듯이 청소년 관한 법 중에서도 최상위법이 청소년기본법인데 청소년기본법에서도 청소년 육성과 보호 1차적 책임은 가정이라고 명시가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가정 내에 부모님들을 대상으로 한 부모 교육이 상당히 중요한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OECD 가입국들과 대비해 봤을 때 부모 교육이라든지 그런 활동 상황 같은 게 아주 상당히 많이 미진한 상태이기 때문에 여러 지역사회 내지는 청소년기관에서 부모를 상대로 한 부모 교육을 좀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 오태훈 : 가정으로 여쭤볼게요. 제가 가출을 했어요. 돈 다 떨어졌고 어디 갈 데도 없고 한데 집으로 가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용기도 안 나고. 그러면 그럴 때는 어떤 선택을 하는 게 가장 좋아요? 예전에는 청소년쉼터 같은 것들도 있었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 조민식 : 그래서 가출 청소년들을 위해서 우리나라가 청소년쉼터를 개설해서 전국적으로 약 123개소 정도가 개소되고 있는데 실제로 연 수용 인원이 한 3만여 명밖에 안 되기 때문에 실제 가출한 청소년들을 수용하기에는 시설이 많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이런 청소년쉼터 그리고 나아가서는 청소년 상담기관이라든지 여러 가지 청소년 수련시설을 다 포함으로 한 청소년 시설이 물론 질적으로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가 아직까지는 양적인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인프라 양적인 확장이 일단은 제일 먼저 절실하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 오태훈 : 도움의 손길 얻고자 한다 그러면 인터넷상에서 '청소년쉼터' 이거 검색해 보면 될까요, 그러면?

▶ 조민식 : 네, 맞습니다. 청소년쉼터도 있고요. 그리고 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도 있고 사이버상으로 어려우면 1388 전화를 통해서.

▷ 오태훈 : 1388?

▶ 조민식 : 네, 그래서 유선으로도 상담을 할 수 있고 그리고 지역, 지역마다 청소년 시설들이 다 있기 때문에 가까이에서 찾아보면 충분히 청소년들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관들을 우리가 찾아볼 수가 있습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끝으로 가출 청소년들에게 좀 한마디 해주신다면요.

▶ 조민식 : 제가 꼭 해주고 싶었던 말은 환경이 그리고 또 가장 믿었던 가정이 본인을 힘들게 할지라도 분명한 것은 내 삶의 주체는 나고 그리고 내가 만들어가는 내 인생이니까 포기하거나 망치지 말고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이겨내려고 노력을 하면 주변 사회, 공동체, 우리 학교 등 분명히 도와주실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한 번뿐인 인생을 우리 청소년들 파이팅 했으면 좋겠습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조민식 : 감사합니다.

▷ 오태훈 : 서정대학 상담아동청소년학과의 조민식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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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태훈의 시사본부] “요즘 가출 청소년들, 소년법 잘 알고 참고해 범죄 저질러”
    • 입력 2019-08-26 15:36:59
    • 수정2019-08-26 17:43:22
    최영일의 시사본부
- 오산 백골 시신, 17세 가출 청소년... 살인범은 ‘가출팸’서 함께 생활하던 사이
- 가출 청소년들, 모여서 생활 공동체 ‘가출팸’ 만들어
- 가출 청소년, 판단력 떨어지고 독립 생계 어려워 범죄 노출 쉬워.. 사회 안전망 필요
- 가출의 주된 원인은 가족간 갈등, 가정 폭력 등의 가정 문제
- 연간 가출 청소년 27만 명, 재가출 청소년은 부모도 찾지 않아
- ‘가출팸’, 청소년 가출에 동기부여 하는 역할
- 청소년 육성·보호의 1차적 책임은 부모... 청소년 가출 막으려면 부모 교육 강화될 필요
- 청소년 보호 관련 인프라, 양적 확장이 절실
- 청소년 쉼터, 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 전화 1388 등 이용하면 도움 받을 수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이슈 인터뷰 1
■ 방송시간 : 8월 26일(월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윤세진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수대장, 조민식 서정대 상담아동청소년학과 교수



▷ 오태훈 : 지난 6월 경기도 오산의 한 야산에서 백골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시신은 17살의 남자 가출 청소년으로 확인됐고 최근에 경찰에 붙잡힌 피의자들이 함께 가출 생활을 했던 이른바 가출팸들이었다고 하는데 여기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이 사건 수사하고 또 피의자를 검거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의 윤세진 광수대장 연결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윤세진 : 안녕하십니까.

▷ 오태훈 : 먼저 피해자가 백골 시신으로 발견됐다고 하는데 그러면 지문도 없고 얼굴도 알아볼 수 없던 상황이었던 것 같은데 피해자의 신원은 어떻게 확인하셨는지부터 여쭙겠습니다.

▶ 윤세진 : 최초에 15세에서 17세 남성이라는 국과수 부검 결과를 토대로 해서 저희가 장기 결석자, 미귀가 가출인 그리고 주민등록 미발급자 등 약 15개 수사 항목을 우선적으로 선정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약 4만 명의 수사 대상자를 발췌해서 1만 명 정도 소재를 확인하고 그런데 그 소재 확인 과정에서 소재가 확인이 되지 않는 1명의 SNS를 저희가 확인했어요. 그래서 거기서 피해자의 시신과 함께 발견된 반지와 귀걸이를 착용한 SNS 프로필 사진을 발견하고 1차적으로 얘가 피해자로 보인다 이렇게 저희가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대상자 가족의 DNA 체취를 해서 시신 발견 49일 만인 7월 25일에 피해자의 신원을 특정하게 된 것입니다.

▷ 오태훈 : 피해자 신원 확인 과정도 상당히 좀 힘들었겠습니다만 결국에는 그거를 통해서 범인 검거까지 성공하신 거 아니겠어요?

▶ 윤세진 : 네.

▷ 오태훈 : 검거까지는 어떻게 수사를 하셨는지요.

▶ 윤세진 : 우리 경찰에서는 최초 시신 발견 후에 타살 혐의가 높다고 판단을 하고 지방청 광역수사대를 중심으로 44명의 수사전담팀을 편성해서 수사에 착수를 한 것이고요. 그래서 신원 확인된 피해자의 행적을 분석하던 중에 피해자와 함께 생활을 했던 일명 가출팸이라고 하죠. 그런 데서 같이 생활을 했던 A씨 등 3명을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매장 추정 시기인 2018년 6월에서 9월 사이에 A씨 등 3명의 행적을 수사해서 범행 도구를 사전에 구입했고 피의자들이 운행했던 차량의 트렁크에서 피해자 혈흔에 대한 DNA 감식을 통해서 혈흔이 그 피해자임을 확인하고 피의자로 입건해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고요. 그래서 8월 19일에 피의자 3명을 검거하고 또 한편으로는 피해자를 오산으로 유인했던 피의자들이 있습니다. 그 2명에 대해서는 미성년자 유인 등 혐의로 현재 입건해서 조사 중에 있습니다.

▷ 오태훈 : 그러니까 시신이었던 피해자와 이 사건을 저질렀던 피의자가 모두 함께 생활했다고 하셨잖아요. 이른바 가출팸이라고 하는데 가출팸이라는 게 정확하게 어떤 거예요?

▶ 윤세진 : 가출한 청소년들이 아무래도 숙식이 어렵다 보니까 같이 연락, SNS를 통해서 가출한 청소년들끼리 모여서 원룸 등을 같이 얻어서 생활하는 일종의 생활 공동체 그런 개념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한데 살인 사건 발생한 이유는 밝혀졌나요?

▶ 윤세진 : 일단 피해자가 없기 때문에 피해자의 진술을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피의자들의 자백 진술에 따르면 살해 동기에 대해서 피해자가 2018년 6월경에 다른 사건으로 경찰에 입건이 된 적이 있는데 당시 공범이었던 피의자들에 대해서 불리한 진술을 하니까 자신들이 피해자의 진술로 인해서 처벌 받을 상황이 되니까 피해자를 살해하면 처벌을 안 받을 수 있다 이렇게 계획했다고 합니다.

▷ 오태훈 : 가출 청소년들이 범죄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고 또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좀 많은 것 같은데 가출 청소년들의 범죄 연루 정도가 현장에서 보시기에는 어떻습니까?

▶ 윤세진 : 아무래도 가정이나 학교 그리고 나아가서 사회에서 아직은 보호받아야 할 청소년들이 여러 사정에 의해 가출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미성년자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판단 능력이 떨어지고 독립 생계도 어렵기 때문에 범죄에 노출되기가 쉬운 환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다만 그런 부분들을 청소년 개인의 일탈로 치부할 게 아니라 사회안전망 구축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시신 발견에서부터 또 피의자를 특정하는 상황, 검거까지 상당히 힘든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끝까지 해 주신 것 좀 감사하다는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윤세진 : 감사합니다.

▷ 오태훈 : 가출 청소년 문제 사회안전망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윤세진 광수대장 말씀하셨는데 우리 사회의 가출 청소년 문제 좀 짚어보겠습니다. 조민식 서정대 상담아동청소년학과 교수 연결하겠습니다. 나와 계시죠?

▶ 조민식 : 안녕하세요. 조민식입니다.

▷ 오태훈 : 이 사건 피해자가 오랫동안 가출한 상태였습니다만 실종신고는 되어 있지 않았다고 합니다. 뭐 가정불화라든가 가정 문제 때문에 가출하는 청소년 많이 있다고 하는데 주로 어떤 이유로 청소년들이 가출을 선택합니까?

▶ 조민식 : 집을 나온 주된 이유가 대부분 가족간 갈등 아니면 가정 폭력과 같은 가정 문제가 대부분입니다. 집은 안식처고 또 가족은 애착의 대상이 되어야 마땅하지만 일부 청소년들에게 집은 가고 싶지 않은 지옥과 같은 곳으로 인식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고 싶지 않은 집이 결국 가출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 오태훈 : 잠시 동안 그런 생각을 할 수는 있겠지만 이게 장기간 되면 더 문제가 되는 거 아니에요.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그러면?

▶ 조민식 : 네, 그래서 일단은 정확한 가출 청소년들에 대한 집계는 없고요. 여가부에서 작년도에 연간 가출 청소년 수를 27만 명 정도로 추산을 하고 있는데 분명한 것은 이 중에서 장기 가출자나 상습 가출자에 대해서 집계는 어렵지만 분명히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요. 이게 가출했던 청소년들을 보게 되면 특히 재가출 청소년들은 부모가 대부분 찾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것이 좀 심각한 상황이라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 오태훈 : 어떤 감정 때문에 가출을 했다고 하더라도 이게 돈 떨어지고 어디 갈 데 없으면 범죄에 노출되기가 쉽잖아요.

▶ 조민식 : 네, 그렇습니다.

▷ 오태훈 : 최근에 가출 청소년들의 범죄가 어떤 양상을 띠고 있습니까?

▶ 조민식 : 일단은 청소년들이 집 밖에 나와서 가출을 하게 되면 가장 중요한 것이 하루하루를 살아남는 것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누구와 오늘 하루 어떻게 만나느냐 이런 것들이 굉장히 중요한데 가출한 청소년들 같은 경우에는 가족이나 사회 속의 사람들로부터 배제가 되었기 때문에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넘어서 또래 친구들을 활용해서 관계망도 만들고 또 이 안에서 생존 전략을 모색하게 되는데 중요한 것은 여기서 이제 생존을 위해서 다양한 일탈이나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데 우리가 통상적으로 알고 있는 것들은 유흥업소 같은 경우 내지는 아르바이트 같은 경우를 많이 한다고 알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최근에는 인터넷 1인 방송이라고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이 있는데 이런 인터넷 방송을 활용해서 가출 청소년들이 돈을 버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게 충격적인 게 아직 사회적으로 공론화되지는 않았지만 인터넷 성인 방송 있지 않습니까? 인터넷 성인 방송에 가출 청소년들이 신체부위를 노출한 상태에서 사이버 머니를 획득해서 그렇게 생존을 하는 경우도 우리가 볼 수가 있고요. 그리고 집 밖에 나온 청소년 같은 경우에는 최소한의 안전망을 상실한 그런 상태이기 때문에 범죄의 유혹에 상당히 빠지기 쉽고요. 그리고 반대로 성인 범죄자의 범행 타깃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큰 문제라고 볼 수 있고 특히 최근에 언론 보도를 통해서도 나왔듯이 가출 청소년들의 범죄 같은 경우를 보게 되면 웬만한 성인 범죄는 대부분 답습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금 청소년들이 과거 20세기 중후반에 비해서는 인터넷이 상당히 많이 상용화되었기 때문에 소년법이라든지 그리고 보호처분 같은 경우도 가출 청소년들 만나보게 되면 웬만한 청소년들은 보호처분 1호부터 10호까지도 다 알고 있고요. 그다음에 어떤 범죄를 저지르게 되면 죄가 면책될 수도 있고 그런 것들까지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제 이런 것들을 참고해서 범죄를 상당히 많이 저지르는 것들이 큰 문제라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 오태훈 : 앞서서 하루하루 살아나는 게 목적이라고 하셨는데 그 영향이 이른바 이번에 등장을 한 단어 '가출팸'. 가출한 사람들의 패밀리 이거 약자인 것 같은데.

▶ 조민식 : 네, 맞습니다.

▷ 오태훈 : 이 영향도 큰가요?

▶ 조민식 : 네, 상당히 크죠. 자라나는 그런 성장기 때 청소년들 같은 경우는 한 번쯤은 집을 나가고 싶다는 생각은 뭐 분명히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생각에서 끝나느냐 그리고 생각에서 행동을 나아가느냐 그런 차이가 있는데 지금 청소년들도 혼자 길거리에 나가면 길거리에 상당히 여러 위험 상황에 노출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섣부르게 가출을 결행하지 않는데 문제는 또래와 가출할 수 있게 된다면 그러면 의지가 많이 되죠. 그래서 가출팸 같은 경우가 그런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볼 수가 있는데 청소년들이 주로 이용하는 SNS 같은 걸 보게 되면 이 방송을 듣고 계신 분들도 '가출팸 급구'라든지 '가출팸을 모집합니다'라는 글귀를 아주 쉽게 우리가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통해서 가출팸으로 동기부여가 되어서 가출을 하게 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 오태훈 : 가출에 대한 욕망이 있을 수는 있지만 이거를 실행에 옮기기에는 계획도 있어야 하고 무언가를 알아야 하는데 그런 것들을 가출팸들이 도와주고 조장할 수 있겠군요.

▶ 조민식 : 네, 맞습니다.

▷ 오태훈 : 가출 청소년들 범죄에 연루되는 거 막기 위해서 사회적 차원에서는 어떤 노력이 지금 필요하다고 보세요?

▶ 조민식 : 그래서 일단은 이런 가출 청소년들 같은 경우는 사회 유대감이 상당히 많이 약해져 있는 청소년들이기 때문에 유대감 강화를 위한 여러 가지 애착을 좀 취할 필요가 있는데 그런데 우리가 보통은 가출 청소년 이야기할 때 친구를 잘못 만났다든지 사춘기가 되니까 돌발행동을 한다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하는데 사실상 가출까지 결행하게 되는 그런 대표적인 책임을 우리가 볼 때는 사실은 부모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잘 알듯이 청소년 관한 법 중에서도 최상위법이 청소년기본법인데 청소년기본법에서도 청소년 육성과 보호 1차적 책임은 가정이라고 명시가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가정 내에 부모님들을 대상으로 한 부모 교육이 상당히 중요한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OECD 가입국들과 대비해 봤을 때 부모 교육이라든지 그런 활동 상황 같은 게 아주 상당히 많이 미진한 상태이기 때문에 여러 지역사회 내지는 청소년기관에서 부모를 상대로 한 부모 교육을 좀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 오태훈 : 가정으로 여쭤볼게요. 제가 가출을 했어요. 돈 다 떨어졌고 어디 갈 데도 없고 한데 집으로 가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용기도 안 나고. 그러면 그럴 때는 어떤 선택을 하는 게 가장 좋아요? 예전에는 청소년쉼터 같은 것들도 있었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 조민식 : 그래서 가출 청소년들을 위해서 우리나라가 청소년쉼터를 개설해서 전국적으로 약 123개소 정도가 개소되고 있는데 실제로 연 수용 인원이 한 3만여 명밖에 안 되기 때문에 실제 가출한 청소년들을 수용하기에는 시설이 많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이런 청소년쉼터 그리고 나아가서는 청소년 상담기관이라든지 여러 가지 청소년 수련시설을 다 포함으로 한 청소년 시설이 물론 질적으로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가 아직까지는 양적인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인프라 양적인 확장이 일단은 제일 먼저 절실하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 오태훈 : 도움의 손길 얻고자 한다 그러면 인터넷상에서 '청소년쉼터' 이거 검색해 보면 될까요, 그러면?

▶ 조민식 : 네, 맞습니다. 청소년쉼터도 있고요. 그리고 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도 있고 사이버상으로 어려우면 1388 전화를 통해서.

▷ 오태훈 : 1388?

▶ 조민식 : 네, 그래서 유선으로도 상담을 할 수 있고 그리고 지역, 지역마다 청소년 시설들이 다 있기 때문에 가까이에서 찾아보면 충분히 청소년들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관들을 우리가 찾아볼 수가 있습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끝으로 가출 청소년들에게 좀 한마디 해주신다면요.

▶ 조민식 : 제가 꼭 해주고 싶었던 말은 환경이 그리고 또 가장 믿었던 가정이 본인을 힘들게 할지라도 분명한 것은 내 삶의 주체는 나고 그리고 내가 만들어가는 내 인생이니까 포기하거나 망치지 말고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이겨내려고 노력을 하면 주변 사회, 공동체, 우리 학교 등 분명히 도와주실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한 번뿐인 인생을 우리 청소년들 파이팅 했으면 좋겠습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조민식 : 감사합니다.

▷ 오태훈 : 서정대학 상담아동청소년학과의 조민식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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