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는 ‘청년들의 절규’…빈부격차·본토인과 경쟁 심화

입력 2019.08.30 (21:15) 수정 2019.08.30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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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홍콩 시위가 이렇게 격화되고 길어지는 건 물론 민주와 자치를 원하는 홍콩 시민들의 요구가 분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좀 더 들여다보면,​ 그 바탕엔 홍콩 젊은이들의 깊은 절망감이 깔려 있습니다.

이들이 절망하고 분노하는 ​이유가 뭘까요?

강민수 특파원이 홍콩 젊은이들의 솔직한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하늘 위로 아찔하게 뻗어 올라간 건물들.

이는 홍콩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무거운 현실을 반영합니다.

홍콩의 한 주택가, 10제곱미터 크기의 공간이 전부입니다.

[선신화/홍콩 시민 : "한 달 수입이 8~9000달러(130만 원) 정도인데, 이 방세로만 절반이 나갑니다."]

의외로 낮은 홍콩의 최저임금은 한 시간에 5천8백 원, 월급 중간값은 270만 원인데 집값 평균은 15억 원입니다.

대다수 젊은이들이 집을 사는 건 엄두조차 내지 못합니다.

[고든/도시 빈민을 위한 시민단체 : "지금 홍콩에서는 파는 집과 임대하는 집 모두 계속 작아지고 있습니다."]

많은 홍콩 젊은이들은 이게 중국 본토인들 탓이라고 느낍니다.

1997년 반환 이후 중국에서 사람과 투기자금이 몰려들어 부동산 값을 폭등시켰다는 겁니다.

현재 홍콩 인구 740만 가운데 13%인 100만 명 가량이 본토인들이고, 지난 2003년 이후 집값은 400% 넘게 폭등했습니다.

본토 출신 젊은이들이 늘어나면서 한정된 일자리를 놓고 경쟁도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폭넓은 인맥까지 갖춘 본토의 젊은이들은 이제 금융 등 고수익 분야에서도 홍콩인들과 경쟁하고 있습니다.

소득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홍콩에서 0.539까지 치솟았습니다.

0.5면 학계에서는 폭동을 걱정해야 하는 수준으로 여깁니다.

홍콩에서 태어나 홍콩에서 교육받았는데, 홍콩에서 일자리 찾는 게 별 따기가 된 상황입니다.

시위가 장기화되는 배경엔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과 함께 홍콩 청년들의 이런 절망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홍콩에서 KBS 뉴스 강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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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시위는 ‘청년들의 절규’…빈부격차·본토인과 경쟁 심화
    • 입력 2019-08-30 21:18:57
    • 수정2019-08-30 22: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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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홍콩 시위가 이렇게 격화되고 길어지는 건 물론 민주와 자치를 원하는 홍콩 시민들의 요구가 분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좀 더 들여다보면,​ 그 바탕엔 홍콩 젊은이들의 깊은 절망감이 깔려 있습니다.

이들이 절망하고 분노하는 ​이유가 뭘까요?

강민수 특파원이 홍콩 젊은이들의 솔직한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하늘 위로 아찔하게 뻗어 올라간 건물들.

이는 홍콩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무거운 현실을 반영합니다.

홍콩의 한 주택가, 10제곱미터 크기의 공간이 전부입니다.

[선신화/홍콩 시민 : "한 달 수입이 8~9000달러(130만 원) 정도인데, 이 방세로만 절반이 나갑니다."]

의외로 낮은 홍콩의 최저임금은 한 시간에 5천8백 원, 월급 중간값은 270만 원인데 집값 평균은 15억 원입니다.

대다수 젊은이들이 집을 사는 건 엄두조차 내지 못합니다.

[고든/도시 빈민을 위한 시민단체 : "지금 홍콩에서는 파는 집과 임대하는 집 모두 계속 작아지고 있습니다."]

많은 홍콩 젊은이들은 이게 중국 본토인들 탓이라고 느낍니다.

1997년 반환 이후 중국에서 사람과 투기자금이 몰려들어 부동산 값을 폭등시켰다는 겁니다.

현재 홍콩 인구 740만 가운데 13%인 100만 명 가량이 본토인들이고, 지난 2003년 이후 집값은 400% 넘게 폭등했습니다.

본토 출신 젊은이들이 늘어나면서 한정된 일자리를 놓고 경쟁도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폭넓은 인맥까지 갖춘 본토의 젊은이들은 이제 금융 등 고수익 분야에서도 홍콩인들과 경쟁하고 있습니다.

소득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홍콩에서 0.539까지 치솟았습니다.

0.5면 학계에서는 폭동을 걱정해야 하는 수준으로 여깁니다.

홍콩에서 태어나 홍콩에서 교육받았는데, 홍콩에서 일자리 찾는 게 별 따기가 된 상황입니다.

시위가 장기화되는 배경엔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과 함께 홍콩 청년들의 이런 절망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홍콩에서 KBS 뉴스 강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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