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후] 공항주차장서 사이드미러만 보는 남자, 왜 그랬을까?

입력 2019.09.0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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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웠던 지난 7월의 어느 오후.

한 50대 남성이 인천국제공항 제1 여객터미널 장기주차장에 나타납니다.

공항 직원도 아니었던 그는, 주차장 주변을 어슬렁거리다 사이드 미러가 접히지 않은 차량을 발견하고는 차량으로 다가갑니다.

문이 잠기지 않은 것을 확인한 그는, 차 안에 있던 금품을 찾아내 들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그 자리를 떠나버립니다.

그의 정체는 지난해 출소한 57살 김 모 씨.

목돈을 차에 두고 출국하는 신혼부부의 차량이나 당분간 필요 없을 원화를 차에 놓고 떠난 해외여행객을 노렸습니다.

굳이 차량 잠금장치를 풀려고 애쓸 필요도 없었습니다.

최근에 출시된 차량은 문을 잠그면 자동으로 사이드 미러가 접힌다는 점에 착안, 사이드 미러가 접혀있지 않은 차량을 중점적으로 노린 겁니다.

김 씨는 이런 식으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18차례에 걸쳐 현금과 금배지 등 3천2백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쳐냈습니다.

특히 신혼 여행객의 피해가 컸다고 하는데, 한 번에 축의금 9백만 원을 도난당한 신혼부부도 있었다고 합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주변 CCTV 등을 찾아 범행 장면을 포착했고, 예상 지역에 잠복하고 있다 지난 8월 30일 김 씨를 검거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전과 10범으로 출소 직전에도 같은 범행으로 검거돼 6개월 형을 살고 지난해 9월 출소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결국, 출소 한 달도 안 돼 같은 짓을 반복한 겁니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경마에 베팅할 돈과 생활비가 필요해 범행을 저질렀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결국, 김 씨는 출소한 지 1년도 안 돼 다음 재판을 기다리는 처지가 됐습니다.

한편 김 씨를 검거한 인천국제공항경찰단은, 유사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차장 주변에 차량털이 주의 안내문과 범죄 예방 현수막 및 게시판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래픽 :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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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9-06 07:01:46
    취재후·사건후
무더웠던 지난 7월의 어느 오후.

한 50대 남성이 인천국제공항 제1 여객터미널 장기주차장에 나타납니다.

공항 직원도 아니었던 그는, 주차장 주변을 어슬렁거리다 사이드 미러가 접히지 않은 차량을 발견하고는 차량으로 다가갑니다.

문이 잠기지 않은 것을 확인한 그는, 차 안에 있던 금품을 찾아내 들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그 자리를 떠나버립니다.

그의 정체는 지난해 출소한 57살 김 모 씨.

목돈을 차에 두고 출국하는 신혼부부의 차량이나 당분간 필요 없을 원화를 차에 놓고 떠난 해외여행객을 노렸습니다.

굳이 차량 잠금장치를 풀려고 애쓸 필요도 없었습니다.

최근에 출시된 차량은 문을 잠그면 자동으로 사이드 미러가 접힌다는 점에 착안, 사이드 미러가 접혀있지 않은 차량을 중점적으로 노린 겁니다.

김 씨는 이런 식으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18차례에 걸쳐 현금과 금배지 등 3천2백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쳐냈습니다.

특히 신혼 여행객의 피해가 컸다고 하는데, 한 번에 축의금 9백만 원을 도난당한 신혼부부도 있었다고 합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주변 CCTV 등을 찾아 범행 장면을 포착했고, 예상 지역에 잠복하고 있다 지난 8월 30일 김 씨를 검거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전과 10범으로 출소 직전에도 같은 범행으로 검거돼 6개월 형을 살고 지난해 9월 출소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결국, 출소 한 달도 안 돼 같은 짓을 반복한 겁니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경마에 베팅할 돈과 생활비가 필요해 범행을 저질렀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결국, 김 씨는 출소한 지 1년도 안 돼 다음 재판을 기다리는 처지가 됐습니다.

한편 김 씨를 검거한 인천국제공항경찰단은, 유사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차장 주변에 차량털이 주의 안내문과 범죄 예방 현수막 및 게시판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래픽 :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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