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이슈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취재후] 학생들은 왜 조국 후보자에게 분노할까?
입력 2019.09.06 (17:34) 수정 2019.09.06 (17:35) 취재후
[취재후] 학생들은 왜 조국 후보자에게 분노할까?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또다시 촛불을 들기로 했습니다. 총학생회는 다음 주 월요일 3차 촛불집회를 예고했습니다. 이번 집회에서도 학생들은 조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할 예정입니다.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에 물었습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사퇴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후보자가 품은 정의(正義)와 실제의 삶 사이에 간극 있지 않은가?"

김다민 부총학생회장은 총학에서 의결된 공식입장이라며 이렇게 답했습니다.

"엘리트 지식인이 부와 권력을 어떻게 대물림하는지 보여준 노골적인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기된 의혹들을 살펴봤을 때) 편법이나 반칙이 있었다는 거잖아요. 조 후보자가 그동안 SNS에 밝혀 온 내용에 비춰봤을 때 본인이 스스로 세운 기준에 부족하다면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달 28일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아크로 광장에서 열린 ‘제2차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지난달 28일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아크로 광장에서 열린 ‘제2차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

조 후보자의 모교인 서울대학교에선 후보자의 딸과 관련된 특혜 의혹이 제기된 이후부터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유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지만, 사퇴해야 한다는 학내 여론은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각종 의혹에 대해 후보자 본인이 과거에 강조했던 '공정'과 '정의'라는 개념과 큰 괴리가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리고 후보자 지명 2주 만에 첫 번째 촛불집회를 열고 조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조 후보자가 자청한 기자간담회까지 지켜본 학생들은 아직 의혹이 명확히 해명되지 않았고, 검찰 수사까지 받는 입장에서 법무부 장관이 되는 건 부적절하다고 말합니다.

인사청문회를 며칠 앞두고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제자들인 서울대 로스쿨 학생들도 나섰습니다. 학생들은 "후보자가 품은 정의(正義)와 실제의 삶 사이에 크나큰 간극이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의혹이 해소되기 전까지 임명을 스스로 거부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고려대학교와 부산대학교, 단국대학교 등 조 후보자 딸의 특혜 논란이 있는 대학가에서도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 촛불집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지난 5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총학생회 주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 반대 기자회견지난 5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총학생회 주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 반대 기자회견

정말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로운가?

일각에서는 20·30세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입시 문제'가 분노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취재 과정에서 만난 대학생들은 '면학을 독려하기 위해 줬다는 장학금'과 '고등학생이 제1 저자로 등재된 의학 논문'에 크게 분노했습니다. 평범한 대학생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그런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겁니다.

"저도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한 명의 학생이자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하는 이공계생이라서 이 문제가 더욱 피부로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내놓은 해명이 '불법은 아니다'라는 선 긋기일 뿐이라는 것이 저는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 임지현 서울대 공대 학생회장 -

"우리는 그동안 나보다 부유하고 능력 있는 사람을 보면서도 그 사람의 복이고, 능력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을 다독이고 하루하루 노력해왔습니다. 그런데 그게 사실은 부정한 편법의 결과였다면, 노력이 보상받을 거라 믿으며 살아온 우리의 삶은 무엇이 됩니까. 우리는 대체 무엇에 기대고, 무엇을 믿으며 살아가야 합니까" - 이일희 고려대 학생 -


조 후보자가 그동안 SNS에 올린 촌철살인의 비평에 공감하던 대학생들은 이번 일로 배신감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불법은 아니다'라는 말에 특히 실망했다고 말합니다.

"조국 후보자는 기자회견을 통해 각종 의혹에 대해 답변했지만, 온 국민이 납득할 만한 뚜렷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사회적 정의와 평등에 대해 외치는 대표인사 중 한 명이었기에 후보자의 답변은 더더욱 실망스럽습니다. 조국 후보자가 사회적 권력을 대물림하기 위해 법의 허점을 노리고, 위법성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도의적 책임과 양심을 저버리는 모습에 분노합니다." - 신성민 서울대 사범대 학생회장 -

그동안 이어진 대학가 촛불집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이 자주 인용됐습니다. 그만큼 이 약속이 청년들에게 큰 공감을 받았기 때문일 겁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 과정은 공정할 것,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이 말한 대로 모든 일이 잘 매듭지어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박민준 고려대 학생 -

서울대 로스쿨 재학생들은 이런 목소리들이 조 후보자 개인의 거취에 대한 요구를 넘어서 우리 사회 전반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단순히 한 사람에 대한 저격 글, 이런 식으로 소비되길 굉장히 바라지 않았고, 특히 정치적인 문제로서 서로의 도구처럼 이용되길 바라지 않았던 것이 재학생들의 바람이었습니다." - 김보람 서울대 로스쿨 학생회장-

이처럼 취재 과정에서 만난 대학생들은 이 상황을 지켜보면서 '우리 시대의 공정함이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되묻고 있었습니다.

"젊은 세대에 깊은 사과"…조 후보자의 사과는 젊은 세대에 통할까?

조 후보자는 오늘(6일) 인사청문회에서 "깊은 상처를 입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습니다. 조 후보자는 "무엇보다 새로운 기회를 위해 도전하고 있는 젊은 세대들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하지만 조 후보자는 "그럼에도 제가 감당해야 할 소명이 하나 있다"면서 법무부 장관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법무·검찰의 개혁을 완결하는 것이 제가 받은 과분한 혜택을 국민께 돌려드리는 길이며 저의 책무"라는 조 후보자와 '도의적 책임과 양심'을 바라는 대학생들의 분노 사이에서, 그 간극을 좁히기는 여전히 쉽지 않아 보입니다.

※ KBS 제보는 전화 02-781-4444번이나, 카카오톡 → 플러스 친구 → 'KBS 제보'를 검색하셔서 친구맺기를 하신 뒤 제보해주시기 바랍니다. 영상 제보는 보도에 반영되면 사례하겠습니다. KBS 뉴스는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갑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 [취재후] 학생들은 왜 조국 후보자에게 분노할까?
    • 입력 2019.09.06 (17:34)
    • 수정 2019.09.06 (17:35)
    취재후
[취재후] 학생들은 왜 조국 후보자에게 분노할까?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또다시 촛불을 들기로 했습니다. 총학생회는 다음 주 월요일 3차 촛불집회를 예고했습니다. 이번 집회에서도 학생들은 조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할 예정입니다.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에 물었습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사퇴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후보자가 품은 정의(正義)와 실제의 삶 사이에 간극 있지 않은가?"

김다민 부총학생회장은 총학에서 의결된 공식입장이라며 이렇게 답했습니다.

"엘리트 지식인이 부와 권력을 어떻게 대물림하는지 보여준 노골적인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기된 의혹들을 살펴봤을 때) 편법이나 반칙이 있었다는 거잖아요. 조 후보자가 그동안 SNS에 밝혀 온 내용에 비춰봤을 때 본인이 스스로 세운 기준에 부족하다면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달 28일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아크로 광장에서 열린 ‘제2차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지난달 28일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아크로 광장에서 열린 ‘제2차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

조 후보자의 모교인 서울대학교에선 후보자의 딸과 관련된 특혜 의혹이 제기된 이후부터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유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지만, 사퇴해야 한다는 학내 여론은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각종 의혹에 대해 후보자 본인이 과거에 강조했던 '공정'과 '정의'라는 개념과 큰 괴리가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리고 후보자 지명 2주 만에 첫 번째 촛불집회를 열고 조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조 후보자가 자청한 기자간담회까지 지켜본 학생들은 아직 의혹이 명확히 해명되지 않았고, 검찰 수사까지 받는 입장에서 법무부 장관이 되는 건 부적절하다고 말합니다.

인사청문회를 며칠 앞두고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제자들인 서울대 로스쿨 학생들도 나섰습니다. 학생들은 "후보자가 품은 정의(正義)와 실제의 삶 사이에 크나큰 간극이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의혹이 해소되기 전까지 임명을 스스로 거부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고려대학교와 부산대학교, 단국대학교 등 조 후보자 딸의 특혜 논란이 있는 대학가에서도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 촛불집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지난 5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총학생회 주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 반대 기자회견지난 5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총학생회 주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 반대 기자회견

정말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로운가?

일각에서는 20·30세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입시 문제'가 분노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취재 과정에서 만난 대학생들은 '면학을 독려하기 위해 줬다는 장학금'과 '고등학생이 제1 저자로 등재된 의학 논문'에 크게 분노했습니다. 평범한 대학생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그런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겁니다.

"저도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한 명의 학생이자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하는 이공계생이라서 이 문제가 더욱 피부로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내놓은 해명이 '불법은 아니다'라는 선 긋기일 뿐이라는 것이 저는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 임지현 서울대 공대 학생회장 -

"우리는 그동안 나보다 부유하고 능력 있는 사람을 보면서도 그 사람의 복이고, 능력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을 다독이고 하루하루 노력해왔습니다. 그런데 그게 사실은 부정한 편법의 결과였다면, 노력이 보상받을 거라 믿으며 살아온 우리의 삶은 무엇이 됩니까. 우리는 대체 무엇에 기대고, 무엇을 믿으며 살아가야 합니까" - 이일희 고려대 학생 -


조 후보자가 그동안 SNS에 올린 촌철살인의 비평에 공감하던 대학생들은 이번 일로 배신감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불법은 아니다'라는 말에 특히 실망했다고 말합니다.

"조국 후보자는 기자회견을 통해 각종 의혹에 대해 답변했지만, 온 국민이 납득할 만한 뚜렷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사회적 정의와 평등에 대해 외치는 대표인사 중 한 명이었기에 후보자의 답변은 더더욱 실망스럽습니다. 조국 후보자가 사회적 권력을 대물림하기 위해 법의 허점을 노리고, 위법성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도의적 책임과 양심을 저버리는 모습에 분노합니다." - 신성민 서울대 사범대 학생회장 -

그동안 이어진 대학가 촛불집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이 자주 인용됐습니다. 그만큼 이 약속이 청년들에게 큰 공감을 받았기 때문일 겁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 과정은 공정할 것,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이 말한 대로 모든 일이 잘 매듭지어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박민준 고려대 학생 -

서울대 로스쿨 재학생들은 이런 목소리들이 조 후보자 개인의 거취에 대한 요구를 넘어서 우리 사회 전반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단순히 한 사람에 대한 저격 글, 이런 식으로 소비되길 굉장히 바라지 않았고, 특히 정치적인 문제로서 서로의 도구처럼 이용되길 바라지 않았던 것이 재학생들의 바람이었습니다." - 김보람 서울대 로스쿨 학생회장-

이처럼 취재 과정에서 만난 대학생들은 이 상황을 지켜보면서 '우리 시대의 공정함이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되묻고 있었습니다.

"젊은 세대에 깊은 사과"…조 후보자의 사과는 젊은 세대에 통할까?

조 후보자는 오늘(6일) 인사청문회에서 "깊은 상처를 입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습니다. 조 후보자는 "무엇보다 새로운 기회를 위해 도전하고 있는 젊은 세대들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하지만 조 후보자는 "그럼에도 제가 감당해야 할 소명이 하나 있다"면서 법무부 장관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법무·검찰의 개혁을 완결하는 것이 제가 받은 과분한 혜택을 국민께 돌려드리는 길이며 저의 책무"라는 조 후보자와 '도의적 책임과 양심'을 바라는 대학생들의 분노 사이에서, 그 간극을 좁히기는 여전히 쉽지 않아 보입니다.

※ KBS 제보는 전화 02-781-4444번이나, 카카오톡 → 플러스 친구 → 'KBS 제보'를 검색하셔서 친구맺기를 하신 뒤 제보해주시기 바랍니다. 영상 제보는 보도에 반영되면 사례하겠습니다. KBS 뉴스는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갑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

    KBS사이트에서 소셜계정으로 로그인한 이용자는 댓글 이용시 KBS회원으로 표시되고
    댓글창을 통해 소셜계정으로 로그인한 이용자는 소셜회원으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