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구글 없는 화웨이…독자 생존 가능할까

입력 2019.09.0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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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악화 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팀은 다음 달 초 미국 워싱턴DC에서 13번째 만납니다.

18개월 동안 12번 만났지만, 양측 의견의 간극은 더 멀어지기만 했습니다.


美 "미·중 무역 마찰은 냉전...18개월 긴 시간 아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제경제위원회 위원장은 미·중 무역 전쟁을 구소련과의 냉전 시대와 비유했습니다.

현지시각 6일 커들로 위원장은 무역 갈등 해소에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18개월은 국제적 중요성을 띈 협상에서 긴 시간이 아니다."라고도 말했습니다.

中 "협상 통해 문제 해결해야...실질적 진전 필요"

중국은 협상으로 해결하겠다는 뜻만 반복할 뿐, 실제 협상에 들어가면 양보는 없다는 분위기가 완강합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 6일 '구동존이'(求同存異)라는 말을 썼습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같은 점을 찾는다'는 뜻으로, 상생을 말하는 듯하면서도 미국이 자기 뜻을 강요하고 있는 현 상황을 비판했습니다.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는 미국의 더 강국임은 인정했습니다.

6일 사평(社評)에서 "미국이 무역전쟁을 이끌어가고 국가 실력 면에서 우세하다"고 먼저 밝힌 뒤, 1년 넘는 무역 전쟁이 양국 모두에 심각한 손실을 줬다며 '실질적 진전'을 이룰 때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실물 경제에서 미·중의 기 싸움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화웨이 독자 OS 탑재 스마트폰 내년 3월 내놓는다"

미국 제재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화웨이는 독자 생존을 길을 우선 모색하고 있습니다.

독자 개발한 운영체제(OS) '훙멍'(Harmony)을 내년 3월 내놓을 최고급 스마트폰 P40에 처음 탑재할 것이라고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9일 보도했습니다.

화웨이는 지난달 '훙멍'을 발표하면서 구글의 안드로이드보다 더 원활하게 작동하고 보안성이 강하다고 자평했습니다.

그러면서 사물인터넷 시대를 맞아, 스마트폰 외에도 태블릿PC, TV, 인공지능 스피커, 자동차 등에 쓰이는 범용 OS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훙멍'을 탑재한 '아너' 브랜드의 스마트 TV를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화웨이의 구글 탈 안드로이드 성공할까?

화웨이가 구글의 탈 안드로이드를 선언했지만, 속내는 복잡합니다.

중국 내수 시장은 어떻게 된다고 해도 해외가 문제입니다. 유럽, 동남아, 남미 등 화훼이의 주력 해외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이외의 운영체제를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는 문제가 남기 때문입니다.

유럽 내 화웨이 시장 점유율은 17%가 넘고, 남미에서도 20% 내외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안드로이드는 단순한 운영체제로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통해 유튜브, 지메일, 구글 지도, 구글 검색 앱 등 필수 애플리케이션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이유에서 현시점에서 애플을 iOS를 제외하면 제3의 운영체제 체제가 살아남은 경우가 없습니다. 애플도 유튜브 등 구글의 애플리케이션은 그대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화웨이' 목을 잡고 밀고 당기기를 하는 미국

미국 상무부는 지난 5월 16일 화웨이와 화웨이의 68개 계열사를 미국 기업으로부터 제품을 공급받을 수 없는 '블랙리스트'에 올렸습니다. 이에 따라 화웨이와 해당 계열사들은 미국 기업에서 부품 등을 구매할 때 미국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에 따라 구글은 즉각 화웨이에 안드로이드나 구글 서비스에 대한 기술적 지원을 하는 것을 유예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중국과의 무역협상 카드로 화웨이를 이용하고 있는 미국 정부가 해당 조치를 90일씩 두 차례 유예했습니다.

역시 구글은 미국 정부의 조처 일정에 따라 안드로이드 서비스를 당분간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불안한 화웨이.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제한 조치에 한국 기업들이 일본의 기업 대신 자국 또는 타국의 공급선을 찾는 것과 마찬가지로, 독자 생존의 길을 최후의 수단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은 구글 등의 공급 중단 카드를 넘어, 화웨이의 5G 장비를 동맹국들에 쓰지 말라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최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아일랜드를 방문해, 화웨이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7일 이에 대해 "최근 미국 지도자가 가는 곳마다 중국 기업과 다른 나라의 정상적인 사업을 압박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출한 뒤 "5G를 정치화하는 행위는 시대착오적"이라고 반발했습니다.

화웨이 문제는 결국 미·중 무역협상의 종속 변수화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화웨이의 독자 생존 노력의 화웨이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 아니면 갈라파고스화돼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잃게 되는 방향으로 종결될지, 세계 정보통신 시장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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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9-09 11:4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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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악화 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팀은 다음 달 초 미국 워싱턴DC에서 13번째 만납니다.

18개월 동안 12번 만났지만, 양측 의견의 간극은 더 멀어지기만 했습니다.


美 "미·중 무역 마찰은 냉전...18개월 긴 시간 아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제경제위원회 위원장은 미·중 무역 전쟁을 구소련과의 냉전 시대와 비유했습니다.

현지시각 6일 커들로 위원장은 무역 갈등 해소에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18개월은 국제적 중요성을 띈 협상에서 긴 시간이 아니다."라고도 말했습니다.

中 "협상 통해 문제 해결해야...실질적 진전 필요"

중국은 협상으로 해결하겠다는 뜻만 반복할 뿐, 실제 협상에 들어가면 양보는 없다는 분위기가 완강합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 6일 '구동존이'(求同存異)라는 말을 썼습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같은 점을 찾는다'는 뜻으로, 상생을 말하는 듯하면서도 미국이 자기 뜻을 강요하고 있는 현 상황을 비판했습니다.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는 미국의 더 강국임은 인정했습니다.

6일 사평(社評)에서 "미국이 무역전쟁을 이끌어가고 국가 실력 면에서 우세하다"고 먼저 밝힌 뒤, 1년 넘는 무역 전쟁이 양국 모두에 심각한 손실을 줬다며 '실질적 진전'을 이룰 때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실물 경제에서 미·중의 기 싸움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화웨이 독자 OS 탑재 스마트폰 내년 3월 내놓는다"

미국 제재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화웨이는 독자 생존을 길을 우선 모색하고 있습니다.

독자 개발한 운영체제(OS) '훙멍'(Harmony)을 내년 3월 내놓을 최고급 스마트폰 P40에 처음 탑재할 것이라고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9일 보도했습니다.

화웨이는 지난달 '훙멍'을 발표하면서 구글의 안드로이드보다 더 원활하게 작동하고 보안성이 강하다고 자평했습니다.

그러면서 사물인터넷 시대를 맞아, 스마트폰 외에도 태블릿PC, TV, 인공지능 스피커, 자동차 등에 쓰이는 범용 OS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훙멍'을 탑재한 '아너' 브랜드의 스마트 TV를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화웨이의 구글 탈 안드로이드 성공할까?

화웨이가 구글의 탈 안드로이드를 선언했지만, 속내는 복잡합니다.

중국 내수 시장은 어떻게 된다고 해도 해외가 문제입니다. 유럽, 동남아, 남미 등 화훼이의 주력 해외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이외의 운영체제를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는 문제가 남기 때문입니다.

유럽 내 화웨이 시장 점유율은 17%가 넘고, 남미에서도 20% 내외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안드로이드는 단순한 운영체제로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통해 유튜브, 지메일, 구글 지도, 구글 검색 앱 등 필수 애플리케이션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이유에서 현시점에서 애플을 iOS를 제외하면 제3의 운영체제 체제가 살아남은 경우가 없습니다. 애플도 유튜브 등 구글의 애플리케이션은 그대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화웨이' 목을 잡고 밀고 당기기를 하는 미국

미국 상무부는 지난 5월 16일 화웨이와 화웨이의 68개 계열사를 미국 기업으로부터 제품을 공급받을 수 없는 '블랙리스트'에 올렸습니다. 이에 따라 화웨이와 해당 계열사들은 미국 기업에서 부품 등을 구매할 때 미국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에 따라 구글은 즉각 화웨이에 안드로이드나 구글 서비스에 대한 기술적 지원을 하는 것을 유예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중국과의 무역협상 카드로 화웨이를 이용하고 있는 미국 정부가 해당 조치를 90일씩 두 차례 유예했습니다.

역시 구글은 미국 정부의 조처 일정에 따라 안드로이드 서비스를 당분간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불안한 화웨이.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제한 조치에 한국 기업들이 일본의 기업 대신 자국 또는 타국의 공급선을 찾는 것과 마찬가지로, 독자 생존의 길을 최후의 수단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은 구글 등의 공급 중단 카드를 넘어, 화웨이의 5G 장비를 동맹국들에 쓰지 말라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최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아일랜드를 방문해, 화웨이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7일 이에 대해 "최근 미국 지도자가 가는 곳마다 중국 기업과 다른 나라의 정상적인 사업을 압박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출한 뒤 "5G를 정치화하는 행위는 시대착오적"이라고 반발했습니다.

화웨이 문제는 결국 미·중 무역협상의 종속 변수화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화웨이의 독자 생존 노력의 화웨이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 아니면 갈라파고스화돼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잃게 되는 방향으로 종결될지, 세계 정보통신 시장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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