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대륙의 사기 스케일’?…태국서 가짜 불당 짓고 사기친 중국인들

입력 2019.09.10 (06:07) 수정 2019.09.10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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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이 사기를 친 기사들을 접할 때 중국인들의 스케일(?)에 혀를 내두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요즘 일부 중국인들은 중국 내에서 뿐 아니라 해외에까지 나와 상상을 초월한 사기 행각을 벌이기도 한다.

태국 경찰, 사찰 급습해 중국인 7명 사기 혐의 체포

태국 파타야 경찰은 지난 1일 파타야 북부에 있는 방라뭉(Bang Lamung) 지역의 한 사찰을 급습해 중국인 7명을 사기 혐의로 체포했다. 이들의 사기 행각은 이랬다.

이들은 먼저 실제 태국 사찰 경내에 있는 땅 일부를 임대한 뒤 여기에 가짜 불당을 지었다. 실제 태국 사찰의 불당과 인접한 장소에 비슷한 디자인으로 건물을 지어 사찰에 소속된 건물로 비춰지게 한 것이다.

사찰 소속 건물(왼쪽)과 사기단이 지은 가짜 불당(오른쪽) (출처: The Pattaya News)사찰 소속 건물(왼쪽)과 사기단이 지은 가짜 불당(오른쪽) (출처: The Pattaya News)

태국 사찰 땅 임대해 가짜 불당 짓고, 가짜 승려 고용

그리고 태국인 4명을 고용해 머리를 깎고 승복을 입힌 뒤 가짜 승려 역할을 하도록 했다. 실제 태국 사찰 안에 있고, 번듯한 불당 건물이 있고, 태국 승려가 있으니 누가 보더라도 사기로 의심을 할 수는 없었다.

중국 사기단에 고용된 가짜 승려 (출처: The Pattaya News)중국 사기단에 고용된 가짜 승려 (출처: The Pattaya News)

그리고 나서 중국인 단체여행을 취급하는 여행사를 통해 단체 관광객을 유치했다. 이들은 불당을 찾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부처의 형상이 새겨진 일종의 호부(護符,talisman; 부적과 같이 소유하거나 휴대하는 사람을 보호한다고 믿어지는 물건)를 팔았다.

중국 단체관광객 받아 작은 부처상 '호부(護符)' 190여만 원에 판매

목걸이로 쓸 수 있는 조그만 부처상의 가격은 5만 밧(약 194만 7천 원)에서 최고 15만 밧(약 584만원). 미신을 잘 믿는 중국인들의 성향에 주술적 요소가 많이 가미된 태국 불교의 특성을 조화시킨 사기 아이템(?)인 셈이다.

중국 사기단이 고가로 판매한 호부 (출처: kapook)중국 사기단이 고가로 판매한 호부 (출처: kapook)

태국 사찰, "진짜 불당 짓는 줄 알았다"

한 달에 1만 5천밧(약 58만 4천원)을 받고 승려 역할을 하도록 고용된 태국인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가만히 앉아 있으면서 이따금 성수(聖水)를 뿌리는 일을 했다고 한다. 사찰 땅을 중국인 사기단에 임대해 준 태국 사찰은 "중국 회사에 땅을 임대해 준 것은 맞지만, 진짜 불당을 짓는 줄 알았고 이런 용도인 줄은 몰랐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중국인들 태국 원정와 호텔 투숙하며 집단 구걸

태국까지 원정와서 사기 행각을 벌이는 중국인들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 2월 태국 이민 경찰은 중국인 6명을 '거리 구걸 행위'로 체포했다. 여성과 장애인까지 낀 이들 사기단은 관광비자로 입국한 뒤 방콕 지상철(BTS Skytrain)역 등에서 태국인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구걸하다 태국 이민 경찰에 적발됐다.

거리 구걸 행위로 체포된 중국인들 (출처: 태국 관광경찰청)거리 구걸 행위로 체포된 중국인들 (출처: 태국 관광경찰청)

이들은 방콕 시내에 호텔을 잡아 합숙하면서 아침에 구걸 장소로 출근(?)한 뒤 저녁에는 다시 호텔로 귀가하는 식으로 지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구걸해서 받은 동전을 근처 편의점에서 지폐로 바꾼 뒤 호텔에 돌아와 수익금을 분배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기업형 구걸에 가짜 불당까지 지으면서 사기를 치는 것도 기가 막힐 노릇이지만 자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까지 와서 대담하게 이런 류의 사기행각을 벌이는 중국인들에게 혀를 내두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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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리포트] ‘대륙의 사기 스케일’?…태국서 가짜 불당 짓고 사기친 중국인들
    • 입력 2019-09-10 06:07:05
    • 수정2019-09-10 09:44:09
    특파원 리포트
중국인들이 사기를 친 기사들을 접할 때 중국인들의 스케일(?)에 혀를 내두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요즘 일부 중국인들은 중국 내에서 뿐 아니라 해외에까지 나와 상상을 초월한 사기 행각을 벌이기도 한다.

태국 경찰, 사찰 급습해 중국인 7명 사기 혐의 체포

태국 파타야 경찰은 지난 1일 파타야 북부에 있는 방라뭉(Bang Lamung) 지역의 한 사찰을 급습해 중국인 7명을 사기 혐의로 체포했다. 이들의 사기 행각은 이랬다.

이들은 먼저 실제 태국 사찰 경내에 있는 땅 일부를 임대한 뒤 여기에 가짜 불당을 지었다. 실제 태국 사찰의 불당과 인접한 장소에 비슷한 디자인으로 건물을 지어 사찰에 소속된 건물로 비춰지게 한 것이다.

사찰 소속 건물(왼쪽)과 사기단이 지은 가짜 불당(오른쪽) (출처: The Pattaya News)
태국 사찰 땅 임대해 가짜 불당 짓고, 가짜 승려 고용

그리고 태국인 4명을 고용해 머리를 깎고 승복을 입힌 뒤 가짜 승려 역할을 하도록 했다. 실제 태국 사찰 안에 있고, 번듯한 불당 건물이 있고, 태국 승려가 있으니 누가 보더라도 사기로 의심을 할 수는 없었다.

중국 사기단에 고용된 가짜 승려 (출처: The Pattaya News)
그리고 나서 중국인 단체여행을 취급하는 여행사를 통해 단체 관광객을 유치했다. 이들은 불당을 찾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부처의 형상이 새겨진 일종의 호부(護符,talisman; 부적과 같이 소유하거나 휴대하는 사람을 보호한다고 믿어지는 물건)를 팔았다.

중국 단체관광객 받아 작은 부처상 '호부(護符)' 190여만 원에 판매

목걸이로 쓸 수 있는 조그만 부처상의 가격은 5만 밧(약 194만 7천 원)에서 최고 15만 밧(약 584만원). 미신을 잘 믿는 중국인들의 성향에 주술적 요소가 많이 가미된 태국 불교의 특성을 조화시킨 사기 아이템(?)인 셈이다.

중국 사기단이 고가로 판매한 호부 (출처: kapook)
태국 사찰, "진짜 불당 짓는 줄 알았다"

한 달에 1만 5천밧(약 58만 4천원)을 받고 승려 역할을 하도록 고용된 태국인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가만히 앉아 있으면서 이따금 성수(聖水)를 뿌리는 일을 했다고 한다. 사찰 땅을 중국인 사기단에 임대해 준 태국 사찰은 "중국 회사에 땅을 임대해 준 것은 맞지만, 진짜 불당을 짓는 줄 알았고 이런 용도인 줄은 몰랐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중국인들 태국 원정와 호텔 투숙하며 집단 구걸

태국까지 원정와서 사기 행각을 벌이는 중국인들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 2월 태국 이민 경찰은 중국인 6명을 '거리 구걸 행위'로 체포했다. 여성과 장애인까지 낀 이들 사기단은 관광비자로 입국한 뒤 방콕 지상철(BTS Skytrain)역 등에서 태국인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구걸하다 태국 이민 경찰에 적발됐다.

거리 구걸 행위로 체포된 중국인들 (출처: 태국 관광경찰청)
이들은 방콕 시내에 호텔을 잡아 합숙하면서 아침에 구걸 장소로 출근(?)한 뒤 저녁에는 다시 호텔로 귀가하는 식으로 지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구걸해서 받은 동전을 근처 편의점에서 지폐로 바꾼 뒤 호텔에 돌아와 수익금을 분배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기업형 구걸에 가짜 불당까지 지으면서 사기를 치는 것도 기가 막힐 노릇이지만 자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까지 와서 대담하게 이런 류의 사기행각을 벌이는 중국인들에게 혀를 내두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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