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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기사는 샌드백이 아닙니다”…반복되는 택시기사 폭행, 언제까지?
입력 2019.09.10 (08:01) 수정 2019.09.10 (13:32) 취재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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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기사는 샌드백이 아닙니다”…반복되는 택시기사 폭행,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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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까지 손님을 모시고 갔는데 무차별적으로 폭행을 당했습니다"

얼마 전, 저희 KBS로 '동두천에서 뚝섬까지 손님을 모시고 갔다가 무차별폭행을 당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제보자는 택시기사 정 모 씨. 정 씨가 보내온 폭행 당시의 블랙박스 영상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정 씨가 무언가 말을 하자 승객이 갑자기 정 씨의 뺨을 때립니다. 이어 한 대를 더 때리더니, 흘러내린 정 씨의 안경을 완전히 벗겨 조수석 글로브박스 위에 올려두고 폭행을 이어 갑니다. 정 씨가 도망가지 못하게 목덜미를 잡고 폭행하기도 합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취재진은 정 씨를 만나 당시 상황을 들어봤습니다.


"택시 요금이 많이 나왔다는 이유로 심한 욕을 하고, 폭행을 했습니다"

정 씨가 동두천에서 승객을 태운 것은 자정쯤이었습니다. 목적지는 뚝섬역 1번 출구. 목적지를 말하고 승객은 바로 잠이 들었다고 합니다. 잠이 든 승객을 태우고 뚝섬역에 도착한 정 씨는 목적지에 도착했다며 승객을 깨웠습니다. 그런데 승객은 가타부타 말도 없이 앞을 가리켰습니다. 뭔가 이상했지만, 목적지가 여기가 아니라는 승객의 말에 정 씨는 우선 차를 출발시켰습니다.

얼마 정도 더 달리던 정 씨는 다시 승객에게 "정확한 목적지가 어디냐"고 물었고, 승객은 "뚝섬역"이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이에 정 씨가 "처음 멈춘 곳이 뚝섬역"이라고 말하자 승객은 "그럼 다시 돌아가 3번 출구에 내려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정 씨는 승객의 요구에 따라 차를 돌려 3번 출구에 도착해 택시비 6만 원을 요구했습니다.

폭언과 폭행은 그 때부터 시작됐습니다. 승객은 정 씨에게 "평소같으면 5만원이면 충분히 오는 길인데, 요금을 많이 받으려 빙빙 돈 거 아니냐"며 폭언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승객의 폭언이 심해지고 참다못한 정 씨가 "집에서도 그렇게 험한 말을 하느냐"고 대꾸하자 이내 폭행이 시작된 겁니다.

승객에게 폭행을 당하던 정 씨는 '이러다 큰일나겠다'싶어 창문을 열고 지나가던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했다고 합니다.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정 씨는 5분이 넘게 폭행을 당했다고 합니다.


"택시 경력 12년에 이런 적은 처음"…하지만 반복되는 택시기사 폭행

택시운전을 시작한 지 12년이 됐다는 정 씨는, 욕설 등 폭언을 들은 적은 있지만 폭행을 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승객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동료 택시기사들의 이야기는 가끔 들은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경찰청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동안 운전 중인 자동차 운전자를 상대로 한 폭행 건수가 15,000여 건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하루 평균 8건 정도 폭행사건이 발생하는 겁니다. 2016년 서울노동권익센터가 서울시 택시기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최근 한 달 이내 1회 이상 폭언이나 폭행을 당했다고 답한 비율이 77.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시는 택시운수종사자를 보호하기 위해 지난 5월 '택시보호격벽 설치 시범사업'을 재개했지만, 정해진 규격이 없고 빈틈이 많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 KBS 제보는 전화 02-781-4444번이나, 카카오톡 → 플러스 친구 → 'KBS 제보'를 검색하셔서 친구맺기를 하신 뒤 제보해주시기 바랍니다. 영상 제보는 보도에 반영되면 사례하겠습니다. KBS 뉴스는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갑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 “택시 기사는 샌드백이 아닙니다”…반복되는 택시기사 폭행, 언제까지?
    • 입력 2019.09.10 (08:01)
    • 수정 2019.09.10 (13:32)
    취재K
“택시 기사는 샌드백이 아닙니다”…반복되는 택시기사 폭행, 언제까지?
"목적지까지 손님을 모시고 갔는데 무차별적으로 폭행을 당했습니다"

얼마 전, 저희 KBS로 '동두천에서 뚝섬까지 손님을 모시고 갔다가 무차별폭행을 당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제보자는 택시기사 정 모 씨. 정 씨가 보내온 폭행 당시의 블랙박스 영상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정 씨가 무언가 말을 하자 승객이 갑자기 정 씨의 뺨을 때립니다. 이어 한 대를 더 때리더니, 흘러내린 정 씨의 안경을 완전히 벗겨 조수석 글로브박스 위에 올려두고 폭행을 이어 갑니다. 정 씨가 도망가지 못하게 목덜미를 잡고 폭행하기도 합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취재진은 정 씨를 만나 당시 상황을 들어봤습니다.


"택시 요금이 많이 나왔다는 이유로 심한 욕을 하고, 폭행을 했습니다"

정 씨가 동두천에서 승객을 태운 것은 자정쯤이었습니다. 목적지는 뚝섬역 1번 출구. 목적지를 말하고 승객은 바로 잠이 들었다고 합니다. 잠이 든 승객을 태우고 뚝섬역에 도착한 정 씨는 목적지에 도착했다며 승객을 깨웠습니다. 그런데 승객은 가타부타 말도 없이 앞을 가리켰습니다. 뭔가 이상했지만, 목적지가 여기가 아니라는 승객의 말에 정 씨는 우선 차를 출발시켰습니다.

얼마 정도 더 달리던 정 씨는 다시 승객에게 "정확한 목적지가 어디냐"고 물었고, 승객은 "뚝섬역"이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이에 정 씨가 "처음 멈춘 곳이 뚝섬역"이라고 말하자 승객은 "그럼 다시 돌아가 3번 출구에 내려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정 씨는 승객의 요구에 따라 차를 돌려 3번 출구에 도착해 택시비 6만 원을 요구했습니다.

폭언과 폭행은 그 때부터 시작됐습니다. 승객은 정 씨에게 "평소같으면 5만원이면 충분히 오는 길인데, 요금을 많이 받으려 빙빙 돈 거 아니냐"며 폭언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승객의 폭언이 심해지고 참다못한 정 씨가 "집에서도 그렇게 험한 말을 하느냐"고 대꾸하자 이내 폭행이 시작된 겁니다.

승객에게 폭행을 당하던 정 씨는 '이러다 큰일나겠다'싶어 창문을 열고 지나가던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했다고 합니다.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정 씨는 5분이 넘게 폭행을 당했다고 합니다.


"택시 경력 12년에 이런 적은 처음"…하지만 반복되는 택시기사 폭행

택시운전을 시작한 지 12년이 됐다는 정 씨는, 욕설 등 폭언을 들은 적은 있지만 폭행을 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승객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동료 택시기사들의 이야기는 가끔 들은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경찰청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동안 운전 중인 자동차 운전자를 상대로 한 폭행 건수가 15,000여 건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하루 평균 8건 정도 폭행사건이 발생하는 겁니다. 2016년 서울노동권익센터가 서울시 택시기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최근 한 달 이내 1회 이상 폭언이나 폭행을 당했다고 답한 비율이 77.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시는 택시운수종사자를 보호하기 위해 지난 5월 '택시보호격벽 설치 시범사업'을 재개했지만, 정해진 규격이 없고 빈틈이 많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 KBS 제보는 전화 02-781-4444번이나, 카카오톡 → 플러스 친구 → 'KBS 제보'를 검색하셔서 친구맺기를 하신 뒤 제보해주시기 바랍니다. 영상 제보는 보도에 반영되면 사례하겠습니다. KBS 뉴스는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갑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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