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래의 최강시사] 기회만이라도 공정하게…20대 요구가 부당합니까?

입력 2019.09.1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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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열한 경쟁 겪고 자란 20대, ‘미세한 불공정’에도 결과 뒤집히는 것 너무 많이 경험
- 20대 남성은 보수적? 취업 등 사회경제적 문제 해결없이 여타 정책 몰두에 반감갖는 것
- 서울대·고대 촛불집회가 기득권 지키기? 향후 공정성 이슈 터지면 더 큰 폭발력 있을 것
- 입시의 불공정성 넘어, 아무리 노력해도 못 들어가는 ‘세습사회’에 대한 문제제기한 것
- 윗세대가 사다리 걷어차서 생긴 문제는 아니지만, 해결 안 된 불평등이 확산되는 건 사실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코너명 : <최강 인터뷰-3>
■ 방송시간 : 9월 11일(수) 8:48~8:58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뉴스타파 탐사팀장)
■ 출연 : 조윤호 (‘공정하지 않다’ 저자)



▷ 김경래 : 3부 마지막 시간은 젊은 사람들, 청년들 얘기 좀 해보겠습니다. 최근에 여러 가지 이슈가 있었습니다. 조국 후보자 관련해서 대학생들이 촛불집회도 하고 사실 그전부터 약간 논란이 20대들이 지금 현 문재인 정부를 뭐라고 할까요. 지지율이 낮아지고 떠난 것 아니냐? 이른바 20대 이반현상, 이런 것도 논란이 되고 있었고요. 쭉 연장선에 있는 얘기인 것 같습니다. 관련된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책 ‘공정하지 않다. 90년생들이 정말 원하는 것’이라는 책을 쓴 작가분을 모셔서 간단하게나마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조윤호 작가님,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 조윤호 : 안녕하세요?

▷ 김경래 : 작가님이라고 부르는 게 맞나요?

▶ 조윤호 : 네, 맞습니다.

▷ 김경래 : 예전에 미디어오늘 기자 하셨고.

▶ 조윤호 : 했었습니다.

▷ 김경래 : 공정하지 않다, 이게 20대들이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공정이라는 뜻인가요?

▶ 조윤호 : 맞습니다.

▷ 김경래 : 왜 그렇게 공정에 20대들은 집착이라고 할까요? 아니면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된 건가요?

▶ 조윤호 : 일단 지금의 20대가 IMF 이후에 다 태어난 세대들이거든요.

▷ 김경래 : 20대면 몇 년... 90년대생은 다 20대인가요?

▶ 조윤호 : 그렇죠, 지금 90년대생들은.

▷ 김경래 : 아, 아직 서른... 그러네요.

▶ 조윤호 : 그리고 IMF 이후의 한국 사회를 너무나 당연히 상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세대고 그 세대의 특징은 일단 굉장히 어렸을 때부터 치열한 경쟁을 겪고 살게 되거든요. 그래서 어쨌든 대학에 가기 위해서 대학을 가는 과정에서도 12년 동안에 점수를 쌓고 쌓고 뿐만 아니라 봉사활동부터 해서 각종 학교 성적 이런 게 다 쌓여서 그것이 대학에 가는 어떤 대학 입시에 영향을 미치는. 그래서 자신의 행동이나 평상시 경쟁들이 점수로 환산돼서 또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데에 굉장히 익숙해진 세대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 관문이 굉장히 좁거든요, 아무래도. 그러다 보니까 아주 미세한 불공정이 개입을 해도 이게 확 뒤집혀버리는 이런 것들을 너무 많이 경험했기 때문에 공정한 룰, 공정한 규칙 또 공정한 어떤 세상에 대한 요구가 그만큼 크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경래 : 예전에 평창올림픽 때 아이스하키팀, 그 문제 가지고 공정성 문제가 확 불거진 적이 있잖아요. 시사IN의 천관율 기자 같은 경우는 그 사건을 굉장히 중요한 사건으로 바라보는 기사를 쓴 것을 본 적이 있어요.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 20대가 굉장히 비판적이고 지지율이 낮은 것도 그런 이유라고 보면 되나요? 어떻게 분석하고 계세요?

▶ 조윤호 : 그러니까 일단 촛불집회를 통해서 촛불혁명을 통해서 내 삶을 좀 바꿔줄 거다, 이런 기대가 굉장히 높았지 않습니까, 20대들이?

▷ 김경래 : 20대도 마찬가지였고 그건 전 세대에 걸쳐서 다 비슷했으니까요.

▶ 조윤호 : 다 비슷했는데 어쨌든 이 정부가 그만큼의 더 나은 변화, 더 내 삶에 와 닿는 변화를 아직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이런 점들에 어떤 실망으로 나타난 것이고 여러 가지 아까 말했던 아이스하키팀부터 해서 여러 가지 공정성이 이슈가 되는 논란, 조국 후보자 관련 논란도 그렇고 이런 것들이 터지면서 그것이 실망으로 바뀌면서 문재인 정부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봅니다.

▷ 김경래 : 그런데 한 1~2년 전만 해도 이걸 어떻게 해석을 많이 했느냐 하면 특히 20대 남성들, 젠더 문제 그러니까 좀 여성을 우대하는 정책을 문재인 정부가 많이 펼치기 때문에 20대 남성들이 다 돌아섰다, 이런 분석들도 꽤 있었어요. 그거 어떻게 보세요?

▶ 조윤호 : 그런 분석도 있긴 한데, 어쨌든 저는 그 요인이라고 하는 것도 결국에는 어떤 20대 남성과 20대 여성의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북한 문제에 적대적이라 20대가 북한 문제에 치중한다, 이렇게 보는 게 아니냐라는 의견도 있었는데 그것 역시 남북관계를 문재인 정부가 해결할 때는 또 20대가 굉장한 지지를 보냈거든요. 지지율도 되게 높았고 정상회담의 지지도 실제로 높고. 그런데 문제는 어떤 사회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북한 문제에 너무 몰두하는 게 아니냐, 이런 문제의식 때문에 그것이 어떤 북한 문제에 적대적인 것처럼 보이는 것이거든요. 젠더 문제도 마찬가지로 사회 경제적 취업이나 일자리 문제 이런 것들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가 페미니즘 정책이나 그들의 말로 하면 여성편향적인 그런 정책을 펼치는 것이 아니냐? 그러니까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있지 않느냐? 이런 생각이 좀 반영이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경래 : 그러니까 젠더 문제라든가 북한 문제라든가 이게 핵심이 아니라 오히려 공정이 더 문제다, 이렇게 보시는 거네요?

▶ 조윤호 : 네, 그렇게 봅니다.

▷ 김경래 : 그래요? 그런데 이게 최근에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예컨대 서울대 집회 이런 거 있잖아요. 촛불집회 거기에 대해서 말들이 많아요. 이것 역시 20대 기득권들의 자기들만을 위한 집회 아니냐? 이런 시각도 있고 그건 어떻게 보세요?

▶ 조윤호 : 그러니까 저는 과거에 지금 윗세대들이 과거에 운동하고 투쟁했을 때도 당시에도.

▷ 김경래 : 예컨대 586 세대.

▶ 조윤호 : 586 세대들이 투쟁했을 때도 너희 결국 스카이 나온 애들인데 집회하는 것 아니냐? 이런 시각이 있었을 것 같아요, 당시에도.

▷ 김경래 : 있었을 거예요.

▶ 조윤호 : 당시에도 똑같이 있었을 것 같은데, 물론 좀 와 닿는 게 다를 수는 있었을 것 같아요. 지금 서울대생이나 고대생들과 다른 학교 학생들이 그렇기는 하지만 어쨌든 저는 이 촛불집회가 이 정부 들어서서 처음 있었던 대학생들 촛불집회라는 어떤 의미가 있고 그것이 어떤 공정성에 대한 문제제기였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이것이 지금 단계에서는 그게 전 세대 20대 내부에서도 전부에게 공감을 얻지 못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거든요. 그렇긴 하지만 다음에 어떤 이런 세습이나 어떤 이런 공정성 이슈가 터졌을 때는 또 더 많은 20대들이 더 공감할 수 있는 이슈를 통해서 이 문제가 폭발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그런 의미에서 좀 받아들여야 되지 않나.

▷ 김경래 : 그러면 20대들이 보기에는 제 주위에는 진짜 20대가 없네요, 보니까. 혹시 20대는 아니시죠?

▶ 조윤호 : 저는 30대 초반입니다.

▷ 김경래 : 얼굴이 20대는 아닌 것 같아요.

▶ 조윤호 : 네, 맞습니다.

▷ 김경래 : 그러면 20대들이 보기에는 조국 장관이나 나경원 원내대표나 자식 문제에 관련해서는 다 똑같은 기득권들 아니냐? 이렇게 보는 건가요?

▶ 조윤호 : 그러니까 일단은 단지 교육 과정의 문제나 입시제도의 불공정보다는 어쨌든 조국 장관이든 나경원 의원의 자녀든 그 자녀들이 어떤 우리가 엘리트층이라고 부르는 그 엘리트층이 갖고 있는 것이 돈과 학벌의 문제만은 아니거든요. 무형의 기회들 그리고 논문의 문제도 논문을 통해서 어떤 대학에 갈 수 있다는 그 제도를 알고 그것을 공유할 수 있었다는 자체, 이것이 많은 학생들에게는 사실 이해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었던 것이죠. 그러니까 이 문제는 단순히 어떤 입시제도의 불공정성에 대한 문제제기보다는 아무리 노력해도 어떤 벽 안으로 들어갈 수 없는 그런 세습사회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조국 사태에서도 그런 인식이 나온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 김경래 : 그런데 조 작가께서 쓰신 이런 글들은 이른바 세대 착취론 같은 것 있지 않습니까? 또 이게 한편에서는 그런 거 있잖아요. 아프니까 청춘이다류의 세대론. 이런 것들과 다릅니까? 이게 세대론이 함정이 있잖아요. 다른 어떤 모순이나 중요한 것들을 가리는 그런 함정이 있는데, 그런 것에 혹시 좀 빠질 수 있는 위험은 있지 않나요, 이런 분석이?

▶ 조윤호 : 저희는 이 책에서 가장 먼저 세대론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고 조심을 했는데요. 일단 예를 들면 윗세대가 사다리를 걷어차서 아래세대가 고생을 한다, 이런 논란이 있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 사다리를 걷어찼다는 표현에 동의하지 않는 이유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일단 우리 청년들이 되게 대단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뭔가 신분 상승을 하겠다는 욕망을 가진 것이 아니거든요. 예를 들면 청년 노동자 김용균 씨가 바랐던 것은 안정적인 일자리, 위험하지 않은 환경에서 일하는 굉장히 소박한 요구였습니다. 그런 것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특별히 사다리다, 이렇게 보지는 않고. 두 번째는 사다리라는 문제로는 아까 말씀하신 대로 윗세대가 아래세대를 착취하는 문제로만 보는데 지금의 윗세대들도 사실은 정치적 성공, 경제적 성공을 누린 사람들이 소수거든요, 어떻게 보면.

▷ 김경래 : 그렇죠.

▶ 조윤호 : 40대, 50대들도 가난하게 사는 분들 되게 많잖아요. 그런데 저희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윗세대가 잘못한 것은 사다리를 걷어찼다기보다 오히려 동년배의 불평등을 해결하지 못한 책임은 있지 않나. 그래서 그 불평등이 아래세대로 내려오면서 더 확산된 문제 그 문제에 대해서 지적을 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조금 다른 맥락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김경래 : 시간이 얼마 없는데,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됩니까? 좀 해결책이 있나요? 청년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 조윤호 : 제가 뭐 대단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저는 지금의 윗세대도 반공세대 어쨌든 전후세대와 맞서 싸우면서 자신들의 민주화라는 투쟁의 결과를 이끌어내지 않았습니까? 지금의 20대도 저는 그런 거라고 보거든요. 빌리브란트라는 독일의 총리가 “오늘의 청년이 불만을 가지지 않으면 내일의 독일에는 미래가 없다.” 이런 말을 했거든요. 그래서 어쨌든 지금의 청년들도 과거의 윗세대가 그랬던 것처럼 어떤 다수의 연대를 만들어내서 문제를 해결해내는 그런 방향으로 가면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 김경래 : 시간이 짧아서 아쉽네요. 고맙습니다.

▶ 조윤호 : 감사합니다.

▷ 김경래 : 조윤호 작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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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래의 최강시사] 기회만이라도 공정하게…20대 요구가 부당합니까?
    • 입력 2019-09-11 11:23:07
    최강시사
- 치열한 경쟁 겪고 자란 20대, ‘미세한 불공정’에도 결과 뒤집히는 것 너무 많이 경험
- 20대 남성은 보수적? 취업 등 사회경제적 문제 해결없이 여타 정책 몰두에 반감갖는 것
- 서울대·고대 촛불집회가 기득권 지키기? 향후 공정성 이슈 터지면 더 큰 폭발력 있을 것
- 입시의 불공정성 넘어, 아무리 노력해도 못 들어가는 ‘세습사회’에 대한 문제제기한 것
- 윗세대가 사다리 걷어차서 생긴 문제는 아니지만, 해결 안 된 불평등이 확산되는 건 사실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코너명 : <최강 인터뷰-3>
■ 방송시간 : 9월 11일(수) 8:48~8:58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뉴스타파 탐사팀장)
■ 출연 : 조윤호 (‘공정하지 않다’ 저자)



▷ 김경래 : 3부 마지막 시간은 젊은 사람들, 청년들 얘기 좀 해보겠습니다. 최근에 여러 가지 이슈가 있었습니다. 조국 후보자 관련해서 대학생들이 촛불집회도 하고 사실 그전부터 약간 논란이 20대들이 지금 현 문재인 정부를 뭐라고 할까요. 지지율이 낮아지고 떠난 것 아니냐? 이른바 20대 이반현상, 이런 것도 논란이 되고 있었고요. 쭉 연장선에 있는 얘기인 것 같습니다. 관련된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책 ‘공정하지 않다. 90년생들이 정말 원하는 것’이라는 책을 쓴 작가분을 모셔서 간단하게나마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조윤호 작가님,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 조윤호 : 안녕하세요?

▷ 김경래 : 작가님이라고 부르는 게 맞나요?

▶ 조윤호 : 네, 맞습니다.

▷ 김경래 : 예전에 미디어오늘 기자 하셨고.

▶ 조윤호 : 했었습니다.

▷ 김경래 : 공정하지 않다, 이게 20대들이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공정이라는 뜻인가요?

▶ 조윤호 : 맞습니다.

▷ 김경래 : 왜 그렇게 공정에 20대들은 집착이라고 할까요? 아니면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된 건가요?

▶ 조윤호 : 일단 지금의 20대가 IMF 이후에 다 태어난 세대들이거든요.

▷ 김경래 : 20대면 몇 년... 90년대생은 다 20대인가요?

▶ 조윤호 : 그렇죠, 지금 90년대생들은.

▷ 김경래 : 아, 아직 서른... 그러네요.

▶ 조윤호 : 그리고 IMF 이후의 한국 사회를 너무나 당연히 상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세대고 그 세대의 특징은 일단 굉장히 어렸을 때부터 치열한 경쟁을 겪고 살게 되거든요. 그래서 어쨌든 대학에 가기 위해서 대학을 가는 과정에서도 12년 동안에 점수를 쌓고 쌓고 뿐만 아니라 봉사활동부터 해서 각종 학교 성적 이런 게 다 쌓여서 그것이 대학에 가는 어떤 대학 입시에 영향을 미치는. 그래서 자신의 행동이나 평상시 경쟁들이 점수로 환산돼서 또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데에 굉장히 익숙해진 세대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 관문이 굉장히 좁거든요, 아무래도. 그러다 보니까 아주 미세한 불공정이 개입을 해도 이게 확 뒤집혀버리는 이런 것들을 너무 많이 경험했기 때문에 공정한 룰, 공정한 규칙 또 공정한 어떤 세상에 대한 요구가 그만큼 크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경래 : 예전에 평창올림픽 때 아이스하키팀, 그 문제 가지고 공정성 문제가 확 불거진 적이 있잖아요. 시사IN의 천관율 기자 같은 경우는 그 사건을 굉장히 중요한 사건으로 바라보는 기사를 쓴 것을 본 적이 있어요.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 20대가 굉장히 비판적이고 지지율이 낮은 것도 그런 이유라고 보면 되나요? 어떻게 분석하고 계세요?

▶ 조윤호 : 그러니까 일단 촛불집회를 통해서 촛불혁명을 통해서 내 삶을 좀 바꿔줄 거다, 이런 기대가 굉장히 높았지 않습니까, 20대들이?

▷ 김경래 : 20대도 마찬가지였고 그건 전 세대에 걸쳐서 다 비슷했으니까요.

▶ 조윤호 : 다 비슷했는데 어쨌든 이 정부가 그만큼의 더 나은 변화, 더 내 삶에 와 닿는 변화를 아직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이런 점들에 어떤 실망으로 나타난 것이고 여러 가지 아까 말했던 아이스하키팀부터 해서 여러 가지 공정성이 이슈가 되는 논란, 조국 후보자 관련 논란도 그렇고 이런 것들이 터지면서 그것이 실망으로 바뀌면서 문재인 정부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봅니다.

▷ 김경래 : 그런데 한 1~2년 전만 해도 이걸 어떻게 해석을 많이 했느냐 하면 특히 20대 남성들, 젠더 문제 그러니까 좀 여성을 우대하는 정책을 문재인 정부가 많이 펼치기 때문에 20대 남성들이 다 돌아섰다, 이런 분석들도 꽤 있었어요. 그거 어떻게 보세요?

▶ 조윤호 : 그런 분석도 있긴 한데, 어쨌든 저는 그 요인이라고 하는 것도 결국에는 어떤 20대 남성과 20대 여성의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북한 문제에 적대적이라 20대가 북한 문제에 치중한다, 이렇게 보는 게 아니냐라는 의견도 있었는데 그것 역시 남북관계를 문재인 정부가 해결할 때는 또 20대가 굉장한 지지를 보냈거든요. 지지율도 되게 높았고 정상회담의 지지도 실제로 높고. 그런데 문제는 어떤 사회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북한 문제에 너무 몰두하는 게 아니냐, 이런 문제의식 때문에 그것이 어떤 북한 문제에 적대적인 것처럼 보이는 것이거든요. 젠더 문제도 마찬가지로 사회 경제적 취업이나 일자리 문제 이런 것들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가 페미니즘 정책이나 그들의 말로 하면 여성편향적인 그런 정책을 펼치는 것이 아니냐? 그러니까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있지 않느냐? 이런 생각이 좀 반영이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경래 : 그러니까 젠더 문제라든가 북한 문제라든가 이게 핵심이 아니라 오히려 공정이 더 문제다, 이렇게 보시는 거네요?

▶ 조윤호 : 네, 그렇게 봅니다.

▷ 김경래 : 그래요? 그런데 이게 최근에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예컨대 서울대 집회 이런 거 있잖아요. 촛불집회 거기에 대해서 말들이 많아요. 이것 역시 20대 기득권들의 자기들만을 위한 집회 아니냐? 이런 시각도 있고 그건 어떻게 보세요?

▶ 조윤호 : 그러니까 저는 과거에 지금 윗세대들이 과거에 운동하고 투쟁했을 때도 당시에도.

▷ 김경래 : 예컨대 586 세대.

▶ 조윤호 : 586 세대들이 투쟁했을 때도 너희 결국 스카이 나온 애들인데 집회하는 것 아니냐? 이런 시각이 있었을 것 같아요, 당시에도.

▷ 김경래 : 있었을 거예요.

▶ 조윤호 : 당시에도 똑같이 있었을 것 같은데, 물론 좀 와 닿는 게 다를 수는 있었을 것 같아요. 지금 서울대생이나 고대생들과 다른 학교 학생들이 그렇기는 하지만 어쨌든 저는 이 촛불집회가 이 정부 들어서서 처음 있었던 대학생들 촛불집회라는 어떤 의미가 있고 그것이 어떤 공정성에 대한 문제제기였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이것이 지금 단계에서는 그게 전 세대 20대 내부에서도 전부에게 공감을 얻지 못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거든요. 그렇긴 하지만 다음에 어떤 이런 세습이나 어떤 이런 공정성 이슈가 터졌을 때는 또 더 많은 20대들이 더 공감할 수 있는 이슈를 통해서 이 문제가 폭발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그런 의미에서 좀 받아들여야 되지 않나.

▷ 김경래 : 그러면 20대들이 보기에는 제 주위에는 진짜 20대가 없네요, 보니까. 혹시 20대는 아니시죠?

▶ 조윤호 : 저는 30대 초반입니다.

▷ 김경래 : 얼굴이 20대는 아닌 것 같아요.

▶ 조윤호 : 네, 맞습니다.

▷ 김경래 : 그러면 20대들이 보기에는 조국 장관이나 나경원 원내대표나 자식 문제에 관련해서는 다 똑같은 기득권들 아니냐? 이렇게 보는 건가요?

▶ 조윤호 : 그러니까 일단은 단지 교육 과정의 문제나 입시제도의 불공정보다는 어쨌든 조국 장관이든 나경원 의원의 자녀든 그 자녀들이 어떤 우리가 엘리트층이라고 부르는 그 엘리트층이 갖고 있는 것이 돈과 학벌의 문제만은 아니거든요. 무형의 기회들 그리고 논문의 문제도 논문을 통해서 어떤 대학에 갈 수 있다는 그 제도를 알고 그것을 공유할 수 있었다는 자체, 이것이 많은 학생들에게는 사실 이해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었던 것이죠. 그러니까 이 문제는 단순히 어떤 입시제도의 불공정성에 대한 문제제기보다는 아무리 노력해도 어떤 벽 안으로 들어갈 수 없는 그런 세습사회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조국 사태에서도 그런 인식이 나온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 김경래 : 그런데 조 작가께서 쓰신 이런 글들은 이른바 세대 착취론 같은 것 있지 않습니까? 또 이게 한편에서는 그런 거 있잖아요. 아프니까 청춘이다류의 세대론. 이런 것들과 다릅니까? 이게 세대론이 함정이 있잖아요. 다른 어떤 모순이나 중요한 것들을 가리는 그런 함정이 있는데, 그런 것에 혹시 좀 빠질 수 있는 위험은 있지 않나요, 이런 분석이?

▶ 조윤호 : 저희는 이 책에서 가장 먼저 세대론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고 조심을 했는데요. 일단 예를 들면 윗세대가 사다리를 걷어차서 아래세대가 고생을 한다, 이런 논란이 있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 사다리를 걷어찼다는 표현에 동의하지 않는 이유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일단 우리 청년들이 되게 대단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뭔가 신분 상승을 하겠다는 욕망을 가진 것이 아니거든요. 예를 들면 청년 노동자 김용균 씨가 바랐던 것은 안정적인 일자리, 위험하지 않은 환경에서 일하는 굉장히 소박한 요구였습니다. 그런 것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특별히 사다리다, 이렇게 보지는 않고. 두 번째는 사다리라는 문제로는 아까 말씀하신 대로 윗세대가 아래세대를 착취하는 문제로만 보는데 지금의 윗세대들도 사실은 정치적 성공, 경제적 성공을 누린 사람들이 소수거든요, 어떻게 보면.

▷ 김경래 : 그렇죠.

▶ 조윤호 : 40대, 50대들도 가난하게 사는 분들 되게 많잖아요. 그런데 저희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윗세대가 잘못한 것은 사다리를 걷어찼다기보다 오히려 동년배의 불평등을 해결하지 못한 책임은 있지 않나. 그래서 그 불평등이 아래세대로 내려오면서 더 확산된 문제 그 문제에 대해서 지적을 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조금 다른 맥락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김경래 : 시간이 얼마 없는데,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됩니까? 좀 해결책이 있나요? 청년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 조윤호 : 제가 뭐 대단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저는 지금의 윗세대도 반공세대 어쨌든 전후세대와 맞서 싸우면서 자신들의 민주화라는 투쟁의 결과를 이끌어내지 않았습니까? 지금의 20대도 저는 그런 거라고 보거든요. 빌리브란트라는 독일의 총리가 “오늘의 청년이 불만을 가지지 않으면 내일의 독일에는 미래가 없다.” 이런 말을 했거든요. 그래서 어쨌든 지금의 청년들도 과거의 윗세대가 그랬던 것처럼 어떤 다수의 연대를 만들어내서 문제를 해결해내는 그런 방향으로 가면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 김경래 : 시간이 짧아서 아쉽네요. 고맙습니다.

▶ 조윤호 : 감사합니다.

▷ 김경래 : 조윤호 작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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