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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코웨이, 합병했다고 ‘수리·관리는 나 몰라라’
입력 2019.09.11 (15:28) 취재K
웅진코웨이, 합병했다고 ‘수리·관리는 나 몰라라’
■ 웅진렌탈 정수기 고장, 고객센터는 먹통

요즘 정수기나 비데, 공기청정기 같은 가전제품을 대여해 쓰시는 분들 많습니다. 매월 내야 하는 비용이 적지 않은 부담이긴 하지만, 업체 측에서 정기적으로 관리해 주는 편리함, 위생 문제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대여 서비스를 이용하는 도중, 제품에 문제가 생겼는데, 업체 측이 고장 난 제품을 수리도 해주지 않고 아예 고객센터와 연락조차 안 된다면 소비자의 마음은 어떨까요? 얼마 전 KBS에 접수된 최 모 씨의 사례가 그렇습니다.

최 씨는 '웅진렌탈'에서 정수기를 대여해 사용해왔습니다. 문제가 생긴 것은 지난 8월 초. 갑자기 정수기에서 냉수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최 씨는 정수기 수리를 위해 웅진렌탈의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하지만 상담원과 연결이 되지 않았고, 수차례 더 시도했지만 끝내 웅진렌탈의 상담원과는 통화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 “합병했는데, 고객 정보가 아직 안 넘어와서요”

최 씨는 지난 6월 말 웅진코웨이가 웅진렌탈을 인수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생각나, 웅진코웨이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었다고 합니다. 이번엔 전화 통화는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웅진코웨이 고객센터는 "웅진렌탈로부터 고객님의 정보가 넘어오지 않아 수리와 관리가 불가능하다"는 답만 했습니다.

지난 6월 말 합병을 했으면 벌써 두 달도 넘었습니다. 그런데도 고객 정보가 이관되지 않아 수리나 관리를 해 줄 수 없다는 웅진코웨이 측의 주장은 소비자로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최 씨는 '웅진코웨이가 웅진렌탈을 인수하면서, 기존 웅진렌탈의 고객 정보가 웅진코웨이로 이전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도 이미 받았다고 합니다.


최 씨가 고객센터의 답변을 이해할 수 없었던 이유는 더 있습니다. 최 씨는 매달 정수기 사용료로 33,900원을 내 왔는데 인수합병 이후에는 이미 '웅진코웨이' 쪽으로 돈을 내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습니다. 최 씨는 "결제 정보는 이관됐는데, 수리·관리 정보는 이관되지 않았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호소했습니다.

최 씨는 이 같은 문제로 2주 동안 전화기와 씨름을 하다 결국 소비자원에 신고했습니다. 그런데 신고한 바로 다음 날, 웅진코웨이 측은 최 씨 집을 찾아와 정수기를 수리해 줬습니다. 고객이 2주 동안 계속 전화를 돌릴 때는 꿈쩍 않다가 소비자원에 신고하자마자 수리를 해 준 겁니다.

과연 최 씨 혼자만의 일일까요? 최 씨는 "소비자원에 신고했을 때, 이런 사례가 많다고 들었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웅진 정수기를 빌려 쓰고 있었는데 고객센터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식의 불편을 호소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한 걸까요?

■ “서버 일원화 과정에서 공백 발생…차례로 조치하겠다”

웅진코웨이 측은 "웅진렌탈과 웅진코웨이가 서버를 일원화하는 과정에서 잠시 공백이 생겼고, 그로 인해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습니다. 웅진렌탈과 웅진코웨이의 전산망이 완전히 통합되지 않은 상태에서 웅진렌탈 측의 서버가 닫히면서 고객들의 정보가 제대로 이관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현재는 정보 이관 작업이 완료된 상태"라며 "웅진렌탈을 이용하던 고객들께 새로운 코디(점검원)을 배정하고 있으며, 배정이 완료되는 대로 정기점검 일정 등을 조율해 수리와 관리에 차질이 없도록 순차적으로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왜 상담원과 연결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던 거냐는 질문에는 "인수 결정이 난 뒤 웅진렌탈이 사업을 정리하면서 고객센터 운영이 원활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까지 고객 불편을 줄이기 위해 현재는 웅진렌탈 고객센터 운영을 재개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인력이 충분치 않아 상담을 원하는 고객이 상담원과 바로 연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웅진렌탈'의 고객은 모두 7만 명가량이나 됩니다. 이들 가운데 '서버 공백'이 생긴 시기에 점검이나 수리를 받지 못한 고객이 몇 명이나 될까요? 한 달에 수만 원씩 렌털료를 내기 때문에 그 액수가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계속된 질문에도 웅진코웨이 측은 "확인을 해 보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끝내 답변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피해자가 몇 명인지 제대로 집계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드는 대목입니다.

웅진코웨이 측은 KBS 취재가 시작되자 서버 공백 기간에 피해를 본 고객들에게 '한 달 치 대여료'를 환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피해자 집계조차 의문인 상황에서 과연 피해 구제를 제대로 할 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 KBS 제보는 전화 02-781-4444번이나, 카카오톡 → 플러스 친구 → 'KBS 제보'를 검색하셔서 친구맺기를 하신 뒤 제보해주시기 바랍니다. 영상 제보는 보도에 반영되면 사례하겠습니다. KBS 뉴스는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갑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 웅진코웨이, 합병했다고 ‘수리·관리는 나 몰라라’
    • 입력 2019.09.11 (15:28)
    취재K
웅진코웨이, 합병했다고 ‘수리·관리는 나 몰라라’
■ 웅진렌탈 정수기 고장, 고객센터는 먹통

요즘 정수기나 비데, 공기청정기 같은 가전제품을 대여해 쓰시는 분들 많습니다. 매월 내야 하는 비용이 적지 않은 부담이긴 하지만, 업체 측에서 정기적으로 관리해 주는 편리함, 위생 문제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대여 서비스를 이용하는 도중, 제품에 문제가 생겼는데, 업체 측이 고장 난 제품을 수리도 해주지 않고 아예 고객센터와 연락조차 안 된다면 소비자의 마음은 어떨까요? 얼마 전 KBS에 접수된 최 모 씨의 사례가 그렇습니다.

최 씨는 '웅진렌탈'에서 정수기를 대여해 사용해왔습니다. 문제가 생긴 것은 지난 8월 초. 갑자기 정수기에서 냉수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최 씨는 정수기 수리를 위해 웅진렌탈의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하지만 상담원과 연결이 되지 않았고, 수차례 더 시도했지만 끝내 웅진렌탈의 상담원과는 통화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 “합병했는데, 고객 정보가 아직 안 넘어와서요”

최 씨는 지난 6월 말 웅진코웨이가 웅진렌탈을 인수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생각나, 웅진코웨이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었다고 합니다. 이번엔 전화 통화는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웅진코웨이 고객센터는 "웅진렌탈로부터 고객님의 정보가 넘어오지 않아 수리와 관리가 불가능하다"는 답만 했습니다.

지난 6월 말 합병을 했으면 벌써 두 달도 넘었습니다. 그런데도 고객 정보가 이관되지 않아 수리나 관리를 해 줄 수 없다는 웅진코웨이 측의 주장은 소비자로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최 씨는 '웅진코웨이가 웅진렌탈을 인수하면서, 기존 웅진렌탈의 고객 정보가 웅진코웨이로 이전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도 이미 받았다고 합니다.


최 씨가 고객센터의 답변을 이해할 수 없었던 이유는 더 있습니다. 최 씨는 매달 정수기 사용료로 33,900원을 내 왔는데 인수합병 이후에는 이미 '웅진코웨이' 쪽으로 돈을 내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습니다. 최 씨는 "결제 정보는 이관됐는데, 수리·관리 정보는 이관되지 않았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호소했습니다.

최 씨는 이 같은 문제로 2주 동안 전화기와 씨름을 하다 결국 소비자원에 신고했습니다. 그런데 신고한 바로 다음 날, 웅진코웨이 측은 최 씨 집을 찾아와 정수기를 수리해 줬습니다. 고객이 2주 동안 계속 전화를 돌릴 때는 꿈쩍 않다가 소비자원에 신고하자마자 수리를 해 준 겁니다.

과연 최 씨 혼자만의 일일까요? 최 씨는 "소비자원에 신고했을 때, 이런 사례가 많다고 들었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웅진 정수기를 빌려 쓰고 있었는데 고객센터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식의 불편을 호소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한 걸까요?

■ “서버 일원화 과정에서 공백 발생…차례로 조치하겠다”

웅진코웨이 측은 "웅진렌탈과 웅진코웨이가 서버를 일원화하는 과정에서 잠시 공백이 생겼고, 그로 인해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습니다. 웅진렌탈과 웅진코웨이의 전산망이 완전히 통합되지 않은 상태에서 웅진렌탈 측의 서버가 닫히면서 고객들의 정보가 제대로 이관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현재는 정보 이관 작업이 완료된 상태"라며 "웅진렌탈을 이용하던 고객들께 새로운 코디(점검원)을 배정하고 있으며, 배정이 완료되는 대로 정기점검 일정 등을 조율해 수리와 관리에 차질이 없도록 순차적으로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왜 상담원과 연결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던 거냐는 질문에는 "인수 결정이 난 뒤 웅진렌탈이 사업을 정리하면서 고객센터 운영이 원활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까지 고객 불편을 줄이기 위해 현재는 웅진렌탈 고객센터 운영을 재개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인력이 충분치 않아 상담을 원하는 고객이 상담원과 바로 연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웅진렌탈'의 고객은 모두 7만 명가량이나 됩니다. 이들 가운데 '서버 공백'이 생긴 시기에 점검이나 수리를 받지 못한 고객이 몇 명이나 될까요? 한 달에 수만 원씩 렌털료를 내기 때문에 그 액수가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계속된 질문에도 웅진코웨이 측은 "확인을 해 보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끝내 답변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피해자가 몇 명인지 제대로 집계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드는 대목입니다.

웅진코웨이 측은 KBS 취재가 시작되자 서버 공백 기간에 피해를 본 고객들에게 '한 달 치 대여료'를 환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피해자 집계조차 의문인 상황에서 과연 피해 구제를 제대로 할 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 KBS 제보는 전화 02-781-4444번이나, 카카오톡 → 플러스 친구 → 'KBS 제보'를 검색하셔서 친구맺기를 하신 뒤 제보해주시기 바랍니다. 영상 제보는 보도에 반영되면 사례하겠습니다. KBS 뉴스는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갑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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