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5G 폴더블폰, 8K TV…독일서 맞붙은 삼성·LG

입력 2019.09.12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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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에서 지난 6일부터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가 11일 폐막했다. IFA(Internationalle Funkausstellung)는 미국의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스페인의 MWC(Mobile World Congress)와 함께 세계 3대 가전·IT 박람회 중 하나로, 유럽에선 최대 규모다. 1924년 처음 시작돼 5년 뒤면 100주년을 맞는다. 이 유서 깊은 가전박람회에서 5G 스마트폰과 8K TV 등 최첨단 제품을 놓고 삼성과 LG, 두 한국 기업이 치열한 기술 경쟁을 펼쳤다.

'접는 스마트폰' 대전…'갤럭시 폴드' vs. 'V50S 씽큐'


올해 IFA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제품은 역시 '접는 스마트폰'이라 할 수 있다. 공식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언론 공개행사에서부터 삼성의 스마트폰 부스 앞에는 긴 줄이 생겼다. 전 세계에서 몰려온 언론인과 블로거들이었다.

삼성의 첫 접는 스마트폰인 '갤럭시 폴드' 실물을 처음 보게 된 블로거들은 제품을 만져보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 각자에게 주어진 단 몇 분간을 활용해 소형 카메라나 스마트폰으로 갤럭시 폴드의 구조와 기능을 찍으며 제품에 대한 설명까지 촬영하느라 분주했다. 블로그 게시용 콘텐츠를 즉석 제작하는 것이었다.

삼성은 지난 2월 갤럭시 폴드를 처음 공개했지만, 실물이 전시되지는 않았다. 당초 4월부터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제품 결함이 발견되면서 출시가 연기됐다. 다섯 달 만에 IFA에서 갤럭시 폴드를 다시 공개한 삼성은 디스플레이 손상이나 디스플레이 노출부 충격, 이물질 침투 등의 문제를 모두 해결했다고 밝혔다.

갤럭시 폴더의 커버 화면은 4.6인치이지만, 화면을 펼쳤을 때 내부 화면은 7.3인치다. 커버 화면에서 보던 앱을 화면을 펼쳐서 큰 내부 화면으로 계속 사용할 수 있다. 또 대화면을 두세 개 화면으로 분할해 여러 개 앱을 동시에 사용하는 멀티태스킹이 강점으로 꼽힌다.

삼성은 6일부터 국내 출시를 시작했는데, 240만 원에 이르는 고가여서 초기 물량은 몇천 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국내 출시 이후엔 미국과 중국, 인도 등에서 순차 출시될 예정이다.


LG는 업그레이드된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을 내놓았다. 전작인 V50 씽큐가 출시 100일 만에 국내에서만 50만대 이상 팔리고, 미국과 유럽, 호주 등에서도 호평을 받은 데 힘입어 'V50S 씽큐'란 후속작을 내놓았다. V50S 씽큐는 듀얼 스크린이란 말 그대로, 별도 스크린을 일반 스마트폰 커버에 끼우듯 추가 장착해 2개의 화면을 활용한다.

2.1인치의 커버 화면에서는 시간과 날짜, 배터리, 문자·전화 수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360도 프리스탑 기술을 적용해 노트북처럼 두 화면을 어느 각도로든 조절해 사용할 수 있다. 펼치면 6.4인치의 대화면으로 늘어난다.

2개의 화면에 별도의 앱을 구동시켜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 상단과 하단 화면에 각각 1.2와트의 스피커를 탑재해 스테레오 사운드를 제공한다. 게임과 동영상 감상 등 멀티미디어 체험에 유용한 기능이다. 이 때문에 LG전자는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이 디스플레이 결함 문제를 걱정하지 않고 대화면에서 멀티태스킹을 즐길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폴더블폰이라고 설명한다. V50S 씽큐는 다음달 국내에 출시되는데 가격은 120만 원 정도로 알려졌다.

"최고의 화질, 최고의 선명도"…8K TV 신경전


TV를 두고는 두 회사 간에 화질 논쟁이 일었다. 먼저 포문을 연 건 LG였다. LG전자는 세계 최초의 8K 올레드 TV를 이달부터 유럽과 북미 시장에 본격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8K는 가로×세로 화소수가 7,680×4,320, 즉 3,300만 개의 화소수를 가진 현존 최고 화질의 TV다. 4K인 UHD TV보다 화소수가 4배 많다.

LG는 화소수 외에 화질선명도가 국제표준을 충족해야 한다면서,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가 정한 화질선명도 기준을 언급했다. 화질선명도란 흰색과 검정색의 대비가 얼마나 또렷하게 나타나는지를 보여주는 값으로 100%에 가까울수록 화질이 선명하다는 뜻이다. LG는, ICDM이 정한 8K의 화질선명도 표준은 50%인데, 자사의 올레드 8K TV는 이를 훨씬 넘은 90%에 도달해 8K 해상도를 완벽하게 구현하는 '진정한 8K TV'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시장에 자사 제품과 타사 제품을 나란히 배치해 화질선명도를 직접 비교했다. 화질선명도가 자사 제품은 90%, 비교 대상이 된 타사 제품은 12%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LG는 전시장 제품에 회사 이름을 명기하진 않았지만, 기자설명회에선 타사 제품이 삼성 TV라고 말했다. 즉 삼성 8K TV는 화소 숫자는 8K가 맞지만, 선명도 기준으로는 8K에 훨씬 못 미친다는 주장이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직접 대응은 피했다. 대신 자사 8K TV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삼성은 지난해 IFA에서 QLED 8K를 처음 발표한 이후 1년 동안 의미 있는 성장이 있었다며, 올해엔 55인치 8K TV를 선보였다. 그러면서 QLED 8K가 98인치부터 55인치까지 풀 라인업이 완성됐다며, 시장을 주도하는 선두주자의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삼성은 나아가 화질 논쟁에서 비껴가려는 듯 8K 생태계 구축에 주력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글로벌 기업들과 손잡고 영화, 스포츠 등 개인별 맞춤형 콘텐츠 등 8K 콘텐츠 생산과 확대에 역량을 모으겠다는 뜻이다. 그러면서도 "어느 곳에서든 1등을 따라 하려 하고 헐뜯는 것은 기본"이라는 말로 불쾌감을 감추진 못했다.

세계 가전시장 선도 한국 기업…주도권 계속될까?

8K TV는 지난해보다 올해 12배 성장했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4배 성장이 예상될 정도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TV 가격 2,50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시장에서 한국 업체의 시장점유율은 올해 2분기 기준 71.2%에 이를 정도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 LG뿐 아니라 소니, 샤프 등 왕년의 TV 왕국 일본 업체, 또 TCL,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등 후발 중국 업체들도 잇따라 8K TV를 선보이며 프리미엄 시장 경쟁이 격화되고 있어 언제까지 이 경쟁력이 유지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격차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의 상승세가 무섭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웨이의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17.5%로 이미 애플(12.1%)을 넘어섰다. 삼성(22.0%)과의 격차는 4.5%P에 불과하다.

한국 기업은 5G 서비스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현재 5G 서비스를 시작한 국가는 우리나라와 미국, 스위스, 이탈리아 등 유럽 일부 국가로 한정돼 있다. 초기 단계인 현재 삼성과 LG의 5G 세계 시장점유율은 80% 이상이다. 물론 앞으로도 이 기세가 그대로 유지된다고 보긴 힘들겠지만, 애플이 올해 5G 스마트폰을 출시하지 못하고, 중국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초기 기선을 제압한다는 게 한국 기업들의 전략이다. 이 전략을 현실화시키기 위한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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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9-12 08:01:59
    특파원 리포트
독일 베를린에서 지난 6일부터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가 11일 폐막했다. IFA(Internationalle Funkausstellung)는 미국의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스페인의 MWC(Mobile World Congress)와 함께 세계 3대 가전·IT 박람회 중 하나로, 유럽에선 최대 규모다. 1924년 처음 시작돼 5년 뒤면 100주년을 맞는다. 이 유서 깊은 가전박람회에서 5G 스마트폰과 8K TV 등 최첨단 제품을 놓고 삼성과 LG, 두 한국 기업이 치열한 기술 경쟁을 펼쳤다.

'접는 스마트폰' 대전…'갤럭시 폴드' vs. 'V50S 씽큐'


올해 IFA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제품은 역시 '접는 스마트폰'이라 할 수 있다. 공식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언론 공개행사에서부터 삼성의 스마트폰 부스 앞에는 긴 줄이 생겼다. 전 세계에서 몰려온 언론인과 블로거들이었다.

삼성의 첫 접는 스마트폰인 '갤럭시 폴드' 실물을 처음 보게 된 블로거들은 제품을 만져보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 각자에게 주어진 단 몇 분간을 활용해 소형 카메라나 스마트폰으로 갤럭시 폴드의 구조와 기능을 찍으며 제품에 대한 설명까지 촬영하느라 분주했다. 블로그 게시용 콘텐츠를 즉석 제작하는 것이었다.

삼성은 지난 2월 갤럭시 폴드를 처음 공개했지만, 실물이 전시되지는 않았다. 당초 4월부터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제품 결함이 발견되면서 출시가 연기됐다. 다섯 달 만에 IFA에서 갤럭시 폴드를 다시 공개한 삼성은 디스플레이 손상이나 디스플레이 노출부 충격, 이물질 침투 등의 문제를 모두 해결했다고 밝혔다.

갤럭시 폴더의 커버 화면은 4.6인치이지만, 화면을 펼쳤을 때 내부 화면은 7.3인치다. 커버 화면에서 보던 앱을 화면을 펼쳐서 큰 내부 화면으로 계속 사용할 수 있다. 또 대화면을 두세 개 화면으로 분할해 여러 개 앱을 동시에 사용하는 멀티태스킹이 강점으로 꼽힌다.

삼성은 6일부터 국내 출시를 시작했는데, 240만 원에 이르는 고가여서 초기 물량은 몇천 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국내 출시 이후엔 미국과 중국, 인도 등에서 순차 출시될 예정이다.


LG는 업그레이드된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을 내놓았다. 전작인 V50 씽큐가 출시 100일 만에 국내에서만 50만대 이상 팔리고, 미국과 유럽, 호주 등에서도 호평을 받은 데 힘입어 'V50S 씽큐'란 후속작을 내놓았다. V50S 씽큐는 듀얼 스크린이란 말 그대로, 별도 스크린을 일반 스마트폰 커버에 끼우듯 추가 장착해 2개의 화면을 활용한다.

2.1인치의 커버 화면에서는 시간과 날짜, 배터리, 문자·전화 수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360도 프리스탑 기술을 적용해 노트북처럼 두 화면을 어느 각도로든 조절해 사용할 수 있다. 펼치면 6.4인치의 대화면으로 늘어난다.

2개의 화면에 별도의 앱을 구동시켜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 상단과 하단 화면에 각각 1.2와트의 스피커를 탑재해 스테레오 사운드를 제공한다. 게임과 동영상 감상 등 멀티미디어 체험에 유용한 기능이다. 이 때문에 LG전자는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이 디스플레이 결함 문제를 걱정하지 않고 대화면에서 멀티태스킹을 즐길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폴더블폰이라고 설명한다. V50S 씽큐는 다음달 국내에 출시되는데 가격은 120만 원 정도로 알려졌다.

"최고의 화질, 최고의 선명도"…8K TV 신경전


TV를 두고는 두 회사 간에 화질 논쟁이 일었다. 먼저 포문을 연 건 LG였다. LG전자는 세계 최초의 8K 올레드 TV를 이달부터 유럽과 북미 시장에 본격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8K는 가로×세로 화소수가 7,680×4,320, 즉 3,300만 개의 화소수를 가진 현존 최고 화질의 TV다. 4K인 UHD TV보다 화소수가 4배 많다.

LG는 화소수 외에 화질선명도가 국제표준을 충족해야 한다면서,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가 정한 화질선명도 기준을 언급했다. 화질선명도란 흰색과 검정색의 대비가 얼마나 또렷하게 나타나는지를 보여주는 값으로 100%에 가까울수록 화질이 선명하다는 뜻이다. LG는, ICDM이 정한 8K의 화질선명도 표준은 50%인데, 자사의 올레드 8K TV는 이를 훨씬 넘은 90%에 도달해 8K 해상도를 완벽하게 구현하는 '진정한 8K TV'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시장에 자사 제품과 타사 제품을 나란히 배치해 화질선명도를 직접 비교했다. 화질선명도가 자사 제품은 90%, 비교 대상이 된 타사 제품은 12%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LG는 전시장 제품에 회사 이름을 명기하진 않았지만, 기자설명회에선 타사 제품이 삼성 TV라고 말했다. 즉 삼성 8K TV는 화소 숫자는 8K가 맞지만, 선명도 기준으로는 8K에 훨씬 못 미친다는 주장이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직접 대응은 피했다. 대신 자사 8K TV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삼성은 지난해 IFA에서 QLED 8K를 처음 발표한 이후 1년 동안 의미 있는 성장이 있었다며, 올해엔 55인치 8K TV를 선보였다. 그러면서 QLED 8K가 98인치부터 55인치까지 풀 라인업이 완성됐다며, 시장을 주도하는 선두주자의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삼성은 나아가 화질 논쟁에서 비껴가려는 듯 8K 생태계 구축에 주력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글로벌 기업들과 손잡고 영화, 스포츠 등 개인별 맞춤형 콘텐츠 등 8K 콘텐츠 생산과 확대에 역량을 모으겠다는 뜻이다. 그러면서도 "어느 곳에서든 1등을 따라 하려 하고 헐뜯는 것은 기본"이라는 말로 불쾌감을 감추진 못했다.

세계 가전시장 선도 한국 기업…주도권 계속될까?

8K TV는 지난해보다 올해 12배 성장했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4배 성장이 예상될 정도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TV 가격 2,50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시장에서 한국 업체의 시장점유율은 올해 2분기 기준 71.2%에 이를 정도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 LG뿐 아니라 소니, 샤프 등 왕년의 TV 왕국 일본 업체, 또 TCL,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등 후발 중국 업체들도 잇따라 8K TV를 선보이며 프리미엄 시장 경쟁이 격화되고 있어 언제까지 이 경쟁력이 유지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격차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의 상승세가 무섭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웨이의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17.5%로 이미 애플(12.1%)을 넘어섰다. 삼성(22.0%)과의 격차는 4.5%P에 불과하다.

한국 기업은 5G 서비스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현재 5G 서비스를 시작한 국가는 우리나라와 미국, 스위스, 이탈리아 등 유럽 일부 국가로 한정돼 있다. 초기 단계인 현재 삼성과 LG의 5G 세계 시장점유율은 80% 이상이다. 물론 앞으로도 이 기세가 그대로 유지된다고 보긴 힘들겠지만, 애플이 올해 5G 스마트폰을 출시하지 못하고, 중국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초기 기선을 제압한다는 게 한국 기업들의 전략이다. 이 전략을 현실화시키기 위한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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