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탑·거리에서…농성 노동자들이 받은 추석 차례상

입력 2019.09.13 (19:06) 수정 2019.09.13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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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을 맞았지만, 가족, 친지와 함께 지내지 못하고 길거리에서 추석 연휴를 보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장기 농성장의 노동자들이 그러한데요,

오늘 추석을 맞아 농성장에서도 차례상이 차려졌습니다.

김진호 기자가 담아왔습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의 중심, 강남역 사거리.

한복판에 선 25m CCTV 철탑 위로 추석 음식이 밧줄을 타고 올라갑니다.

철탑 아래 아스팔트엔 차례상이 놓였습니다.

삼성에서 노조를 설립하려다 부당하게 해고됐다며 철탑 위에서 복직 농성을 벌여 온 김용희 씨를 위한 차례상입니다.

[김용희/삼성 해고노동자 : "(가족들이) 제가 빠지면 정말 재미가 없다고 하거든요. 그런데 지금 현재 이 문제가 이렇게 오래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참 힘드네요."]

추석 연휴 이후 다음 주 화요일이면 철탑농성 100일째입니다.

삼성은 지금까지도 김 씨의 호소에 별다른 답이 없습니다.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합동 차례상.

불법파견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추석에 이어 올해도 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농성을 재개했습니다.

47일째 단식을 이어온 김수억 노조 지회장은 차례상 근처에도 못 가고 텐트 안에 누운 채 추석을 맞았습니다.

[김수억/기아차 비정규직지회장 : "공정한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추석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다시는 길거리에서 보내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김 지회장은 차례가 끝난 뒤 갑자기 건강이 악화돼 병원에 실려갔습니다.

서울 요금소 지붕 위에서도 농성 노동자들의 차례가 치러졌습니다.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76일째 농성을 이어온 요금소 수납원 노동자들입니다.

안전한 일자리를 요구하며 농성 중인 일진다이아몬드 노동자들도 회사 로비에서 합동 차례를 지냈습니다.

풍성하고 따뜻한 추석 명절이지만, 길 위의 노동자들은 절박한 심정으로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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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탑·거리에서…농성 노동자들이 받은 추석 차례상
    • 입력 2019-09-13 19:07:46
    • 수정2019-09-13 19: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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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을 맞았지만, 가족, 친지와 함께 지내지 못하고 길거리에서 추석 연휴를 보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장기 농성장의 노동자들이 그러한데요,

오늘 추석을 맞아 농성장에서도 차례상이 차려졌습니다.

김진호 기자가 담아왔습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의 중심, 강남역 사거리.

한복판에 선 25m CCTV 철탑 위로 추석 음식이 밧줄을 타고 올라갑니다.

철탑 아래 아스팔트엔 차례상이 놓였습니다.

삼성에서 노조를 설립하려다 부당하게 해고됐다며 철탑 위에서 복직 농성을 벌여 온 김용희 씨를 위한 차례상입니다.

[김용희/삼성 해고노동자 : "(가족들이) 제가 빠지면 정말 재미가 없다고 하거든요. 그런데 지금 현재 이 문제가 이렇게 오래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참 힘드네요."]

추석 연휴 이후 다음 주 화요일이면 철탑농성 100일째입니다.

삼성은 지금까지도 김 씨의 호소에 별다른 답이 없습니다.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합동 차례상.

불법파견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추석에 이어 올해도 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농성을 재개했습니다.

47일째 단식을 이어온 김수억 노조 지회장은 차례상 근처에도 못 가고 텐트 안에 누운 채 추석을 맞았습니다.

[김수억/기아차 비정규직지회장 : "공정한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추석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다시는 길거리에서 보내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김 지회장은 차례가 끝난 뒤 갑자기 건강이 악화돼 병원에 실려갔습니다.

서울 요금소 지붕 위에서도 농성 노동자들의 차례가 치러졌습니다.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76일째 농성을 이어온 요금소 수납원 노동자들입니다.

안전한 일자리를 요구하며 농성 중인 일진다이아몬드 노동자들도 회사 로비에서 합동 차례를 지냈습니다.

풍성하고 따뜻한 추석 명절이지만, 길 위의 노동자들은 절박한 심정으로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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