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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리톡] ‘언론인가 공장인가’…10대 파고든 ‘기생언론’을 고발한다
입력 2019.09.14 (08:00) 저널리즘 토크쇼 J
[저리톡] ‘언론인가 공장인가’…10대 파고든 ‘기생언론’을 고발한다
"나는 기자가 아니었다"

'인사이트'와 '위키트리'에서 1년여를 일했던 두 전직 기자는 이렇게 고백했다. 언론인을 꿈꾸며 사회 초년생으로 첫발을 디뎠던 그곳을, 그들은 언론이 아니라고 했다.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하고 쓴 건지 모르는데 보는 사람은 어느 정도 형태가 잡혀 있으면 바로 기사라고 받아들이니까. 지금 하는 모습을 보면 언론사라고 할 수 없지 않나. '언론의 역할을 고민할까'란 생각이 들어요"(前 위키트리 기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뭔가 본인들(인사이트 대표 일가)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젊은 청춘들의 꿈을 갉아먹는 곳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어요"(前 인사이트 기자)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오는 15일 방송되는 <저널리즘 토크쇼 J> 59회는 인사이트와 위키트리 등 SNS 미디어들을 저널리즘 관점에서 분석한다. 특히, 10대들이 습관처럼 이들 미디어의 뉴스를 소비하고 있는 실태를 취재했다. 선정주의에 빠진 이들 언론의 콘텐츠를 과연 기사로 부를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진다.


'기성 언론에 철저히 기생하는 언론'

J 고정패널인 정준희 한양대 언론정보대학 겸임교수는 이들 매체에 '기생 언론(寄生 言論)'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기본적으로 기생형 언론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게 여타 언론사들이나 커뮤니티 등에서 정보가 생산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형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는 본체가 이미 베껴 쓰기, 따라가기 기사이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2분 만에 기사를 완성하는 前 인사이트 기자 2분 만에 기사를 완성하는 前 인사이트 기자

인사이트와 위키트리의 두 전직 기자는 J 제작진에게 두 매체의 기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시연을 통해 설명했다. 다른 매체가 <단독>을 붙여 보도한 기사를 그대로 받아쓰면서 제목을 바꾸고 몇 줄의 문장으로 요약해 기사를 완성했다. '방탄소년단의 멤버 1명이 최고급 빌라를 1채 더 샀다'는 내용의 이 기사는 단 2분 만에 만들어졌다. 이 같은 기사를 할당량을 채우는 형식으로 한 명당 보통 하루 10개씩 쓴다고 했다.

"욕이 나오거나 야한 아이템만 통과"

전직 인사이트 기자는 당시의 일과를 설명하면서 "대표가 기자들이 발제한 아이템을 메신저로 받아 하나씩 링크를 눌러보고 '쓸 만하다'고 하면 '통과', '이건 아니다'고 판단하면 '킬'이 되는 거다. 통과된 것만 쓰는데 하루 할당량 가운데 일부를 못채우면 오후에 다시 발제해서 그만큼을 또 채우는 식으로 진행됐다. 그런데 모두가 인터넷 커뮤니티 등 한정된 파이 안에서 아이템을 찾아야 하니까 집에 못 가는 경우가 부지기수인 거다. 통과의 기준은 자극적인 것, 선정적인 것이다. 특히 사람들이 보자마자 욕이 나온다든지, 야하다든지 그런 경우이다"라고 전했다.

지상파 압도하는 기생 언론의 파급력


SNS 상에서 '기생 언론'의 파급력은 지상파를 압도한다. 페이스북의 이용 실태 등을 분석하는 플랫폼 '빅풋9'이 지난 2017년 언론사 47곳의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 클릭 수', '댓글', '공유' 등을 합산해 수치화한 'PIS(Post Interaction Score: 사용자 반응 지수)' 결과에서 인사이트와 위키트리는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상황은 최근에도 이어진다. 지난 1일 기준으로 페이스북 페이지의 좋아요 클릭 수를 보면 인사이트는 614만 명, 위키트리 545만 명으로 SBS 뉴스(106만 명)나 KBS 뉴스(62만 명) 등 지상파를 압도하고 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의 주 이용자층인 10대와 20대들이 주로 이들 매체의 뉴스를 소비하고 있다.

J 패널인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생활 습관 속에서 안착한 경향으로 보인다. 일어나자마자 스마트폰을 켜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들어가는 것이다. 의도적으로 뉴스를 찾아본다기보다 SNS 상에서 연결된 친구나 다른 사람들의 게시물을 확인하다가 그 뉴스들을 일상적으로 접하게 되는 것이다. 뉴스라기보다 정보를 소비하는 행태라고 할 수 있지만 다른 언론사 기사 등 이차적인 접근 없이 그들 매체의 뉴스만으로 충분하다고 여기는 상황이라 조금은 위험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직접 취재, 전체의 9.5%에 그쳐"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이 가운데 인사이트의 기사를 집중 분석했다.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은 J에 출연해 "지난달 19일에서 23일까지 닷새 동안 인사이트에 게시된 769건의 기사 내용을 분석한 결과 기업 홍보성 기사가 204건으로 전체의 26.5%에 달해 가장 많았고, 연예인에 대한 기사는 202건으로 26.3%였다. 또한, 인사이트 기자들이 직접 취재한 경우는 9.5%에 불과했지만, 보도 자료를 받아쓴 기사는 246건으로 32%에 달했다. SNS나 커뮤니티를 보고 쓴 기사는 23.3%로 집계됐다. 특히, 직접 취재를 해서 쓴 73건 가운데 24건이 블로그 형식의 흥미성 글들이었고, 기사 본문이 없는 사진만 붙여 놓은 기사도 13건에 달했다. 사실상 인사이트가 자체 생산한 기사는 일주일에 30개 정도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기자 한 명이 한 주당 쓰는 기사량이 23.9개, 하루평균 4.8개 정도지만 특정 기자의 경우 하루에 16개를 쓰기도 했다"고 말했다.

기생 언론, 광고 수익에 의존해 매출 급증


기자 한 명이 채워야 하는 기사 할당량을 정해 놓고 연성화 뉴스를 쏟아내고 있는 인사이트와 위키트리의 매출 구조는 어떻게 될까. 위키트리는 매출액의 95%가 광고 수익이라고 밝혔다. 인사이트가 제시한 광고단가표를 보면 '네이티브 광고(native advertising: 광고주가 제공한 정보를 토대로 마치 기사처럼 보이도록 디자인된 온라인 광고)' 기본형이 1건당 1,200만 원, 실속형은 500만 원이다. 위키트리는 네이티브 기사형 광고가 800만 원 동영상은 500~1,000만 원이다. 광고에 의존하는 매출액은 상당하다. 위키트리의 전자 공시 내역을 보면 지난 2014년 매출액이 12억 원이고, 2015년 32억 원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인사이트는 2016년 37억 원에서 2018년 87억 원으로 매출액이 급증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40~50%에 달한다.

정준희 교수는 이에 대해 "자기가 투자해서 벌어들인 매출 가운데 실제로 자기가 이익으로 가져갈 수 있는 비율이 40~50%라는 이야기다. 일반적인 제조업이나 산업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10% 나오기 굉장히 어렵고 5% 정도만 해도 잘하는 수준인데 이런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이 50%이고 이를 자신의 이익으로 가져갈 수 있다면 상당히 놀라운 것이다"고 지적했다.

지난해부터 악의적 기사 쏟아낸 이유는?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뉴스를 유통하는 인사이트와 위키트리는 플랫폼의 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실제 지난해 페이스북이 개인 계정의 노출 빈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알고리즘을 변경하자 인사이트나 위키트리의 콘텐츠 트래픽이 감소하면서 광고 수익도 주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인사이트는 지난해 3월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93억여 원을 주고 토지와 건물을 사들이면서 회사 부채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직후 산업부를 신설하고 비즈니스 인사이트 페이지를 개설해 기업 관련 이슈를 집중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다수의 기업 홍보 담당자들은 이 시기부터 인사이트에서 기업을 겨냥한 부정적인 기사가 쏟아졌다고 증언했다. 204곳의 기업을 회원사로 둔 한국광고주협회가 인사이트의 기사를 주목한 것도 이때부터다. 회원사들의 제보로 시작된 모니터링 결과 지난해 11~12월 두 달 동안만 80건의 기업 관련 악의적인 기사가 게재됐고 올해도 8월 중순까지 70여 건의 부정적 기사가 쏟아졌다.


곽혁 한국광고주협회 상무는 "포털에서 기사를 검색해 얻은 부정적 내용, 블라인드 앱에 올라온 부정적인 글, 유튜브의 내용 등을 짜깁기해서 기사를 내는 경우가 많다. 기업의 반론을 듣거나 취재를 위해 기업에 연락해서 '이런 보도 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묻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기업 입장에서 무대응하게 되면 그게 마치 사실인 것처럼 포털에 계속 돌아다니게 된다. 오보이거나 일부만 팩트인 경우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는데 그러다 보면 '성의를 보여야 하지 않느냐?' 이런 식으로 이야기해 부당한 광고나 협찬을 얻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선정적 보도와 기업 관련 부정 기사에 대한 인사이트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하고 사옥을 방문했으나 인사이트는 취재를 거부했다. 위키트리는 "상대적으로 자문 변호사를 선임해 청소년 보호를 위한 자극적인 기사를 걸러 내기 위한 나름의 장치를 하고 있다. 모든 규정을 지키기 위해, 현장 기자는 물론 데스크에서 최대한 자체 검열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생 언론 성공하면 언론 전체 수준 저하"

정준희 교수는 "'기생형 언론'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남의 걸 빨아먹지 않으면 안 되는 구조 탓이다. 이런 것들이 성공하면 문제가 되는 게 뭐냐면 도덕적인 이기 상황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들 매체가 기술적인 적응을 잘한다고 하지만 사실 이 노하우라는 것도 혁신적인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피 빨아먹는 구조'에 불과하다. 인건비를 최대한 줄이고 미숙련 노동을 시키는 방식을 통해 일부가 수익을 점유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상당히 심각하다. 결국은 '죄수의 딜레마'와 같다. 먼저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보다 남이 만든 콘텐츠를 마사지해서 어떻게든 자극적으로 하려는 것이 사회적 표준이 되어 버리면 결국 사회적 스탠다드를 낮추는 효과를 내기 때문에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널리즘 토크쇼 J>는 KBS 기자들의 취재와 전문가 패널의 토크를 통해 한국 언론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는 신개념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이다. J 59회는 'SNS 파고든 기생언론, 언론인가 공장인가'라는 주제로 오는 15일(일요일) 밤 10시 30분, KBS 1TV와 유튜브를 통해 방송된다. 정준희 한양대 언론정보대학 겸임교수, 팟캐스트 MC 최욱, 영화평론가인 강유정 강남대 교수,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등이 출연한다.
  • [저리톡] ‘언론인가 공장인가’…10대 파고든 ‘기생언론’을 고발한다
    • 입력 2019.09.14 (08:00)
    저널리즘 토크쇼 J
[저리톡] ‘언론인가 공장인가’…10대 파고든 ‘기생언론’을 고발한다
"나는 기자가 아니었다"

'인사이트'와 '위키트리'에서 1년여를 일했던 두 전직 기자는 이렇게 고백했다. 언론인을 꿈꾸며 사회 초년생으로 첫발을 디뎠던 그곳을, 그들은 언론이 아니라고 했다.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하고 쓴 건지 모르는데 보는 사람은 어느 정도 형태가 잡혀 있으면 바로 기사라고 받아들이니까. 지금 하는 모습을 보면 언론사라고 할 수 없지 않나. '언론의 역할을 고민할까'란 생각이 들어요"(前 위키트리 기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뭔가 본인들(인사이트 대표 일가)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젊은 청춘들의 꿈을 갉아먹는 곳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어요"(前 인사이트 기자)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오는 15일 방송되는 <저널리즘 토크쇼 J> 59회는 인사이트와 위키트리 등 SNS 미디어들을 저널리즘 관점에서 분석한다. 특히, 10대들이 습관처럼 이들 미디어의 뉴스를 소비하고 있는 실태를 취재했다. 선정주의에 빠진 이들 언론의 콘텐츠를 과연 기사로 부를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진다.


'기성 언론에 철저히 기생하는 언론'

J 고정패널인 정준희 한양대 언론정보대학 겸임교수는 이들 매체에 '기생 언론(寄生 言論)'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기본적으로 기생형 언론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게 여타 언론사들이나 커뮤니티 등에서 정보가 생산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형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는 본체가 이미 베껴 쓰기, 따라가기 기사이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2분 만에 기사를 완성하는 前 인사이트 기자 2분 만에 기사를 완성하는 前 인사이트 기자

인사이트와 위키트리의 두 전직 기자는 J 제작진에게 두 매체의 기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시연을 통해 설명했다. 다른 매체가 <단독>을 붙여 보도한 기사를 그대로 받아쓰면서 제목을 바꾸고 몇 줄의 문장으로 요약해 기사를 완성했다. '방탄소년단의 멤버 1명이 최고급 빌라를 1채 더 샀다'는 내용의 이 기사는 단 2분 만에 만들어졌다. 이 같은 기사를 할당량을 채우는 형식으로 한 명당 보통 하루 10개씩 쓴다고 했다.

"욕이 나오거나 야한 아이템만 통과"

전직 인사이트 기자는 당시의 일과를 설명하면서 "대표가 기자들이 발제한 아이템을 메신저로 받아 하나씩 링크를 눌러보고 '쓸 만하다'고 하면 '통과', '이건 아니다'고 판단하면 '킬'이 되는 거다. 통과된 것만 쓰는데 하루 할당량 가운데 일부를 못채우면 오후에 다시 발제해서 그만큼을 또 채우는 식으로 진행됐다. 그런데 모두가 인터넷 커뮤니티 등 한정된 파이 안에서 아이템을 찾아야 하니까 집에 못 가는 경우가 부지기수인 거다. 통과의 기준은 자극적인 것, 선정적인 것이다. 특히 사람들이 보자마자 욕이 나온다든지, 야하다든지 그런 경우이다"라고 전했다.

지상파 압도하는 기생 언론의 파급력


SNS 상에서 '기생 언론'의 파급력은 지상파를 압도한다. 페이스북의 이용 실태 등을 분석하는 플랫폼 '빅풋9'이 지난 2017년 언론사 47곳의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 클릭 수', '댓글', '공유' 등을 합산해 수치화한 'PIS(Post Interaction Score: 사용자 반응 지수)' 결과에서 인사이트와 위키트리는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상황은 최근에도 이어진다. 지난 1일 기준으로 페이스북 페이지의 좋아요 클릭 수를 보면 인사이트는 614만 명, 위키트리 545만 명으로 SBS 뉴스(106만 명)나 KBS 뉴스(62만 명) 등 지상파를 압도하고 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의 주 이용자층인 10대와 20대들이 주로 이들 매체의 뉴스를 소비하고 있다.

J 패널인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생활 습관 속에서 안착한 경향으로 보인다. 일어나자마자 스마트폰을 켜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들어가는 것이다. 의도적으로 뉴스를 찾아본다기보다 SNS 상에서 연결된 친구나 다른 사람들의 게시물을 확인하다가 그 뉴스들을 일상적으로 접하게 되는 것이다. 뉴스라기보다 정보를 소비하는 행태라고 할 수 있지만 다른 언론사 기사 등 이차적인 접근 없이 그들 매체의 뉴스만으로 충분하다고 여기는 상황이라 조금은 위험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직접 취재, 전체의 9.5%에 그쳐"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이 가운데 인사이트의 기사를 집중 분석했다.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은 J에 출연해 "지난달 19일에서 23일까지 닷새 동안 인사이트에 게시된 769건의 기사 내용을 분석한 결과 기업 홍보성 기사가 204건으로 전체의 26.5%에 달해 가장 많았고, 연예인에 대한 기사는 202건으로 26.3%였다. 또한, 인사이트 기자들이 직접 취재한 경우는 9.5%에 불과했지만, 보도 자료를 받아쓴 기사는 246건으로 32%에 달했다. SNS나 커뮤니티를 보고 쓴 기사는 23.3%로 집계됐다. 특히, 직접 취재를 해서 쓴 73건 가운데 24건이 블로그 형식의 흥미성 글들이었고, 기사 본문이 없는 사진만 붙여 놓은 기사도 13건에 달했다. 사실상 인사이트가 자체 생산한 기사는 일주일에 30개 정도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기자 한 명이 한 주당 쓰는 기사량이 23.9개, 하루평균 4.8개 정도지만 특정 기자의 경우 하루에 16개를 쓰기도 했다"고 말했다.

기생 언론, 광고 수익에 의존해 매출 급증


기자 한 명이 채워야 하는 기사 할당량을 정해 놓고 연성화 뉴스를 쏟아내고 있는 인사이트와 위키트리의 매출 구조는 어떻게 될까. 위키트리는 매출액의 95%가 광고 수익이라고 밝혔다. 인사이트가 제시한 광고단가표를 보면 '네이티브 광고(native advertising: 광고주가 제공한 정보를 토대로 마치 기사처럼 보이도록 디자인된 온라인 광고)' 기본형이 1건당 1,200만 원, 실속형은 500만 원이다. 위키트리는 네이티브 기사형 광고가 800만 원 동영상은 500~1,000만 원이다. 광고에 의존하는 매출액은 상당하다. 위키트리의 전자 공시 내역을 보면 지난 2014년 매출액이 12억 원이고, 2015년 32억 원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인사이트는 2016년 37억 원에서 2018년 87억 원으로 매출액이 급증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40~50%에 달한다.

정준희 교수는 이에 대해 "자기가 투자해서 벌어들인 매출 가운데 실제로 자기가 이익으로 가져갈 수 있는 비율이 40~50%라는 이야기다. 일반적인 제조업이나 산업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10% 나오기 굉장히 어렵고 5% 정도만 해도 잘하는 수준인데 이런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이 50%이고 이를 자신의 이익으로 가져갈 수 있다면 상당히 놀라운 것이다"고 지적했다.

지난해부터 악의적 기사 쏟아낸 이유는?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뉴스를 유통하는 인사이트와 위키트리는 플랫폼의 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실제 지난해 페이스북이 개인 계정의 노출 빈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알고리즘을 변경하자 인사이트나 위키트리의 콘텐츠 트래픽이 감소하면서 광고 수익도 주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인사이트는 지난해 3월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93억여 원을 주고 토지와 건물을 사들이면서 회사 부채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직후 산업부를 신설하고 비즈니스 인사이트 페이지를 개설해 기업 관련 이슈를 집중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다수의 기업 홍보 담당자들은 이 시기부터 인사이트에서 기업을 겨냥한 부정적인 기사가 쏟아졌다고 증언했다. 204곳의 기업을 회원사로 둔 한국광고주협회가 인사이트의 기사를 주목한 것도 이때부터다. 회원사들의 제보로 시작된 모니터링 결과 지난해 11~12월 두 달 동안만 80건의 기업 관련 악의적인 기사가 게재됐고 올해도 8월 중순까지 70여 건의 부정적 기사가 쏟아졌다.


곽혁 한국광고주협회 상무는 "포털에서 기사를 검색해 얻은 부정적 내용, 블라인드 앱에 올라온 부정적인 글, 유튜브의 내용 등을 짜깁기해서 기사를 내는 경우가 많다. 기업의 반론을 듣거나 취재를 위해 기업에 연락해서 '이런 보도 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묻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기업 입장에서 무대응하게 되면 그게 마치 사실인 것처럼 포털에 계속 돌아다니게 된다. 오보이거나 일부만 팩트인 경우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는데 그러다 보면 '성의를 보여야 하지 않느냐?' 이런 식으로 이야기해 부당한 광고나 협찬을 얻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선정적 보도와 기업 관련 부정 기사에 대한 인사이트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하고 사옥을 방문했으나 인사이트는 취재를 거부했다. 위키트리는 "상대적으로 자문 변호사를 선임해 청소년 보호를 위한 자극적인 기사를 걸러 내기 위한 나름의 장치를 하고 있다. 모든 규정을 지키기 위해, 현장 기자는 물론 데스크에서 최대한 자체 검열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생 언론 성공하면 언론 전체 수준 저하"

정준희 교수는 "'기생형 언론'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남의 걸 빨아먹지 않으면 안 되는 구조 탓이다. 이런 것들이 성공하면 문제가 되는 게 뭐냐면 도덕적인 이기 상황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들 매체가 기술적인 적응을 잘한다고 하지만 사실 이 노하우라는 것도 혁신적인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피 빨아먹는 구조'에 불과하다. 인건비를 최대한 줄이고 미숙련 노동을 시키는 방식을 통해 일부가 수익을 점유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상당히 심각하다. 결국은 '죄수의 딜레마'와 같다. 먼저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보다 남이 만든 콘텐츠를 마사지해서 어떻게든 자극적으로 하려는 것이 사회적 표준이 되어 버리면 결국 사회적 스탠다드를 낮추는 효과를 내기 때문에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널리즘 토크쇼 J>는 KBS 기자들의 취재와 전문가 패널의 토크를 통해 한국 언론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는 신개념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이다. J 59회는 'SNS 파고든 기생언론, 언론인가 공장인가'라는 주제로 오는 15일(일요일) 밤 10시 30분, KBS 1TV와 유튜브를 통해 방송된다. 정준희 한양대 언론정보대학 겸임교수, 팟캐스트 MC 최욱, 영화평론가인 강유정 강남대 교수,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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